선협 (신선)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작품명:** 심연의 학원 (Academy of the Abyss)
**장르:** 선협, 스릴러

**[에피소드 1: 지하의 속삭임]**

**#1**
**장면:** 천명학원, 고전 수련 강의실.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지만, 교실 안은 낡고 무거운 분위기다. 책상 위에는 두툼한 고문서들이 놓여 있고, 학생들은 졸거나 필기하고 있다. 현우는 창밖을 멍하니 보고 있다. 늦가을의 쓸쓸한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든다.

**교수님 (내레이션):** (차분하지만 엄격한 목소리) …그러므로, 고대 선인들의 수련법 중 ‘칠성환영술’은 단순히 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것을 넘어, 내면의 영성을 깨우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허나 이는 극히 위험한 길이며, 학원에서는 이미 수백 년 전부터 수련이 금지된…

**세린:** (작게 속삭이며 현우의 옆구리를 쿡 찌른다) 야, 현우! 좀 들어. 또 딴생각해? 졸업 논문은 뭘로 쓸 건데?

**현우:** (하품하며 고개를 돌린다) 으음… 야, 저 칠성환영술인가 뭔가, 왜 그렇게 위험한 건데? 그냥 기 수련 아니야? 뭐, 영혼의 기운을 좀 강하게 쓰는 정도겠지.

**세린:** (한심하다는 듯이) 그걸 지금 몰라서 묻냐? 영성을 잘못 건드리면 ‘혼란의 길’에 빠져서 폐인이 되는 수도 있댔잖아. 어떤 선배는 수련하다 영혼이 찢겨서 돌아오지 못했대! 그럴 바엔 그냥 평범하게 기 흐름이나 익히는 게 백배 낫지. 너도 좀 안전하게 가자, 응?

**현우:** (어깨를 으쓱하며) 흠… 근데 난 왜 이렇게 지루하지? 뭔가… 뭔가 더 있는 것 같은데. 이 학원, 너무 평화로워.

**세린:** (눈을 가늘게 뜨며) 너 또 무슨 이상한 생각 하는 거지? 얌전히 졸업하고 선인이 되는 길이나 밟아. 그게 천명학원 학생들이 걸어야 할 길이야.

**현우:** (창밖을 다시 바라본다) 글쎄… 최근 들어 지하에서 자꾸 이상한 기운이 느껴져. 희미하게, 아주 희미하게… 뭔가 갇혀 있는 듯한. 가끔은… 마치 나를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세린:** (미간을 찌푸리며) 헛소리 마. 그건 그냥 오래된 학원 건물 특유의 습하고 퀘퀘한 기운일 뿐이야. 네가 쓸데없이 예민한 거지. 밤늦게까지 기 수련한답시고 깨어 있지나 마.

**현우:** (고개를 젓는다) 아니야. 이건… 달라. 어딘가 깊은 곳에서… 서늘하고 축축하고, 그러면서도 섬뜩한, 그런 기운이야.

**#2**
**장면:** 쉬는 시간, 복도. 고풍스러운 석조 복도에서 몇몇 학생들이 웅성거리고 있다. 현우와 세린이 그 옆을 지나간다.

**선배 1:** (작게 속삭이며) 들었냐? 제1도서관 지하… ‘아득한 서고’에 대한 이야기.

**선배 2:** (겁에 질린 표정으로 주위를 살핀다) 쉿!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거긴… 절대 발을 들여선 안 되는 곳이야. 학원 설립 때부터 금지된 구역이라고. 학칙에도 분명히 적혀 있어.

**선배 1:** (목소리를 더욱 낮춘다) 뭐, 소문에 의하면… 그곳에 학원 설립자들이 숨겨놓은 ‘금기’가 있다고 하던데. 감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끔찍한 존재가 봉인되어 있다나. 그게 풀리면 이 천명학원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기의 흐름이 뒤틀린대.

