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폐허의 속삭임
**장르:** 포스트 아포칼립스 생존, 종족을 뛰어넘는 금지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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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잿빛 황야의 그림자
**[패널 1. 삭막한 폐허 도시의 전경. 먼지 가득한 하늘 아래 앙상한 철골 구조물들이 흉물스럽게 솟아있다. 일그러진 콘크리트 벽에는 붉은 이끼와 검은 곰팡이가 뒤덮여 있다.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은 곧 비가 쏟아질 듯 어둡다.]**
**류진 N:** 이 세상은 죽었다. 적어도… 우리가 알던 세상은.
**류진 N:** ‘대분열’ 이후, 남은 건 재와 독, 그리고 끝없는 공포뿐.
**[패널 2. 류진의 옆모습. 낡은 방독면을 쓰고, 흙먼지가 잔뜩 묻은 허름한 옷차림이다. 그의 등에는 큼직한 배낭이 메어져 있고, 한 손에는 녹슨 철근을 든 채 조심스럽게 폐허 속을 헤치고 나아간다. 눈빛은 날카롭고 경계심으로 가득하다.]**
**류진 N:** 하루하루는 생존을 위한 싸움. 먹을 것을 찾고, 쉴 곳을 찾고, 그리고… 놈들을 피해야 한다.
**류진 N:** 숲의 그림자들. 숲을 지키는 자들, 혹은 숲을 파괴하는 자들. 인간들은 놈들을 ‘나이아드’라 불렀다.
**[패널 3. 류진의 시선 끝, 무너진 고층 건물 잔해 사이로 섬뜩한 형태의 야생 생물이 빠르게 움직이는 그림자가 스쳐 지나간다. 척추가 비정상적으로 솟아오른 늑대 같은 형상이다.]**
**류진 N:** 놈들은 변이했다. 인간만이 아닌, 모든 생명체가.
**류진 N:** 약한 자는 잡아먹히고, 강한 자는 포식자가 된다. 그게 이 세계의 유일한 법칙이다.
**[패널 4. 류진이 허물어진 상점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유리창은 모두 깨져나가고, 상품 진열대는 쓰러져 있다. 바닥에는 닳아버린 옷가지와 부패한 음식물 흔적이 지저분하게 널려 있다.]**
**류진:** (나지막이 혼잣말) …이번에도 꽝인가.
**[패널 5. 류진이 천천히 주변을 둘러본다. 이리저리 뒤져보지만 쓸 만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 그때, 그의 시선이 구석진 곳, 잔해 더미 아래에 숨겨진 듯한 작은 상자 하나에 닿는다. 먼지를 털어내자 ‘응급 약품 키트’라고 쓰인 글씨가 희미하게 보인다.]**
**류진:**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런 게… 아직도 남아있다고?
**[패널 6. 류진이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어본다. 내용물은 대부분 부패했지만, 그 안에서 아직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작은 소독약 병과 붕대 몇 개를 발견한다. 그의 얼굴에 희미한 안도감이 스친다.]**
**류진:** (작게 한숨 쉬며) 운이 좋군. 정말 오랜만에 보는… 신상이다.
**[패널 7. 류진이 막 상자를 챙기려 할 때, 밖에서 섬뜩한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인간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날카롭고 기괴한 포효.]**
**콰아아앙-!**
**류진:** (몸이 굳는다. 눈은 문 쪽을 향한다. 방독면 너머로 그의 얼굴에 긴장감이 서린다.) …이런, 변이종인가.
**[패널 8. 문틈 사이로 거대한 그림자가 비친다. 빛에 반사된 털은 피처럼 붉고, 덩치는 곰만 하다. 그 발소리는 건물을 뒤흔들 정도다.]**
**류진 N:** 놈들의 영역에 너무 깊이 들어왔나. 아니… 뭔가 이상하다.
**류진 N:** 보통 놈들은 밤에만 움직이는데. 이 시간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 #2. 숲의 상처
**[패널 9. 류진이 폐허 건물 뒤쪽, 깨진 창문으로 몸을 피한다. 붉은 변이종은 건물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주변을 서성인다. 류진은 숨을 죽인 채 창문 너머를 응시한다.]**
**류진 N:** 사냥을 하는 건가? 아니면… 뭔가를 쫓는 건가.
**[패널 10. 붉은 변이종의 시선이 한곳에 고정된다. 류진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변이종이 보는 방향을 따라간다. 그곳은 폐허 도시와 ‘심연의 숲’ 경계선이었다. 숲은 잿빛 도시와는 대조적으로 검푸른 생명력을 뿜어내고 있지만, 독기를 품고 있어 인간에게는 금지된 영역이다.]**
