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하이 판타지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잿빛 여명

**작품명:** 파편의 시대 (Age of Shards)
**에피소드 제목:** 잿빛 여명

**등장인물:**

* **카이 (Kai):** 10대 후반의 젊은 생존자. 황폐한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민첩하고 냉철하게 단련되었다. 작은 칼날 다루는 데 능숙하며, 허리춤에는 낡은 가죽 주머니와 여러 종류의 단검들이 걸려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눈빛에는 결코 꺾이지 않는 생존 의지가 서려 있다.
* **엘라 (Ella):** 7~8세 정도의 어린 소녀. 말이 없고 겁이 많지만, 가끔 예리한 눈으로 주위를 살핀다. 세상의 모든 고통을 감내하는 듯한 작은 얼굴에, 낡은 곰 인형을 늘 품에 안고 다닌다.

**시대 배경:** ‘대소멸(大消滅)’이라 불리는 재앙 이후, 모든 문명이 파괴되고 자연마저 기괴하게 변이된 황폐한 세계. 지표면은 유독성 안개와 잿빛 먼지로 뒤덮여 있으며, 곳곳에 ‘공허의 파편’이라 불리는 위험한 에너지 결정체들이 널려있다. 식량과 자원은 극도로 희귀하며, 변이된 짐승들과 생존자들 사이의 싸움이 일상화되었다.

**[장면 1] 잔해 속 그림자**

**컷 1-1**
[어두컴컴한 폐허의 한 조각. 무너진 건물 잔해가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잿빛 하늘은 희미한 유독성 안개로 뒤덮여 있고, 태양은 마치 죽은 눈처럼 탁하게 빛난다. 찢어진 옷을 입은 카이가 웅크린 채 작은 휴대용 망원경으로 멀리 떨어진 지점을 살피고 있다. 그의 옆에는 엘라가 낡은 곰 인형을 품에 안고 바싹 붙어 앉아있다. 엘라의 시선은 불안하게 주위를 맴돈다.]
**음향:** (잔해 틈새로 불어오는 메마른 바람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정체 모를 짐승의 기괴한 울음소리.)

**카이:** (나지막이, 숨소리처럼) …아직, 아무것도 없어.

**컷 1-2**
[엘라가 고개를 들어 카이를 올려다본다. 그녀의 눈은 크지만 공허해 보인다. 아무 말 없이 카이를 응시한다.]

**카이:** (망원경을 내리며 한숨을 쉬듯 뱉는다. 그의 목소리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엘라를 안심시키려는 듯 애써 담담하게 말한다.)
배고프지? 조금만 더 버텨. 저 너머, ‘강철 숲’을 넘어서면… 분명 뭔가 있을 거야.

**컷 1-3**
[카이가 망원경을 챙겨 넣고 천천히 일어선다. 그의 등 뒤로, 잿빛 폐허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엘라가 카이의 옷자락을 꽉 잡고 일어선다. 그녀의 작은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카이:** (자신에게 되뇌듯) 물이라도 찾아야 해.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장면 2] 죽은 길 위의 발걸음**

**컷 2-1**
[카이가 조심스럽게 무너진 건물 잔해 틈을 헤치고 나아간다. 바닥에는 부서진 유리 조각과 금이 간 콘크리트 파편들이 널려있다. 엘라는 카이의 그림자처럼 뒤를 따른다. 둘의 발걸음은 희미한 먼지를 일으키며 조용히 움직인다.]
**음향:** (메마른 흙과 잔해를 밟는 작은 바스락거리는 소리, 카이의 거친 숨소리.)

**컷 2-2**
[길가에는 기형적으로 변이된 덩굴식물들이 벽을 타고 엉켜있다. 마치 살아있는 촉수처럼 꿈틀거리는 덩굴 틈새로, 손톱만 한 크기의 푸른색 결정체가 희미하게 빛난다. 그것은 ‘공허의 파편’. 만지면 순식간에 살이 썩어들어가거나, 이상한 환각에 시달리게 만드는 위험한 존재다.]

