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아포칼립스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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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스 호 – 제18 외우주 탐사 기록, 2307년 11월 12일**

암흑은 끝이 없었다. 별빛조차 길을 잃는 심우주의 허공에서, 거대 우주선 아르고스 호는 멈출 줄 모르는 유령처럼 떠돌았다. 인류가 한 번도 발을 디뎌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 인류는 수십 광년을 날아왔다. 그리고 오늘, 그들의 지루한 항해는 예고 없이 끝났다.

“함장님, 이상 징후 포착.”

조용했던 함교에 항해사 최윤아의 목소리가 낮게 울렸다. 길게 늘어졌던 함장 이선우의 어깨가 순간 굳어졌다. 그는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윤아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자세히 보고해.”

“감지기로부터 알 수 없는 에너지 파장이 감지됩니다. 이전에 관측된 어떤 자연 현상과도 일치하지 않습니다. 인공적인… 혹은, 최소한 지적 생명체가 만들어낸 것으로 추정되는 패턴입니다.”

수석 과학자 김지현 박사가 홀로그램 스크린을 조작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의 표정에는 경이로움과 함께 미묘한 불안감이 스쳐 지나갔다. “에너지 패턴이… 기묘하네요.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팽창과 수축을 반복합니다. 마치, 살아 숨 쉬는 것처럼.”

박정식 보안 팀장이 굵은 팔짱을 풀며 낮게 중얼거렸다. “이런 오지에서 누가 뭘 만들어놨다는 거지? 하다못해 잡동사니라도 떠다닐 거라면 몰라도, 저 정도 규모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물체라니… 냄새가 좋지 않습니다.”

“정 박사, 섣부른 판단은 금물입니다.” 이선우 함장이 단호하게 말했다. “아르고스 호의 임무는 인류의 지평을 넓히는 것입니다. 미지의 발견을 외면할 수는 없죠.”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도 미세한 떨림이 묻어났다. 수십 년간 우주를 누빈 베테랑인 그에게도, 이처럼 명확한 의도를 가진 미지의 신호는 처음이었다. 그것은 단순한 잡음이 아니라, 마치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눈빛과도 같았다.

“최 항해사, 접근 경로를 확정해. 탐사 준비를 시작한다.”

명령이 떨어지자 함교의 분위기가 일순간 긴장감으로 물들었다. 모두가 자신의 자리에서 침묵 속에 움직였다. 거대한 아르고스 호는 느리게 방향을 틀어 미지의 신호가 있는 곳으로 나아갔다.

수십 시간이 흘렀다. 우주선 전면의 거대한 관측창 너머, 망망한 암흑 속에 희미한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점에 불과했던 것이, 아르고스 호가 가까워질수록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저게… 뭔가요?” 강민준 기술 책임자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스크린에 확대된 영상은 모두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것은 자연적인 행성도, 유성도 아니었다. 거대한 구조물이었다. 불규칙한 다각형들이 복잡하게 얽혀 거대한 꽃봉오리처럼 솟아 있었고, 표면은 검은 금속과 알 수 없는 재질로 뒤덮여 있었다. 빛을 흡수하는 듯한 기괴한 색감에, 간헐적으로 섬뜩한 푸른빛이 번쩍였다.

“외계 문명의 유물인가… 아니면, 생체 조직으로 이루어진 것인가?” 김지현 박사가 넋을 잃은 듯 중얼거렸다. “확실한 건, 인류의 기술로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것은 ‘정지’해 있었다. 그러나 그 거대한 정적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위압감은 아르고스 호 전체를 짓누르는 듯했다. 마치 영원히 잠들어 있던 거인이 눈을 떴을 때의 정적처럼, 숨 막히는 침묵이었다.

“함장님, 주변에 다른 생명체 징후는 없습니다. 오직 저 구조물에서만… 특이한 에너지 파장이 감지됩니다.”

이선우 함장은 잠시 눈을 감았다. 머릿속으로 수많은 시뮬레이션이 스쳐 지나갔다. 인류는 과거에도 미지의 존재와 마주했다. 하지만 그 어떤 기록도 지금 이 순간의 감각을 설명해주지 못했다. 이것은 ‘위협’이었다. 본능적으로 외치는 경고음.

하지만 그는 물러설 수 없었다. 인류의 운명을 짊어진 함장으로서, 이 미지의 문을 열지 않는 것은 더 큰 패배를 의미했다.

“탐사팀, 출동 준비.”

세 명의 대원이 탑승한 소형 탐사선이 아르고스 호에서 분리되어 미지의 구조물을 향해 천천히 움직였다. 함교 스크린에는 탐사선 내부의 영상과 대원들의 생체 신호가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있었다.

탐사선이 구조물에 접근하자, 거대한 문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서서히 열렸다. 기계적인 소음 없이, 유기적으로 꿈틀거리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그 너머에는 빛 한 점 없는 어둠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내부 진입을 허가한다. 최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어떤 이상 징후라도 즉시 보고하라.” 이선우 함장의 목소리가 탐사팀 대원들의 통신기로 전달되었다.

“알겠습니다, 함장님.” 팀장의 목소리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탐사선이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자, 문이 다시 스르륵 닫혔다.
내부는 예상보다 훨씬 넓었다. 불규칙한 벽면에는 핏줄처럼 뻗어 나간 광선들이 희미하게 깜빡였다. 섬뜩할 정도로 정교한 설계였다.

“함장님, 내부에는 대기가 존재합니다. 특이한 성분은 감지되지 않습니다. 인공 중력도 작동 중인 것 같습니다.”

“계속 전진하라.”

