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잔재 (殘滓)
**에피소드 1: 그 그림자, 재림하다**
—
**장면 1: 잿빛 도시의 그림자**
* **배경:** 잿빛으로 변한 고층 빌딩 숲, 그 사이를 가르는 고가도로가 뼈대만 남은 채 흉물처럼 서 있다. 녹슨 차량들이 도로 위에 멈춰 선 채 영원히 멈춰버린 시간을 말해주는 듯하다. 먹구름이 낮게 깔린 하늘에서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진다. 폐허 특유의 음습한 냄새가 공기 중에 가득하다.
* **등장인물:** 지훈, 서연, 진우
* **액션:** 지훈의 팀은 폐허가 된 도시를 조심스럽게 가로지른다. 진우가 선두에서 망원경으로 주변을 살피고, 서연은 후방을 맡으며 예리한 시선으로 그림자들을 경계한다. 지훈은 팀의 중앙에서 모든 상황을 주시하며 묵묵히 걷는다. 그들의 움직임은 마치 먹잇감을 쫓는 사냥꾼처럼 빠르고 절도 있다.
—
**[프레임 1]**
**나레이션 (지훈, 낮고 차분한 목소리):** 세상은 멸망하지 않았다. 그저, 우리가 알던 모든 것이 박살 났을 뿐.
**[프레임 2]**
진우가 귀에 꽂은 무전기로 나지막이 보고한다.
**진우 (무전, 긴장감 어린 목소리):** “전방, 클리어. 워커 몇 기 포착, 활동 없음.”
**[프레임 3]**
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우에게 손짓한다. 그의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갑다.
**지훈 (낮은 목소리):** “섣불리 접근하지 마. 그림자도 조심하고.”
**[프레임 4]**
서연이 등 뒤로 시선을 던지며 무전으로 답한다. 그녀의 손은 옆구리에 찬 나이프 손잡이를 짚고 있다.
**서연 (무전, 침착하게):** “후방 이상 없음. 바람 소리 때문에 청각 방해 심합니다.”
**[프레임 5]**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를 걷는 지훈의 모습. 그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진다.
**나레이션 (지훈):** 우리는 그림자 속을 걷는 존재가 되었다.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지옥의 그림자들, 그리고… 인간의 그림자.
—
**장면 2: 희미한 흔적, 과거의 그림자**
* **배경:** 버려진 대형 마트 주차장. 퀴퀴한 곰팡이 냄새와 핏비린내가 섞여 코를 찌른다. 곳곳에 널브러진 시체들의 잔해는 이곳이 한때 처절한 싸움터였음을 짐작게 한다.
* **등장인물:** 지훈, 서연, 진우
* **액션:** 팀은 마트 내부로 통하는 입구에 도착한다. 진우가 선두에서 주변을 살피다, 축축한 바닥에 찍힌 선명한 부츠 자국을 발견한다.
—
**[프레임 6]**
진우가 멈춰 서서 바닥을 가리킨다.
**진우 (조심스럽게):** “지훈 형! 이쪽이에요. 사람이 지나간 흔적 같아요.”
**[프레임 7]**
지훈이 다가가 쪼그려 앉아 발자국을 살핀다. 그의 손가락이 흙먼지에 파묻힌 발자국 가장자리를 스친다.
**지훈 (낮고 잠긴 목소리):** “…아니, 그냥 사람이 아니야.”
**[프레임 8]**
서연이 옆에 서서 발자국을 내려다본다.
**서연:** “특징이라도 있습니까?”
**[프레임 9]**
지훈의 눈이 발자국을 훑는다. 그의 시선에 섬뜩한 기시감이 스친다.
**지훈 (손가락으로 발자국의 가장자리를 짚으며):**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려 있어. 게다가… 전투 부츠 치고는 발등 부분이 유난히 닳았군. 이걸 신는 사람은… 항상 무거운 걸 들거나, 특정한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이 있겠지.”
**[프레임 10]**
지훈의 눈빛이 흔들린다. 카메라는 그의 눈을 클로즈업한다.
**나레이션 (지훈, 과거 회상으로 전환되는 배경음악):** 발자국의 형태는 그의 뇌리에 깊이 박힌 하나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저주받은 잔상.
—
**[회상 시작]**
* **배경:** 폐허가 된 아파트 복도. 벽에는 핏자국이 흥건하고, 천장에 매달린 전등은 위태롭게 깜빡거린다. 복도 끝에서 으르렁거리는 워커 떼가 무섭게 몰려온다.
* **등장인물:** 젊은 지훈 (현재보다 훨씬 앳된 얼굴), 민준 (손에 칼을 든 채 지훈을 노려본다), 그리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또 다른 인물.
* **액션:** 민준이 갑자기 지훈의 어깨를 강하게 밀쳐낸다. 지훈은 균형을 잃고 바닥에 나뒹군다. 민준의 얼굴에는 공포와 비겁함이 뒤섞여 있다.
—
**[프레임 11]**
민준이 지훈을 밀쳐내며 절규하듯 외친다.
**민준 (비명처럼, 뒤돌아서 도망치며):** “미안하다, 지훈아! 우리… 살아야 하잖아!”
**[프레임 12]**
바닥에 쓰러진 지훈의 눈에 민준의 뒷모습이 멀어진다. 그 뒤로 워커 떼가 자신에게 달려드는 모습이 보인다.
**지훈 (절규, 그림과 대사 칸은 크게):** “민준아!!!!!”
**[프레임 13]**
수많은 워커들이 지훈에게 달려드는 어두운 이미지. 그의 몸이 워커들 아래로 사라지는 듯하다.
