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아르카나 마법 학원, 그 웅장한 이름만큼이나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진 곳.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도시의 스카이라인 한복판에서, 고대 유적을 연상시키는 흑요석 건물은 그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첨단 기술과 마법 공학이 뒤섞인 이 최고 엘리트 교육기관의 깊고 어두운 심연에, 감히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금기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극소수였다.

류진은 오늘도 아카데미의 오래된 배관 통로를 기어 다니고 있었다. 그의 손에는 낡고 해킹된 사이버덱이 들려 있었고, 눈에는 자체 제작한 AR 고글이 번쩍였다. 공식적으로 그는 ‘특수 장비 유지보수 보조’라는 명목으로 이 구석진 통로들을 탐색할 수 있었지만, 그의 진짜 목적은 늘 따로 있었다. 학원 시스템의 빈틈, 미지의 데이터 흐름, 그리고 그 너머에 감춰진 비밀을 찾는 것. 그것이 바로 류진의 유일한 재미이자 존재 이유였다.

“젠장, 여기도 막혔네.”

그의 고글 너머로 녹색 파형이 흐트러졌다. 낡은 금속 파이프에서 뚝뚝 떨어지는 응축수가 류진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먼지와 곰팡이 냄새가 뒤섞인 공기가 숨을 막히게 했다. 이곳은 학원의 가장 오래된 구역 중 하나인, ‘구(舊) 마력 제어실’ 지하 통로였다.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고 방치된 곳이었지만, 시스템 로그에서 가끔 이해할 수 없는 에너지 스파이크가 감지되는 곳이기도 했다. 류진은 그 스파이크의 원인을 쫓고 있었다.

“이건 그냥 노후화된 전력선 노이즈가 아니야… 뭔가 다른 게 있어.”

그는 사이버덱의 키보드를 빠르게 두드렸다. 홀로그램 인터페이스가 공중에 떠오르며 복잡한 코드들이 춤을 추었다. 류진의 손가락이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학원 전체의 에너지 흐름도를 실시간으로 추적했다. 대부분의 마법 에너지원은 학원 중심부의 거대한 에테르 코어에서 공급되지만, 구 마력 제어실 지하에서 감지되는 미세한 파동은 그와는 전혀 다른 패턴을 보였다. 마치… 살아있는 무언가에서 발산되는 듯한 불규칙하면서도 강렬한 파동이었다.

“찾았다.”

류진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오래된 환풍기 뒤편, 육안으로는 식별 불가능한 전자 펄스가 포착되었다. 그는 주저 없이 작은 전동 공구를 꺼내 환풍기 그릴을 뜯어냈다. 그 안에는 녹슨 벽이 드러났고, 벽 한가운데에는 낡은 키패드가 박혀 있었다. 키패드 위에는 지워진 글씨로 ‘PROHIBITED. UNACCREDITED ACCESS FORBIDDEN.’이라는 경고가 새겨져 있었다.

“금지라고? 그럼 더 들어가 봐야지.”

류진은 경고에 개의치 않고 사이버덱을 키패드 포트에 연결했다. 고글 속 데이터가 폭풍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방화벽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견고했다. 학원 메인 시스템에서도 이 정도의 보안은 없었다. 하지만 류진은 이미 이런 류의 퍼즐에는 도가 튼 해커였다. 몇 분간의 씨름 끝에, 시스템이 비명을 지르듯 ‘삑!’하는 소리를 내며 잠금장치가 해제되었다.

묵직한 철문이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천천히 열렸다. 안쪽에서는 차갑고 습한 공기가 뿜어져 나왔다. 복도 너머는 칠흑 같은 어둠에 잠겨 있었고,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규칙적인 ‘쿵… 쿵…’ 하는 소리가 심장을 울렸다. 마치 거대한 무언가의 심장 박동 같았다.

류진은 마스크를 고쳐 쓰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섰다. 문은 그의 뒤에서 소리 없이 닫혔다. 내부의 공기는 바깥과 완전히 달랐다. 퀴퀴한 곰팡이 냄새 대신, 희미한 금속과 알 수 없는 유기물 냄새가 섞여 있었다. 그의 AR 고글이 자동으로 야간 투시 모드로 전환되며 주위를 밝혔다.