**현우:** (걸음을 멈추고 귀 기울인다. 눈빛이 빛난다) 금기? 봉인?

**세린:** (현우의 팔을 잡아끌며) 야, 신경 쓰지 마! 헛소문이야, 헛소문. 공부나 하자, 현우야.

**현우:** (세린의 손을 뿌리치고 선배들에게 다가간다) 선배님들, ‘아득한 서고’가 대체 어떤 곳인데요? 지하 깊은 곳에 있다는 그 소문이 사실입니까?

**선배 1 & 2:** (화들짝 놀라며 뒤로 물러선다) 윽! 너… 너 거기서 언제부터! 야, 그런 걸 함부로 묻는 거 아니야! (황급히 달아난다)

**현우:** (사라지는 선배들을 보며 눈을 빛낸다) 역시… 뭔가 있어. 내 영감은 틀리지 않았어.

**세린:** (답답하다는 듯이 현우의 이마를 짚는다) 제발 좀! 너 자꾸 그러다 진짜 퇴학당해! 아니면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몰라!

**현우:** (씨익 웃는다) 퇴학당할 정도의 비밀이라니, 더 궁금하잖아. 이 학원의 고리타분한 역사 교과서보다 훨씬 흥미로운데.

**#3**
**장면:** 밤. 제1도서관 앞. 고풍스러운 석조 건물 위로 커다란 달이 떠 있고, 그 빛이 창백하게 건물을 비춘다. 현우가 그림자 속에 숨어 조심스럽게 건물 주변을 살피고 있다. 세린은 뒤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초조해한다.

**세린:** (작은 목소리로) 현우야, 제발 돌아가자. 이러다 김영감님한테 들키면 어쩌려고! 저분은 진짜 무섭단 말이야! 밤에는 더 무서워!

**현우:** (손전등을 비추며) 김영감님이 순찰 도는 시간은 지금쯤이면 끝났을 거야. 그리고 아무리 무서워도… 이 학원의 가장 깊은 비밀을 지키는 문지기 역할이니, 보통 분은 아닐 테지. 분명 뭔가를 알고 있을 거야.

**세린:** (불안하게 주변을 살핀다) 어쨌든, 우리가 여길 왜! 밤중에 남의 도서관에 잠입을 해야 하냐고!

**현우:** (도서관 지하로 이어지는, 덩굴로 뒤덮인 작은 철문 앞에서 멈춘다) 저기야. 소문에 의하면, 이 문이 ‘아득한 서고’로 이어지는 유일한 통로래.

**철문:** (녹슬고 낡았으며, 굵은 쇠사슬이 감겨 있다. 쇠사슬에는 희미하게 변색된 봉인 부적이 붙어 있다)

**현우:** (철문에 귀를 기울인다) 봐. 느껴져? 저 너머에서 울리는 이 기운. 이건 단순한 어둠이나 낡음이 아니야. 뭔가… 살아있는 것 같아. 아주 거대하고 오래된 생명이 꿈틀거리는 기척이 느껴져.

**세린:** (몸을 움츠린다) 소름 돋지 마. 당장 돌아가자.

**김영감:**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싸늘하고 건조하다) 밤늦게 학생이 이곳에 무슨 일이지. 학칙 위반이 분명하다만.

**현우 & 세린:**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본다) 헙!

**김영감:** (주름진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더욱 음산하다. 손에는 낡은 등불을 들고 있다. 그의 눈빛은 날카롭고 매섭다) 이곳은 학생이 올 곳이 아니다. 특히 이 문은… 죽음을 부르는 곳. 어서 돌아가거라. 너희의 안전을 위해서다.

**현우:** (주춤하지만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김영감님, 저희는 그저… 호기심에. 이 지하에 정말로 금기가 봉인되어 있습니까?

**김영감:** (현우를 꿰뚫어 볼 듯한 눈빛) 호기심? 그 ‘호기심’이 너희를 파멸로 이끌 것이다. 이곳은 수천 년 전, 이 땅의 모든 영물들이 힘을 합쳐 봉인한 재앙이 잠들어 있는 곳. 범인이 감히 넘볼 수 있는 곳이 아니야. 한 발자국이라도 더 다가가는 순간, 너희의 존재는 사라질 것이다.

**세린:** (현우의 팔을 잡아끈다) 현우야, 얼른 가자! 진짜 큰일 나겠다!

**현우:** (김영감을 똑바로 바라본다) 재앙이라구요…?

**김영감:** (한숨을 쉬듯) 돌아가라. 오늘 밤은 묻지 않겠다. 허나, 다시 한번 이곳에 발을 들인다면… 그땐 나도 너희를 지켜줄 수 없다. 명심해라.

**#4**
**장면:** 다음 날 밤. 현우는 검은 망토를 두르고 몰래 제1도서관 지하실로 향하고 있다. 이번에는 세린이 없다. 그녀는 김영감의 경고에 질려 현우를 말리다 포기했다.

**현우 (내레이션):** (결의에 찬 목소리) 김영감님의 경고가 오히려 내 호기심에 불을 지폈다. 재앙? 봉인된 존재? 이 학원의 진짜 비밀은 지하에 잠들어 있어. 어젯밤, 김영감님이 순찰을 마친 사이, 나는 철문에 숨겨진 빗장을 찾아냈다. 분명히… 그곳에 내가 찾아야 할 무언가가 있어.

