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궤도 도시 에덴: 유리 밀실 살인
### 등장인물
* **류진 (30대 후반):** 천재 탐정. 날카로운 지성과 비범한 관찰력을 지녔다. 늘 무표정하며, 고도로 발전된 개인 AI ‘아크’와 동행한다.
* **한서연 (20대 후반):** 류진의 보좌관. 현실적이고 차분하며 뛰어난 기술 분석 능력을 자랑한다. 류진의 난해한 설명을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역할을 한다.
* **강태수 (사망, 50대):** 궤도 도시 에덴의 핵심 개발자이자 유력 투자자.
* **최이사 (50대 초반):** 에덴 건설 그룹의 현 경영 이사. 강태수와는 오랜 사업 파트너이자 라이벌 관계.
* **김비서 (30대 중반):** 강태수의 개인 비서. 강태수의 모든 스케줄과 사생활을 관리했다.
* **박박사 (40대 후반):** 에덴의 환경 제어 시스템을 설계한 수석 연구원. 강태수의 투자로 연구를 진행해왔다.
* **경위 (40대 초반):** 에덴 도시 보안국 소속의 수사관. 규정 준수를 중시하는 전형적인 공무원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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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ENE 1: 유리 밀실
**장소:** 궤도 도시 에덴, 고급 거주 구역 ‘오리진 타워’ 펜트하우스, 연구실.
**시간:** 이른 아침, 사건 발생 직후.
**(장면 시작)**
**[1.1EXT. 우주 – 궤도 도시 에덴 – 새벽]**
* **화면:** 어둠이 짙게 깔린 우주 공간, 그 속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거대한 궤도 도시 ‘에덴’의 모습이 부감으로 잡힌다. 거대한 유리 돔들이 연결되어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도시 곳곳에서 미세한 빛들이 깜빡이며 살아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 **음악:** 웅장하면서도 서정적인 오케스트라 사운드. 신비롭고 고요한 분위기.
**[1.2INT. 오리진 타워 펜트하우스 – 연구실 – 아침]**
* **화면:** 미래적인 디자인의 고급 연구실. 모든 벽과 천장이 강화 유리로 되어 있어 외부 공간이 그대로 비쳐 보인다. 방 한가운데에는 중앙 제어 데스크가 놓여 있고, 그 앞 의자에 **강태수**가 앞으로 고꾸라져 있다. 얼굴은 데스크에 파묻혀 보이지 않고, 오른손은 마우스에 올려진 채 굳어 있다. 그의 등 뒤로 우주 공간이 펼쳐져 마치 그림 같은 배경을 이룬다.
* **화면:** 방 안에는 에덴 도시 보안국 소속의 **경위**와 몇몇 수사관들이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모두의 얼굴에는 당혹감과 긴장이 역력하다.
* **음악:** 긴장감 있는 배경음악으로 전환.
**경위**
(한숨 쉬며)
젠장… 정말 완벽한 밀실이야. 문은 생체 인식 잠금 장치로 이중 보호되어 있었고, 창문은 특수 강화 유리로 외부와 완전히 차단. 에어록 시스템도 정상 작동 중. 외부 침입 흔적은 단 0.1%도 없어.
**수사관 1**
게다가 보안 기록에도 피해자, 강태수 씨 외에는 그 누구의 출입 기록도 없습니다. 방 내부의 센서도 이상 감지를 한 적이 없고요.
**경위**
(답답한 듯 머리를 긁적이며)
그럼 유령이 와서 살인을 저질렀다는 건가?
* **화면:** 그때, 연구실의 입구에 선글라스를 쓴 한 남자가 나타난다. 깔끔한 수트를 입고 있지만, 어딘가 현실과 동떨어진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의 옆에는 노트북 크기의 태블릿을 든 젊은 여성이 서 있다.
* **화면:** 남자는 **류진**, 여자는 **한서연**이다.
**경위**
(류진을 보고는 놀란 듯)
어? 류진 탐정님! 벌써 오셨군요.
**류진**
(선글라스를 벗으며 무표정하게)
의뢰를 받았으니, 당연히. 상황은?
**한서연**
(태블릿 화면을 띄우며)
강태수 씨는 어제 밤 23시 47분, 심장 마비로 추정되는 사인으로 사망했습니다. 시체 발견은 오늘 아침 06시 10분, 그의 개인 비서인 김비서 씨가 연락 두절을 우려해 보안팀에 연락하면서 이루어졌고요. 현장은 보시는 바와 같이, ‘완벽한 밀실’입니다.
**류진**
(방을 훑어보며)
완벽? 세상에 완벽한 건 존재하지 않아. 완벽하게 보이는 것만 있을 뿐이지.