**나레이션 (지훈):** 그날, 나는 지옥에 버려졌다. 그리고 지옥에서 살아 돌아왔다.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난 세상에서, 내게 남은 건 오직 하나의 집념뿐이었다.
**[회상 끝]**
—
**[프레임 14]**
다시 현재. 지훈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의 눈빛은 회상 전보다 더욱 차갑고 날카로워져 있다.
**지훈 (차가운 눈빛):** “이 흔적… 잊을 리가 없지.”
**[프레임 15]**
진우가 영문을 모른 채 지훈을 올려다본다.
**진우:** “형, 누구 발자국인데요?”
**[프레임 16]**
지훈의 얼굴에 잔혹한 미소가 스친다.
**지훈 (일어서며):** “날 지옥에 밀어 넣은 놈들의 흔적이지.”
—
**장면 3: 좁혀오는 거리**
* **배경:** 마트 내부. 진열대가 쓰러져 있고, 바닥에는 상품들이 흩어져 있다. 어두컴컴하고 습한 분위기. 천장에서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가 정적을 깬다.
* **등장인물:** 지훈, 서연, 진우
* **액션:** 지훈 팀은 발자국을 따라 조심스럽게 마트 안쪽으로 이동한다. 멀리서 희미한 인기척과 낮은 대화 소리가 들려온다.
—
**[프레임 17]**
서연이 손을 들어 팀을 멈춰 세운다. 그녀의 표정이 굳어 있다.
**서연 (작은 목소리):** “쉿. 소리 들려요. 여러 명입니다.”
**[프레임 18]**
진우가 숨죽여 귀를 기울인다.
**진우 (속삭이듯):** “두런두런… 대화하는 것 같아요.”
**[프레임 19]**
지훈이 눈을 가늘게 뜨고 정면을 응시한다.
**지훈 (낮은 목소리):** “서두르지 마. 먼저, 그들이 뭘 하는지 확인한다.”
**[프레임 20]**
지훈의 심장이 쿵, 쿵, 쿵, 강하게 울린다. 그의 발소리가 멈춘다.
**나레이션 (지훈):** 심장이 쿵, 쿵, 쿵. 발소리에 맞춰 뛰었다. 피 냄새와 함께 밀려오는 낯선 공기. 잊었던 이름이 혀끝에서 맴돌았다.
**[프레임 21]**
지훈은 능숙하게 몸을 숨긴 채, 쓰러진 진열대 사이로 고개를 내밀어 안쪽을 살핀다. 그의 눈동자에 섬광이 번뜩인다.
**[지훈의 시야]**
* 어수선하게 모여 앉아 작은 불을 피우고 있는 한 무리의 생존자들. 대략 10명 남짓. 그들은 지쳐 보이지만 나름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 그들의 중심에 앉아 무언가 지시를 내리고 있는 남자. 그의 얼굴이 불빛에 순간 비친다.
* 지훈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는… 민준이었다.
* 민준의 옆에는, 지훈에게 익숙한 또 다른 얼굴도 보인다. 과거, 민준과 함께 지훈을 버렸던 패거리 중 하나다.
**[프레임 22]**
민준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예전보다 더 날카롭고 교활해 보이는 인상.
**나레이션 (지훈):** 민준. 나의 가장 친한 친구. 그리고 나의 모든 것을 빼앗아간 배신자.
—
**장면 4: 재회, 복수의 서막**
* **배경:** 마트 내부. 지훈과 민준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불빛이 흔들리며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다.
* **등장인물:** 지훈, 서연, 진우 / 민준과 그의 일행
* **액션:** 민준은 무언가 얘기하다가, 본능적으로 으스스한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린다. 어둠 속, 진열대 틈새로 보이는 지훈의 눈과 마주친다.
—
**[프레임 23]**
민준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의 얼굴에서 당황스러움, 그리고 찰나의 공포가 스친다.
**민준 (입술이 바싹 마르며):** “…지… 지훈…?”
**[프레임 24]**
지훈의 입꼬리가 비틀린다.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옆에 선 서연과 진우에게 속삭인다.
**지훈 (낮은 목소리):** “준비해.”
**[프레임 25]**
서연이 지훈의 시선을 따라 민준을 보고 표정이 굳는다. 그녀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등에 맨 소총으로 향한다.
**서연 (나지막이):** “설마… 그놈입니까?”
**[프레임 26]**
진우가 영문을 모르고 지훈을 바라본다.
**진우:** “형?”
**[프레임 27]**
지훈은 서서히 몸을 일으킨다. 그의 손에는 묵직한 마체테가 들려 있다. 마체테 끝이 불빛에 반사되어 번뜩인다. 그의 그림자가 민준의 무리에게 드리워진다.
**[프레임 28]**
지훈의 얼굴 클로즈업. 그의 눈은 모든 증오와 결의로 불타오른다.
**지훈 (낮고 으르렁거리는 목소리, 모든 증오가 담긴 목소리):** “이제… 게임을 시작할 시간이다.”
**[프레임 29]**
지훈이 마체테를 든 채 민준 일행을 향해 한 발짝 내딛는다. 그의 뒤로 서연과 진우가 경계 태세를 취한다.
**나레이션 (지훈):** 나의 지옥에서 탈출한 대가로, 너는 네가 쌓아 올린 모든 것들을 잃게 될 것이다.
—
**[마지막 컷]**
어둠 속에서 빛나는 지훈의 눈. 강렬한 클리프행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