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포칼립스 생존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만화(웹툰) 에피소드 대본: 폐허의 그림자

**제목:** 폐허의 그림자: 첫 번째 조각

**[장면 1]**

**컷 1-1**
(어두운 밤하늘 아래, 폐허가 된 도시의 실루엣이 펼쳐진다. 뼈대만 남은 고층 빌딩들이 앙상하게 하늘을 찌르고, 그 사이로 검은 그림자 같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낮은 구름이 달빛을 가려 도시는 더욱 음침하다. 전면에는 낡고 해진 방호복을 입은 남성, ‘강현’의 뒷모습이 보인다. 그의 옆에는 털이 듬성듬성 빠진 늙은 셰퍼드 ‘그림자’가 묵묵히 서 있다.)

**내레이션 (강현):** 세상은 죽었다. 문명은 재가 되고, 인간의 이성마저 함께 불타버렸다. 남은 것은… 오직 생존의 본능과, 그보다 더 끈질긴 증오뿐.

**컷 1-2**
(강현의 얼굴 클로즈업. 뺨에는 깊은 흉터가 가로지르고, 입술은 바싹 말라 갈라져 있다. 하지만 그의 눈빛은 맹렬한 불꽃처럼 살아있다. 광기 어린 분노와 지독한 고독이 뒤섞인 눈빛.)

**강현 (나직하게, 거친 숨결):** (차갑게) 찾았다. 마침내… 찾았다, 준영.

**컷 1-3**
(강현의 시선이 향하는 곳. 멀리 폐허 속에 자리 잡은, 비교적 온전해 보이는 거대한 창고 건물 하나. 주변은 높은 철조망과 모래주머니로 둘러싸여 있다. 어둠 속에서도 간헐적으로 빛이 새어 나오며, 인기척이 느껴진다.)

**강현 (내레이션):** 그날 이후로… 난 단 하루도 너를 잊은 적이 없었다. 네가 내 심장에 박아 넣은 칼날의 감촉까지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지.

**컷 1-4**
(강현이 손을 들어 그림자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림자는 강현의 손길에 고개를 비빈다. 강현의 표정이 아주 잠깐, 아주 미세하게 부드러워진다.)

**강현:** (그림자에게) 갈 준비 됐나? 그림자. 오래 끌지는 않을 거다.

**그림자:** (낮게 으르렁거린다. 마치 대답하는 것처럼.) 크르릉…

**컷 1-5**
(강현의 눈빛이 다시 날카롭게 변한다. 그는 허리에 찬 낡은 권총과 등 뒤의 숏 스크랩건을 확인한다. 차가운 금속의 감촉이 손바닥을 파고든다.)

**강현 (속삭이듯):** 기다려라, 준영. 네가 쌓아 올린 가짜 왕국… 내가 기어이 무너뜨려 줄 테니.

**[장면 2]**

**컷 2-1 (플래시백)**
(화면이 뿌옇게 변하며 과거의 기억으로 전환된다. 시간은 ‘그 사건’ 직후. 피와 흙으로 뒤덮인 강현이 웅덩이에 쓰러져 있다. 얼굴에는 절망과 배신감이 뒤섞인 표정. 그의 머리 위로 핏자국이 선명한 폐건물 잔해가 위태롭게 걸려 있다.)

**내레이션 (강현, 과거):** 우리는 친구였다. 아니, 형제였다. 세상이 망가진 후… 서로의 유일한 빛이었다고 믿었다.

**컷 2-2 (플래시백)**
(바로 조금 전의 상황. ‘준영’이 강현의 손을 뿌리치고 도망치려 한다. 준영의 얼굴에는 공포와 이기심이 가득하다. 강현은 준영의 팔을 붙잡고 애원하는 표정.)

**강현 (과거, 다급하게):** 준영아! 같이 가야 해! 여기 있으면 다 죽어!

**컷 2-3 (플래시백)**
(준영이 강현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발로 강현의 가슴을 찬다. 강현은 그대로 폐허 잔해 아래로 굴러떨어진다. 그의 손에는 ‘생존 키트’가 꽉 쥐어져 있었다.)

**준영 (과거, 소리치듯):** 씨발! 나까지 죽을 순 없어! 너라도… 아니, 내가 살아야 해!

**강현 (과거, 비명처럼):** 준영…! 안 돼…!

**컷 2-4 (플래시백)**
(강현이 잔해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순간, 준영은 강현의 배낭에서 필사적으로 ‘생존 키트’를 잡아 뜯어낸다. 그 안에는 의료용품과 식량, 그리고 이 일대를 표시한 유일한 지도가 들어있었다. 준영은 그것을 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난다.)

