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무지 협객
**[에피소드 1: 잿빛 바람 속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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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폐허가 된 도시 외곽**
**[장면 1]**
* **시각:** 해 질 녘, 붉고 탁한 노을이 먼지 자욱한 하늘을 물들인다.
* **배경:** 앙상한 철근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거대한 건물의 잔해들. 무너져 내린 콘크리트 조각과 뒤틀린 금속 더미가 길을 막고 있다. 이름 모를 넝쿨 식물들이 폐허를 뒤덮고, 곳곳에 황량한 바람이 휘몰아쳐 잿빛 먼지를 일으킨다. 정적만이 가득하다.
* **캐릭터:** 낡은 삿갓을 깊이 눌러쓴 한 남자, 강휘(姜輝)가 폐허 속을 조심스럽게 걷고 있다. 그의 등에는 녹슬었지만 날카로운 기운이 느껴지는 검이 매여 있고, 손에는 닳아빠진 가죽 장갑이 끼워져 있다. 그의 눈은 주변을 끊임없이 살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한때 번화했을 거리를 가로지르는 그의 발걸음은 조용하고 신중하다.
**강휘 (내레이션)**
(속으로) 언제나 그랬다. 해가 질 무렵이면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고, 세상의 날카로운 이빨은 더 깊숙이 드러나는 법. 이 썩어버린 세상은 우리에게 한순간의 평화도 허락하지 않는다.
**[장면 2]**
* **배경:** 강휘가 멈춰 선다. 그의 시선은 무너진 상점가의 잔해 속, 한때 약방이었을 법한 곳을 향한다. 유리창은 깨지고 간판은 삭아 알아보기 힘들지만, 어렴풋이 약재 그림이 남아있다.
* **강휘:** (폐허가 된 약방을 바라보며) …여기에도 이제 남은 것은 없겠지.
**[장면 3]**
* **배경:** 강휘가 조심스럽게 약방 안으로 들어선다. 바닥에는 깨진 도기 조각과 삭은 나무들이 널려 있다. 공기 중에는 먼지와 곰팡이 냄새가 섞여 코를 찌른다.
* **액션:** 강휘가 한쪽 벽에 기대어진 낡은 찬장을 손으로 쓸어본다. 먼지를 털어내자, 안쪽에 찌그러진 금속 통 하나가 보인다.
* **강휘:** (통을 꺼내 들고 흔들어 본다. 희미하게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곳에서 의외의 수확이라니.
**[장면 4]**
* **클로즈업:** 금속 통을 열자, 안에서 바싹 마른 몇 조각의 ‘건강초(健强草)’가 모습을 드러낸다. 흙먼지로 오염된 세상에서 약초는 금보다 귀한 존재다.
* **강휘:** (작게 한숨을 쉬며) 이제 며칠은 더 버틸 수 있겠군.
**#2. 어둠 속의 습격**
**[장면 5]**
* **배경:** 강휘가 약방을 나와 다시 폐허 속을 걷는다. 이제 해는 완전히 넘어가고, 어둠이 세상을 잠식한다. 멀리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 **액션:** 강휘가 갑자기 멈춰 선다. 그의 몸이 미세하게 경직된다.
* **효과음:** 쉬이이익… (어둠 속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
**강휘 (내레이션)**
(속으로) 언제나 방심은 죽음으로 이어진다. 이 썩어버린 세상에서 가장 비싼 대가다.
**[장면 6]**
* **배경:**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짐승의 눈빛이 포착된다. 희미한 달빛 아래,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여러 개의 형체가 강휘를 둘러싸기 시작한다.
* **캐릭터:** ‘아귀(餓鬼)’. 세상이 뒤틀린 후 나타난 기형적인 존재들. 짐승의 탐욕과 인간의 잔혹함이 뒤섞인 듯한 모습. 이빨은 날카로운 톱니 같고, 손톱은 쇠붙이를 찢을 듯 길다. 굶주린 신음 소리가 폐허에 울려 퍼진다.
* **아귀 떼:** (낮고 굶주린 신음, 뼈를 긁는 듯한 소리) 그르르륵… 쉭!
**[장면 7]**
* **액션:** 강휘는 망설임 없이 등 뒤의 검을 뽑아 든다. 녹슨 검날이 달빛을 받아 차갑게 번뜩인다. 그의 자세는 흐트러짐 없이 단단하다.
* **강휘:** (나직하게 읊조리듯) …결국 이 길마저도 평탄치 못하군.
**[장면 8]**
* **액션:** 선두에 선 아귀 한 마리가 번개처럼 달려든다. 길고 날카로운 손톱이 강휘의 심장을 노린다.
* **강휘:** (몸을 살짝 비틀어 공격을 피하고, 검을 휘둘러 아귀의 옆구리를 베어낸다.)
**[장면 9]**
* **액션:** 아귀의 몸에서 검은 피가 튀어 오르지만,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듯 더욱 격렬하게 달려든다. 동시에 뒤에서 다른 아귀들이 사방에서 강휘를 덮친다.
