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판타지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밤 3시 17분.

미나는 또다시 잠에서 깨어났다. 깨어났다는 표현보다 ‘벗어던져졌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에서 억지로 끌려 올려진 것처럼, 심장이 거세게 쿵쾅거렸고 식은땀이 등에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천장 등은 꺼져 있었지만, 거실에서 스며드는 희미한 불빛이 침실의 윤곽을 어렴풋이 그려냈다. 어둠은 그녀에게 이제 편안함이 아닌, 미지의 그림자로 가득 찬 공간일 뿐이었다.

“하아…”

메마른 한숨이 터져 나왔다. 어제는 화장실 세면대 위에 얹어둔 칫솔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그제는 아무도 열지 않은 현관문이 덜컥거리는 소리를 냈었다. 이 모든 현상의 시작은 약 한 달 전이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오래된 아파트니까, 이웃집 소리겠거니, 혹은 내가 너무 피곤해서 헛것을 듣는 거겠지. 하지만 점차 그 빈도는 잦아졌고, 양상은 기괴해져 갔다.

침대에서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발을 디디자마자 등골을 훑는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에어컨은 당연히 꺼져 있었다. 이 이상한 한기는 언제나 그녀를 따라다녔다.

그녀의 시선이 문득 침대 옆 협탁 위 시계에 닿았다. 3시 17분. 또다시 그 시간이었다.

그때였다.
주방 쪽에서 아주 미세한 소리가 들려왔다.
*탁, 탁, 탁.*
규칙적이면서도 불길한 소리. 마치 손가락으로 단단한 표면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였다.

“누구세요…?”

목소리가 쥐어짜듯 나왔다. 대답은 없었다. 하지만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탁, 탁, 탁.*
점점 더 선명하게, 그리고 가깝게 들려오는 것 같았다.

미나는 심장이 발밑으로 곤두박질치는 것을 느끼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거실을 가로질러 주방으로 향했다. 식탁 위에는 어젯밤 먹다 남은 커피잔이 놓여 있었다.

주방은 쥐죽은 듯 고요했다. 소리는 사라졌다.
하지만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고요함이 더 큰 소음의 전조라는 것을.
시선이 천천히 주방을 훑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그렇게 보였다.
싱크대 옆의 칼블럭, 반쯤 열린 수납장, 그리고…

그녀의 시선이 멈춘 곳은 벽에 기댄 도마였다. 어젯밤 분명 싱크대 위에 평평하게 눕혀 두었던, 나무로 된 오래된 도마. 지금은 벽에 완벽하게 수직으로 기대어 서 있었다. 마치 누군가 예술 작품을 전시하듯.

미나의 입에서 얕은 비명이 터져 나올 뻔했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솟았다.
이건 착각이 아니었다. 이건… 누가 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에는 그녀 혼자였다.

“나가… 나가라고…”

절박한 속삭임이었다. 그녀는 뒷걸음질 쳤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주방을 벗어나 거실로 향했다. 무작정 현관으로 달려가 문을 열고 싶었다. 이 빌어먹을 공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현관문으로 향하는 순간, 거실 한가운데 놓인 텔레비전이 번쩍하고 빛을 냈다.
삐- 하는 날카로운 소음과 함께 화면 가득 하얀 노이즈가 퍼졌다가, 채 1초도 안 되어 다시 검은 화면으로 돌아갔다. 전원은 분명 꺼져 있었다. 전원 코드를 뽑아두었을 텐데?

미나는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온몸이 경직되었다.
그녀의 눈에 거실 벽에 걸린 가족사진 액자가 들어왔다. 그 액자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기울어지는 것이 보였다.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액자의 한쪽을 들어 올린 것처럼.
그리고는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액자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유리가 산산조각 났다.

“안 돼… 제발…”

이번에는 흐느낌이었다. 그녀의 통제권을 벗어난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공포가 뇌수를 마비시키는 듯했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침실로 돌아갔다. 이불 속에 몸을 숨기고 싶었다.
하지만 침실 문턱을 넘어서자마자, 또 다른 광경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옷장 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미나는 옷장 문을 항상 굳게 닫아두는 습관이 있었다. 심지어 틈새가 벌어지는 것도 싫어해 옷장 손잡이에 작은 자물쇠까지 채워두었다. 그 자물쇠는 지금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부서진 채로.

옷장 안은 온통 어둠이었다. 그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미나를 응시하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침대 위.
그녀가 누워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시커먼 마른 나뭇잎 하나가 놓여 있었다.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바깥에서 들어온 것 같은 나뭇잎.
미나의 아파트는 12층이었다. 주위에는 큰 나무조차 없었다.

“이건… 뭐야…”

소름이 돋았다. 이건 단순한 폴터가이스트 현상이 아니었다.
이건… 메시지였다. 누군가 그녀에게 보내는 악의적인 경고.

그녀가 나뭇잎을 멍하니 바라보는 순간이었다.
등 뒤에서부터 시작된 오한이 그녀의 온몸을 휘감았다.
그리고 침대 밑에서부터, 낮고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것은 짐승의 소리가 아니었다. 인간의 소리도 아니었다.
갈라지고 찢어진, 썩어가는 나무 껍질을 긁는 듯한 기괴한 소리.

*크르르르르릉…*

소리는 점점 더 커졌고, 미나의 발밑을 휘감는 듯한 기운이 느껴졌다.
그녀는 미친 듯이 비명을 질렀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뒤로 나자빠졌다.
그 순간, 침실의 형광등이 *탁! 탁!* 하고 격렬하게 깜빡이더니, *펑!* 하는 폭발음과 함께 완전히 꺼졌다.

암전.
순식간에 찾아온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으르렁거리는 소리는 더욱 선명하게 들려왔다.
아니, 이제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아니었다.
수십 개의 목소리가 뒤섞인 듯한, 하지만 분명하게 들려오는 속삭임이었다.
그 속삭임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길고, 축축하고, 뒤틀린 발음으로.

“미… 나… 아…”

귀를 찢을 듯한 절규를 토해내려 했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공포가 그녀의 숨통을 조였다.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은 채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그녀를 향해 다가오는 기척이 느껴졌다.
그리고 차갑고 뼈마른 손가락이, 그녀의 발목을 스치듯 쓸어내렸다.

아니, 스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붙잡았다.*
차가운, 죽은 것 같은 손아귀가 그녀의 발목을 꽉 움켜쥐었다.
미나는 차마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어둠 속에서, 속삭임이 더욱 가까워졌다.

“이제… 우린… 함께야…”

그 말과 함께, 그녀의 발목을 잡은 힘이 침대 밑 어둠 속으로 그녀를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미나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소용없었다.
침대 밑의 어둠은, 마치 거대한 입처럼 그녀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핏빛으로 빛나는 두 개의 눈동자가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천천히, 그러나 집요하게.
미나의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이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차가운 손아귀의 감촉만이, 그녀를 심연으로 끌고 내려갈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