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둠 속의 섬광
“젠장, 제이! 이게 대체 무슨 짓이야?” 세라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화물칸 공기를 갈랐다. 그녀의 눈은 한 점의 빛도 허용하지 않는 듯, 화물칸 중앙에 떠 있는 검은 사각형 덩어리에 고정되어 있었다. 거친 숨소리가 어두운 공간에 희미하게 울렸다.
제이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그는 스크린을 연신 두드리며 데이터를 확인했지만, 결과는 늘 같았다. “모릅니다, 세라님. 모든 분석 장비가 먹통이에요. 이 물체가 발산하는 에너지 파장이… 지금까지 인류가 접해본 적 없는 방식입니다.”
카인은 묵묵히 그 검은 유물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의 시선은 유물의 표면을 훑었다. 완벽한 직육면체, 모든 면이 매끄럽고 차가운 검정색이었으나, 그 속에서 희미하게 자주색 빛이 맥동하고 있었다. 마치 살아있는 심장처럼.
“어떤 파장인데?” 카인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눈은 이미 유물의 ‘속성’을 읽어내려는 듯, 날카롭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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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메시지] ‘미확인 유물: 차원의 틈새’를 발견했습니다.**
**[시스템 메시지] ‘퀘스트: 심연의 유산’이 활성화되었습니다.**
**[시스템 메시지] 목표: 유물의 정체를 밝히고, 그 힘을 제어하십시오.**
**[시스템 메시지] 난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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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캡틴… 저, 저거 분명히 저희 배의 모든 시스템에 간섭하고 있어요. 생체 신호 분석 장치도 오류를 뿜어내고, 중력 제어장치도 불안정합니다. 지금 제 손목에 있는 바이오 모니터링 장치도 계속 경고음을 울리고 있어요!” 그녀의 손목에 감긴 장치에서 실제로 약한 경고음이 “삐- 삐-” 하고 울렸다.
“안정화시켜, 제이.” 카인의 명령은 짧고 단호했다.
제이는 스크린을 다시 한번 두들겼지만, 이내 절망적인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안 됩니다! 모든 보조 전력마저도 저 물체에 흡수되고 있어요! 이런 식이라면, 몇 분 안에 아스트라호의 모든 기능이 정지할 겁니다!”
갑자기, 유물에서 뿜어져 나오던 자주색 빛이 더욱 강렬해졌다. 화물칸 전체가 일렁이는 자주색 안개로 뒤덮이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동시에 ‘치지직’하는 정전기 같은 소리가 울렸다. 전기가 흐르는 듯한 오싹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젠장, 뭐야!” 세라가 검을 뽑아 들었다. 그녀의 오른손에 쥐어진 홀로그램 검이 창백하게 빛났다. 검날에서 푸른빛이 희미하게 아른거렸다.
카인도 곧장 허리춤의 블래스터를 움켜쥐었다. 그의 눈동자에 긴장감이 역력했다. “모두 경계 태세!”
그 순간, 유물의 한쪽 면에서 작은 균열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드드득’ 하는 소리가 정적을 깨고 울려 퍼졌다. 균열은 점차 커지더니, 이내 손바닥만 한 크기의 검은 구멍을 형성했다. 그 안쪽은 마치 우주의 심연처럼, 빛 한 점 없는 완벽한 어둠이었다. 그 어둠이 주변의 모든 빛을 삼키는 듯했다.
“저 안에서… 뭔가 튀어나올 것 같아요!” 엘라가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외쳤다. 그녀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검은 구멍에서 기다란 촉수 하나가 스르륵 튀어나왔다. 끈적한 검은 액체를 흘리는 듯한 촉수는 느릿하게 허공을 더듬었다. 촉수의 끝에는 수십 개의 작은 눈들이 박혀 있었고, 그것들이 일제히 승무원들을 향해 번뜩였다. 섬뜩하고 혐오스러운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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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메시지] ‘미지의 존재: 심연의 탐색자’가 출현했습니다!**
**[시스템 메시지] ‘전투’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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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개시!” 카인의 외침과 동시에 블래스터가 불을 뿜었다. ‘쉬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에너지탄이 촉수를 향해 날아갔다. 세라도 망설임 없이 홀로그램 검을 휘둘러 촉수를 잘라냈다. ‘촤악!’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액체가 흩뿌려졌다.