복도는 길고 음산했다. 벽에는 기묘한 문양의 케이블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고, 간간이 보이는 낡은 홀로그램 패널에서는 알아볼 수 없는 경고 문구들이 지직거렸다. 패널 중 하나에는 붉은색으로 ‘LEVEL Ω-7. ISOLATION PROTOCOL ACTIVE.’라는 문구가 깜빡이고 있었다. Ω-7? 학원의 어떤 지도에서도 본 적 없는 층이었다.

‘쿵… 쿵…’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류진은 홀로그램 패널에서 데이터를 추출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데이터는 파편화되어 있었고, 대부분 암호화되어 있었지만, 몇몇 해독된 단어들은 그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생체 에너지 동기화’, ‘의식 추출’, ‘마나 공급원’, ‘원형(原型) 유지 관리’…

그가 복도 끝에 다다르자, 어두운 공간 너머로 희미한 푸른빛이 새어 나왔다. 빛을 따라 들어선 곳은 거대한 원형 홀이었다. 류진의 눈이 경악으로 크게 뜨였다.

홀의 중심에는 거대한 기계 장치가 자리 잡고 있었다. 금속과 유기물이 뒤섞인 듯한 기괴한 형상이었다. 수많은 케이블들이 이 장치에서 뻗어 나와 홀 전체를 감싸고 있었고, 케이블 끝은 벽면에 박힌 수십 개의 투명한 원통형 ‘캡슐’에 연결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캡슐들 안에는…

“맙소사…”

류진의 입에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캡슐 안에는 인간의 형체를 한 무언가들이 부유하고 있었다. 그들은 알몸이었고, 눈은 감겨 있었으며, 피부는 창백하리만치 하얬다. 그들의 몸에는 가는 케이블들이 여러 곳에 연결되어 있었고, 그 케이블들을 통해 푸른빛 에너지가 캡슐 밖의 거대한 장치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은 고통스러운 듯 일그러져 있었고, 어떤 이들은 미세하게 몸을 떨고 있었다. 마치… 꿈속에서 끔찍한 악몽을 꾸는 것처럼.

류진은 떨리는 손으로 사이버덱을 들어 올렸다. 고글 속 데이터가 미친 듯이 갱신되었다. 캡슐 옆의 작은 패널에는 각 개체의 생체 정보와 함께, ‘마력 생산량’, ‘정신력 안정도’, 그리고 ‘의식 활동 레벨’ 같은 기괴한 수치들이 표시되어 있었다.

이것은… 이들은 마력을 생산하는 도구들이었다. 인간의 몸과 의식을 이용해 강제로 마나를 추출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마나는… 아르카나 마법 학원의 에테르 코어를 통해 학원 전체로 공급되고 있었다. 학원의 모든 마법은, 이들의 희생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류진의 눈은 홀의 중앙에 있는 거대한 장치로 향했다.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심장처럼 ‘쿵… 쿵…’하고 거대한 맥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장치의 가장 높은 곳에는 하나의 캡슐이 다른 캡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게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캡슐 안의 존재는 다른 이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인간의 형상이었지만, 마치 에너지 덩어리처럼 빛나고 있었고, 주변의 모든 케이블은 그 캡슐을 향해 연결되어 있었다. 그것이 바로 이 모든 시스템의 ‘원형’이었다.

“이건… 금기가 아니야. 이건… 저주야.”

그때였다. 류진의 사이버덱에서 날카로운 경고음이 울렸다.

[경고: 무단 침입 감지. 보안 프로토콜 ‘망자(亡者)의 노래’ 가동.]
[경고: 침입자 위치 특정. 즉각적인 제압 조치 시작.]

홀의 천장에서 붉은 비상등이 깜빡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캡슐 안의 존재들이 일제히 몸을 비틀기 시작했다. 그들의 고통스러운 신음소리가 홀 전체에 울려 퍼졌다. 류진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들의 의식이 깨어나는 것일까? 아니면… 시스템의 반응일까?

복도 쪽에서 묵직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기계음과 함께 무장한 학원 보안 드론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류진은 혼비백산하여 몸을 돌렸다.

“젠장!”

그는 사이버덱을 움켜쥐고 왔던 길을 되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희생 위에서 피어난 거대한 마법 학원의 그림자가, 이제 류진의 등 뒤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다. 지하의 끔찍한 금기, 그 존재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