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판타지 연재 웹소설의 첫 번째 챕터

진은 숨을 헐떡였다. 폐허가 된 도시의 뼈대 사이로 휘몰아치는 바람은 흙먼지와 썩은 냄새를 실어 날랐다. 언제 무너져내릴지 모르는 낡은 아파트 잔해를 스쳐 지나갈 때마다, 삐걱거리는 금속음이 신경을 긁었다. 발아래는 깨진 콘크리트 조각과 뒤틀린 철근,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물질들로 가득했다. 이곳은 죽음이 일상이 된 곳이었다. 살아남은 모든 것들이, 죽음의 그림자를 밟으며 발버둥 쳤다.

저 멀리, 거대한 그림자가 느릿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수색자’. 한때는 인간이었을 것들이, 지금은 끔찍하게 변이되어 먹이를 찾아 헤매는 존재. 팔다리는 비정상적으로 길게 늘어졌고, 피부는 시체처럼 푸르죽죽했다. 마치 껍데기만 남은 빈 마네킹 같았다. 가장 무서운 것은, 그들의 머리에 돋아난 뿔이었다. 그 뿔은 주변의 미세한 소리조차 흡수해 진동으로 변환, 먹이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냈다. 그들은 눈이 없었지만, 귀는 인간의 상상을 초월했다.

진은 본능적으로 몸을 웅크렸다. 등에는 낡은 배낭이, 손에는 한때 튼튼했을 철근을 날카롭게 갈아 만든 쇠막대기가 들려 있었다. 그의 유일한 무기이자, 덧없는 위안이었다. 수색자는 아주 느리게 움직였지만, 한 번 표적을 잡으면 끈질기게, 지독하게 추격했다. 그리고 지금, 진은 그들의 영역 한가운데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갑자기, 지반이 미세하게 울렸다. 수색자 한 마리가 발소리를 내지 않으려 애쓰는 진의 바로 위, 무너진 고가도로 잔해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거대한 몸집에도 불구하고 놈의 움직임은 기괴할 정도로 조용했다. 진의 심장이 쿵 떨어졌다. 놈은 진을 보지 못했지만, 놈의 뿔이 진이 내는 아주 작은 숨소리마저 감지했을 터였다.

“젠장….”

진은 억눌린 욕설을 내뱉으며 전력으로 달렸다. 녹슨 철근이 튀어나온 벽을 짚고 몸을 날리자, 수색자의 길고 뼈마디 튀어나온 손이 진이 방금까지 있던 자리를 갈랐다. 콘크리트 조각이 부서지는 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진은 좁은 틈새와 무너진 건물 사이를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갔다. 그의 몸은 가볍고 민첩했지만, 몇 날 며칠을 제대로 먹지 못한 몸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폐 속에서 쇠 맛이 느껴졌다. 숨을 쉴 때마다 날카로운 통증이 온몸을 찔렀다. 발목을 삐끗할 뻔한 순간도 여러 번이었다.

겨우 수색자를 따돌리고 숨을 고른 곳은, 한때 번화했던 백화점이었을 거대한 건물의 잔해였다. 모든 유리창은 깨지고, 간판은 반쯤 떨어져 나갔으며, 입구에는 알 수 없는 끈적한 점액이 말라붙어 있었다. 진은 며칠 전, 그가 설치해 둔 덫을 확인하기 위해 이곳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먹을 것을 찾지 못하면, 오늘은 얼어 죽든 굶어 죽든 둘 중 하나였다. 이젠 선택의 여지조차 없었다.

진은 조심스럽게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퀴퀴한 먼지 냄새와 함께 희미한 피 냄새가 났다. 희망이 고개를 들었다. 심장이 한 번 더 크게 울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포가 아닌 기대감이었다.

발자국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바닥에 깔린 부서진 마네킹 조각들과 한때 화려했을 옷가지들이 기괴한 모습으로 널려 있었다. 한때 이곳은 사람들로 북적였겠지. 반짝이는 옷을 고르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고, 서로 웃고 떠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죽음만이 유일한 손님이다. 세상은 그렇게 한순간에 뒤틀렸다. ‘균열’이 열리고, 재앙이 쏟아져 들어왔을 때, 진은 겨우 열 살이었다. 가족의 얼굴조차 희미해진 기억 속에서, 오직 ‘살아남아야 한다’는 본능만이 그를 움직였다. 그의 삶은 오직 오늘을 살기 위한 투쟁의 연속이었다.

진은 덫이 설치된 곳으로 향했다. 낡은 창고 안, 덮개로 가려진 덫 옆에는 어둠 속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검은 그림자가 움직이고 있었다.
‘성공인가?’
진은 기대감에 부풀어 조심스럽게 다가섰다. 하지만 그림자는 그가 예상했던, 지친 몸으로 잡힌 토끼나 쥐의 형태가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사람처럼 두 발로 서 있었고, 진을 향해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붉게 빛나는 두 눈동자, 그리고 입가에 묻어 있는 검붉은 피.
그것은 진이 설치한 덫에 걸린 ‘수색자’였다. 아니, 정확히는 다른 생존자가 설치한 덫에 걸려 잡아먹히고 있던 수색자였다. 더 끔찍한 것은, 진이 설치한 덫은 이미 누군가에게 비워져 있었다는 사실이다. 안에 있던 미끼는 물론, 작게나마 걸렸을지 모를 작은 짐승의 흔적조차 없었다. 깨끗하게 사라졌다.

그림자는 기이한 소리를 내며 진을 향해 완전히 몸을 돌렸다. 진은 순간적으로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는 것을 느꼈다. 굶주림이 만들어낸 헛된 희망에 잠시 잊고 있던 날것의 공포가 그를 덮쳤다.
덫은 비어있었다.
그리고 그 안을 노리고 있던 것은, 수색자보다 훨씬 더 무서운 무언가였다. 밤은 깊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진은 다시, 굶주림과 다른 포식자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차가운 시선이 그의 심장을 꿰뚫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