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스릴러 상세한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 아르카디아의 심연: 망각의 제단

**장르**: 심리 스릴러
**핵심 줄거리**: 엘리트 마법학교 지하에 숨겨진 끔찍한 금기

**[프롤로그]**

**씬 P.1 [밤/아르카디아 마법 학원 – 어두운 복도]**
**[화면]** 오래된 석벽에 걸린 횃불이 흔들린다.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고, 복도 끝의 육중한 철문이 어렴풋이 보인다. 문틈 사이로 희미한 푸른빛이 새어 나온다. 서늘한 기운이 화면을 감싼다.
**[음향]** 축축하고 서늘한 바람 소리.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울음소리 같은 것.

**[화면]** 카메라가 철문으로 천천히 다가간다. 문에는 복잡한 봉인 문양이 새겨져 있다. 문양이 희미하게 발광한다.
**[음향]** 봉인 문양에서 나는 기이한 저주파음.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듯한 소리.

**[화면]** 문틈 사이로 보이는 내부. 거대한 원형 제단이 보이고, 그 위에 묶인 듯한 실루엣이 흐릿하게 보인다. 수많은 마법진이 바닥에 그려져 있고, 주변에는 기이한 유물들이 놓여 있다. 푸른 마력이 제단 위에서 요동친다.
**[음향]** 마력이 충돌하는 날카로운 소리. 실루엣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 소리가 짧게 들렸다가 사라진다.

**[화면]** 눈을 감은 채 고통스러워하는 한 소녀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그녀의 뺨에는 마력의 흐름 때문에 생긴 듯한 붉은 자국이 선명하다.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리지만, 비명은 나오지 않는다. 마치 목소리가 봉인된 듯하다.
**[음향]** 소녀의 심장이 터질 듯이 뛰는 소리. 그 위로 차분하고 나지막한 남자의 목소리가 겹쳐진다.

**세레스 교장 (내레이션/나긋하게)**: …완벽을 향한 고통은, 결국 더 높은 지혜와 힘으로 보상받을지니. 세상은 언제나 그렇듯, 희생을 요구한다. 지극히, 순수하고, 강렬한… 희생을.

**[화면]** 어둠 속에서 번개처럼 번쩍이는 마력 폭발과 함께 화면이 암전된다.

**[본편]**

**씬 1.1 [아침/아르카디아 마법 학원 – 교정]**
**[화면]** 눈부신 햇살 아래, 거대한 대리석 건물들이 위용을 자랑한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첨탑, 잘 가꾸어진 정원, 마력이 깃든 조각상들이 우아하게 서 있다. 명문 마법 학원 ‘아르카디아’의 전경. 학생들은 교복을 단정하게 입고 활기차게 오간다. 다들 표정이 밝고 자신감에 넘친다.
**[음향]** 새들의 지저귐, 학생들의 웃음소리, 멀리서 들리는 종소리. 평화롭고 이상적인 분위기.

**류진 (내레이션)**: 아르카디아. 그 이름이 가진 의미는 내게 늘 빛과 희망 그 자체였다. 이 고귀한 학원에 입학하는 건, 평범한 재능을 가진 내가 꿈꿀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었으니까.

**[화면]** 류진(17세)이 책을 든 채 교정을 걷고 있다. 그의 표정에는 미묘한 어두움과 불안감이 서려 있다. 주변의 화려한 풍경과 그의 분위기는 살짝 이질적이다. 그는 가끔씩 멈춰 서서,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느끼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음향]** 류진의 발걸음 소리. 미세하게, 아주 미세하게,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 알 수 없는 진동음.

**류진 (내레이션)**: …하지만, 이곳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였다. 아르카디아의 완벽한 가면 뒤편에서, 뭔가 섬뜩한 그림자가 아른거린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기 시작한 것은.