탐사팀은 미지의 통로를 따라 깊숙이 들어갔다. 그들의 발소리가 적막한 공간에 울려 퍼졌다. 주변은 고요했다. 너무나도 고요해서, 마치 무언가가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얼마 후, 그들은 거대한 원형 공간에 도달했다. 중앙에는 거대한 검은색 구조물이 솟아 있었다. 그것은 마치 거대한 심장처럼, 푸른빛을 불규칙하게 깜빡이며 미세하게 진동했다. 구조물 주변에는 알 수 없는 문자들이 새겨져 있었고, 그 문자들이 빛을 받을 때마다 섬뜩하게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이게… 에너지를 방출하던 근원인 것 같습니다.” 김지현 박사가 흥분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패턴이… 이전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탐사팀 대원들은 조심스럽게 중앙 구조물에 다가섰다. 팀장이 소형 스캐너를 꺼내 구조물에 갖다 댔다. 스캐너는 삑, 삑, 하는 경고음을 내뱉으며 곧이어 먹통이 되어버렸다.

“젠장, 스캐너가 아예 먹통입니다!”

바로 그때였다. 팀원 중 한 명인 박 대원이, 마치 홀린 듯이 손을 뻗어 중앙 구조물의 표면을 만졌다.

“박 대원! 뭘 하는 거야!” 팀장의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박 대원의 손이 구조물에 닿는 순간, 거대한 검은 심장이 섬광을 내뿜으며 맹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푸른빛이 번개처럼 온몸을 휘감았다.

“으아악!”

박 대원의 비명은 짧고 굵었다. 그의 몸이 끔찍하게 뒤틀리기 시작했다. 피부가 검은색으로 변색되고, 혈관이 튀어나오며 부풀어 올랐다. 눈동자는 순식간에 잿빛으로 변하며 이성을 잃은 맹수처럼 번뜩였다. 그의 입에서는 침이 줄줄 흘러나왔고, 이빨은 날카롭게 솟아났다.

“박 대원! 정신 차려!”

팀장과 다른 대원이 총을 겨눴지만, 박 대원은 이미 인간의 형태를 잃어가고 있었다. 그의 몸은 부자연스럽게 비틀리며 섬광이 터졌던 곳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성을 잃은 짐승의 움직임이었다.

“통신 두절입니다!”

“생체 신호… 박 대원의 생체 신호가 비정상적으로 치솟고 있습니다! 나머지 대원들의 신호도 불안정합니다!”

함교는 아수라장이 되었다. 스크린에 비치는 탐사팀 영상이 심하게 왜곡되고 있었다. 지지직거리는 노이즈 속에서, 일그러진 박 대원의 얼굴이 섬뜩하게 비춰졌다. 그는 기괴한 신음소리를 내며 팀원들을 향해 돌진했다. 그의 손톱은 이미 날카로운 흉기로 변해 있었다.

팀장이 겨눈 총에서 레이저가 발사되었지만, 박 대원은 눈도 깜빡하지 않고 돌격했다. 그의 피부는 이제 마치 단단한 암석처럼 변한 듯했다. 레이저가 닿는 순간, 그는 기괴한 자세로 몸을 뒤틀어 피했다.

“함장님! 탐사팀 대원들이 공격당하고 있습니다! 신호가… 신호가 하나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스크린 속에서, 박 대원은 다른 팀원을 향해 맹렬하게 달려들어 무자비하게 짓밟기 시작했다. 그의 움직임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마치 어둠 속에서 튀어나온 굶주린 그림자처럼, 빠르고 잔인했다. 희미하게 들려오는 비명은 곧 노이즈에 묻혔다.

“탐사팀, 즉시 귀환하라! 반복한다, 즉시 귀환하라!”

이선우 함장은 목이 터져라 외쳤지만, 이미 탐사선과의 통신은 완벽하게 끊긴 상태였다. 스크린 속 영상은 마지막 대원의 생체 신호가 사라지는 순간, 지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완전히 꺼져버렸다.

적막. 다시 함교에 숨 막히는 침묵이 찾아왔다.

아르고스 호 전면의 관측창 너머에는 미지의 거대한 구조물이 침묵한 채 떠 있었다. 그리고 그 구조물의 거대한 입구는, 아르고스 호를 향해 활짝 열려 있었다. 마치 먹잇감을 기다리는 거대한 아가리처럼.

“함장님… 탐사팀을 회수해야 합니다.” 최윤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

이선우 함장은 떨리는 손으로 마른 침을 삼켰다. 그의 눈에 비친 것은, 탐사선이 진입했던 그 거대한 입구 너머의 어둠이었다. 그 어둠 속에서, 무언가 시뻘건 섬광이 깜빡이는 것을 그는 분명히 보았다.

그 섬광은, 마치 지금 막 깨어난 짐승의 굶주린 눈동자 같았다.

“아르고스 호, 즉시 이탈! 비상 엔진 가동! 모든 함포를 발사 준비시켜라!”

그의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 아르고스 호의 거대한 엔진이 굉음을 내며 진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늦은 것일까. 우주선의 외부 카메라가 포착한 영상에는, 거대한 구조물의 입구에서 섬뜩한 그림자 하나가 맹렬한 속도로 튀어나오는 모습이 잡혔다.

그것은 박 대원이었다. 이미 인간의 형체를 완전히 잃은 괴물. 마치 사냥감을 쫓는 미친 맹수처럼, 아르고스 호를 향해 날아들고 있었다.

그의 눈은, 붉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아르고스 호 외부 도크의 비상 에어록은, 불행히도 아직 닫히지 않은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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