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툴루 신화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크툴루 신화 웹툰] 도시의 균열: 1화 – 고요한 틈새

**[프롤로그: 검은 화면 위 흰 글씨]**

**내레이션 (민준의 목소리, 떨림)**
도시의 심장부, 콘크리트 미로 속에서… 나는 나만의 작은 섬을 찾았다.
평범하고, 고요한. 그래, 그렇게 믿었다.
모든 것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1화: 고요한 틈새]**

**[씬 1]**

**[패널 1]**
**배경**: 밤, 번화한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아파트 창밖으로 펼쳐져 있다. 수많은 고층 아파트 건물들이 불빛을 밝히고 있으며, 그 빛들은 마치 거대한 생명체의 비늘처럼 반짝인다. 그중 한 건물의 창문이 클로즈업된다.
**묘사**: 회색빛 콘크리트 외벽이 무수히 이어진 아파트 단지. 창가에 놓인 작은 화분 하나가 도시의 차가운 밤바람에 고독하게 흔들린다.

**[패널 2]**
**배경**: 민준의 아파트 거실. 깔끔하지만 어딘가 텅 빈 듯한 인테리어. 심플한 디자인의 소파와 작은 커피 테이블이 놓여 있다. 조명은 은은하게 켜져 있다.
**인물**: 민준. 서른을 앞둔 평범한 회사원. 후줄근한 티셔츠 차림으로 소파에 깊숙이 기대어 태블릿을 보고 있다. 하루의 피로가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민준**: (지친 한숨) 휴… 오늘도 무사히.

**[패널 3]**
**배경**: 민준의 시선이 머무는 곳. 커피 테이블 위, 아침에 마셨던 머그컵과 읽다 만 책이 놓여있다. 그의 손이 닿는 거리에는 아무것도 없다.
**묘사**: 방금 전까지 분명 손에 들고 있었던 TV 리모컨이 사라졌다.
**민준**: …?

**[패널 4]**
**배경**: 민준이 눈썹을 찌푸리며 테이블 위를 꼼꼼히 훑어본다. 소파 아래, 쿠션 사이도 뒤져본다.
**인물**: 민준. 여전히 리모컨을 찾지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민준**: 아… 내가 어따 놨더라. (중얼거림) 피곤해서 그런가. 정신이 없네.

**[패널 5]**
**배경**: 주방 식탁 위. 어이없게도 TV 리모컨이 아무렇지도 않게 놓여 있다. 그 옆엔 아침에 마셨던 머그컵이 놓여있어야 했지만, 그마저도 보이지 않는다.
**인물**: 민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리모컨을 바라본다. 손에는 아직 머그컵을 들고 있다.
**민준**: 아니, 이게 왜 여기 있어? 내가 여기 놨을 리가 없는데…
**SFX**: (바스락) – 거실 저편, 어둠 속에서 아주 작게 들리는 소리. 마치 종이가 마찰하는 듯한.

**[패널 6]**
**배경**: 민준이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어두운 거실 한쪽 구석. 거실장 아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곳.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인물**: 민준. 눈을 가늘게 뜨고 어둠을 응시한다.
**민준**: (속마음) 잘못 들었나. 바람이 부나. (피로한 눈을 비빈다)

**[씬 2]**

**[패널 7]**
**배경**: 다음날 아침. 민준이 출근 준비를 하고 있다. 욕실 거울 앞에서 면도를 한다.
**묘사**: 낡았지만 깨끗하게 관리된 화장실 타일. 세면대 위에는 면도 도구들이 정돈되어 있다.

**[패널 8]**
**배경**: 면도크림을 묻히고 있는데, 거울 한쪽 귀퉁이에 희미하고 불규칙한 얼룩이 보인다. 마치 물방울 자국 같기도 하고, 무언가 번져 붙은 것 같기도 하다.
**인물**: 민준. 무심코 거울을 본다.