**[화면]** 류진이 엘리시움 홀(거대한 대강당) 앞을 지나갈 때, 홀 안에서부터 강력한 마력의 잔향이 물결처럼 뿜어져 나온다. 다른 학생들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듯 지나가지만, 류진은 순간적으로 숨을 들이쉬며 주춤거린다. 그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힌다.
**[음향]** 마력 잔향이 피부를 스치는 듯한, 낮은 ‘쉬이익’ 소리. 류진의 심장이 빠르게 뛰는 소리.

**류진 (내레이션)**: 나는 남들보다 마력의 ‘잔향’을 민감하게 느끼는 편이었다. 마법이 사용된 공간에 남는 감정이나 의지의 파동 같은 것. 그런데 이곳은… 너무나 많은 ‘비명’으로 얼룩져 있었다.

**[화면]** 류진이 고통스럽다는 듯 이마를 짚는다. 그의 눈에는 순간적으로, 비명을 지르는 듯한 흐릿한 형상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 순간, 그의 뒤에서 밝고 경쾌한 목소리가 들린다.

**리안**: 류진! 거기서 뭐 해? 또 멍하니 서서 마력 잔향이나 붙들고 있었던 건 아니지?

**[화면]** 리안(17세)이 밝게 웃으며 류진에게 다가온다. 그녀는 활기차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류진**: (놀라서 돌아보며) 리안! 아, 아니, 그냥… 바람이 좋아서.

**리안**: 바람? 바람은 저 천상의 정원에 가야 좋지! 곧 실기 훈련 시작인데, 또 지각하면 ‘카이 선배’한테 혼난다!

**[화면]** 리안이 류진의 팔을 잡아끌며 재촉한다. 류진은 리안에게 이끌려 걸어가면서도, 계속 엘리시움 홀 쪽을 뒤돌아본다. 홀 안에서 느껴지는 잔향은 여전히 불안하게 파동친다.

**씬 1.2 [낮/아르카디아 마법 학원 – 실기 훈련장]**
**[화면]** 넓은 실기 훈련장. 다양한 마법진이 그려진 바닥에서 학생들이 각자의 마법을 수련하고 있다. 불꽃이 터지고, 얼음 기둥이 솟아오르며, 바람이 휘몰아친다.
**[음향]** 마법 발동음, 기합 소리, 훈련장의 활기찬 소음.

**[화면]** 카이(18세)가 훈련장 한가운데 서 있다. 그는 키가 크고 날카로운 인상을 가졌으며, 눈빛은 차갑고 예리하다. 그의 주변에는 감히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분위기가 감돈다. 그는 학생들의 훈련을 날카로운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카이**: 집중! 마법은 혼이 깃들어야 완성된다. 허투루 쓰는 마력은 그저 불꽃놀이에 불과하다.

**[화면]** 류진과 리안이 조용히 훈련장에 합류한다. 류진은 카이의 시선이 자신에게 잠깐 머물렀다가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카이의 눈빛에는 묘한 경계심과 관찰하는 듯한 시선이 담겨 있다.
**류진 (내레이션)**: 카이 선배는 학원에서도 ‘천재’라 불리는 존재였다. 그의 마력은 완벽하고 빈틈이 없었지만, 그만큼… 차갑고, 공허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화면]** 리안이 공간 왜곡 마법을 연습한다. 목표물인 나무 인형을 순식간에 이동시키는 데 성공한다.
**리안**: (신나서) 됐다! 어때, 류진? 나 좀 늘었지?

**류진**: (어색하게 웃으며) 응, 대단해.

**[화면]** 류진이 자신의 차례가 되어 마법진 위에 선다. 그는 미세한 진동을 느끼며 집중한다.
**류진 (내레이션)**: 내 마법은 특별하지 않았다. 그저 평범한 재능. 하지만… 나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어딘가에서, 끊임없이 ‘흐느끼는’ 마력의 파동이 이 모든 것을 뒤덮고 있었다.

