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소드 1: 핏빛 응시 (Blood-stained Ga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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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어둠 속, 한 남자의 날카로운 눈이 정면을 응시한다. 그의 얼굴에는 거친 먼지와 몇 개의 흉터가 드리워져 있고, 손에 든 낡은 칼날에는 희미한 핏자국이 말라붙어 있다. 배경은 잿빛으로 변해버린 도시의 잔해들. 그의 눈빛은 지독한 증오와 함께 흔들림 없는 결의를 담고 있다.
**남자의 독백:**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날의 기억만큼은 선명하다. 그리고 그 기억은 나를 살아가게 하는 유일한 이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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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폐허가 된 도시의 거리, 저녁 무렵.**
(앙상하게 뼈대만 남은 고층 빌딩들이 석양을 받아 붉게 물들어 있다. 무너진 도로 위에는 뒤집힌 차량들과 검게 그을린 잔해들이 널려 있고, 공기는 먼지와 정체 모를 악취로 가득하다. 멀리서 좀비들의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장면 2] 한 남자가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를 조심스럽게 지나가고 있다.**
(주인공 강하준. 낡은 방탄 조끼 위에 더러워진 야전 점퍼를 걸치고, 찢어진 바지 아래로 두터운 군화가 보인다. 손에는 직접 개조한 듯한 투박한 마체테를 꽉 쥐고 있다. 그의 눈은 주변을 끊임없이 살피며 경계심을 놓지 않는다.)
**강하준 (독백):** “벌써 몇 년째더라. 세상이 이렇게 뒤집어진 지.”
(마체테의 날카로운 끝이 붉은 석양을 반사하며 섬뜩하게 빛난다.)
**강하준 (독백):** “모두가 죽었다고 믿었던 내게, 살아남는다는 건 축복이 아니었다. 저주에 가까웠지.”
**[장면 3] 하준의 발걸음이 멈춘다.**
(길가에 쓰러진 자판기 옆, 한 무리의 감염자들이 어슬렁거리고 있다. 그들의 피부는 썩어 문드러져 있고, 눈은 핏발이 서 있다. 굶주린 짐승처럼 움직임은 느리지만, 그 숫자는 족히 열댓 마리는 되어 보인다.)
**강하준 (독백):** “그저 살아남는 것만이 전부였던 시절도 있었다.”
**[장면 4] 하준이 몸을 완전히 숨긴 채 감염자들을 응시한다.**
(그의 눈빛은 냉정하고 차갑다. 마치 오랜 시간 먹잇감을 노려보는 포식자의 그것과 같다. 그는 재빨리 주변 지형을 스캔하며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파악한다.)
**강하준 (독백):**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이 지옥 같은 세상에서 내가 살아있는 단 하나의 이유.”
**[장면 5] 감염자 무리의 뒤편으로 돌아가는 하준.**
(낮게 엎드린 채, 거의 소리 없는 움직임으로 폐차된 버스 아래를 기어간다. 그의 얼굴에는 일말의 망설임도, 두려움도 보이지 않는다. 오직 목표만이 그의 시야를 채운다.)
**[장면 6] 감염자 무리 가장자리에 있던 한 마리가 천천히 뒤를 돈다.**
(썩어가는 얼굴이 하준이 숨어있는 방향을 향한다.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낮게 울린다.)
**감염자:** 흐으으으…
**SFX:** (바스락) – 하준의 발아래 작은 유리 조각이 밟힌다.
**[장면 7] 감염자의 머리가 빠르게 하준 쪽으로 향한다.**
(눈동자 없는 눈이 하준을 응시한다. 다른 감염자들도 서서히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기 시작한다.)
**[장면 8] 하준의 눈이 번뜩인다.**
(더 이상 숨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듯, 그는 재빨리 몸을 일으킨다.)
**강하준:** “젠장.”
**[장면 9] 하준이 마체테를 휘둘러 가장 가까운 감염자의 목을 단번에 베어 버린다.**
(피가 사방으로 흩뿌려지고, 감염자의 몸뚱이가 힘없이 쓰러진다. 다른 감염자들이 그 소리에 일제히 하준에게 달려든다.)
