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오페라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 균열 속의 메아리

타닥, 타닥.

지훈은 천장에 매달린 낡은 형광등이 미쳐가는 소리를 들으며 몸을 뒤척였다. 벌써 새벽 두 시. 간밤부터 이어진 이상한 현상들이 온 신경을 곤두세우게 만들었다. 그는 며칠째 제대로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저 윗집 아이들이 늦게까지 뛰어노는 소리겠거니 했다. 쿵, 쿵, 쿵. 불규칙하고 둔탁한 진동은 그러나 천장이 아닌 바로 그의 발밑, 혹은 벽 속에서 울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젠장, 노이로제 걸리겠네.”

중얼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침대 발치에 벗어둔 슬리퍼를 찾으려 발을 내렸다. 차가운 마루바닥의 감촉이 소름 끼치도록 선명했다. 그 순간, 탁자 위에 놓여있던 물컵이 그의 눈앞에서 아주 천천히,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럽게 공중으로 떠올랐다.

지훈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숨이 멎었다. 컵은 마치 보이지 않는 실에 매달린 듯 흔들림 없이 수십 센티미터 상승했다. 물방울이 맺힌 컵 표면이 희미한 달빛을 받아 번들거렸다. 그의 눈은 컵의 움직임을 쫓는 동시에 혹시나 주변에 장난칠 만한 도구가 숨겨져 있을지 미친 듯이 스캔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컵은 그저… 떠올랐을 뿐이었다.

공포가 심장을 옥죄었다. 이건 환각이 아니었다. 어제는 방문이 저절로 닫히는가 싶더니, 며칠 전에는 식탁 위 포크가 제멋대로 춤을 추듯 덜그럭거렸다. 지훈은 애써 이 모든 것을 낡은 아파트의 해프닝이나 자신의 피로 때문이라고 치부해왔다. 하지만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이 기괴한 현상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었다.

털썩.

공중에 떠 있던 컵은 그를 비웃기라도 하듯, 그가 방심한 틈을 타 그대로 바닥으로 떨어졌다. 요란한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 났다. 차가운 물줄기가 사방으로 튀어 그의 얼굴에 닿았다.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굳어있던 지훈은 그제야 제정신이 돌아온 듯 움찔거렸다.

“뭐, 뭐야….”

떨리는 목소리가 빈 방에 울렸다. 그는 뒤로 물러서며 벽에 등을 기댔다. 쿵, 쿵, 쿵. 아까보다 훨씬 격렬한 진동이 다시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그의 몸이 함께 떨릴 정도였다. 진동과 함께 벽에 걸린 액자가 삐걱거렸고, 낡은 시계추는 미친 듯이 좌우로 흔들렸다.

그때였다. 창밖에서 섬광이 번쩍였다. 번개는 아니었다. 마치 우주선이 착륙할 때나 내뿜을 법한 강렬하고 푸른빛이었다. 아파트 전체가 일순간 푸른색으로 물들었다. 빛은 잠시 후 사라졌지만, 그 직후 진동은 마치 증폭기라도 단 것처럼 한층 거세졌다.

천장에서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지훈은 고개를 들었다. 천장 중앙의 석고보드에 작은 균열이 생겨 있었다. 그리고 그 균열의 틈새로, 아주 미약하게, 별빛 같은 파란 불빛이 깜빡였다. 마치 먼 우주 어딘가에서 보내온 신호처럼, 기이하고 아름다운 빛이었다.

“젠장! 무슨 일이야!”

지훈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등골을 타고 흐르는 식은땀은 이미 축축한 그의 잠옷을 더 무겁게 만들었다. 그는 방문을 향해 달려갔다. 이 아파트를 벗어나야만 했다. 이 기괴한 공간에서 벗어나야 했다.

하지만 방문은 열리지 않았다. 손잡이를 붙잡고 아무리 흔들어도 꼼짝도 하지 않았다. 굳게 잠긴 것도 아니었다. 그저… 움직이지 않을 뿐이었다. 마치 방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상자가 되어버린 듯, 세상과 단절된 느낌이었다.

“열려! 제발 열라고!”

그가 문고리를 잡아당기는 순간, 등 뒤에서 싸늘한 한기가 몰려왔다. 단순한 한기가 아니었다. 피부가 쭈뼛 서고, 뼈 속까지 얼어붙는 듯한 차가움이었다. 돌아보자, 거실 중앙에 놓인 오래된 전신 거울이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거울 속 지훈의 얼굴은 공포에 질려 파랗게 질려 있었다. 하지만 거울은 지훈의 모습만을 비추고 있지 않았다.

거울 속 지훈의 어깨 뒤로, 아파트의 벽이 희미하게 일렁였다. 마치 물속에 잠긴 도시처럼 일렁이는 벽 너머로, 검푸른 심연이 펼쳐져 있었다. 수억 개의 별들이 반짝이는 우주의 광경이 거울 안에 담겨 있었다. 그리고 그 무한한 공간 속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아주 천천히, 마치 잠에서 깨어나는 듯 움직였다. 그것은 형체가 없었다. 그저 어둠이 응축된 덩어리였다. 그러나 지훈은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저것이 자신을, 이 아파트를, 그리고 이 도시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는 것을.

쿵, 쿵, 쿵. 진동은 이제 아파트 전체를 뒤흔드는 포효로 변해 있었다. 천장의 균열은 삽시간에 거미줄처럼 번져나갔다. 파란 빛은 더욱 강렬해졌다. 그 빛이 지훈의 눈을 멀게 할 만큼 강력해지자, 거울 속의 우주 또한 격렬하게 요동쳤다.

지훈은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의 눈은 거울 속의 심연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곳의 그림자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것은 비정형의 존재였으나, 무수히 많은 팔과 촉수를 지닌 듯한 실루엣이 보였다. 마치 수억 년 동안 잠들어 있던 존재가, 마침내 그의 아파트에서 깨어난 것 같았다.

“도와… 줘….”

그의 입에서 겨우 한마디가 흘러나왔다. 그 순간, 거울 속 그림자의 한 부분에서 섬광이 터져 나왔다. 그 빛은 거울을 뚫고 현실로 튀어나왔다. 지훈의 몸을 그대로 관통하며, 그는 정신을 잃었다. 모든 것이 정지했다. 진동도, 빛도, 그리고 그의 심장도.

오직 천장의 균열 사이로 새어 나오던 파란 불빛만이, 미약하게 깜빡이고 있을 뿐이었다.

이것이 그의 아파트에서 벌어진 일의 시작인지, 아니면 끝인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