**[화면]** 류진이 마법을 발동하려는 순간, 그의 발밑 마법진에서 미세하게 검은 실금 같은 것이 퍼져나가는 것을 본다.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류진은 움찔하며 주춤한다.
**[음향]** 미세한 균열음. 류진의 심장이 다시 한 번 크게 울린다.

**카이**: (날카롭게) 류진. 집중해라. 네 감각은 예리하나, 그것이 혼을 흐트러트리면 그저 독이 될 뿐이다.

**[화면]** 카이가 류진을 향해 똑바로 서서 쳐다본다. 그의 시선은 꿰뚫어 보는 듯하다. 류진은 카이의 말에 섬뜩함을 느끼며, 순간적으로 자신을 읽히는 듯한 기분에 휩싸인다.

**씬 1.3 [밤/아르카디아 마법 학원 – 식당]**
**[화면]** 학생들이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류진과 리안이 마주 앉아 식사를 한다.
**[음향]** 식기 부딪히는 소리, 학생들의 대화 소음.

**리안**: 아, 맞다. 세라 언니 소식 들었어?

**[화면]** 류진이 포크를 들다 멈칫한다. 세라. 최근 학원에서 돌연 자퇴했다는 소문이 돌았던 우수한 공간 마법사 선배였다.
**류진**: 세라 선배? 무슨 일인데?

**리안**: 글쎄… 갑자기 학원 수업을 도저히 못 따라가겠다면서, 그냥 짐 싸서 사라졌대. 그런데 좀 이상하지 않아? 세라 언니, 그렇게 쉽게 포기할 사람이 아니잖아. 지난 학기에도 최고 성적을 받았는데.

**류진**: (생각에 잠기며) 그러게…

**리안**: 그런데 더 이상한 건, 아무도 그걸 크게 신경 안 쓴다는 거야. 그냥 ‘적응 실패’ 정도로 치부하고 말잖아.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처럼.

**[화면]** 류진의 표정이 굳어진다. 리안의 말은 류진이 내내 느끼던 불안감을 더욱 자극한다. 그는 최근 몇 달 사이에 비슷한 식으로 사라진 학생들이 몇 명 더 있다는 것을 기억해낸다. 다들 각자의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던 이들이었다.
**류진 (내레이션)**: 사라진 사람들. 아무도 기억하려 하지 않는 사람들. 그들의 마력 잔향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

**[화면]** 류진은 주변 학생들을 둘러본다. 모두 밝은 얼굴로 식사를 하고 있지만, 류진의 눈에는 그들의 눈빛 어딘가에 미세한 공허함, 혹은 잊으려는 듯한 무의식이 엿보이는 듯하다.

**씬 1.4 [밤/아르카디아 마법 학원 – 류진의 방]**
**[화면]** 류진의 방. 간결하고 깔끔하다. 책상에는 마법 서적들이 놓여 있다.
**[음향]** 창밖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밤벌레 소리.

**[화면]** 류진이 침대에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그의 머릿속에는 사라진 학생들의 얼굴과 그들이 남긴 알 수 없는 마력 잔향이 떠오른다. 그는 불안한 듯 방 안을 서성인다.

**류진 (내레이션)**: 무언가 잘못되었다. 이곳은 이상하다. 완벽한 껍데기 아래, 썩어가는 심장이 숨겨져 있는 것만 같다.

**[화면]** 류진이 서재에 꽂힌 낡은 학원 역사를 다룬 책을 꺼내든다. 책을 뒤적이던 중, 그는 한 페이지에서 특이한 문구를 발견한다.
**[화면]** 책의 한 구절이 클로즈업된다: “…학원의 깊은 지하에는, 태초의 지혜가 잠들어 있으나, 이는 곧 **금단의 심연(禁斷의 深淵)**이니, 미성숙한 자의 접근을 엄히 경계할지어다.”