**카이:** (엘라에게 손짓하며) 저건 건드리지 마. 알지?

**컷 2-3**
[엘라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카이는 덩굴과 파편에 닿지 않도록 최대한 몸을 낮춰 잔해 아래로 몸을 통과시킨다. 그의 눈은 주변을 끊임없이 살피며 위험을 경계한다.]

**카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그의 목소리에는 깊은 피로감이 묻어난다.)
이 지긋지긋한 파편들… 대체 언제쯤 사라질까. 아니, 사라지기는 할까.

**컷 2-4**
[엘라가 낡은 인형을 더욱 꽉 껴안는다. 그녀의 시선은 방금 지나쳐 온 파편 쪽을 향한다. 작게 떨리는 손.]

**[장면 3] 희미한 희망, 또 다른 그림자**

**컷 3-1**
[오랜 시간이 흐른 듯, 지친 기색이 역력한 카이와 엘라가 마침내 폐허가 된 광장 같은 곳에 도달한다. 광장 중앙에는 녹슬고 기울어진 낡은 급수탑이 위태롭게 서 있다. 급수탑 주변에는 이전에 이곳을 거쳐 간 생존자들의 흔적, 즉 찢어진 옷가지나 깨진 도구들이 널려있다.]
**음향:** (바람 소리만 휑하게 들린다. 쓸쓸하고 황량한 분위기.)

**카이:** (급수탑을 올려다보며, 희망을 찾으려는 듯 읊조린다.)
저기… 물이 남아있을지도 몰라. 이 주변 폐허 아래에 지하수로가 있었던 기록이 있어…

**컷 3-2**
[카이가 급수탑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엘라가 갑자기 멈춰 선다. 그녀의 작은 시선이 광장 한쪽 구석의 낡은 수레와 그 위에 덮인 천막에 고정된다. 천막 아래에서 뭔가가 희미하게 꿈틀거리는 것 같다.]

**엘라:** (말없이 카이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천막을 가리킨다.)

**컷 3-3**
[카이가 엘라가 시선을 떼지 못하는 곳을 따라 본다. 낡은 수레와 천막. 주변에 쌓인 먼지층으로 보아 오랫동안 방치된 듯한데, 엘라의 눈은 무언가를 포착한 듯하다.]

**카이:** (엘라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보며, 경계심을 드러낸다.)
…이런 곳에 누가 있었을 리가. 지나가는 놈들이 다 가져갔을 텐데.

**[장면 4] 잠자는 위협**

**컷 4-1**
[카이가 급수탑으로 향하는 대신, 엘라가 가리키던 천막 쪽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그의 오른손은 어느새 허리춤의 단검 손잡이를 쥐고 있다. 엘라는 카이의 뒤에 숨어, 천막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음향:** (점점 고조되는 긴장감. 카이의 심장 박동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컷 4-2**
[카이가 천막에 가까이 다가가자, 그 밑에서 희미한 신음소리 같은 것이 들려온다. 마치 고통받는 짐승의 소리 같기도 하고, 무언가 살아있는 것이 비틀거리는 소리 같기도 하다.]

**카이:** (낮게 읊조리며) …움직여?

**컷 4-3**
[카이가 단번에 천막을 걷어낸다. 그 안에는 기괴하고 거대한 초록색 덩어리가 웅크리고 있다. 식물성 괴물이다. 덩어리의 표면에는 푸른색 ‘공허의 파편’ 결정체들이 마치 피부처럼 박혀 빛을 발하고 있다. 흡사 거대한 선인장과 곤충을 섞어놓은 듯한 형태의 괴물. 그 몸통에서 돋아난 여러 개의 촉수들이 천막을 덮고 있었다.]
**음향:** (낮고 으르렁거리는 소리, 카이의 놀란 숨소리.)