**장면:** 현우가 덩굴로 뒤덮인 철문을 다시 찾아간다. 망토를 깊이 눌러쓴 현우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기대감이 뒤섞여 있다.

**현우:** (쇠사슬 틈새로 손을 넣어 숨겨진 고리를 찾아낸다. ‘딸깍’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빗장이 풀리는 소리가 들린다. 낡은 철문이 ‘끼이익’ 하며 아주 조금 열린다)

**장면:** 좁고 어두운 통로가 현우를 맞이한다. 흙먼지와 곰팡이 냄새, 그리고 묘한 철 냄새가 뒤섞여 코를 찌른다. 손전등 빛이 닿는 곳마다 낡은 나무 기둥과 거미줄이 보인다. 축축한 벽에는 알아볼 수 없는 고대 문자와 기괴한 형상들이 희미하게 그려져 있다.

**현우 (내레이션):** (심장이 두근거리는 소리) 점점 깊이… 점점 더 깊이… 이 기운은 확실해. 내 몸속의 영맥이 격렬하게 반응하고 있어. 이건… 살아있는 생명체의 기운이야. 하지만… 너무나도 사악하고 거대한.

**장면:** 통로의 끝. 현우의 손전등 불빛이 닿는 곳에 거대한 석벽이 앞을 가로막는다. 석벽 중앙에는 오래된 부적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육중한 철문이 보인다. 문틈 사이로 붉은 기운이 희미하게 새어 나온다. ‘쿵… 쿵… 쿵…’ 하는 낮은 울림이 마치 거대한 심장 소리처럼 들린다. 땅이 미세하게 진동한다.

**현우:** (숨을 들이킨다. 문에 귀를 댄다. 희미하게, 아주 희미하게, 사람의 신음소리 같은 것이 들리는 듯하다. 하지만 동시에 거대한 짐승의 으르렁거리는 소리 같기도 하다) 설마… 진짜 봉인된 건가? 이런 끔찍한 것이…

**장면:** 현우가 문에 붙은 부적 중 하나를 조심스럽게 만진다. 부적에서 낡은 종이 냄새가 나고, 그의 손끝에 닿자 부적이 희미하게 빛나더니 붉은색으로 변하며 뜨거워진다. 부적에 쓰여 있던 고대 문자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린다.

**현우:** (깜짝 놀라 손을 뗀다) 으앗! 뜨거워!

**장면:** 부적의 붉은 빛이 강해지더니, 육중한 철문 전체에서 붉은 기운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온다. 문틈이 벌어지려는 듯 ‘끼이이이익–‘ 하는 끔찍한 쇳소리가 들린다. 안쪽에서 ‘그르르르릉… 콰아아앙!’ 하는 짐승 같은 거대한 울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고, 벽에 붙어 있던 낡은 부적들이 떨어져 내린다.

**현우:** (겁에 질린 표정으로 뒷걸음질 친다) 이… 이게 대체…!

**장면:** 열리는 문틈 사이로, 현우는 어둠 속에서 빛나는 수많은 붉은 눈동자들을 언뜻 본다. 그것들은 마치 허공에 매달린 수천 개의 점처럼 반짝인다. 그리고 그 눈동자들 사이로, 거대한 촉수 같은 것이 꿈틀거리는 섬뜩한 실루엣이 스쳐 지나간다. 현우의 뒤편, 낡은 벽에 그려진 고대의 벽화가 섬광처럼 번쩍이며, 인간의 형상을 한 존재가 거대한 촉수에 휘감겨 고통받는 그림을 보여준다. 그 아래에는 피로 쓰인 듯한, 고대의 불길한 글자가 새겨져 있다. **”저주받은 자들의 제물.”**

**현우:**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 비명을 삼킨다) 저… 저건…!

**김영감:** (등 뒤에서 차갑고 분노에 찬 목소리) 내가 분명 경고했을 텐데.

**현우:** (몸이 굳어진다. 천천히 뒤를 돌아본다. 김영감은 손에 검은색으로 빛나는 낡은 부적을 들고, 무표정하게 현우를 노려보고 있다. 그의 그림자가 현우를 집어삼킬 듯 드리워진다)

**김영감:** (들고 있던 부적을 찢어 발기며) 감히… 봉인을 건드리다니. 네놈은… 죽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현우:** (김영감의 부적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둠의 기운에 압도된다. 철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가 더욱 격렬해진다. 눈앞의 광경에 현우는 할 말을 잃은 채,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힌다)

**[에피소드 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