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판타지 상세한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 작품명: 그림자 아파트 (Shadow Apartment)

**장르:** 다크 판타지, 도시 괴담
**시놉시스:** 고층 아파트에 홀로 사는 젊은 그래픽 디자이너 지아. 평범했던 그녀의 일상은 어느 날부터 시작된 기이한 폴터가이스트 현상으로 송두리째 뒤바뀐다. 사소한 물건들의 움직임으로 시작된 장난은 점차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물며, 아파트 전체를 잠식하는 어둡고 기괴한 존재의 그림자를 드러낸다. 지아는 이 불가해한 공포 속에서 자신의 이성과 존재가 흔들리는 것을 느끼는데… 어쩌면 이 집은 그녀를 처음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인물:**
* **지아 (30대 초반):**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으로, 도시의 소음과 고독에 익숙한 듯 보이지만, 내면 깊숙이 불안감을 안고 있다. 깔끔하고 정돈된 것을 선호한다.

### **[장면 1] 고층의 고독**

**# 1-1. 인서트: 도시 전경 (밤)**

* **화면:** 어둠이 짙게 깔린 서울의 밤하늘 아래, 수많은 고층 빌딩들이 강철과 유리로 이루어진 거대한 숲을 이루고 있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빠르게 움직이는 차량의 궤적들이 도시의 활기찬 심장 박동을 보여준다. 카메라가 서서히 하나의 아파트 단지로 줌인한다. 다른 빌딩들보다 유난히 높고, 마치 거인의 뼈대처럼 위압적인 아파트다. 수많은 창문들이 작은 눈동자처럼 반짝이는 가운데, 한 창문에서만 유독 희미한 불빛이 새어 나온다.
* **SOUND:** 도시의 낮은 웅성거림, 멀리서 들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

**# 1-2. 아파트 내부 – 지아의 작업실 (밤)**

* **화면:** 새벽 2시 37분. 지아의 작업실. 미니멀하지만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인테리어다. 깔끔하게 정돈된 흰색 책상 위에는 듀얼 모니터와 타블렛이 놓여 있다. 모니터 불빛만이 방 안을 환하게 비춘다. 지아는 큰 헤드폰을 낀 채, 모니터에 얼굴을 파묻고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녀의 섬세한 손놀림이 타블렛 위를 미끄러진다. 주변에는 감성적인 영감을 주는 그래픽 노블과 아트 서적들이 쌓여 있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커피잔이 그녀의 손이 닿는 곳에 놓여 있다.
* **SOUND:** (지아가 헤드폰을 끼고 있어 무음) 키보드와 마우스의 미세한 클릭 소리.

**지아 (내레이션/독백):**
(조용하고 차분하게, 조금은 쓸쓸하게)
도시의 밤은 늘 이런 식이다. 수많은 불빛 속에 고독이 숨 쉬고, 그 고독 속에서 나는 나만의 세계를 쌓아 올린다. 창밖의 풍경은 수백, 수천 개의 삶을 보여주지만, 결국 내가 마주하는 것은 이 작은 방 안의 나 자신뿐이다. 프리랜서의 삶이란, 어쩌면 이 도시의 그림자와 가장 닮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홀로 깨어, 홀로 창조하고, 홀로 잠든다. 그 평화가… 영원할 줄 알았다.

* **화면:** 지아가 피곤한 듯 고개를 뒤로 젖히며 기지개를 켠다. 목에서 ‘우득’ 소리가 가볍게 울린다. 그녀는 헤드폰을 벗어 책상에 내려놓는다.
* **SOUND:** 헤드폰 벗는 소리, 미약한 마찰음. 그리고… (아주 희미하게, 마치 바람에 쓸리는 종이 소리 같기도 하고, 정체 불명의 긁는 듯한 소리)가 스쳐 지나간다. 지아는 듣지 못한 듯하다.
* **화면:** 지아는 잠시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본다. 창밖의 도시 야경이 그녀의 눈동자에 반사되어 흔들린다.
* **화면:** 그때, 책상 한 켠에 놓여있던 연필꽂이에서 연필 한 자루가 ‘딸깍’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진다. 연필은 책상 가장자리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던 것처럼 보인다.
* **SOUND:** ‘딸깍’ 연필이 바닥에 부딪히는 소리.