**류진 N:** 숲의 경계… 저곳은 나이아드들의 영역.
**류진 N:** 놈들이 도시로 나오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인데… 저렇게 대놓고 경계에서 어슬렁거린다니.
**[패널 11. 붉은 변이종이 숲 쪽으로 달려간다. 무언가에 홀린 듯 빠르게 숲 속으로 사라지는 변이종의 뒷모습. 류진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본다.]**
**류진 N:** (골똘히) 저 녀석이… 뭘 쫓는 거지?
**류진 N:** 설마… 나이아드인가? 놈들이 저렇게 큰 변이종에게 쫓길 리가 없는데.
**[패널 12.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류진은 조심스럽게 창문 밖으로 나선다. 발소리를 죽인 채 붉은 변이종이 사라진 숲의 경계선으로 향한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녹슨 철근이 들려있다.]**
**류진:** (작게 읊조린다) 미쳤지, 내가. 괜한 호기심은 언제나 죽음을 불러오는데.
**[패널 13. 숲의 경계에 다다르자, 풀잎 사이로 섬뜩한 붉은 핏자국이 점점이 이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진득한 피웅덩이가 바위 위에 고여 있다.]**
**류진:** (눈을 가늘게 뜬다) 이건… 놈의 피가 아니군.
**류진:** (손가락으로 피를 찍어 냄새를 맡는다) 비린내. 하지만… 약간의 단내도 섞여있어.
**[패널 14. 류진의 시선이 숲 안쪽으로 향한다. 핏자국은 숲 깊숙한 곳으로 이어져 있다. 망설이는 그의 얼굴 위로, 어린 시절 나이아드에게 가족을 잃었던 비극적인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혐오와 경계심, 그리고 억누르려 해도 솟아나는 강렬한 호기심이 뒤섞인 표정.]**
**류진 N:** 놈들은 내 가족을 앗아갔다. 내게 남은 건 오직… 그들에 대한 증오와 경멸뿐.
**류진 N:** 그런데 왜… 왜 발길이 멈추지 않는 거지?
**[패널 15. 류진이 굳은 표정으로 숲 속으로 한 걸음 내딛는다. 발 아래 밟히는 마른 나뭇가지 소리가 크게 울린다. 숲은 도시와는 다른 종류의 침묵으로 가득하다. 기괴하게 뒤틀린 나무들과 이끼 낀 바위들이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보인다.]**
**류진 N:** 저 피는… 분명 나이아드의 것이었다.
**류진 N:**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패널 16. 류진이 핏자국을 따라 숲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간다. 주변의 나무들이 점점 더 기괴한 형태로 변해간다. 어두운 숲 속, 햇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음침한 공간이 나타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푸른 빛이 깜빡이는 것을 발견한다.]**
**류진:** (작게 들이쉬는 숨) …뭐지?
### #3. 푸른빛의 조우
**[패널 17. 류진의 시선이 닿은 곳에, 쓰러진 존재가 보인다. 푸른빛이 도는 피부, 가느다랗지만 단단해 보이는 사지. 분명 나이아드다. 등에는 깊고 날카로운 상처가 벌어져 있고, 그 주위로 희미한 푸른빛이 섬광처럼 깜빡인다.]**
**류진 N:** 나이아드… 설마 어린 개체인가?
**류진 N:** 어째서 이런 곳에 혼자 쓰러져 있는 거지?
**[패널 18. 쓰러진 나이아드의 얼굴이 클로즈업된다. 인간과는 다른, 약간 뾰족한 귀와 날카로운 송곳니가 살짝 드러난 입술. 하지만 두려움과 고통으로 일그러진 눈빛은 놀랍도록 인간적이다. 커다란 눈동자는 투명한 푸른색이며, 그 속에는 눈물이 가득하다.]**
**류진:** (자신도 모르게 멈칫한다) …어린아이인가?
**[패널 19. 류진이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나이아드는 그를 알아채고 고통스러운 신음과 함께 몸을 움찔거린다. 그의 눈빛은 경계심과 공포로 가득하다.]**
**아르엔:** (낮게 으르렁거린다. 인간의 언어가 아닌 숲의 언어.) 으르르… 저리가…
**류진 N:** 분명 인간의 언어는 아니지만… 그 속에 담긴 감정은 알 수 있었다.
**[패널 20. 류진은 철근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두 손을 들어 올리며 ‘위협하지 않는다’는 몸짓을 한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방독면으로 가려져 있지만, 눈빛만은 진심으로 걱정하는 듯 보였다.]**