**[패널 9]**
**배경**: 민준이 손으로 얼룩을 닦아보려 한다.
**묘사**: 손가락이 닿자마자, 얼룩은 닦이는 것이 아니라 기괴한 형태로 번지듯 거울 안으로 스며든다. 마치 액체가 종이에 흡수되듯. 그 과정이 찰나였지만, 왠지 모를 역겨운 느낌이 들었다.
**SFX**: (스르륵… 즈즈즈…) – 얼룩이 사라지는 소리, 동시에 낮은 긁는 듯한 소리.

**[패널 10]**
**인물**: 민준. 놀라서 굳은 표정. 손을 뗀 그의 손끝은 여전히 축축한 느낌이다. 눈을 비비고 다시 거울을 본다.
**묘사**: 아무것도 없던 거울 표면. 거울은 다시 완벽하게 깨끗하다.
**민준**: (속마음) 헛것을 봤나… 잠이 부족해서 그런가. 미쳤나봐.

**[씬 3]**

**[패널 11]**
**배경**: 밤, 민준의 침실.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고 있다. 침대 옆 협탁 위 스탠드를 켜고, 서점에서 산 소설책을 읽으려 한다.
**묘사**: 따뜻한 주황빛 조명이 방을 감싼다.

**[패널 12]**
**배경**: 스탠드 불빛이 갑자기 ‘깜빡’ 하고 꺼졌다가 다시 ‘깜빡’하고 켜진다.
**SFX**: (깜빡!) (찌이익…)

**[패널 13]**
**인물**: 민준. 고개를 들어 스탠드를 본다. 한두 번이 아니다.
**민준**: 또 이러네. 아, 이놈의 스탠드. 낡아서 그런가. 새로 사야 하나.

**[패널 14]**
**배경**: 민준이 스탠드를 툭툭 쳐본다. 불빛은 잠시 안정되는 듯했다가, 이내 더 격렬하고 불규칙하게 깜빡인다.
**묘사**: 불빛이 깜빡일 때마다 방 안의 그림자들이 기괴하게 늘어나고 줄어든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SFX**: (번쩍! 번쩍! 찌지직! 푸쉬쉭!)

**[패널 15]**
**인물**: 민준. 불안한 표정으로 스탠드 코드를 뽑아버린다. 방은 순식간에 어둠에 잠긴다. 어둠 속에 몸을 눕히지만, 잠은 오지 않는다.
**민준**: (속마음) 하… 이러다 전기세 폭탄 맞는 거 아니야? 아니, 그것보다…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쁘지. 으스스해.

**[패널 16]**
**배경**: 어둠 속 민준의 침실. 민준은 눈을 감고 있으나, 천장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듯한 느낌이다.
**묘사**: 천장에서 아주 희미하게, 마치 물이 새는 듯한, 혹은 무언가 작은 발톱으로 벽을 긁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규칙적이지 않고, 불쾌하게 불연속적이다.
**SFX**: (똑… 똑… 긁적… 긁적… 끼이익…) – 아주 희미하게, 그러나 점점 더 선명해지는 소리.

**[씬 4]**

**[패널 17]**
**배경**: 며칠 후, 민준의 아파트 현관문 앞. 바닥에 택배 상자가 놓여 있다.
**인물**: 민준. 퇴근하고 돌아와 현관문을 열고 택배 상자를 들고 들어온다. 지친 표정 속에도 약간의 기대감이 서려 있다.
**민준**: 휴… 드디어 왔다. (기대감 가득한 목소리)

**[패널 18]**
**배경**: 주방 식탁 위. 민준이 택배 상자를 내려놓고, 서랍에서 택배 칼을 꺼내려 한다.
**묘사**: 분명 어제 사용하고 서랍에 넣어둔 택배 칼이 서랍 안에서 보이지 않는다.
**인물**: 민준. 미간을 찌푸리며 서랍 안을 뒤적거린다.