**지아:**
(혼잣말, 작게, 살짝 놀란 듯)
…어?

* **화면:** 지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바닥에 떨어진 연필을 줍는다. 연필은 평범한 검은색 제도 연필이다. 그녀는 다시 연필꽂이에 연필을 꽂아 넣는다.
* **화면:** 하지만, 연필을 꽂는 순간, 꽂이 안의 다른 연필들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처럼 보인다. 아주 순간적이고 착각처럼. 마치 누군가 연필꽂이를 건드린 것처럼.
* **화면:** 지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연필꽂이를 응시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연필들은 다시 얌전히 서 있다.
* **SOUND:** (정적 속에서) 지아의 심장 박동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지아 (내레이션/독백):**
밤샘 작업의 후유증인가. 환영이 보일 지경이네.
아니, 그저 오래된 아파트의 미세한 진동이겠지.

* **화면:** 지아가 피곤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작업실 불을 끄고 거실로 향한다. 작업실 문이 ‘스르륵’ 소리를 내며 닫힌다.

**# 1-3. 아파트 내부 – 거실/주방 (밤)**

* **화면:** 거실은 어둡고 고요하다. 작업실보다 훨씬 더 넓고, 창밖의 도시 불빛이 희미하게 스며들어와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아가 주방으로 가 물을 마시려 한다. 정수기 앞에 서서 컵을 꺼내는데…
* **SOUND:** 주방 싱크대 안쪽에서 ‘덜그럭’거리는 소리. 접시 부딪히는 소리 같기도 하고, 쇠붙이가 쓸리는 소리 같기도 하다. 소리는 짧고 날카롭다.

**지아:**
(멈칫, 고개를 돌려 싱크대 쪽을 본다)
뭐지?

* **화면:** 당연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싱크대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지아는 불안한 표정으로 싱크대 문을 살짝 열어 본다. 안에는 평범하게 정리된 식기들이 있을 뿐이다. 아무런 이상도 없다. 지아는 문을 닫고 다시 물을 마신다.
* **화면:** 물을 마시던 중, 거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작은 유리 화병이 ‘스르륵’ 소리를 내며 아주 미세하게 움직인다. 컵받침 위에서 살짝 미끄러지는 정도. 유리 바닥이 테이블에 긁히는 듯한 소음.
* **SOUND:** ‘스르륵’ 유리 긁히는 소리.

* **화면:** 지아는 물 마시는 것을 멈추고 고개를 돌린다. 화병은 멈춰 있다. 하지만 그녀는 방금 움직였다는 것을 확신하는 표정이다. 지아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녀는 더 이상 착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표정이다.
* **SOUND:** (멀리서, 아주 희미하게, 바람 소리 같기도 하고, 누군가 낮게 속삭이는 듯한 소리. 이 소리는 지아의 내면에서 울려 퍼지는 것처럼 왜곡되어 들린다.)

**지아 (내레이션/독백):**
무언가가… 바뀌었다.
이 집이… 더 이상 내가 알던 집이 아니다.

* **화면:** 지아의 등골에 소름이 돋는다. 그녀는 황급히 거실 불을 켠다. 거실에 환한 불이 들어오자, 모든 것이 평범하고 정적이다. 하지만 지아의 얼굴에는 가시지 않는 공포가 서려 있다. 지아는 컵을 싱크대에 놓고, 서둘러 침실로 향한다. 그녀의 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 1-4. 아파트 내부 – 침실 (밤)**

* **화면:** 지아는 침실에 들어서자마자 불을 켜고, 방문을 잠근다. ‘찰칵’ 하는 잠금장치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그녀는 침대 위에 걸터앉아 숨을 고른다. 그녀의 시선이 창밖으로 향한다. 도시의 불빛은 여전히 빛나고 있지만, 이제는 그 빛이 그녀를 보호해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오히려 그 빛이 그녀의 불안감을 더 선명하게 비추는 듯하다.
* **SOUND:** (아주 희미하게) 어딘가에서 ‘똑똑똑’ 규칙적으로 두드리는 소리. 벽 안쪽에서 들려오는 것처럼, 작지만 끈질기게.