**카이:** (경악하며 낮은 소리로 읊조린다)
젠장… 결정포자체잖아? 이런 곳에 숨어있을 줄이야…

**컷 4-4**
[엘라가 카이의 옷자락을 잡고 바들바들 떤다. 그녀의 얼굴은 두려움으로 새하얗게 질려 있다.]

**결정포자체:** (기괴한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킨다. 몸에 박힌 결정체들이 푸른빛을 강렬하게 발한다. 굶주린 눈으로 카이와 엘라를 노려본다.)

**[장면 5] 생존자의 본능**

**컷 5-1**
[결정포자체가 거대한 촉수 하나를 뻗어 카이를 향해 맹렬하게 휘두른다. 촉수 끝에는 날카로운 가시들이 돋아있다. 카이는 기민하게 몸을 비틀어 공격을 피하며, 허리춤에서 잘 벼려진 단검 두 개를 뽑아든다.]
**음향:** (촉수가 휘둘러지는 날카로운 바람 가르는 소리, 금속이 챙강이는 소리.)

**카이:** (괴물의 공격을 피하며, 날카롭게 쏘아붙인다.)
윽! 지독한 놈…

**컷 5-2**
[카이는 괴물의 약점으로 보이는 몸통의 결정체를 노려 단검을 던지지만, 결정포자체는 능숙하게 촉수로 단검을 쳐낸다. 단검은 바닥에 박힌다. 괴물의 몸은 끈끈한 점액질로 덮여 있어 쉽게 상처를 내기 어렵다.]

**카이:** (괴물의 공격이 거세지자, 뒤로 물러나며 판단한다.)
이런… 쉽게 당할 놈이 아니군. 녀석의 약점은 명확하지만, 너무 단단해.

**컷 5-3**
[엘라는 폐허 벽에 웅크린 채 눈을 질끈 감는다. 그녀의 작은 몸이 공포에 떨고 있다.]

**[장면 6] 뜻밖의 도움**

**컷 6-1**
[카이가 잠시 틈을 보인 순간, 결정포자체의 촉수 하나가 마치 채찍처럼 빠르게 휘둘러져 카이의 팔을 스친다. 찢어진 옷 사이로 드러난 카이의 팔뚝에 희미한 초록빛이 감돌기 시작한다. 결정포자체의 독액에 감염된 징조다.]
**음향:** (카이의 고통스러운 신음, 살이 찢어지는 듯한 소리.)

**카이:** (팔을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며)
젠장… 독인가? 벌써 퍼지고 있어!

**컷 6-2**
[엘라가 카이의 모습을 보고 놀란다. 그녀는 품에 안고 있던 낡은 곰 인형을 그만 떨어뜨린다. 인형의 찢어진 봉제선 사이로, 작은 유리병 하나가 굴러 나온다. 병 안에는 맑은 노란색 액체가 담겨 있고, 병목에는 낡은 식물 표본이 끈으로 묶여 있다.]

**컷 6-3**
[엘라가 재빨리 유리병을 주워 들어, 떨리는 손으로 카이에게 내민다. 그녀의 눈빛은 불안했지만, 카이를 걱정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말없이 병을 내미는 작은 손.]

**카이:** (엘라가 내민 병을 본다. 병 안의 액체는 흐릿하게 빛나고 있다. 그의 눈빛에 당혹감과 의문이 스친다.)
…이게 뭐야?

**[장면 7] 역전의 실마리**

**컷 7-1**
[카이가 병뚜껑을 열어 팔의 상처 부위에 액체를 바른다. 놀랍게도, 그의 팔뚝에 감돌던 초록빛이 순식간에 옅어지며 사라진다. 통증도 빠르게 가라앉는 듯하다.]
**음향:** (액체가 피부에 스며드는 미미한 소리, 카이의 놀란 숨소리.)

**카이:** (초록빛이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 경악한다.)
이게… 해독제였어?

**컷 7-2**
[그 순간, 결정포자체가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수를 휘둘러 카이를 공격해온다. 카이는 액체의 효과에 놀란 듯 잠시 멈칫하지만, 이내 다시 단검을 꽉 쥔다. 그의 눈이 병목에 묶인 식물 표본을 향한다. 시들었지만 독특한 형태의 잎과 줄기.]