**SFX:** (촥!) (콰당!)
**강하준 (독백):** “그날, 나는 모든 것을 잃었다. 믿음, 희망, 그리고… 나의 친구.”
**[장면 10] 하준이 밀려드는 감염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마체테를 휘두른다.**
(그의 움직임은 빠르고 정확하다. 썩은 살덩이가 찢겨 나가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폐허에 울려 퍼진다.)
**SFX:** (휙! 퍽! 쩌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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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1] 플래시백 – 2년 전. 허물어져 가는 마트 안.**
(불이 꺼진 마트 내부, 생필품 코너는 이미 약탈당해 텅 비어 있다. 강하준과 이현수, 두 남자가 마스크를 쓰고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하준은 지금보다 훨씬 젊고, 눈빛에는 아직 순진함과 피로가 섞여 있다. 현수는 겉으로는 침착해 보이지만, 그의 눈은 끊임없이 주변을 살피며 불안감을 내비친다.)
**이현수:** “하준아, 더 깊이 들어가 봐야 할 것 같아. 식량이 너무 부족해.”
**강하준:** “벌써 3일째야, 현수야. 여기서 더 들어가면 위험해. 저번에 감염자 떼 봤잖아.”
**이현수:** “알아, 하지만… 이러다간 굶어 죽어. 우리 팀원들도 다 배고파하고 있어.”
(현수의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묻어 있다. 하준은 현수의 얼굴을 보며 한숨을 쉰다.)
**[장면 12] 마트 깊숙한 곳, 창고 문이 희미하게 열려 있다.**
(안에서는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현수:** “저기… 저기만 확인하면 될 것 같아.”
**강하준:** “현수야, 저건 아니야. 너무 위험해. 우리 그냥 돌아가자.”
**이현수:** “아니, 하준아. 분명 저 안에 뭔가 있을 거야. 우리… 우리 모두를 살릴 수 있는.”
(현수가 하준의 팔을 잡고 끌어당긴다. 하준은 망설이지만, 친구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하지 못한다.)
**[장면 13] 창고 안으로 들어선 하준과 현수.**
(창고 안은 암흑에 가까울 정도로 어둡다. 코를 찌르는 역한 냄새와 함께 감염자들의 낮은 신음 소리가 여러 곳에서 들려온다.)
**강하준:** “젠장… 너무 많잖아.”
(그들의 눈앞에는 십여 마리가 넘는 감염자들이 비좁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캔 통조림 박스 사이를 어슬렁거리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거대한 그림자 같았다.)
**[장면 14] 갑자기 천장에서 떨어진 캔 하나.**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부딪힌다. 감염자들의 시선이 일제히 소리 나는 곳으로 향한다.)
**SFX:** (철커덩!)
**이현수:** “젠장!”
**강하준:** “뛰어, 현수야!”
**[장면 15] 하준이 현수의 손을 잡고 뒤돌아 달린다.**
(그들의 뒤를 쫓아 감염자들이 빠르게 달려온다. 발소리와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창고를 가득 채운다.)
**[장면 16] 마트 출구 근처, 무너진 선반과 쓰러진 계산대 사이를 지나가는 두 사람.**
(감염자들이 뒤를 바싹 추격하고 있다. 하준은 달리면서도 뒤를 돌아보며 현수가 무사한지 확인한다.)
**강하준:** “더 빨리! 거의 다 왔어!”
**[장면 17] 출구를 불과 몇 미터 앞둔 순간, 하준의 발이 삐끗한다.**
(무너진 잔해에 걸려 넘어진 하준. 손에 든 소총이 바닥에 떨어지고, 그의 무릎에서 피가 배어 나온다.)
**강하준:** “크윽!”
**[장면 18] 뒤따라오던 현수가 하준을 지나쳐 달아난다.**
(현수는 하준이 넘어지는 것을 보았지만,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다. 그의 얼굴에는 공포와 함께 생존을 위한 이기적인 결단이 스쳐 지나간다.)