**류진 (내레이션)**: 금단의 심연… 학원의 지하?

**[화면]** 류진은 창밖을 내다본다. 창밖으로는 학원의 본관 건물이 어렴풋이 보인다.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본관 지하 쪽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류진은 지금까지 느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거대하고 끔찍한 마력의 파동을 감지한다.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괴물처럼 꿈틀거리는 파동이었다.
**[음향]** 낮은 울림. 고막을 누르는 듯한 압력. 심장이 갑자기 두근거리는 소리가 극도로 커진다.

**류진**: (숨을 헐떡이며) 젠장… 대체 뭐야, 이건?

**[화면]** 류진의 눈이 크게 뜨인다. 그의 얼굴은 공포로 질려 있다. 그는 본관 지하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의 파동이, 그동안 사라졌던 모든 학생들의 마력 잔향을 집어삼키고 합쳐진 듯한 거대한 존재임을 본능적으로 알아챈다. 그 마력에는 고통과 절규, 그리고 비틀린 욕망이 뒤섞여 있었다.

**씬 1.5 [밤/아르카디아 마법 학원 – 금단의 심연 입구]**
**[화면]** 류진이 손전등을 들고 본관 지하 복도를 조심스럽게 걷고 있다. 복도는 점점 더 어둡고 낡은 모습으로 변한다. 공기는 차갑고 습하며, 곰팡이 냄새가 희미하게 난다. 벽에는 낡은 봉인 문양들이 희미하게 새겨져 있다.
**[음향]** 류진의 발소리, 거친 숨소리. 벽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

**류진 (내레이션)**: 미쳤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 이 끔찍한 진동의 근원을 확인해야 해.

**[화면]** 류진이 복도 끝, 거대한 철문 앞에 선다. 문은 낡았지만 견고해 보인다. 문 전체에 복잡한 봉인 마법진이 새겨져 있다. 문틈 사이로 희미하게 푸른빛이 새어 나온다.
**[음향]** 문 안쪽에서 들려오는, 낮고 규칙적인 ‘쿵-쿵-쿵-‘ 소리. 심장 박동 소리 같기도 하고, 거대한 기계 장치가 돌아가는 소리 같기도 하다.

**[화면]** 류진이 조심스럽게 손을 문에 대자, 봉인 마법진이 순간적으로 류진의 손에 불꽃처럼 반응하며 뜨거워진다. 류진은 고통스러운 듯 손을 뗀다.
**류진**: (고통스러운 신음) 윽!

**[화면]** 류진의 시야에, 문 옆 벽에 희미하게 박혀 있는 낡은 철판이 들어온다. 그 철판에는 ‘심연의 전당(深淵의 殿堂)’이라는 글자와 함께, 작은 열쇠 구멍이 보인다.
**류진 (내레이션)**: 심연의 전당… 이곳이 그곳이로군.

**[화면]** 류진이 주머니에서 며칠 전 학원 도서관 고문서 자료실에서 우연히 발견했던 낡은 은빛 열쇠를 꺼낸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던, 녹슨 장식품 같은 열쇠였다. 그는 반신반의하며 열쇠를 열쇠 구멍에 넣는다.
**[음향]** 열쇠가 구멍에 딱 맞는 듯 ‘찰칵’ 소리를 내며 들어간다.

**[화면]** 열쇠가 돌아가자, 철문에 새겨진 봉인 마법진이 격렬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푸른 마력이 폭주하는 듯 문 전체를 감쌌다가, 거짓말처럼 서서히 사그라진다. 잠금장치가 풀리는 소리가 ‘철컥’하고 크게 울린다.
**[음향]** 봉인 마법진이 풀리는 거대한 마찰음. 묵직한 자물쇠가 풀리는 소리.

**[화면]** 류진이 조심스럽게 육중한 철문을 민다. 문은 예상외로 부드럽게 열린다. 문이 열리자,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공기와 함께, 지독한 비린내와 알 수 없는 화학 약품 냄새가 섞인 기분 나쁜 악취가 코를 찌른다.
**[음향]** 문이 서서히 열리는 삐걱거리는 소리. 코를 찌르는 듯한 불쾌한 냄새.

