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전생 (Isekai)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무한의 암흑. 그 깊고도 냉정한 침묵 속에서, 인류의 탐사선 아틀라스 호는 한 점의 먼지처럼 표류하고 있었다. 수천 광년 떨어진 미지의 성운을 향해 나아가던 이 작은 금속 덩어리 안에서, 여덟 명의 승무원은 각자의 임무에 몰두하며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적어도, 그 경고음이 울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상 감지. 함장님, 전방 0.7광초 지점에서 중력 이상 신호가 잡힙니다.”

메인 콘솔 앞에 앉아 우주 지도를 훑던 이 박사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늘 침착하던 그녀의 목소리에 미묘한 긴장감이 실려 있었다.

김 함장은 고개를 들었다. “중력 이상? 일반적인 소행성이나 미행성의 잔해가 아닌가?”

“아닙니다. 스캔 패턴이… 이온 밀도도, 에너지 방출도, 그 어떤 알려진 천체와도 일치하지 않습니다. 완벽하게 정적인데, 주변 시공간에 미치는 영향이 비정상적입니다.”

“화면에 띄워.”

이 박사가 몇 번의 조작을 거치자, 메인 홀로그램 스크린 중앙에 희미한 점 하나가 나타났다. 그 점은 주변의 별빛을 왜곡하며 미세하게 흔들리는 듯 보였다.

“최 조종사, 진로 수정. 목표물로 접근한다. 거리는 0.5광초까지.” 김 함장의 명령에 최 조종사가 능숙하게 스틱을 움직였다.

“알겠습니다, 함장님. 가속 시작합니다. 예상 접근 시간, 1시간 20분.”

아틀라스 호는 묵직한 엔진음을 내며 어둠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1시간 20분은 길고도 짧은 시간이었다. 함교의 공기는 점차 차갑게 식어갔다. 모두의 시선은 홀로그램 스크린에 고정되어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존재. 우주 탐사선에게는 설렘이자 가장 큰 위협이었다.

“함장님, 전방 0.5광초 지점. 육안 확인 가능합니다.” 최 조종사의 목소리에 긴장감이 묻어났다.

메인 스크린에 외부 카메라 영상이 확대되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순간, 함교에 있던 모든 이들은 숨을 멈췄다.

검은색이었다. 완벽하게, 흡사 모든 빛을 집어삼킨 듯한 검은색. 거울 같기도 했고, 칠흑 같은 구멍 같기도 했다. 형태는 육면체에 가까웠지만, 그 모서리와 면은 이 세상의 어떤 기하학적 형상과도 달랐다. 빛을 반사하지 않고, 오히려 왜곡하는 듯한 그 존재는 거대한 크기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침묵 속에 떠 있었다. 마치 우주의 가장 깊은 곳에서 뽑아낸 궁극의 어둠 덩어리 같았다.

“젠장… 저게 대체 뭐야?” 엔지니어 박 기사의 입에서 저절로 욕설이 튀어나왔다.

이 박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스캔 데이터를 읽었다. “측정 불가. 모든 스펙트럼이 튕겨 나옵니다. 전자기파, 중력파… 그 어떤 것도 흡수되거나 반사되지 않고 그대로 사라집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요.”

“박 기사, 마이크로 센서 어레이 발사 준비. 최대한 근접 스캔을 시도해봐.” 김 함장의 목소리도 한층 낮아져 있었다.

“알겠습니다. 발사 준비 완료.”

아틀라스 호의 측면 해치에서 작은 탐사 드론들이 튀어나와 정체불명의 물체로 향했다. 화면에 드론들의 시점이 잡히자, 그 물체의 기묘함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표면은 매끄러웠지만, 미세한 홈이나 무늬 같은 것이 보였다. 마치 어떤 문자를 새겨놓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그저 우연한 결함처럼 보이기도 했다.

드론들이 목표물에 10미터까지 접근했다.