**[패널 19]**
**배경**: 민준이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그의 뒤편, 냉장고 문에 자석으로 붙어있던 메모지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 그 메모지 위에 택배 칼이 아무렇게나 놓여있다.
**인물**: 민준. 경악한 표정으로 칼을 본다. 손에는 아직 서랍 손잡이가 쥐어져 있다.
**민준**: (경악) 아니… 이게 왜 여기 있어? 내가 여기 뒀을 리가… 없잖아! 대체 누가…

**[패널 20]**
**배경**: 민준의 시선이 냉장고로 향한다.
**묘사**: 냉장고 문에 자석으로 붙어있던 가족사진 액자가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다. 마치 누군가 건드린 것처럼, 혹은 쳐낸 것처럼. 그리고 그 액자 아래, 냉장고 문에는 희미한 검은 얼룩이 손자국처럼 찍혀 있다.
**SFX**: (철컥!) – 민준의 등 뒤, 열려있던 창문이 굳게 닫히는 소리. 잠금쇠까지 채워지는 듯한 불길한 소리.

**[패널 21]**
**인물**: 민준. 온몸이 굳는다. 식은땀이 흐른다. 그는 천천히, 마치 삐걱거리는 기계처럼 뒤를 돌아본다.
**묘사**: 거실 창문이 굳게 닫혀있다. 분명 그는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두고 나갔었다. 바람도 없는데, 창문은 물론 잠금쇠까지 굳게 채워져 있다.

**[패널 22]**
**인물**: 민준. 창백한 얼굴.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흘러내린다. 심장이 발끝까지 쿵 하고 떨어지는 듯한 느낌.
**민준**: (떨리는 목소리, 거의 속삭이듯이) 장난치지 마… 누구야? 누구 있어…?

**[패널 23]**
**배경**: 거실 한가운데, 놓여있던 작은 화분이 갑자기 뒤틀리듯 기울어진다. 마치 보이지 않는 힘이 잡아당기는 것처럼. 이내 화분 아래 놓여있던 흙이 바닥에 우수수 떨어진다.
**SFX**: (와르르) (쨍그랑!) – 화분이 바닥에 떨어지며 산산조각 나는 소리. 동시에 거실 창문 유리창에 가느다란 금이 ‘쩌억’ 하고 가는 소리가 겹쳐 들린다.

**[패널 24]**
**인물**: 민준. 공포에 질린 얼굴로 뒷걸음질 친다. 발이 바닥에 고정된 것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묘사**: 깨진 화분 옆, 마른 흙 위로 정체를 알 수 없는, 검고 점액질 같은 액체가 스며 나온다.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듯 꿈틀거리며, 바닥을 기어 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썩은 비린내와 시큼한 냄새가 훅 끼쳐온다.
**민준**: (극도의 공포, 헐떡이며) 흐읍… 흐읍… 뭐야… 이게… 저건…

**[씬 5]**

**[패널 25]**
**배경**: 밤, 민준의 아파트 거실. 모든 불이 꺼져 있다. 민준은 휴대폰 손전등에 의지한 채 소파에 웅크리고 있다.
**묘사**: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정적. 그러나 그 정적은 주변의 기이한 현상들과 어우러져 더 큰 불안감과 압박감을 불러온다. 민준의 눈은 광기로 번들거린다.
**민준**: (속마음, 떨림) 아니야… 잘못 본 걸 거야… 내가 너무 피곤해서… 이러다 미쳐버릴지도 몰라…

**[패널 26]**
**배경**: 민준의 시선이 천장을 향한다. 손전등 빛이 천장을 비춘다.
**묘사**: 천장 벽지 한쪽이 부풀어 오르듯 솟아있다. 마치 안에서 무언가 거대한 것이 꾸물거리며 밀어내려는 듯이.
**SFX**: (툭… 툭… 둑… 둑…) – 벽지 안에서 무언가 불규칙하게 두드리는 소리.

**[패널 27]**
**배경**: 부풀어 오른 벽지 사이로 미세한 균열이 생긴다. 그 균열 사이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온다.
**묘사**: 그 빛은 일반적인 조명 빛이 아니다. 보라색과 녹색, 그리고 푸른색이 뒤섞인, 불쾌하고 비현실적인 빛. 마치 생명이 없는 색들이 살아있는 것처럼 깜빡거린다.

