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골목은 언제나 역한 냄새를 풍겼다. 썩어가는 음식물 쓰레기와 씻지 못한 사람들의 체취, 그리고 어딘가에서 피어오르는 알 수 없는 습하고 끈적이는 악취가 뒤섞여 공기마저 탁하게 만들었다. 태양 제국의 수도, ‘황금 요새’라 불리는 거대한 상아빛 성벽 안쪽에는 귀족과 부자들이 번쩍이는 궁전에서 호의호식했지만, 성벽 바깥의 하층민 구역은 그저 거대한 쓰레기장이었다.
강휘는 허름한 나무 상자 위에 걸터앉아 칼을 갈았다. 그의 칼은 한때 제국의 병사들이 쓰던 것이었지만, 이제는 녹이 슬고 이가 빠진 채 강휘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 되어 있었다. 날카롭게 갈린 칼날이 햇빛을 받아 섬뜩하게 빛났다. 그의 맞은편에서는 어린 동생, 강솔이 흙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솔은 아직 어렸고, 이 잿빛 골목의 암울함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너무 순진했다.
“형, 오늘은 뭘 잡을 거야?”
솔의 목소리에는 천진한 기대감이 섞여 있었다. 강휘는 쓴웃음을 지으며 솔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오늘은… 좀 괜찮은 쥐라도 잡아야지. 꼬리가 통통한 놈으로.”
솔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 골목에서 쥐고기는 귀한 단백질원이었다. 제국의 병사들은 가끔 ‘식량 보급’이라며 썩은 밀가루 포대나 벌레 먹은 건포도를 던져주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사람들은 굶주렸고, 병들었다.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알 수 없는 ‘피부병’이 번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은 발진으로 시작했다. 붉은 반점이 온몸으로 번지더니, 점차 피부가 썩어들어가고 고름이 흐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병자들은 광기에 사로잡힌 듯 소리를 지르며 몸을 긁어댔고, 이성을 잃었다. 제국에서는 그저 ‘하층민 특유의 위생 불량으로 인한 풍토병’이라고 치부했다. 황금 요새의 높은 이들은 관심도 없었고, 병이 심해지면 병사들을 보내 환자들을 끌어내 ‘정화 구덩이’에 던져 넣었다. 그 구덩이가 무엇인지는 아무도 묻지 않았다. 그저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다는 것만 알 뿐이었다.
솔이 발작적으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강휘의 심장이 철렁했다.
“솔! 괜찮아?”
“콜록… 콜록… 응, 형아. 괜찮아. 먼지가 좀… 콜록…”
강휘는 솔의 얼굴을 살폈다. 희미하게 붉은 반점이 솔의 볼에 피어난 것을 보았다. 마치 잉크 방울이 깨끗한 종이에 스며들듯, 섬뜩하게 번지고 있었다. 강휘의 손이 파르르 떨렸다.
“젠장… 젠장…!”
그는 칼을 던져버리고 솔을 끌어안았다. 솔은 영문을 모른 채 형의 품에 안겼다. 강휘는 솔의 작은 등을 쓰다듬으며 마음속으로 외쳤다. *안 돼. 내 동생은 안 돼. 이 거지 같은 골목에서, 더 이상 잃을 수는 없어.*
그날 밤, 솔의 열은 밤하늘의 잿빛 구름처럼 깊어졌다. 강휘는 골목의 약재상을 찾아갔지만,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시선과 ‘고칠 수 없는 병’이라는 대답뿐이었다. 자정이 가까워질 무렵, 솔은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희미한 달빛 아래, 솔의 얼굴에 피어난 붉은 반점들은 검붉은 색으로 변해 있었다.
“형… 아파…”
솔의 작은 손이 강휘의 팔을 움켜쥐었다. 그 손마저도 썩어들어가는 냄새를 풍기는 것 같았다. 강휘는 눈물을 흘리며 솔의 손을 잡았다. 그때였다. 솔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 눈은 더 이상 솔의 눈이 아니었다. 혼탁하고 붉게 충혈된 눈동자가 강휘를 응시했다. 그리고 솔의 입에서 끔찍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것은 더 이상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짐승의 포효와 같았고, 굶주린 악마의 울음소리 같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악!”
솔은 강휘의 팔을 물어뜯었다. 강휘는 비명을 지르며 솔을 밀쳐냈다. 솔은 짐승처럼 바닥을 기어다니며 강휘를 향해 달려들었다. 강휘는 겨우 칼을 움켜쥐었다. 떨리는 손으로 칼을 휘둘렀다. 핏방울이 어둠 속으로 흩뿌려졌다. 솔은 쓰러졌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강휘는 주저앉아 피 묻은 칼을 멍하니 바라봤다. 제국의 병사들이 이 병자들을 왜 ‘정화’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그것은 병자가 아니라, 괴물이었다. 사람의 형상을 한, 굶주린 괴물. 사람들은 그들을 ‘야귀’라 불렀다. 밤의 악마.
