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오페라 라이트 노벨의 흥미진진한 챕터

## 심야의 주파수

도시의 밤은 언제나 그랬듯 수많은 불빛과 소음으로 가득했다. 김현우는 스물다섯 해 인생의 대부분을 이런 회색빛 콘크리트 숲에서 보냈다. 그의 낡았지만 익숙한 아파트 13층 거실은, 자정 가까운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노트북 화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푸른빛으로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 잔잔한 일렉트로니카 음악은 그의 집중을 돕는 오랜 친구였다.

“젠장, 또 틀렸잖아.”

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을 멈췄다. 화면 가득한 복잡한 코드는 좀처럼 그의 의지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한숨을 쉬며 차가운 머그잔을 들었다. 한 모금 마신 미지근한 커피는 아무런 위로도 되지 못했다.

그때였다.

*지잉…*

귀가 아닌, 몸으로 느껴지는 희미한 진동이 발끝에서부터 전해졌다. 이어폰을 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실 조명이 아주 짧게, 마치 전압이 불안정한 것처럼 깜빡였다. 현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 아파트도 이제 슬슬 한계인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옆 동에서 재개발이니 뭐니 시끄럽게 굴 때마다 쿵쾅거리는 소리가 났고, 그때마다 전등이 저렇게 불안정하게 흔들리곤 했으니까. 다시 코드를 들여다보는 현우의 눈은 곧바로 화면에 박혔다. 하지만 불과 몇 초 뒤, 진동은 더 선명해졌다.

*우우웅…*

이번에는 소리까지 동반했다. 낮게 깔리는 기계음 같은 것이 바닥을 타고 올라왔다. 그의 책상 위에 놓여 있던 펜꽂이의 펜들이 서로 부딪히며 *짤그랑* 소리를 냈다. 현우는 무심코 이어폰을 벗었다. 고요해진 순간, 그 낮고 불길한 진동은 더욱 분명하게 느껴졌다.

“뭐지? 보일러실?”

투덜거리며 의자에서 일어섰다. 복도로 나서자, 현우의 발걸음에 맞춰 거실 조명이 또다시 *팟!* 하고 짧게 꺼졌다 켜졌다. 기분이 묘했다. 보일러실 문고리를 잡으려는데, *쿵!* 하고 현관문 쪽에서 둔탁한 소리가 났다. 현우는 몸을 움찔 떨었다.

“누구세요?”

말하는 목소리가 저도 모르게 떨렸다. 이 시간에 찾아올 사람은 없었다. 옆집 아저씨는 매일 새벽같이 출근해서 밤늦게 들어오는 분이었고, 위층은 신혼부부가 사는데 이렇게 늦게 소란을 피울 리 없었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택배도, 방문 판매도 아닌데…”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그의 노트북은 여전히 화면을 밝히고 있었지만, 어딘가 불안정한 노이즈가 화면 가장자리를 타고 흐르는 것처럼 보였다. 현우는 다시 의자에 앉아 노트북을 톡톡 건드려봤다.

*철컥!*

순간, 부엌 쪽에서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명확했다. 식탁 위에 놓여 있던 도자기 컵이 바닥으로 떨어진 소리였다. 현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뭐야, 진짜… 누가 들어온 건가?”

숨을 죽이고 부엌으로 향했다. 식탁 밑에는 산산조각 난 컵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다. 분명 자신이 놓아둔 자리였다. 바람이 불어 떨어질 리도 없고, 고양이나 강아지를 키우는 것도 아니었다. 현우는 순간 오싹한 한기를 느꼈다. 늦은 밤, 적막한 아파트에서 이런 현상은 그에게 섬뜩한 공포를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조각들을 치우기 위해 고개를 숙였다. 손을 뻗어 가장 큰 조각을 집으려는 순간, 식탁 위 다른 컵이 *스윽* 하고 미끄러지더니 바닥으로 떨어졌다.

*쨍그랑!*

현우는 비명을 지를 뻔했다. 심장이 발밑으로 곤두박질치는 것 같았다. 눈앞에서, 아무런 외부의 힘도 없이, 컵이 스스로 움직여 떨어졌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이… 이건 대체…”

그의 눈은 불안하게 부엌 곳곳을 훑었다. 설거지통에 담겨 있던 수저들이 *달그락* 소리를 내며 흔들렸다. 냉장고 문이 *덜컥* 하고 짧게 열렸다 닫혔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기현상이었다.