하지만 잘려나간 촉수는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금방 재생되었다. 게다가 검은 구멍에서는 두 번째, 세 번째 촉수가 연이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화물칸은 순식간에 기괴한 촉수들로 가득 차버렸다. 끈적한 움직임이 공포를 더했다.
“젠장, 재생력이 말도 안 돼!” 제이가 당황해서 외쳤다. 그의 무기는 해킹 장비였기에 직접적인 전투에는 약했다. 그는 태블릿을 움켜쥐고 촉수를 피해 이리저리 움직였다.
엘라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촉수 하나가 그녀의 팔을 향해 뻗어왔다. 검은 눈들이 그녀를 노려보는 듯했다.
“엘라!” 카인이 몸을 날려 엘라를 밀쳐냈다. 그 순간, 촉수 하나가 카인의 어깨를 휘감았다. ‘으읍!’ 카인의 신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시스템 메시지가 팝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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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메시지] ‘카인’이 ‘심연의 탐색자’에게 붙잡혔습니다. 치명적인 독 공격이 시작됩니다!**
**[시스템 메시지] HP: 98/100 -> 95/100 -> 92/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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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를 조여오는 고통에 카인은 블래스터를 놓칠 뻔했다. 검은 촉수들은 흡사 살아있는 올가미처럼 그의 몸을 휘감았다. 그가 발버둥 칠수록 촉수들은 더욱 강하게 죄어왔다. 뼈가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이 전신을 꿰뚫었다.
세라가 급히 달려와 카인의 어깨를 감은 촉수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챙강!’ 홀로그램 검이 촉수에 닿자 검은 액체가 튀었다. 촉수는 잠시 움츠러드는 듯했으나, 곧바로 더 격렬하게 카인을 휘감기 시작했다.
“안 돼! 이대로는 캡틴이…!” 엘라가 울먹였다. 그녀의 얼굴은 눈물과 공포로 얼룩져 있었다.
그 순간, 제이가 눈을 번뜩였다. 그는 한 손으로는 전투를 회피하며 다른 한 손으로 태블릿을 미친 듯이 조작했다. 그의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맹렬히 움직였다. “젠장, 이놈들 코드를 읽을 수가 없어… 뭔가 핵심이 있을 텐데… 아! 찾았다! 에너지 증폭 패턴! 이놈들은 이 유물을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고 있어!”
“그게 무슨 말이야, 제이?!” 세라가 소리쳤다. 그녀는 계속해서 촉수를 베어내고 있었지만, 끝없이 솟아나는 촉수들 때문에 지쳐가고 있었다. 그녀의 체력 바가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저 유물을 파괴해야 합니다! 저 유물이 에너지 공급원이에요! 파괴하면 이놈들도 사라질 겁니다!” 제이가 외쳤다. 그의 목소리에는 희망과 다급함이 뒤섞여 있었다.
하지만 유물은 마치 검은 강철덩어리처럼 단단해 보였다. 카인은 여전히 촉수에 붙잡혀 있었고, 그의 HP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었다. 이미 한계에 다다른 듯, 그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쉽지 않아… 제이! 약점이 어디야!” 카인이 고통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외쳤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타오르고 있었다.
“저 맥동하는 자주색 빛! 그게 유물의 코어 에너지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접근하기가…!”
그때, 촉수 중 하나가 화물칸 천장을 향해 뻗어 올라가더니, 아스트라호의 주요 전력 케이블을 휘감았다. ‘찌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케이블에서 스파크가 튀었다. 화물칸의 조명이 한순간 깜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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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메시지] 아스트라호의 메인 전력이 불안정해졌습니다! 경고! 시스템 다운 60초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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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러다 배가 터지겠어!” 엘라가 패닉에 빠졌다.