해가 뜰 무렵, 잿빛 골목은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밤새 수많은 야귀들이 나타났고,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제국의 병사들은 황금 요새의 성문 안으로 병력을 물렸다. 하층민 구역의 낡은 성문은 굳게 닫혔고, 병사들은 성벽 위에서 활과 화살을 겨누었다. 바깥의 비명 소리는 그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저 ‘외부의 재앙’일 뿐이었다.
강휘는 칼을 든 채 황금 요새를 올려다보았다. 저 높고 견고한 성벽 너머에는 여전히 술과 고기를 즐기는 자들이 있을 터였다. 저들은 우리가 죽어나가든, 야귀가 들끓든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죽여버릴 거야.”
강휘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그는 솔을 잃었다. 그리고 이 골목의 수많은 사람들을 잃었다. 모든 것을 잃은 자의 눈에는 오직 복수심만이 활활 타올랐다.
강휘는 골목을 헤치고 나아갔다. 죽어있는 야귀들의 시체가 즐비했고, 아직 살아있는 야귀들이 굶주린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 그는 야귀들을 피하고, 때로는 쓰러뜨리며 걷고 또 걸었다. 이 골목 어딘가에는 살아남은 자들이 있을 터였다. 그들과 함께라면…
어둡고 습한 지하 통로에서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왔다. 강휘는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그곳에는 몇몇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낡은 상자에 앉아 허기진 얼굴로 마른 빵 조각을 씹는 노인, 등 뒤에 날카로운 단도를 숨긴 채 경계하는 여인, 그리고 거대한 몽둥이를 어깨에 멘 덩치 큰 남자.
“누구냐.”
단도를 든 여인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그녀의 눈은 매서웠지만, 그 속에 절망이 깃들어 있었다.
“…강휘.”
“여기까지 어쩐 일이냐? 여기는 죽음을 기다리는 자들의 마지막 은신처다.”
강휘는 주위를 둘러봤다. 바닥에는 쓰러진 야귀들의 시체가 쌓여 있었고, 핏자국이 말라붙어 있었다. 그들은 이곳에서 야귀들과 싸워 살아남은 모양이었다.
“죽음을 기다리기는 싫어서 왔다.”
강휘의 목소리에는 단호함이 묻어 있었다. 노인이 기침하며 말했다.
“젊은이, 죽음을 기다리지 않으면 무엇을 한단 말인가? 저 바깥은 온통 야귀들로 들끓고, 저 높은 성벽 안의 놈들은 우리를 개돼지처럼 버렸다. 우린 갇혔어.”
“그래서 죽음을 기다릴 거라고?” 강휘는 코웃음을 쳤다. “저 위에서 우리를 버린 놈들은 여전히 배불리 먹고 등 따습게 지낼 텐데? 나는 그러고 싶지 않다. 나는… 저 성벽을 부술 것이다.”
모두가 침묵했다. 강휘의 말은 터무니없었고, 미친 소리처럼 들렸다. 하지만 그들의 눈빛에는 미약한 동요가 일었다.
단도를 든 여인, 세라가 말했다. “성벽을 부수자고? 어떻게? 저건 돌과 강철로 된 성벽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제국의 정예 병사들이 창과 활을 들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야귀들보다 더 무서운 놈들이다.”
“야귀는 굶주린 짐승일 뿐이지만, 저들은 우리를 경멸하는 짐승들이지.” 강휘는 자신의 피 묻은 칼을 내보였다. “나는 내 동생을 잃었다. 내 가족이 죽어나가는 동안, 저 위에서 비웃고 있었을 놈들을 용서할 수 없어.”
노인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네의 분노는 이해한다. 나도 젊었을 적에는 저 황금 요새에 대한 환상이 있었지. 저곳이 우리 모두를 지켜줄 것이라고. 하지만 착각이었어. 저들은 제 백성조차 보호하지 못하는, 아니, 보호하려 하지 않는 썩어빠진 제국일 뿐이다.”