**[패널 28]**
**배경**: 빛이 새어 나오는 균열이 점점 더 커진다. 균열 너머로 보이는 것은 아파트 내부가 아니다. 기괴하게 뒤틀린 공간, 차갑고 불길한 푸른빛과 붉은빛이 번뜩이는 낯선 풍경이 잠깐 비친다.
**묘사**: 비유하자면, 마치 공간 자체가 찢어지고 다른 차원의, 인간의 시야로는 이해 불가능한 풍경이 슬쩍 들여다보이는 것 같다. 모든 것이 불가능한 각도로 꺾여있고, 차갑게 빛나는 결정들이 솟아있다.
**SFX**: (지이이잉… 끼이이이익… 찌지직…) – 공간이 일그러지는 듯한 끔찍한 소음. 귀를 찢을 듯한 불협화음.

**[패널 29]**
**인물**: 민준. 공포에 질려 휴대폰 손전등을 떨어뜨린다. 그의 눈은 이미 초점을 잃고 공포로 가득하다.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식은땀이 뚝뚝 떨어진다.
**민준**: (흐느끼며,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아니야… 아니야… 이건… 이건 아니야…

**[패널 30]**
**배경**: 민준의 뒤쪽, 현관문이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열린다.
**묘사**: 문틈 사이로 칠흑 같은 어둠이 스며든다. 그 어둠은 평범한 어둠이 아니다. 그 안에서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것이 꿈틀거리고, 이빨을 드러내고, 수억 년의 시간에서 뿜어져 나오는 비린내가 아파트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패널 31]**
**배경**: 민준의 발치, 깨진 화분에서 흘러나왔던 검은 점액질이 마치 살아있는 촉수처럼 바닥을 기어 민준의 발목을 휘감으려 한다. 그것은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며 민준을 향해 뻗어온다.
**SFX**: (스르르르륵… 쭈왑… 쭈왑…) – 점액질이 기어오는 소리, 그리고 바닥에 달라붙는 소리.

**[패널 32]**
**인물**: 민준.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려 하지만, 목구멍에서 어떤 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그의 눈동자는 이미 초점을 잃었다. 얼굴은 피가 다 빠져나간 듯 하얗다.
**묘사**: 그의 눈앞에서 거실 전체가 조금씩 뒤틀리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벽의 무늬가 춤추고, 바닥의 타일이 불가능한 각도로 꺾이는 것처럼 보인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고 재조립되는 환각.

**[패널 33]**
**배경**: 민준의 주변으로, 벽과 천장, 그리고 열린 현관문 너머에서부터 희미한 속삭임이 울려 퍼진다.
**묘사**: 그것은 인간의 언어가 아니다. 인류가 이해할 수 없는, 너무나도 오래되고 원시적인 소리들의 집합. 날카로운 비명과 깊은 울림, 그리고 끈적이는 마찰음이 뒤섞여 마치 우주의 심연에서 들려오는 듯한 절망적인 음파를 만들어낸다. 그것은 민준의 뇌를 직접 갉아먹는 듯한 고통을 준다.
**SFX**: (쉬이이이이이… 끼이이이이익… 크투르르르르… 응와아아아아…) – 알아들을 수 없는 끔찍한 속삭임과 왜곡된 소리들.

**[패널 34]**
**배경**: 아파트 전체가 거대한, 비현실적인 생명체처럼 꿈틀거리는 듯한 연출.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기 직전의 혼돈. 사방이 불가능한 색과 형태로 뒤덮인다. 민준은 그 중심에서 한없이 작은 존재가 된다.
**인물**: 민준. 광기에 가까운 공포로 주저앉는다. 그의 눈은 이미 현실을 거부한다. 침을 질질 흘리며, 몸을 웅크린 채 경련한다.
**민준**: (목청이 터져라, 찢어지는 듯한 비명)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패널 35]**
**배경**: 검은 화면.

**내레이션 (민준의 목소리, 완전히 붕괴된 듯, 갈라진다)**
내가 찾았던 섬은… 지옥의 입구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는… 나를 잃었다.
(아주 희미하게) …문… 열려… 있어…

**[에피소드 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