**지아:**
(숨죽인 채,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누구야?

* **화면:** 소리는 멈춘다. 지아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끌어올린다. 불안한 눈빛으로 주변을 살핀다. 방 안의 모든 그림자가 그녀를 노려보는 듯하다.
* **화면:** 카메라가 지아의 떨리는 눈을 클로즈업한다. 공포에 질린 눈동자가 흔들린다.
* **SOUND:** (점점 더 고조되는) 지아의 불안한 숨소리, 심장 박동 소리.

### **[장면 2] 균열의 시작**

**# 2-1. 아파트 내부 – 침실 (낮)**

* **화면:** 아침 햇살이 창문을 통해 침실로 쏟아져 들어온다. 창밖의 도시는 어제와 다름없이 활기차다. 하지만 지아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는다. 밤새 한숨도 못 잔 듯, 얼굴은 창백하고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짙다. 그녀의 눈은 여전히 불안감으로 가득하다.
* **SOUND:** 도시의 평범한 소음. (자동차, 멀리서 들리는 사람들 소리). 평화로운 소리들이 오히려 그녀의 공포를 더욱 비현실적으로 만든다.

**지아 (내레이션/독백):**
날이 밝으면, 모든 것이 거짓말 같아진다.
밤의 공포는 햇빛 아래서 힘을 잃는다고들 하지만…
정말로 내가 헛것을 본 걸까? 아니, 그럴 리가 없어.

* **화면:** 지아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침대에서 내려와 옷을 갈아입는다. 그녀의 움직임은 느리고 조심스럽다.

**# 2-2. 아파트 내부 – 거실 (낮)**

* **화면:** 지아는 거실로 나와 커피를 내린다. 커피 향이 집안에 퍼지며 잠시 평온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듯하다. 그녀는 어젯밤 그 유리 화병이 놓여있던 테이블을 쳐다본다. 화병은 제자리에 얌전히 놓여 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지아는 한숨을 쉬며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신다.
* **화면:** 그러다 문득, 그녀의 시선이 벽 한쪽에 걸린 가족사진 액자에 닿는다. 행복해 보이는 그녀의 어린 시절 모습과 부모님의 웃는 얼굴이 담겨 있다. 액자 주변의 벽지는 깨끗하고 평범하다.
* **SOUND:** (아주 미세하게, 벽 안쪽에서) ‘스스스슥’ 무언가 끌리는 듯한 소리. 마치 누군가 단단한 무언가를 벽에 대고 천천히 긁는 소리 같다.
* **화면:** 지아는 소리를 들은 듯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그리고는 애써 무시하려 한다. 커피잔을 들고 천천히 숨을 들이쉰다.
* **SOUND:** ‘스스스슥’ 소리가 좀 더 커진다. 이제는 좀 더 명확하게 들린다. 마치 누군가 벽지를 긁는 것처럼, 혹은 못으로 긁는 것처럼.
* **화면:** 지아는 결국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벽을 응시한다. 그 벽은 바로, 가족사진이 걸려있는 벽이다.
* **CLOESE UP:** 가족사진 액자. 사진 속 지아의 부모님 얼굴이 마치 오래된 필름처럼 잠시 일그러지는 환영이 스쳐 지나간다. (매우 짧게,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는 시각적 착각처럼)
* **SOUND:** (지아의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듯한 효과음)

**지아:**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듯한 표정)
…아니야.

* **화면:** 지아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벽으로 다가간다. 벽은 아무런 이상도 없다. 단단하고 차갑다. 지아가 벽에 귀를 댄다.
* **SOUND:** (지아의 귀 가까이에서, 매우 건조하고 차갑게) ‘흐읍…’ 하고 숨을 들이쉬는 듯한 소리. 마치 텅 빈 공간이 숨을 쉬는 것처럼.
* **화면:** 지아는 비명을 지를 뻔하다가 가까스로 막는다. 벽에서 떨어져 나가 몇 걸음 뒤로 물러선다. 그녀의 손이 떨린다.
* **화면:** 그때, 그녀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다. 벽에 걸린 가족사진 액자. 아무 이상 없던 액자인데, 이제 보니 액자 유리 안쪽에 아주 희미하게, 손가락 자국 같은 것이 묻어 있다. 마치 안쪽에서 유리를 밀어낸 것처럼 뿌옇게 찍혀 있다.
* **화면:** 지아는 떨리는 손으로 액자를 내려 벽에서 떼어낸다. 액자 뒷면을 확인한다. 아무것도 없다. 그녀가 다시 액자 앞면을 보자, 유리 안쪽의 자국은 사라져 있다.
* **SOUND:** (지아의 거친 숨소리)