* **강휘:** (검을 빠르게 회전시켜 연속적으로 공격을 막아낸다. 철과 뼈가 부딪히는 소리가 날카롭게 울린다.)
* **강휘 (내레이션)**
(속으로) 녀석들은 고통을 모른다. 오직 굶주림만이 그들을 움직일 뿐.
**#3. 흑풍참(黑風斬)**
**[장면 10]**
* **액션:** 강휘의 움직임이 점차 빨라진다. 그의 검은 하나의 검은 그림자처럼 아귀들 사이를 헤집는다. ‘풍뢰검식(風雷劍式)’의 첫 번째 초식, ‘흑풍참(黑風斬)’! 검이 회오리바람처럼 휘몰아치며, 가까이 다가서는 아귀들의 목을 단번에 베어낸다.
* **효과음:** 휘이이익- 촥! 콰직! (칼바람 소리, 베어지는 소리, 뼈 부러지는 소리)
**[장면 11]**
* **액션:** 세 마리의 아귀가 동시에 강휘에게 달려든다. 강휘는 한 손으로는 검을 휘둘러 왼쪽과 오른쪽의 아귀를 견제하고, 다른 손으로는 빈틈을 노려 가운데 아귀의 머리를 강하게 가격한다. 그의 주먹에는 희미한 내공(內功)의 기운이 서려 있다.
* **효과음:** 퍽! 끄아악! (둔탁한 타격음, 아귀의 기괴한 비명)
**[장면 12]**
* **클로즈업:** 강휘의 얼굴. 땀방울이 그의 턱선을 타고 흐르지만, 그의 눈빛은 흔들림 없이 날카롭다. 그의 팔뚝에는 아귀의 손톱에 긁힌 듯한 얕은 상처가 생겨나 있다.
* **강휘 (내레이션)**
(속으로) 내공을 아껴야 한다. 하지만 이대로는… 끝이 없을 것이다.
**[장면 13]**
* **액션:** 강휘가 잠시 뒤로 물러서며 숨을 고른다. 남아있던 아귀들이 다시 덤벼들 준비를 한다. 그는 검을 쥔 손에 힘을 주며, 검 끝을 지면에 겨눈다. 그의 몸에서 희미한 푸른 기운이 피어오른다.
* **강휘:** (낮게 읊조린다) 피할 수 없다면… 부러뜨려야지.
* **효과음:** 즈으으응… (검에서 울리는 미약한 진동음)
**[장면 14]**
* **액션:** 강휘가 몸을 낮추고, 마치 화살처럼 아귀 떼 한가운데로 돌진한다. 그의 검은 푸른 섬광을 뿜어내며 맹렬하게 휘둘러진다. ‘풍뢰검식(風雷劍式)’의 진수, ‘천뢰격(天雷擊)’. 검 한 자루가 수십 개의 검광을 만들어내며 아귀들을 사정없이 난도질한다.
* **효과음:** 콰아아앙! 쉬쉬쉬쉭! 츠아아악! (뇌성이 울리는 듯한 검기, 살이 찢기는 소리)
* **아귀 떼:** (처절한 비명과 함께 갈가리 찢겨 쓰러진다.)
**[장장 15]**
* **배경:** 강휘의 주변으로 아귀들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다. 검은 피와 썩은 내음이 가득하다. 그는 지친 듯 거친 숨을 몰아쉬며 검을 지면에 짚고 선다. 그의 몸 곳곳에는 자잘한 상처들이 덧나 있다.
* **강휘:** (거친 숨을 몰아쉬며) 젠장… 생각보다 더 많았군.
**#4. 먼 곳의 불꽃**
**[장면 16]**
* **배경:** 강휘가 간신히 몸을 추스르고 주위를 둘러본다. 정적만이 다시 폐허를 감싼다. 그의 시선이 멀리, 수평선 너머의 어둠 속으로 향한다.
* **클로즈업:** 강휘의 눈. 피로가 역력하지만, 그 안에 꺼지지 않는 의지가 엿보인다.
* **액션:** 그의 시야에 아주 작은, 그러나 확고한 오렌지빛 점 하나가 들어온다. 폐허로 가득한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빛을 발하는 불꽃.
* **강휘:** (혼잣말처럼 나직하게) …불빛?
**[장면 17]**
* **클로즈업:** 멀리서 보이는 작은 불꽃. 너무나 희미해서 착각일 수도 있지만, 강휘의 눈에는 명확히 보인다.
* **강휘 (내레이션)**
(속으로) 저곳에… 무엇이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또 다른 위험일 수도, 혹은… 희망의 잔재일 수도.
하지만 이 잿빛 세상에서, 나는… 움직여야만 한다.
**[장면 18]**
* **배경:** 강휘가 힘겹게 한 걸음 내딛는다. 그의 발걸음은 여전히 무겁지만, 그 시선은 멀리 보이는 작은 불빛을 향해 있다. 그의 뒤로 널브러진 아귀들의 시체와 차가운 폐허만이 남는다.
* **강휘 (내레이션)**
(속으로) 생존은 곧 투쟁이다. 그리고 투쟁은, 다시 길을 걷는 것으로 시작된다.
나는…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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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1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