**류진:** (낮고 조용한 목소리) …움직이지 마. 더 깊게 다칠 거야.
**류진:** (작게 한숨 쉬며) …괜찮아. 해치지 않아.
**[패널 21. 나이아드의 눈빛이 흔들린다. 경계심은 여전하지만, 류진의 진심을 읽은 듯 망설임이 엿보인다. 그녀의 등에서 푸른빛이 더욱 불안하게 깜빡인다.]**
**류진 N:** 상처에서 독기가 퍼지고 있는 건가? 놈들의 종족 특성상, 저렇게 상처가 개방되면… 빠르게 죽을 텐데.
**류진 N:** 붉은 변이종에게 당한 것이 확실하다.
**[패널 22. 류진이 아까 발견한 응급 약품 키트에서 소독약과 붕대를 꺼낸다. 나이아드는 그를 경계하며 뒷걸음질 치려 하지만, 고통에 신음하며 다시 쓰러진다. 그녀의 몸에서 푸른빛이 점점 희미해진다.]**
**류진:** (단호한 목소리) 가만히 있어. 살려주려는 거야.
**류진:** (속으로) 미쳤지, 내가. 놈들의 손에 내 가족이 죽었는데…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패널 23. 류진이 마침내 나이아드의 등 뒤로 다가간다. 나이아드는 공포에 질린 눈으로 그를 돌아보려 하지만, 힘이 없어 이내 고개를 떨군다. 류진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 닿는다. 그의 손끝에 닿는 피부는 차갑고 매끄럽다.]**
**아르엔:** (작게 앓는 소리) 흐으…
**[패널 24. 류진이 조심스럽게 상처 부위를 소독하기 시작한다. 따가움에 나이아드의 몸이 크게 경련하지만, 류진은 흔들리지 않고 작업을 이어나간다. 그녀의 등에서는 여전히 푸른빛이 희미하게 깜빡인다. 그 푸른빛은 마치 심장이 뛰는 것처럼 보인다.]**
**류진 N:** 이 빛은… 생명력인가? 혹은… 놈들의 힘?
**류진 N:** 뭐든 간에, 이대로 두면… 죽을 것이다.
**[패널 25. 류진이 붕대를 감아주기 시작한다. 어설픈 솜씨지만, 그의 손길은 놀랍도록 조심스럽고 부드럽다. 붕대에 감싸인 상처 부위에서 푸른빛이 점차 안정되는 것처럼 보인다. 나이아드는 고통으로 일그러졌던 얼굴에서 점차 힘이 빠져나가는 듯, 안도감이 스치는 표정이다.]**
**아르엔:** (작게 숨을 들이쉰다. 고통이 가시는 듯한 안도의 한숨.) 후우…
**[패널 26. 류진이 마지막으로 붕대를 매듭짓는다. 그리고 물끄러미 나이아드를 바라본다. 방독면 너머의 그의 눈빛은 복잡한 감정으로 가득하다. 증오와 경멸 대신, 낯선 연민과 호기심이 뒤섞여 있다.]**
**류진 N:** (속으로) 놈들이 괴물이라고 배웠다. 잔인하고 무자비한 포식자라고.
**류진 N:** 그런데… 이 아이의 눈은…
**[패널 27. 나이아드, 아르엔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류진을 바라본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는 여전히 불안했지만, 이제는 경계심 대신 묘한 질문과 감사함이 담겨 있다. 인간과 숲의 존재, 두 종족의 눈빛이 처음으로 서로에게 닿는다.]**
**아르엔:** (아주 작게, 하지만 또렷하게) …인간…
**[패널 28. 류진은 아르엔의 입에서 나온 ‘인간’이라는 단어에 놀란다. 류진의 눈이 커진다. 그는 방독면을 살짝 들어 올려, 그녀에게 자신의 얼굴을 처음으로 드러낸다. 흙먼지와 상처로 거칠어진 그의 얼굴이지만, 눈빛만은 맑고 흔들림이 없다. 아르엔은 그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본다.]**
**류진:** (작게 중얼거린다) …이름이 뭐지?
**[패널 29. 류진의 시선이 아르엔의 상처를 가린 붕대에 닿는다. 그리고 곧 숲 속 깊은 곳에서 섬뜩한 짐승의 울음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아까 그 붉은 변이종의 울음소리다. 류진과 아르엔의 눈빛이 동시에 흔들린다.]**
**콰아아앙-!**
**류진 N:** 놈이 다시 오고 있다.
**류진 N:** 그리고 이 숲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패널 30. 류진은 아르엔을 일으켜 세운다. 부상으로 휘청거리는 그녀의 몸을 류진이 조심스럽게 부축한다. 두 사람의 몸이 처음으로 맞닿는다. 인간과 나이아드, 금지된 접촉이다. 류진의 얼굴에는 결의가, 아르엔의 얼굴에는 혼란과 함께 희미한 희망이 스친다. 두 사람은 서둘러 숲 속 더 깊은 곳으로, 혹은 숲 밖으로 향하는 그림자로 에피소드가 끝난다.]**
**류진 N:** 우리는 함께 도망쳐야 했다.
**류진 N:** 적이 아닌… 서로의 유일한 구원이 될지도 모르는 존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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