**지아 (내레이션/독백):**
날 가지고 노는 거야?
이건 꿈도, 착각도 아니야.
분명히, 여기에… 무언가가 있어.

* **화면:** 지아는 액자를 품에 안고 떨고 있다. 그녀의 시선이 방 안을 훑는다. 모든 가구, 모든 물건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무언가에 의해 관찰당하는 느낌, 마치 집 자체가 거대한 눈이 되어 자신을 응시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 2-3. 아파트 내부 – 지아의 작업실 (낮)**

* **화면:** 지아는 작업실로 돌아와 불안한 눈으로 컴퓨터를 켠다. 그녀의 손은 여전히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 인터넷 검색창에 ‘폴터가이스트 현상’, ‘아파트 이상한 소리’, ‘유령의 집’ 등을 검색해 본다. 수많은 글들이 올라와 있지만, 대부분 장난이나 착각이라는 내용, 혹은 오래된 이야기들 뿐이다. 그녀는 더 심층적인 검색어를 입력한다. ‘현대 도시 폴터가이스트’, ‘아파트 흉가’.
* **화면:** 이때, 모니터가 갑자기 ‘지직’하며 노이즈가 끼더니 화면이 깜빡인다.
* **SOUND:** 모니터 노이즈음, 전기 합선 같은 날카로운 소리.
* **화면:** 깜빡이는 화면 사이로, 아주 섬광처럼, 낡은 아파트의 어두운 복도가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보인다. 거칠고 낡은 벽, 어둠 속에 잠긴 방문, 그리고 복도 끝에 서 있는 희미한 형체… (매우 빠르게,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의 섬광처럼)
* **화면:** 지아는 놀라 마우스를 놓친다. 화면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검색창이 다시 나타난다.
* **SOUND:** (지아의 거친 숨소리)

**지아:**
(숨을 헐떡이며)
…이게 대체…

* **화면:** 그녀는 모니터를 멍하니 바라본다. 그 순간, 작업실 문이 ‘끼이익’ 소리를 내며 아주 미세하게 열린다. 방문은 분명히 닫혀 있었다.
* **SOUND:** ‘끼이익’ 문이 열리는 소리.
* **화면:** 지아는 문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문 틈새로 보이는 것은 어두운 거실의 일부. 그 어둠 속에서 무언가 기이한 기운이 새어 나오는 듯하다.
* **SOUND:** (아주 희미하게) 문 틈새로 불어오는 듯한 차가운 바람 소리. 그리고 ‘삭삭’ 발자국 소리 같기도 한 미세한 마찰음. 마치 맨발이 차가운 마룻바닥을 끄는 소리 같다.
* **화면:** 지아는 얼어붙는다. 그녀의 시선이 문 틈으로 고정된다. 문 틈새로 보이는 어둠 속에서, 아주 잠시, 무언가 ‘움찔’거리는 그림자가 비쳤다가 사라진다. 그림자는 너무 빠르고 흐릿해서 제대로 인지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히 ‘무언가’였다.

**지아 (내레이션/독백):**
이 집은… 나를 가두고 있어.
점점 더, 나를 혼자 두지 않아.

* **화면:** 지아는 공포에 질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는 천천히, 문으로 향한다. 손을 뻗어 문고리를 잡으려는 순간.
* **SOUND:** (바로 앞에서) ‘콰앙!’ 작업실 문이 스스로 닫힌다. 엄청난 소음과 진동이 작업실 전체를 뒤흔든다.
* **화면:** 지아는 비명을 지른다. 온몸이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못한다. 닫힌 문을 멍하니 바라본다. 닫힌 문틈, 아주 미세한 틈새에서 희미한 검은 연기가 새어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연기는 지아를 향해 뻗어오는 듯하다.