**준영 (과거, 멀어져 가며):** 미안하다, 강현아! 살아남아라!

**강현 (과거, 절규하듯):** 개자식…! 개새끼!

**컷 2-5 (플래시백)**
(잔해에 깔려 숨을 헐떡이는 강현. 그의 눈앞에는 쓰러지기 전 보았던 준영의 뒷모습이 아른거린다. 그의 시야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한다. 주변에서는 굶주린 ‘변이체’들의 괴성이 울려 퍼진다.)

**내레이션 (강현, 과거):** 그날, 나는 죽었다. 아니… 더 끔찍한 무언가로 다시 태어났다.

**[장면 3]**

**컷 3-1**
(다시 현재. 강현이 창고 건물 주변의 철조망 아래 틈새를 기어간다. 삐걱거리는 철조망 소리가 밤의 정적을 가른다. 그의 움직임은 그림자처럼 유연하고 빠르다.)

**효과음:** (철조망 긁히는 소리) 즈즈즈…

**강현 (내레이션):** 지옥에서 기어올라 온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너도… 너 역시 이곳이 지옥이 될 줄은 몰랐겠지.

**컷 3-2**
(내부로 진입한 강현.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주변을 살핀다. 낡은 드럼통과 폐기물들이 쌓여 있는 공간이다. 멀리서 사람들의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효과음:** (웅성거리는 소리, 희미한 웃음소리)

**강현 (혼잣말):** (비웃듯) 제법 괜찮은 거처를 마련했군. 내 피를 밟고 올라선 대가치고는… 너무도 안락하잖아?

**컷 3-3**
(강현이 조심스럽게 그림자에게 수신호를 보낸다. 그림자는 그의 지시에 따라 반대편으로 돌아가 은밀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강현 (속삭이듯):** (그림자에게) 내가 신호를 보내면… 그때부터 네 몫이다. 알지?

**그림자:** (꼬리를 아주 미세하게 흔든다.)

**컷 3-4**
(강현이 복도 끝에서 살짝 몸을 내민다. 문틈 사이로 보이는 내부 공간. 테이블에 둘러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보인다. 그들 중 가장 앞에, 낡았지만 깨끗한 군복을 입은 남자가 호탕하게 웃고 있다. 바로 ‘준영’이다.)

**준영 (화면 밖에서 들리는 목소리, 활기차게):** 하하하! 그래, 그래서 그 녀석이 죽었냐고!

**다른 생존자1 (화면 밖에서):** 대장님 아니었으면 저희도 진작에…! 이 모든 게 대장님의 현명함 덕분입니다!

**컷 3-5**
(준영의 얼굴 클로즈업. 과거의 불안하고 이기적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이제 그는 자신감에 차 있고, 심지어는 카리스마마저 느껴진다. 그의 옆에는 ‘생존 키트’에서 가져온 듯한 지도가 펼쳐져 있다.)

**준영 (득의양양하게):** 허튼소리! 그저 조금 더 현명하게 판단했을 뿐이다! 이 지도가 없었다면 우리도 이만한 거처를 찾지 못했을 테지!

**내레이션 (강현):** 현명함? 네 배신의 대가로 내가 겪어야 했던 고통은… 감히 상상도 못 할 거야.

**컷 3-6**
(강현의 눈빛에 핏빛 섬광이 스친다. 그의 손이 권총 손잡이를 꽉 움켜쥔다. 뼈마디가 하얗게 드러날 정도다.)

**강현 (나지막이, 으르렁거리듯):** 현명한 개자식 같으니.

**컷 3-7**
(강현이 문고리에 손을 뻗는 순간,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뒤를 돌아보니 경비를 서던 생존자 한 명이 복도 끝에서 강현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경비원:** 누구… 크윽!

**효과음:** (둔탁한 타격음) 퍽!

**컷 3-8**
(강현이 경비원의 목덜미를 순식간에 제압하고, 다른 손으로 그의 머리를 벽에 박아 기절시킨다. 일련의 동작이 그림자처럼 빠르고 소리 없이 이루어진다. 경비원은 그대로 쓰러진다.)

**강현 (내뱉듯):** 쯧… 방해하지 마.

**컷 3-9**
(강현이 다시 문고리를 잡는다. 그의 눈은 이미 준영에게 고정되어 있다. 이제 망설임은 없다. 문이 아주 미세하게 열리며, 준영의 웃음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려온다.)

**준영 (화면 밖에서):** 자, 다들 한잔씩 더! 이 축복받은 곳에서 우리들의 미래를 위해!

**강현 (내레이션, 결의에 찬 목소리):** 네 미래? 그 미래가 얼마나 잔혹하게 꺾일지… 이제 곧 알게 될 거야. 친구.

**컷 3-10**
(강현이 문을 활짝 연다. 그의 뒷모습이 역광에 검은 실루엣으로 물든다. 문 안쪽에서 들려오던 소란스러운 웃음소리가 일순간 정지한다. 모든 시선이 강현에게로 향한다.)

**엔딩 크레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