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찬란한 도시의 불빛이 쏟아져 들어오는 서아의 아파트 창문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그녀에게 평화로운 휴식처였다. 길고 고된 하루를 마치고 돌아와 막 샤워를 끝낸 그녀는 축축한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대충 털어내며 거실 소파에 몸을 던졌다. 텔레비전에서는 한가로운 재방송 드라마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따뜻한 차 한 잔이 손에 들려 있었다. 완벽한 저녁. 적어도 5분 전까지는.

“흐음?”

톡, 하는 소리와 함께 탁자 위 유리컵이 미묘하게 옆으로 밀려났다. 서아는 눈을 깜빡였다. 잘못 봤나? 아니면 지진인가? 그러나 도시의 고층 아파트에서 이런 미세한 흔들림은 보통 감지되지 않는다. 그리고 차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하며 컵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았다. “피곤하긴 피곤한가 보다. 별게 다 보이고.”

다시 드라마에 집중하려던 찰나, 거실 천장의 조명이 팟, 하고 한 번 깜빡였다. 서아는 인상을 찌푸렸다. 조명은 갈아끼운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고장인가?”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스위치 쪽으로 걸어갔다. 스위치를 톡톡 건드려 봤지만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다시 소파로 돌아왔을 때, 주방에서 쨍그랑 하는 소리가 들렸다. 유리컵이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 나는 소리.

서아는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평소에는 담담하던 그녀였지만, 이런 식의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은 언제나 심장을 조이는 법이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주방으로 향했다. 발밑에 유리 조각들이 반짝였다. 아까 그녀가 제자리에 돌려놓았던 바로 그 유리컵이었다. 깨진 조각들은 마치 누군가 던진 것처럼 싱크대와 냉장고 사이, 꽤 넓은 범위로 흩어져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그녀의 등골에 차가운 한기가 스며들었다. 창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현관문은 이중 잠금장치로 단단히 잠겨 있었다. 집 안에는 그녀 혼자뿐이다. 바람도, 진동도 없었다.

주섬주섬 유리 조각을 치우는 동안에도 기분 나쁜 침묵이 집 안을 가득 채웠다. 침묵은 곧 서늘한 공기로 변했고, 서아의 팔에 소름이 돋았다. 아무리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늦가을 밤에 이렇게까지 서늘할 리가 없었다. 마치 냉동고 문을 열어놓은 듯한 으스스한 한기였다.

그녀는 팔짱을 끼고 거실로 돌아왔다. 텔레비전 화면 속 드라마는 여전히 평화로웠지만, 그녀의 눈에는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그때였다. 침실 문이 삐걱, 하고 아주 천천히 열렸다.

서아는 숨을 멈췄다. “누구 있어요?”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녀는 침을 꿀꺽 삼키며 침실 문을 응시했다. 침실 안은 어둠 속에 잠겨 있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서아는 그 안에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어둠 속에서 자신을 응시하는 어떤 시선.

“장난치지 마세요.” 그녀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떨렸다.

갑자기 침실 안에서 우당탕, 하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가구들이 이리저리 부딪히고 넘어지는 듯한 소리였다. 서아는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더 이상 평범한 고장이나 우연으로 치부할 수 없었다. 이 집 안에, 아니, 이 집 안의 *무엇인가*가 그녀를 놀리고 있었다.

그녀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가슴께로 향했다. 심장 박동이 격렬해지며 혈액이 귓가에서 윙윙거렸다. 평소 같으면 이런 상황에서 비명을 지르거나 도망쳤을 것이다. 그러나 서아는 달랐다. 그녀의 내면 깊은 곳에서, 잠들어 있던 어떤 힘이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했다.

침실 문틈으로 그림자가 스윽, 하고 지나갔다. 분명 사람이 아닌, 형체 없는 검은 그림자였다. 그리고 그 그림자가 지나간 자리에서, 침대 시트가 공중으로 솟아올랐다가 격렬하게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더 이상 못 참아.” 서아의 눈동자가 싸늘하게 빛났다.

그녀는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았다. 불쾌함과 분노가 그녀의 마음을 지배했다. 이 곳은 그녀의 공간이었다. 그녀의 평화를 깨뜨리는 어떤 존재도 용납할 수 없었다.

서아는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녀의 몸 안에서 무언가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손바닥에서 은은한 온기가 피어오르더니, 그 온기는 곧 푸른빛으로 변했다.

“나타나.” 그녀가 나직이 속삭였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단호함이 깃들어 있었다.

그녀가 눈을 뜨자,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이 거실을 가득 채웠다. 그녀의 잠옷은 순백의 제복으로 바뀌어 있었고, 머리카락은 길게 늘어지며 은은한 광채를 뿜어냈다. 그녀의 손에는 마치 밤하늘의 별을 모아 만든 듯한 지팡이가 들려 있었다.