**지아 (내레이션/독백):**
이건… 장난이 아니야.
이건… 나를 원하는 거야.

* **화면:** 지아는 뒷걸음질 친다. 그녀의 시선이 작업실 벽을 훑는다. 벽에 걸려 있던 그림들이, 액자들이, 이제는 마치 자신을 노려보는 수많은 눈처럼 느껴진다. 그림 속 인물들의 표정이 마치 자신을 향해 비웃는 듯 왜곡되어 보인다.
* **SOUND:** 작업실 내부의 모든 물건들이 미세하게 ‘드드득’ 떨리는 소리. 책들이 책꽂이에서 흔들리고, 커피잔이 바닥에서 진동한다.
* **화면:** 지아는 두려움에 몸부림치지만, 이미 늦은 듯하다. 작업실 조명이 ‘지직’ 거리며 꺼졌다 켜졌다 반복한다.
* **SOUND:** ‘지직’ 전기 노이즈.
* **화면:** 조명이 꺼지는 순간마다, 방 안에 보이는 것은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수많은 ‘눈’들. 그 눈들은 희미한 붉은 빛을 띠며, 지아를 향해 움직이는 듯하다.

**지아 (비명):**
(점점 고조되는 공포, 절규에 가까운 비명)
아아악!!!

* **화면:** 화면이 급격히 어두워진다. 조명이 완전히 꺼진 듯하다.
* **SOUND:** 지아의 비명 소리가 점점 멀어져가는 듯하다. 무언가에 덮이는 소리, 질식하는 듯한 흐느낌.
* **화면:** 그리고, 모든 것이 암전된다.

**# 2-4. 암전**

* **SOUND:** 어둠 속에서, 무언가 벽을 긁는 소리, 무거운 것이 끌리는 소리, 그리고 지아의 희미한 흐느낌이 섞인 숨소리가 뒤섞인다. 마치 모든 소음이 하나의 존재에서 흘러나오는 것처럼.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주 낮고 기분 나쁜, 무언가 만족스러운 듯한 ‘흐음…’ 하는 소리가 길게 울린다.

### **[장면 3] 잠식된 심장**

**# 3-1. 아파트 내부 – 지아의 작업실 (며칠 후, 낮)**

* **화면:** 며칠 후. 작업실은 여전히 어둡고 조용하다. 창문으로 햇살이 들어오지만, 이전과 달리 그 햇살마저 침식당한 듯 어둡고 침침하게 느껴진다. 방 안은 완전히 어수선하다. 책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고, 커피잔은 엎어져 말라붙어 있다. 벽에 걸려 있던 그림 하나가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고, 그 밑으로 얼룩이 져 있다. 모든 것이 방치되고, 무언가에 의해 뒤틀려 버린 공간처럼 보인다.
* **SOUND:** 정적. 미세한 먼지 날리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도시 소음이 이전보다 훨씬 더 아득하고 이질적으로 들린다.
* **화면:** 카메라가 천천히 작업실 내부를 훑는다. 지아의 흔적은 있지만, 지아는 보이지 않는다.
* **화면:** 카메라가 작업실 책상을 클로즈업한다. 켜져 있는 듀얼 모니터. 한쪽 모니터에는 여전히 ‘현대 도시 폴터가이스트’ 검색창이 열려 있다. 하지만 이제는 검색 결과 대신, 화면 전체에 검은색으로 뒤덮인 깨진 이미지들이 가득하다. 다른 쪽 모니터에는 지아가 작업하던 그림이 띄워져 있다.
* **CLOESE UP:** 그림. 원래는 밝고 희망적인 분위기의 도시 풍경이었겠지만, 이제는 검은색과 회색으로 뒤덮여 있다. 그림 속 도시 빌딩들은 마치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는 얼굴들처럼 일그러져 있고, 빌딩 틈새에서는 검은 그림자들이 꿈틀거린다. 마치 지아의 잠재의식 속 공포가 그림으로 구현된 것 같다. 이 그림은 살아있는 존재처럼 미세하게 움직이는 듯하다.