**이현수:** “하… 하준아!” (입으로는 하준을 부르지만, 그의 발은 멈추지 않는다.)
**[장면 19] 넘어진 하준의 눈에 현수의 뒷모습이 들어온다.**
(현수가 출구를 향해 전력으로 달려간다. 그의 손에는 하준이 아끼던 비상 식량 가방이 들려 있다.)
**강하준 (독백):** “아니… 아니야. 현수는… 내 친구는 그럴 리 없어.”
**[장면 20] 현수가 출구 문을 닫는 모습.**
(쾅! 하고 닫히는 철문. 문이 완전히 닫히기 직전, 현수의 눈이 하준과 마주친다. 그의 눈빛은 불안과 함께 어렴풋한 죄책감… 그리고 결국은 살아남기 위한 냉정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현수 (희미하게 들려오는 외침):** “미… 미안해, 하준아… 살아남아야 해…”
**SFX:** (콰앙!) – 문이 완전히 닫히고, 잠금쇠가 걸리는 소리.
**[장면 21] 닫힌 문 앞에서 홀로 남겨진 하준.**
(그의 뒤로는 굶주린 감염자들이 다가오고 있다. 하준의 눈은 절망과 배신감으로 물든다. 그의 목에서는 터져 나오지 못한 비명이 맴돈다.)
**강하준 (독백):** “그날… 나의 모든 것이 무너져 내렸다. 세상이 변한 것보다 더 잔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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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22] 현재. 폐허가 된 거리, 하준이 마지막 감염자의 머리를 내려찍는다.**
(마체테가 감염자의 머리를 뚫고 바닥에 박힌다.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튀고, 감염자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하준의 숨은 거칠지만, 그의 눈빛은 여전히 차갑다.)
**SFX:** (쩌억!) (푸슉!)
**[장면 23] 하준이 마체테를 뽑아 들고 주변을 둘러본다.**
(주변에는 쓰러진 감염자들의 시체들이 널려 있다. 그는 잠시 무릎을 꿇고 숨을 고른다. 손에 든 마체테에서 핏물이 뚝뚝 떨어진다.)
**강하준 (독백):** “죽을 고비를 수십 번도 더 넘기면서, 나는 너를 찾았다, 이현수.”
**[장면 24] 하준이 바닥에 떨어진 낡은 지도를 집어 든다.**
(지도는 찢어지고 구겨져 있지만, 한 부분이 붉은 펜으로 크게 표시되어 있다. ‘생존자 거점 – 희망 요새’.)
**강하준 (독백):** “그리고 결국… 네놈의 흔적을 찾아냈다.”
**[장면 25] 지도의 표시된 곳을 응시하는 하준의 눈.**
(그의 눈빛은 이전보다 더욱 날카롭고 섬뜩하다. 지도의 ‘희망 요새’라는 글자 위로, 현수의 웃는 얼굴이 오버랩된다. 그러나 이내 그 웃음은 비열하고 사악한 미소로 변한다.)
**강하준 (독백):** “네놈이 희망을 찾았다고? 그래… 하지만 그 희망은 네놈에게 가장 끔찍한 절망이 될 것이다.”
**[장면 26] 하준이 자리에서 일어선다.**
(해는 완전히 저물고, 어둠이 세상을 뒤덮기 시작한다. 멀리 도시의 잔해 사이로 희미한 불빛 하나가 보인다.)
**강하준 (독백):** “피의 복수가 시작될 시간.”
**[장면 27] 하준의 뒷모습. 그는 불빛이 있는 곳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다.**
(그의 발걸음은 망설임이 없다. 그의 등 뒤로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다. 그의 눈은 오직 복수의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다.)
**강하준:** “기다려라, 현수.”
(하준의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스친다.)
**강하준:** “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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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에피소드 예고]**
(희망 요새의 전경. 높은 벽과 감시탑이 보인다. 누군가 요새 안에서 어둠 속을 거닐고 있다. 그 그림자는 어딘가 이현수와 닮았다.)
**나레이션:** “요새를 지배하는 자, 그리고 그를 향해 다가오는 복수의 칼날. 지옥에서 돌아온 자의 피 맺힌 복수극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에피소드 제목:** 희망 요새의 그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