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전생 (Isekai) 라이트 노벨의 흥미진진한 챕터

“젠장, 이게 무슨 벌칙이야.”

강진우는 낡은 빗자루를 휘두르며 중얼거렸다. 아르카나 마법 학원 지하실 구석에 처박힌 곰팡내 나는 창고. 벌써 세 시간째 먼지와 씨름 중이었다. 그의 손에 들린 마법 빗자루는 제 역할을 하는 건지, 아니면 이 쓰레기 더미를 더욱 엉망진창으로 만드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차라리 마법 시험을 다시 보는 게 낫겠다니까.”

그는 전생의 기억을 더듬으며 한숨을 쉬었다. 이세계에 환생한 지 벌써 15년. 아르카나 마법 학원에 들어온 지는 3년째였다. 그럭저럭 평범한 성적에, 평범한 마법 실력. 딱히 눈에 띄지 않는 덕분에 이런 잡일을 도맡아 하게 된 걸까.

`스으읍-`

강진우는 빗자루를 휘두르다 멈칫했다. 퀴퀴한 먼지 냄새 가득한 공간에, 다른 곳과는 미묘하게 다른 차가운 기운이 감돌았다. 단순히 지하실 특유의 냉기가 아니었다. 그의 전생 지식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뭔가 ‘흡수하는 듯한’ 기분 나쁜 공기가 벽 한쪽에서 흘러나오는 듯했다.

“어라?”

그는 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옮겨 문제의 벽 앞에 섰다. 손을 뻗어 낡은 벽돌을 더듬었다. 차가웠다. 다른 벽보다 훨씬 차갑고, 이상하게 매끄러운 감촉. 마치 무언가로 완벽하게 덮어버린 듯한 느낌.

`설마…?`

강진우의 눈이 가늘어졌다. 전생의 기억 속 수없이 읽었던 모험 소설의 주인공들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아마 망설임 없이 위험한 호기심에 몸을 던졌겠지. 그는 이 세계에서 얻은 몇 안 되는 재능 중 하나인 ‘마력 감지’ 능력에 집중했다.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자, 벽 너머에서 찌르르륵, 기분 나쁜 파동이 울렸다.

“감지 마법, 개방.”

그는 속으로 주문을 외우고 손바닥을 벽에 가져다 댔다. `쉬이익-` 희미한 푸른빛이 손끝에서 뿜어져 나와 벽을 감쌌다. 그의 시야에 벽 너머의 공간이 희미하게 드러났다. 거대한 빈 공간. 그리고 그 벽의 일부가 아주 정교하게 위장된 문임을 알리는 마력선들이 보였다. 이런 곳에 이런 숨겨진 장치가 있을 줄이야.

그는 벽에 새겨진 닳아빠진 문양을 조심스레 눌러보았다. `꾸르르륵… 덜컹!` 하는 소리와 함께 벽의 일부가 안으로 밀려 들어가며, 어둠이 가득한 통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래된 흙먼지와 곰팡이 냄새가 훅 끼쳐왔다.

“이건 학원에 등록된 지하실 지도가 아닌데.”

강진우는 휴대용 마법 등불을 꺼내 불을 밝혔다. `파스스스…` 희미한 푸른빛이 어둠을 가르고 나아가자, 좁고 낮은 석회암 통로가 끝없이 이어졌다. 천장과 벽에는 온갖 짐승의 뼈가 매달려 있는 듯한 으스스한 장식, 혹은 실제 뼈들이 박혀 있었다. 곳곳에 알 수 없는 기호와 마법 문양이 음각되어 있었다.

“분위기 살벌하네.”

그의 발걸음이 한 걸음 한 걸음 무거워졌다. 단순히 오래된 유적이 아니었다. 이곳은 살아있는 무언가가, 혹은 과거에 살아있었던 무언가가 숨 쉬고 있던 공간처럼 느껴졌다. 그의 마력 감지 능력이 다시 한 번 발동했다. 이번에는 희미한 잔류 마력이 아니라, 묵직하고 섬뜩한 어둠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짓눌렀다.

`젠장…`

넓은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강진우는 숨을 들이켰다. 정면에는 거대한 이중문이 자리하고 있었다. 검붉은 금속으로 만들어진 문은 고대의 사악한 마법으로 단단히 봉인되어 있었다. 수십 개의 굵은 사슬이 문을 휘감고 있었고, 사슬 하나하나에는 기분 나쁜 마법 각인이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 문 주변. 잊혀진 제단처럼 보이는 검은 돌 제단이 있었다. 제단 위에는 녹슨 칼과, 말라붙은 핏자국처럼 보이는 흔적들이 얼룩져 있었다. 하지만 가장 소름 끼치는 것은, 제단 주변 바닥에 그려진 거대한 마법진이었다. 그것은 단순한 봉인 마법진이 아니었다. 마치 무언가를 강제로 붙잡아두고, 혹은 무언가를 `제물`로 바치기 위한 듯한, 끔찍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쓰으으읍…`

강진우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건 평범한 금기가 아니었다. 엘리트 마법학교 지하에 숨겨진 `끔찍한 금기`. 그 단어가 그의 뇌리에 섬광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는 문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섬뜩한 마력이 그의 피부를 따끔거리게 했다. 문 사이의 틈새로 아주 희미하게, 마치 심장이 뛰는 듯한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너머에서, 아주 희미하지만 분명하게, `무언가의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흐읍…`

그는 저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았다. 살아있는 무언가? 아니, 봉인된 무언가? 이 학원 지하에,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무언가`가 갇혀있단 말인가?

그 순간, 그의 발밑에서 섬뜩한 어둠의 기운이 솟아올랐다. 마법진이 희미하게 붉은빛을 띠며, 잠자던 마력이 깨어나는 듯한 기분 나쁜 떨림이 시작되었다.

`콰앙-!`

저 거대한 문 안쪽에서, 아까 들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고 찢어지는 듯한 비명과 함께, 강렬한 마력파가 터져 나왔다. 강진우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그의 눈에 비친 것은, 문을 묶고 있던 사슬 중 하나가 `파직-!` 소리를 내며 금이 가는 광경이었다.

`이, 이건…!`

본능적인 공포가 그의 전신을 덮쳤다. 이곳은 당장 도망쳐야 했다. 하지만 그의 발은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문 안쪽에서 들려오는 울부짖음은 점점 더 격렬해졌고, 사슬들이 하나둘씩 끊어질 듯 팽팽하게 당겨지고 있었다.

강진우는 그저 멍하니 서서, 봉인된 문 저편에서 솟아나는 거대한 어둠의 그림자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의 전생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이세계의 끔찍한 진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