덩치 큰 남자, 곰이 몽둥이를 바닥에 쾅 찍었다. “그래서 어쩌자는 거냐! 다 같이 손 놓고 죽자는 말이야? 나는 싫다! 나는 내 동네 사람들이 야귀에게 뜯겨 죽는 걸 봤어! 병사들은 보고만 있었고!” 곰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강휘는 곰의 눈을 응시했다. “우리가 싸워야 한다. 야귀와 싸우고, 우리를 버린 제국과 싸워야 한다. 저 성벽을 넘어, 저들의 목덜미를 움켜쥐고 왜 우리가 버려졌는지 물어야 해.”
세라가 천천히 단도를 집어넣었다. 그녀의 눈빛에 결연함이 서렸다. “어떻게 싸울 건데? 맨몸으로?”
“지금은 맨몸이지만, 야귀들을 쓰러뜨리고 나면 우리는 더 강해질 거야. 이 골목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병사가 될 수 있다. 이 잿빛 골목은 거대한 감옥이다. 하지만 감옥 안에서도 혁명은 일어날 수 있다.”
노인이 강휘를 한참 동안 바라보더니, 마른침을 삼켰다. “자네의 눈에서… 내가 잊고 살았던 불꽃을 본다. 좋아. 이 늙은이도 마지막 불꽃을 태워보지. 이 지하 통로에는 우리가 모아둔 자원들이 조금 있다. 낡은 무기와 천 조각들. 그리고… 예전에는 제국에 납품하던 화약도 몇 통 남아있지.”
강휘의 눈이 커졌다. 화약! 그것은 성벽을 부술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었다.
“좋아.” 강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는 오늘부터 ‘밤의 반란군’이다. 야귀들이 날뛰는 밤에, 우리는 움직인다. 이 잿빛 골목을 우리의 병영으로 만들고, 이곳에 갇힌 모든 사람들을 우리의 전사로 만들자.”
그때부터 잿빛 골목은 다른 의미의 삶의 터전이 되었다. 낮에는 은신처에 숨어 쉬고, 밤이 되면 강휘를 필두로 한 밤의 반란군들은 야귀들을 사냥하고, 무기를 모으고, 살아남은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처음에는 두려워하던 사람들도 강휘 일행의 끈질긴 노력과 작은 승리에 용기를 얻기 시작했다.
강휘는 야귀를 사냥하며 싸움의 기술을 연마했다. 그의 칼은 점차 야귀의 약점을 파고드는 정교한 무기가 되어갔고, 그의 지휘 아래 세라는 민첩한 척후병으로, 곰은 거대한 방패이자 최전선의 전사로 활약했다. 노인, 정 노인은 과거 제국에서 건축가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지하 통로를 확장하고 방어 시설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그는 또한 화약을 다루는 법과 간단한 폭발물을 만드는 법을 가르쳤다.
어느 날, 강휘는 정 노인과 함께 지도를 펼쳤다.
“황금 요새는 이중 성벽으로 되어 있습니다. 외곽 성벽은 높지만, 병력이 분산되어 있습니다. 진짜 난공불락은 내곽 성벽이죠. 문제는 야귀들입니다. 우리가 성벽으로 향하는 동안, 야귀들이 우리를 노릴 겁니다.”
“우리가 성벽에 접근하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 야귀들이 함부로 따라오지 못할 길을.” 정 노인이 낡은 붓으로 지도 위에 선을 그었다. “지하 통로를 이용해야 해. 우리가 만들고 있는 저 긴 통로 말이다. 놈들은 어둠 속에서만 날뛸 수 있지, 지하 깊숙한 곳에서는 시야가 제한될 테니. 게다가 저곳은 제국의 하수 처리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어. 오래전 제국이 하층민 구역의 오물을 처리하기 위해 만든 통로들이지. 그 통로들을 우리가 역으로 이용하는 거야.”
세라가 들어섰다. “지하 통로는 완성되어가고 있어요. 하지만 병력이 아직 부족해요. 야귀들을 피해 사람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었고, 희망을 잃었어요.”
“희망을 잃은 자들에게는 분노를 주면 된다.” 강휘의 눈이 차갑게 빛났다. “곧 제국의 병사들이 식량 보급이라는 명목으로 성문 밖으로 나올 때가 될 겁니다. 그때 그들에게 보여줍시다. 우리가 더 이상 개돼지가 아니라는 것을.”
예상대로 며칠 후, 황금 요새의 외곽 성문이 반쯤 열렸다. 수십 명의 병사들이 썩은 밀가루와 건포대 자루를 던져 넣기 위해 나왔다. 사람들은 먹을 것을 얻기 위해 몰려들었다. 하지만 강휘는 그들에게 다른 것을 주고자 했다.
“형님! 계획대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곰이 씩씩하게 보고했다.
강휘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세라, 신호는 알지?”
