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대학 도서관에는 학생들 사이에서 떠도는 기묘한 소문이 있다.
밤 12시 정각, 지하 3층 서고의 가장 안쪽 복도로 가면 ‘존재하지 않는 책’을 빌려주는 사서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수능을 앞두고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지훈은 그 소문을 확인하기 위해 몰래 도서관에 남았다.
시계가 자정을 알리는 순간, 서늘한 공기와 함께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훅 끼쳐왔다.
희미한 촛불이 켜진 데스크 앞에 창백한 얼굴의 남자가 앉아 있었다.
남자는 말없이 낡은 가죽 양장본을 내밀었다. 책등에는 지훈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첫 장을 넘기자, 내일 치러질 시험의 완벽한 답안지가 적혀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장에는 붉은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었다. ‘대가: 너의 가장 소중한 기억 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