현우는 뒷걸음질 쳤다. 공포에 질린 얼굴로 거실로 향했다. 거실의 작은 액자가 벽에서 떨어져 *쿵* 소리를 내며 바닥에 박혔다. 액자 속 현우의 사진이 일그러졌다.

“귀신… 인가?”

식상하지만,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었다. 그러나 등골을 타고 흐르는 냉기는 일반적인 귀신의 그것과는 달랐다. 무언가, 더 기묘하고, 더 강력하고, 그리고… 비물질적인 존재감이 공기를 가득 채우는 느낌이었다. 마치 정체 모를 강력한 전자기장이 그의 아파트를 뒤흔드는 것 같았다.

*쉬이이익…*

창문 틈새로 바람이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거실 커튼이 춤을 추듯 흔들렸다. 그 움직임은 마치 거대한 손이 커튼을 휘젓는 것 같았다. 현우는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다리는 마치 납덩이라도 매달린 듯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의 시선이 노트북으로 향했다. 노트북 화면이 격렬하게 깜빡이기 시작했다. 파란 화면과 검은 화면이 번갈아 나타나더니, 곧이어 모래 폭풍이 몰아치는 듯한 심한 노이즈가 화면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노이즈 사이로, 섬광처럼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무언가가 있었다.

사각형과 삼각형, 원형이 기하학적으로 뒤섞인, 알 수 없는 상형문자들이 번개처럼 나타났다 사라졌다. 이어서, 마치 먼 우주에서 들려오는 듯한 낮고 둔탁한 *삐이이익-* 하는 신호음이 노트북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인간의 언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하고 반복적인 패턴의 소리였다.

“흐읍… 흐읍…”

현우는 숨을 헐떡였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그의 이성이 이 모든 것을 ‘환영’이나 ‘꿈’으로 치부하려 했지만, 눈앞의 광경과 귀에 박히는 소리는 너무나도 생생했다.

*콰아앙!*

갑자기, 거실 한쪽에 놓여 있던 거대한 책장이 통째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수십 권의 책들이 바닥에 쏟아져 내리며 엄청난 소음을 만들어냈다. 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나는 와중에, 현우는 책장 아래 깔린 그의 소중한 LP 플레이어를 발견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져 있었다.

그 순간, 아파트 전체가 *우르릉!* 하고 한 번 크게 울렸다.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바닥이 들썩이고 천장에서 먼지가 떨어져 내렸다. 현우는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다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불안정한 노트북 화면에서, 기이한 상형문자들이 일제히 합쳐지더니 거대한 눈동자 같은 형상으로 변했다. 검은색 바탕에 붉은색 선으로 이루어진 그 눈동자는 마치 현우를 꿰뚫어보는 듯했다. 그리고 그 눈동자에서, 다시 한번, 그 불길한 외계의 주파수가 *삐이이익- 삐이이익-* 하고 증폭되어 울려 퍼졌다.

현우는 두 손으로 귀를 막았다. 하지만 소리는 그의 고막을 넘어, 뇌 속까지 파고드는 것 같았다. 마치 그의 존재 자체가 그 기이한 주파수에 맞춰 재조정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때, 거실 중앙에 놓여 있던 커피 테이블이 서서히, 아주 천천히, 바닥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이 들어 올리는 것처럼, 테이블은 바닥과 멀어져 현우의 눈높이까지 떠올랐다.

“아… 안 돼…”

현우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공포에 질린 눈은 테이블 아래, 그의 발밑에 꽂혀 있었다. 그의 그림자가, 빛이 없는 곳에서 마치 스스로 움직이는 것처럼 길게 늘어졌다 줄어들기를 반복했다. 그의 그림자 끝에서, 칠흑 같은 어둠이 서서히 기어 올라오는 것을 현우는 공포에 질려 바라보았다.

어둠은 형체가 없었지만,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꿈틀거렸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무언가 차갑고 날카로운 것이 현우의 발목을 휘감는 듯한 감각이 들었다.

*스르륵…*

차가운 것이 피부를 파고드는 듯한 소름 끼치는 감각에, 현우는 마침내 비명을 질렀다. 그의 비명은 기이한 주파수와 어둠 속에서 묻혀버렸다. 어둠은 순식간에 그의 몸을 휘감았고, 현우는 거대한 눈동자가 빛나는 노트북 화면을 마지막으로 본 채, 의식의 심연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의 아파트는, 여전히 도시의 불빛 속에서 고요하게 서 있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하지만 내부는, 이미 미지의 주파수에 의해 완전히 뒤틀려버린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