**카이:** (식물 표본을 보며 뭔가 깨달은 듯, 눈을 번뜩인다.)
어쩐지… 녀석들이 싫어하는 냄새가 난다 했더니. 이 약초가… 해독제이면서 동시에 녀석들의 약점이었군!

**[장면 8] 잿빛 여명의 일격**

**컷 8-1**
[카이가 남은 해독제 액체를 자신의 단검 두 자루에 바른다. 투박한 철제 단검 끝이 희미한 노란색 빛을 머금고 빛난다. 그의 얼굴에는 결의에 찬 표정이 떠오른다.]
**음향:** (괴물의 격렬한 포효, 카이의 거친 숨소리.)

**컷 8-2**
[카이가 결정포자체를 향해 맹렬하게 달려든다. 평소보다 더욱 민첩하고 과감하게 움직인다. 해독제 덕분인지, 독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그의 움직임은 거침이 없다.]

**컷 8-3**
[카이가 괴물의 촉수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단검을 든 손으로 괴물의 몸통에 박힌 가장 큰 결정체를 정확히 꿰뚫는다. 노란 빛을 머금은 단검이 결정체에 박히자, 괴물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음향:** (괴물의 단말마, 결정체가 산산이 부서지는 소리.)

**컷 8-4**
[결정포자체가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몸에서 푸른빛을 폭발시킨다. 이내 몸체가 빠르게 녹아내리며 초록색 점액으로 변하고, 박혀있던 결정체들은 파편이 되어 흩어진다. 잠시 후, 괴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카이:** (괴물이 사라진 자리를 내려다보며, 거친 숨을 내쉰다.)
휴… 위험할 뻔했네.

**[장면 9] 작은 희망의 싹**

**컷 9-1**
[카이가 숨을 고르며 엘라를 돌아본다. 엘라는 여전히 두려움에 떨고 있지만, 그의 얼굴에는 안도감이 스쳐 지나간다.]

**카이:** (엘라에게 묻는다. 그의 목소리는 조금 누그러져 있다.)
이걸… 어디서 찾았어?

**컷 9-2**
[엘라는 말없이 자신이 떨어뜨렸던 곰 인형의 찢어진 부분을 가리킨다. 카이가 곰 인형을 조심스럽게 들어 올린다. 찢어진 인형 안쪽에는 더 많은 유사한 유리병들이 조심스럽게 숨겨져 있다.]

**컷 9-3**
[카이의 얼굴에 희미한 안도감과 동시에 복잡한 감정이 스친다. 그는 곰 인형 안의 병들을 바라보다가, 엘라의 작은 손을 잡는다. 하늘은 여전히 잿빛이지만, 그들의 주변에는 잠시 평화가 찾아온다.]
**음향:**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기적 같은 새소리. 희망을 암시하는 듯하다.)

**카이:** (낮게 웃으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중얼거린다.)
이걸… 다 가지고 있었단 말이야? 넌 정말…

**카이:** (엘라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그의 손길에는 따뜻함이 담겨 있다.)
고맙다. 엘라. 덕분에 살았어.

**컷 9-4**
[엘라가 카이의 손길에 처음으로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 미소는 황폐한 세상 속에서도 꽃피울 수 있는 작은 희망을 상징하는 듯하다.]

**카이:**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의 눈빛에는 다시금 살아야 할 이유가 담겨 있다.)
그래, 가자. 물도 찾고, 저 약초가 더 있는지 찾아봐야겠어. 이걸로… 더 많은 위험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도 몰라.

**내레이션:**
카이와 엘라는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잿빛으로 물든 황폐한 세상 속에서, 작은 소녀의 손에 들린 낡은 인형은 절망 속 한 줄기 빛이 되었다. 끝없는 생존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된 잿빛 여명 아래에서 계속된다. 그들이 찾을 것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이 파편의 시대에 잃어버린 모든 것의 실마리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