* **SOUND:** (아주 희미하게, 벽 안쪽에서) ‘똑, 똑, 똑…’ 규칙적인 두드림 소리가 다시 시작된다. 이번에는 더 크고 선명하며, 더욱 깊은 울림을 동반한다.
* **화면:** 두드림 소리는 점점 빨라지고 커진다. 급기야 벽 전체가 미세하게 울리는 것처럼 보인다. 방 안의 먼지들이 진동에 따라 희미하게 춤춘다.
* **화면:** 카메라는 서서히 천장을 향한다. 천장 모퉁이, 벽과 만나는 지점에 검은 액체가 스며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 그 액체는 마치 먹물이 스며들듯, 천천히 벽을 타고 흘러내린다. 끈적하고 불길한 기운이 느껴진다.
* **SOUND:** 천장에서 무언가 긁히는 듯한, 낮게 으르렁거리는 듯한 소리가 울린다. 액체가 흐르는 소리도 함께 들린다.
* **화면:** 액체가 흘러내린 자리에, 벽지가 천천히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마치 벽 안에 무언가 거대한 것이 숨 쉬고 있는 것처럼. 부풀어 오른 벽지 아래로,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형체가 꿈틀거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마치 피부 아래에서 움직이는 근육처럼.

* **화면:** 카메라는 문 쪽으로 이동한다. 문틈에서 새어 나오던 검은 연기가 이제는 훨씬 짙어져서 문 전체를 감싸고 있다. 그 연기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꿈틀거린다. 연기는 지아의 형상을 어렴풋이 닮은 것 같기도 하다.
* **SOUND:** 연기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속삭임이 겹쳐 들린다. (웅성거리는 소리, 두려움에 찬 흐느낌, 낮은 웃음소리, 그리고 알 수 없는 언어의 중얼거림)
* **SOUND:** 그 속삭임 속에서, 지아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지아 (속삭임, 왜곡된, 이전보다 훨씬 차갑고 무감각하게):**
…나도… 이제는… 여기의… 일부야…
…영원히… 함께…

* **화면:** 연기는 작업실 전체를 휘감는다. 방 안의 모든 빛을 삼키는 듯, 연기가 점점 더 짙어진다. 결국, 방 안은 완전히 어둠 속에 잠긴다.

**# 3-2. 암전**

* **SOUND:** 연기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듯한 끈적하고 기분 나쁜 소리. 무언가 축축한 것이 벽을 타고 흐르는 소리, 그리고 연기 속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수많은 목소리들의 합창. 그리고,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마지막 소리는, 마치 아파트 전체가 심장처럼 ‘쿵… 쿵…’ 하고 느리게 박동하는 소리다. 그 박동 소리는, 이 아파트가 더 이상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살아있는, 거대한 무언가가 되었음을 암시한다.

### **[에필로그] 도시의 심장**

**# 에필로그. 도시 전경 (낮)**

* **화면:** 아침 햇살이 비추는 도시. 빌딩들이 평화롭게 솟아 있다. 하늘은 맑고 구름 한 점 없다. 카메라가 서서히 지아의 아파트 단지를 향한다.
* **화면:** 높이 솟은 아파트. 수많은 창문 중, 지아의 집 창문이 클로즈업된다. 창문은 굳게 닫혀 있고, 안에서는 아무런 움직임도, 불빛도 감지되지 않는다. 다른 평범한 창문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 **화면:** 하지만, 자세히 보면, 창문 안쪽에서 아주 희미한 검은 그림자가, 마치 거대한 눈처럼, 바깥을 응시하고 있는 듯하다. 그것은 너무나 미세해서, 순간적인 착시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불길한 존재감을 뿜어낸다.
* **SOUND:** 도시의 평범한 소음. 차량, 사람들의 웅성거림, 새들의 지저귐. 그 소음 속에서, 아주 희미하게,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듯한 낮은 ‘흐음…’ 하는 만족스러운 웃음소리가 스쳐 지나간다. 이제는 지아의 목소리와 겹쳐 들리는 듯하다. 웃음소리는 도시의 소음에 완전히 묻혀,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전체 작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