“감히 내 공간을 침범해?”

그녀의 목소리가 울리자, 침실 문이 활짝 열리며 그 안에 숨어 있던 어둠의 기운이 폭풍처럼 쏟아져 나왔다. 검은 연기처럼 일렁이는 형체가 서아를 향해 달려들었다. 집 안의 모든 물건들이 동시에 공중으로 떠올라 서아를 향해 날아들었다. 액자, 책, 쿠션, 심지어 식탁까지.

서아는 지팡이를 휘둘렀다. 푸른빛이 파도처럼 퍼져나가며 날아오는 물건들을 일시적으로 멈춰 세웠다.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어둠의 형체를 향해 돌진했다.

“이건 그냥 장난이 아니야. 그렇지?”

어둠의 형체는 낄낄거리는 듯한 불길한 웃음소리를 내며 서아의 주변을 맴돌았다. 서아는 어둠 속에서 섬뜩한 눈빛이 번뜩이는 것을 보았다. 단순한 원념이 아니었다. 이 기괴한 존재는 훨씬 더 오래되고, 훨씬 더 사악한 무언가였다.

서아는 지팡이 끝에서 빛의 구체를 만들어내 어둠을 향해 던졌다. 빛의 구체가 닿자, 어둠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잠시뿐, 어둠은 다시 더욱 강렬해진 기세로 그녀를 덮쳐왔다. 마치 먹이를 노리는 맹수처럼, 집 안의 모든 그림자가 꿈틀거리며 어둠의 형체에 힘을 보태는 듯했다.

“네가 여기서 뭘 원하는 거야?” 서아는 이를 악물었다.

그녀의 물음에 어둠의 형체가 잠시 멈칫하는 듯했다. 그리고 서아의 귓가에 차갑고 섬뜩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너는… 알고 있다…*

그 목소리는 서아의 심장을 꿰뚫는 듯했다. 알고 있다니, 뭘? 그녀는 순간적으로 아찔한 어지럼증을 느꼈다. 그리고 바로 그때, 어둠의 형체가 그녀의 방심을 놓치지 않고 맹렬히 파고들었다. 어둠의 촉수가 그녀의 팔을 휘감았다.

“크윽!”

차가운 고통이 전신을 덮쳤다. 어둠은 그녀의 빛을 빨아들이는 듯했다. 그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푸른빛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네 안의 빛… 우리에겐 필요하다…*

어둠의 속삭임이 서아의 정신을 헤집었다. 그녀의 눈앞에 알 수 없는 이미지들이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오래된 건물, 낡은 기록, 그리고… 또 다른 빛을 가진 소녀의 모습.

“말도 안 돼…!”

서아는 모든 힘을 짜내어 지팡이를 내리찍었다. 폭발하듯 뿜어져 나온 빛의 파동이 어둠의 촉수를 잘라냈다. 어둠은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하지만 그것은 도망치는 것이 아니었다. 어둠은 순식간에 집 안의 어두운 구석으로 흩어지더니, 곧 서아의 침대 위에서 다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훨씬 더 크고, 훨씬 더 끔찍한 형체로. 침대 위에서, 검은 그림자가 인간의 형상을 갖추는 듯했다. 그것은 웅크리고 앉아 있었지만, 그 존재감만으로도 방 안의 모든 공기를 압도했다.

서아는 숨을 삼켰다. 이 폴터가이스트 현상은 단순한 영적 현상이 아니었다. 이 존재는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그 무언가는… 어쩌면 그녀와 관련된 것일지도 모른다.

어둠의 형체가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어둠으로 이루어진 얼굴에서 두 개의 불길한 붉은 눈이 서아를 똑바로 응시했다.

*이제… 네 차례다…*

그것은 단순한 위협이 아니었다. 마치 정해진 운명을 이야기하는 듯한 섬뜩한 예고였다. 서아의 지팡이가 바들바들 떨렸다. 그녀는 혼란스러웠다. 이 존재는 누구인가? 왜 그녀의 집에 나타났는가? 그리고… 그녀 안의 빛을 왜 원하는가?

새로운 미스터리가 펼쳐지고 있었다. 도시의 밤은 여전히 불빛으로 번쩍였지만, 서아의 아파트는 이제 상상할 수 없는 어둠과 빛의 격전지로 변해 있었다. 그리고 이 싸움의 끝에는 그녀조차 알지 못하는 진실이 숨겨져 있을 터였다.

과연 서아는 이 기괴한 존재의 정체를 밝혀내고, 자신의 공간을 지켜낼 수 있을까? 아니면, 그녀 안에 잠재된 알 수 없는 힘 때문에 더 깊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될까?

— 다음 화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