**씬 1.6 [밤/아르카디아 마법 학원 – 심연의 전당 입구]**
**[화면]** 문이 완전히 열리고, 류진은 안으로 들어선다. 문 뒤에는 또 다른 복도가 이어진다. 복도 벽에는 섬뜩한 형상의 석상들이 불규칙하게 서 있고, 그들의 눈은 모두 복도 끝의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다. 복도 바닥에는 기이한 문양들이 흐릿하게 새겨져 있다. 복도 전체가 푸른 마력의 빛으로 은은하게 빛난다.
**[음향]** 발소리가 울려 퍼지는 소리. 석상에서 들려오는 듯한 알 수 없는 ‘웅웅’거리는 진동음.

**류진**: (자신에게 속삭이듯) 대체… 뭐가 있는 거야.

**[화면]** 류진이 복도를 따라 조심스럽게 걷는다. 그의 심장이 불안하게 쿵쾅거린다. 그는 손전등으로 주변을 비추지만, 어둠은 깊이를 알 수 없다.
**[음향]** 류진의 거친 숨소리. 복도 저편에서 들려오는 듯한, 아주 희미한, ‘흐느끼는’ 소리.

**[화면]** 류진의 눈에 복도 벽에 새겨진 마법진 중 하나가 클로즈업된다. 그 마법진 안에는 무수히 많은 작은 문양들이 얽혀 있고, 그 작은 문양들 하나하나가 마치 인간의 형상을 축소해 놓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형상들에는 모두 비명 지르는 듯한 표정이 새겨져 있다.
**류진 (내레이션)**: 이 문양들은… 설마…

**[화면]** 류진이 마법진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서 있는데, 그의 뒤편 복도에서 희미한 발소리가 들려온다. 류진은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본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실루엣이 빠르게 사라지는 것을 본다.
**[음향]** 뒤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발소리.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그림자의 ‘휘익’ 소리.

**류진**: (작은 목소리로) 누구야?!

**[화면]** 류진이 식은땀을 흘리며 주변을 경계한다. 그러나 아무도 없다. 복도는 다시 침묵에 잠긴다. 하지만 그는 확신한다. 방금 분명 누군가 있었다. 그것도 이 금단의 심연 안에.

**류진 (내레이션)**: 내가 이곳에 온 것을 아는 자가… 나 말고 또 있다는 말인가? 아니면… 처음부터 나는 감시당하고 있었던 건가?

**[화면]** 류진의 눈이 불안하게 흔들린다. 그는 다시 앞으로 향한다. 복도 끝, 다시금 육중한 문이 나타난다. 이 문은 앞선 문보다 훨씬 더 크고, 기괴한 조각들로 뒤덮여 있다. 문 중앙에는 거대한 해골 형상이 박혀 있고, 그 해골의 두 눈에서는 푸른 마력이 섬뜩하게 빛나고 있다. 문 위에는 ‘망각의 서고(忘却의 書庫)’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음향]** 해골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의 ‘지이잉’ 하는 소리. 문 안쪽에서 들려오는, 더욱 선명해진 ‘쿵-쿵-쿵-‘ 소리.

**류진 (내레이션)**: 망각의 서고… 잊혀진 기록들. 그리고 그 안에서 들려오는 이 소리… 마치 거대한 심장이 뛰는 듯한.

**[화면]** 류진이 문에 다가가자, 해골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던 마력이 더욱 강렬하게 빛나며 복도 전체를 푸르게 물들인다. 동시에, 류진의 머릿속에 수많은 목소리들이 일제히 울려 퍼진다. 고통, 절규, 후회, 그리고 광기에 찬 웃음소리들.
**[음향]** 수많은 사람들의 비명과 웃음소리가 뒤섞인 소음이 일제히 류진의 뇌리를 강타한다. 고통스러운 두통을 유발하는 음향.