카인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의 눈빛이 결연하게 변했다. “세라, 제이! 내가 시간을 벌게! 저 유물의 약점을 찾아 파괴해! 엘라, 제이를 도와!”
촉수에 완전히 휘감긴 카인의 몸에서 희미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그가 가진 ‘직업 스킬’의 기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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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메시지] ‘선장’ 스킬, ‘결집된 의지’를 사용합니다!**
**[시스템 메시지] 모든 공격이 ‘카인’에게 집중됩니다. 주변 아군에게 방어력 증가 버프가 부여됩니다.**
**[시스템 메시지] ‘카인’이 ‘어그로’를 획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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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세라가 비명을 질렀다. 카인의 몸을 휘감은 촉수들이 더욱 격렬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주색 빛 또한 격렬하게 일렁였다. 모든 촉수가 카인을 향해 맹렬히 달려들었다.
제이는 카인의 희생을 감지한 듯, 필사적으로 태블릿을 두드렸다. 그의 손가락은 키보드를 춤추듯 오갔다. “젠장… 젠장! 반드시 약점을 찾아낸다!”
그 순간, 유물의 한쪽 면에 균열이 생기며 이전보다 훨씬 큰 자주색 빛이 한 번 더 번쩍였다. 그리고 그 빛 속에서, 마치 심연의 문이 열린 듯, 또 다른 무언가가 기어나올 조짐을 보였다. 촉수보다 훨씬 거대하고, 훨씬 불길한 형체가 검은 구멍 너머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악의 기운이 화물칸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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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메시지] ‘심연의 군주’가 소환을 준비합니다!**
**[시스템 메시지] 아스트라호의 메인 전력 시스템이 붕괴되었습니다!**
**[시스템 메시지] 경고! 30초 후, ‘아스트라호’가 폭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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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초?!” 세라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카인! 제이! 엘라! 어서 도망쳐야 해!”
“아니!” 카인의 목소리가 고통 속에서도 단호하게 울렸다. 그의 몸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가고 있었다. “우린 여기서 이 괴물들을 막아야 해! 이 유물을 파괴해야만 해! 안 그러면… 이 우주 전체가 위험해질 거야!”
제이의 손가락이 마침내 멈췄다. 그의 얼굴에 희미한 희망의 빛이 스쳤다. “찾았습니다! 유물의 핵이 노출되었어요! 저기, 균열 사이로 보이는 보라색 수정! 저걸 부숴야 합니다!”
그가 가리킨 곳은 유물의 표면에 새로 생긴 균열 사이로 희미하게 빛나는 작은 수정체였다. 하지만 그곳까지 접근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촉수와, 이제 막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심연의 군주’의 위협을 뚫고 가야 했다. 그 거대한 존재는 이미 반쯤 화물칸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카인의 HP는 이제 한 자릿수로 떨어져 있었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타오르고 있었지만, 몸은 한계에 다다랐다. 그의 숨결은 이미 끊어질 듯 가늘었다.
“나머지는… 너희에게 맡긴다…!” 그의 목소리가 끊어질 듯 희미해졌다.
세라는 카인의 얼굴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젠장… 카인! 포기하지 마! 제이! 엘라! 서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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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메시지] ‘아스트라호’의 자폭 카운트다운: 2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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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칸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우웅-콰콰쾅!’ 아스트라호가 붕괴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심연의 기운과, 함선이 폭발하기 직전의 진동이 뒤섞여 혼돈 그 자체였다. 천장에서는 파편들이 떨어져 내리고, 바닥은 끊임없이 진동했다.
세라는 검을 움켜쥐고 유물의 핵을 향해 돌진했다. 그녀의 눈은 오직 수정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엘라는 제이를 따라 그의 뒤를 지키며 블래스터를 발사했다. 제이는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끌어모아 유물의 핵을 향해 해킹 모듈을 던질 준비를 했다.
과연 그들은 이 심연의 유물을 파괴하고, 아스트라호의 파괴를 막아낼 수 있을까? 아니면 이 미지의 힘에 잠식당하여 우주의 먼지가 될까? 그들의 운명은 이제 카운트다운 숫자처럼 빠르게 소진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