“데이터 전송률이 급격하게 떨어집니다!” 박 기사가 다급하게 외쳤다. “아니, 신호가 완전히 끊겼습니다! 드론 1호, 2호 모두! 함장님, 드론들이… 사라졌습니다!”

메인 스크린에 나타난 드론들의 신호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김 함장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사라졌다고? 파괴된 게 아니라?”

“네, 함장님. 어떤 파편이나 에너지 반응도 없이, 그냥… 지도에서 지워진 것처럼 사라졌습니다.” 이 박사의 목소리에는 명백한 경악이 담겨 있었다.

그때였다. 아틀라스 호 전체가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함장님, 통신 두절! 주 전력 불안정! 함선 내 모든 시스템에 이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박 기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최 조종사, 함선 이탈! 이 즉시 물체에서 멀어져!” 김 함장이 고함쳤다.

“명령 수신! 하지만… 함장님, 좌현 추진기가 멈췄습니다! 보조 동력도 연결되지 않습니다!” 최 조종사는 스틱을 필사적으로 조작했지만, 함선은 마치 거대한 손에 붙잡힌 듯 움직이지 않았다.

정체불명의 검은 물체에서 희미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 빛은 검은색이었지만, 주변의 어둠을 뚫고 빛나는 듯 기묘한 시각적 충격을 주었다. 동시에, 함선 전체를 뒤흔드는 낮고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마치 거대한 종이 심해에서 울리는 듯한, 혹은 고대 신화 속 거인의 심장 박동 같은 소리였다.

“머리가 깨질 것 같습니다…!” 이 박사가 관자놀이를 움켜쥐며 신음했다.

다른 승무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비명을 지르는 이, 의자에 고개를 파묻는 이. 환영을 보는 듯 허공을 응시하는 이도 있었다. 김 함장마저도 눈앞이 흐릿해지고 귀에서는 알 수 없는 속삭임이 들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것은 너를 부른다. 너의 존재를…*

목소리가 뇌리에 직접 박히는 듯했다. 어딘가에서, 다른 차원에서 울리는 듯한 소리.

검은 물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은 점점 더 강렬해졌다. 검은색임에도 불구하고 눈을 멀게 할 듯한 빛이었다. 아틀라스 호의 메인 스크린이 지지직거리는 노이즈로 가득 찼다. 함선 내부의 모든 조명이 깜빡이다가 꺼지고, 비상등이 붉게 빛났다.

“함장님… 화면이… 깨집니다!” 최 조종사가 절규했다. 메인 스크린의 영상이 일그러지며 픽셀들이 붕괴하는 듯 보였다.

웅웅거리는 소리는 이제 고통스러운 절규로 변했고, 함선은 엿가락처럼 휘는 듯한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중력이 뒤틀리는 듯 몸이 허공으로 떠오르는 느낌이었다.

김 함장은 간신히 몸을 지탱하며 검은 물체를 바라봤다. 그곳에서 거대한 검은 광선이 뿜어져 나와 아틀라스 호를 휘감는 것을 보았다.

“우리가… 대체… 어디로…!”

김 함장의 시야가 급격히 흐려졌다. 모든 것이 검은 빛에 잠식되었다. 비명과 기계음, 알 수 없는 속삭임이 한데 뒤섞여 귓전을 때리다 이내 고요해졌다. 차가운 우주 공간은, 아틀라스 호의 마지막 흔적마저 집어삼키며 다시금 침묵 속으로 잠겨들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완벽한 암흑 속에서, 김 함장은 의식이 안개처럼 흩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게… 끝인가?*
아니, 끝이 아니었다.
아니, 어쩌면… 시작이었다.
그의 의식이 흩어지던 찰나, 뇌리에 강렬한 빛과 함께 한 문장이 박혔다.
『새로운 세계로 전이됩니다.』
그것이 그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최소한, 그가 알던 세계에서의 마지막 기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