“네!” 세라가 고개 숙여 답하고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성문 밖으로 나온 병사들은 익숙한 광경에 비웃음을 흘렸다. 굶주린 하층민들이 서로를 밀치며 먹을 것을 구걸하는 모습은 그들에게 매일 보는 쇼와 같았다. 그때였다. 저 멀리 건물 옥상에서 섬광이 번쩍였다. 세라의 신호였다.
강휘는 칼을 빼 들었다. “지금이다! 저들을 죽여라! 이 골목의 사람들을 짐승처럼 버린 저들을!”
숨어있던 밤의 반란군들이 일제히 튀어나왔다. 곰은 몽둥이를 휘둘러 병사들을 때려눕혔고, 강휘는 날렵하게 칼을 휘둘러 병사들의 목덜미를 노렸다. 병사들은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황했다. 그들은 평생 굶주린 하층민들이 자신들에게 반항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다.
“반란이다! 반란군이다!” 병사 중 한 명이 소리쳤다.
황금 요새의 성벽 위에서 활이 날아오고, 마법사들이 불덩이를 던졌다. 하지만 밤의 반란군은 이미 숙련된 전사들이 되어 있었다. 그들은 야귀들과의 싸움으로 단련되었고, 이제는 제국의 병사들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강휘는 직접 병사들을 지휘하며 외쳤다.
“우리는 야귀에게 버려졌고, 제국에게 버려졌다! 이제 우리는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저들의 피로 우리의 분노를 씻어내자!”
골목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두려움에 떨었지만, 강휘와 동료들이 병사들을 쓰러뜨리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 한두 명씩, 낡은 몽둥이나 돌멩이를 들고 반란군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더 이상 굶주린 구걸자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분노한 사람들이었다.
전투는 짧지만 격렬했다. 제국의 병사들은 예상치 못한 반격에 무너져 내렸다. 결국 그들은 다시 성문 안으로 도망쳤고, 성문은 굉음을 내며 닫혔다. 하지만 밤의 반란군은 승리했다. 그들은 병사들의 시신에서 쓸만한 무기와 갑옷을 챙겼고, 무엇보다 희망이라는 가장 큰 전리품을 얻었다.
밤의 반란군들은 다시 지하 통로에 모였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피곤함과 함께 벅찬 승리감이 교차했다.
“우리가 해냈어! 제국의 병사들을 물리쳤다고!” 곰이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야.” 강휘가 말했다. “저들은 분명 복수하러 올 것이다. 우리는 더 강력해져야 해.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해야 해. 그리고… 저 성벽을 부술 준비를 해야 한다.”
정 노인이 앞으로 나섰다. “내가 하수 처리 통로 지도를 찾아냈다. 황금 요새의 내곽 성벽 바로 아래까지 연결되어 있는 지름길이지. 이곳을 통해 진입하면, 저들의 심장을 직접 노릴 수 있을 거야.”
세라가 눈빛을 빛냈다. “하지만 그곳에는 엄청난 수의 야귀들이 있을 겁니다. 제국이 버린 시체들이 모두 그곳으로 흘러들어갔을 테니.”
강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결국 우리는 야귀들과도 싸워야 하고, 제국과도 싸워야 한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밤의 반란군이다. 이 잿빛 골목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동지가 될 것이다.”
달이 없는 어둠 속, 잿빛 골목의 지하 통로에서는 횃불이 타올랐다. 밤의 반란군 수십 명이 모여 있었다. 그들의 손에는 낡은 칼과 몽둥이, 그리고 제국의 병사들에게서 빼앗은 활과 갑옷이 들려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더 이상 절망이나 두려움이 없었다. 오직 결연한 의지와 분노만이 활활 타올랐다.
강휘는 그들 앞에 섰다. “우리는 이 감옥에서 태어났고, 이 감옥에서 죽어가야 했다.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우리는 저 황금 요새에 사는 놈들에게 우리가 누구인지 보여줄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썩어빠진 제국을 무너뜨리고, 우리 스스로의 세상을 만들 것이다! 준비되었는가!”
“준비되었다!”
밤의 반란군들의 함성이 지하 통로를 뒤흔들었다. 그들의 함성은 잿빛 골목을 넘어, 굳게 닫힌 황금 요새의 성벽에 부딪히는 듯했다. 어둠 속에서 태어난 반란의 불꽃은 이제 거대한 들불이 되어, 부패한 제국의 심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야귀들의 끔찍한 울음소리가 멀리서 들려왔지만, 그들의 함성은 그 어떤 비명보다도 강력했다.
이것은 시작이었다. 잿빛 골목의 평민들이 제국에 맞서 칼을 들고 일어선, 길고도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서막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