**류진**: (머리를 움켜쥐며) 끄악! 머리… 머리가 터질 것 같아!

**[화면]** 류진이 고통스럽게 무릎을 꿇는다. 그의 눈앞에는 수많은 잔상들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간다. 실험대 위에 묶인 사람들, 마력이 뽑혀나가는 듯한 고통스러운 얼굴들, 피와 마력이 뒤섞인 기괴한 액체들, 그리고 차갑고 무표정한 연구자들의 모습. 그 중심에는 늘, 거대한 마법진과 그 위에 놓인 불길한 ‘제단’이 있었다.
**류진 (내레이션)**: 이 모든 잔향이… 이 모든 기억들이… 이곳에서 만들어진 거야.

**[화면]** 고통 속에서 류진의 눈에 마지막으로 보이는 것은, 제단 위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세라 선배의 얼굴이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공포와 함께, 알 수 없는 해탈한 듯한 미소가 덧씌워져 있다.
**[음향]** 세라의 마지막 중얼거림이 희미하게 들려온다.
**세라 (속삭임)**: …아르카디아… 완벽한… 거짓…

**[화면]** 류진의 눈이 다시금 크게 뜨인다. 고통은 사라지고, 오직 충격과 공포만이 남는다. 그는 이 모든 것이 단순한 소문이나 불안감이 아니었음을 직감한다. 학원의 완벽한 이면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끔찍한 진실이 숨겨져 있었다.

**류진**: (떨리는 목소리로)…고통의 제단… 이곳에… 이 모든 것이…

**[화면]** 류진이 망각의 서고 문을 뚫어져라 응시한다. 그의 얼굴에는 공포와 함께, 이 끔찍한 진실을 파헤쳐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깃든다. 해골의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이 그의 얼굴을 섬뜩하게 비춘다.

**[음향]** ‘쿵-쿵-쿵-‘ 하는 거대한 심장 박동 소리가 최고조에 달한다.

**[화면]** 카메라가 천천히 뒤로 물러나며, 망각의 서고 문과 그 안쪽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을 비춘다. 그 빛은 아름답기보다는 차갑고,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이 불길하다.

**세레스 교장 (내레이션/다시금 차분하고 나지막하게)**: …아르카디아는 언제나 완벽을 추구했다. 그 완벽을 위해, 때로는 아주 작은 희생이 필요할 뿐. 너희는 아직, 그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할 뿐이다.

**[화면]** 암전.

**[에필로그]**

**씬 E.1 [아침/아르카디아 마법 학원 – 교장실]**
**[화면]** 세레스 교장이 우아하게 교장실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그의 뒤편으로는 거대한 창문 너머로 평화로운 아르카디아의 교정이 보인다. 그의 얼굴에는 온화한 미소가 걸려 있지만, 눈빛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차가움을 머금고 있다.
**[음향]** 잔잔한 배경 음악. 찻잔 부딪히는 소리.

**세레스 교장**: (혼잣말처럼) 새로운 싹은 언제나 위험을 무릅쓰고 돋아나는 법이지. 하지만, 너무 깊은 곳까지 파고들면… 흙에 묻히고 말 거야.

**[화면]** 세레스 교장이 찻잔을 내려놓고, 책상 위에 놓인 작은 수정구를 바라본다. 수정구 안에서는 류진의 모습이 희미하게 비치고, 그가 향하는 지하 복도의 풍경이 이어진다.
**[음향]** 수정구 안에서 들리는 듯한, 류진의 희미한 발소리.

**세레스 교장**: 아르카디아의 심장은 언제나 침묵 속에 박동해야 한다.

**[화면]** 세레스 교장이 수정구를 손으로 덮는다. 수정구 속 류진의 모습이 사라진다. 그의 얼굴에 걸린 미소가 더욱 깊어진다.
**[음향]** 배경 음악이 서서히 불길한 저음으로 변한다.

**[화면]** 암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