* **화면:** 류진이 천천히 연구실 안으로 들어간다. 그의 시선은 바닥의 미세한 먼지 한 톨, 공기의 흐름, 빛의 반사까지도 놓치지 않는 듯하다.
**류진**
(강태수의 시체에 다가가 고개를 숙여 살핀다)
외상은?
**경위**
전혀 없습니다. 초기 부검 결과로는 혈압 급상승으로 인한 심장마비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만… 사망 직전의 강태수 씨 건강 기록은 양호했습니다.
**류진**
건강 기록은 언제나 ‘양호’하다고 말하지.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멈추는 게 생명이야.
(시체 주변을 서성이다가 데스크 옆에 놓인 작은 음료 컵을 집어 든다.)
이건?
**김비서**
(초조한 표정으로 연구실 밖에 서 있다가 대답한다)
강태수 회장님께서 밤늦게까지 연구를 하실 때 드시는 에너지 드링크입니다. 특수 제작된 제품이라 외부에서 쉽게 구할 수 없습니다.
**류진**
(컵을 들고 인공지능 ‘아크’에게 속삭인다)
아크, 이 컵의 성분 분석과 내부 잔류물 탐색.
**아크**
(류진의 귀에 꽂힌 소형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전자음)
_명령을 수신했습니다. 분석 중…_
* **화면:** 류진은 연구실 벽면에 부착된 다양한 센서와 디스플레이를 살핀다. 그의 눈이 잠시 한 곳에 멈춘다. 벽면의 특정 지점에 아주 미세한 광학적 왜곡이 느껴지는 듯하다.
**류진**
(벽을 손가락으로 툭툭 건드리며)
이 방은 ‘광학 위장막’ 기능을 사용하고 있군.
**박박사**
(연구실 입구에서 나타나며)
네, 그렇습니다. 제가 설계한 시스템이죠. 외부의 시선을 완벽히 차단하거나, 원한다면 원하는 풍경을 투사할 수 있습니다. 방금은 외부 우주 풍경이 투사되어 있었고요. 최고 등급의 보안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완벽하게 밀폐되어 외부 간섭은 불가능합니다.
* **화면:** 박박사의 얼굴에는 자부심과 함께 불편한 기색이 스쳐 지나간다. 그는 강태수의 사망이 자신의 시스템에 대한 오점으로 남을까 봐 걱정하는 듯하다.
**류진**
(박박사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래? 하지만, 완벽한 밀폐라는 건 없다고 말했지.
**(장면 전환)**
### SCENE 2: 첫 번째 조사
**[2.1INT. 오리진 타워 펜트하우스 – 연구실 – 계속]**
* **화면:** 류진이 방을 천천히 걸어 다니며, 손에 든 소형 스캐너로 벽과 바닥, 천장을 꼼꼼히 스캔한다. 스캐너에서는 미세한 파동이 뿜어져 나오며, 류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읽어낸다.
**아크**
_컵 내부 잔류물 분석 완료. 성분은 일반적인 에너지 드링크와 일치합니다. 특이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습니다._
**류진**
(눈을 감고 잠시 생각하다가 뜬다)
역시… 그렇다면 독살은 아니군. 적어도 직접적인 독극물은.
**한서연**
(태블릿에 뭔가를 기록하며)
그럼 사인은 정말 심장마비인가요? 하지만 외부 침입이 없는데, 어떻게 누군가가 그를 죽일 수 있었죠?
**경위**
저희도 그 부분이 가장 의문입니다. 모든 출입 기록, 센서 기록, 심지어 주변 구역의 인공지능 감시 기록까지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없습니다. 강태수 씨는 자살할 이유도 없다고 가족들이 진술했습니다.
**류진**
(피식 웃으며)
인공지능 기록은 조작될 수 있고, 자살 이유는 타인에게는 보이지 않는 법. 단, 이 사건은 자살이 아니야.
* **화면:** 류진은 천장을 올려다본다. 천장의 특정 부분에 아주 작은, 거의 보이지 않는 틈이 있는 듯하다.
**류진**
박박사, 이 방의 환경 제어 시스템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지? 공기 순환, 온도 조절, 습도 조절 등.
**박박사**
(어깨를 펴며)
최첨단 나노 필터와 정밀 센서 시스템으로 완벽하게 제어됩니다. 오염 물질은 즉시 걸러지고, 미세먼지 하나 없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합니다. 모든 시스템은 중앙 제어실과 직결되어 있으며, 원격 제어도 가능합니다.
**류진**
원격 제어? 즉, 외부에서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다는 뜻인가.
**박박사**
(당황한 듯)
물론 보안 프로토콜을 거쳐야만 합니다. 그 어떤 권한 없는 접근도 불가능합니다. 저조차도 특정 절차 없이는 불가능하고요.
**류진**
(태연하게)
특정 절차는, 누군가에겐 충분한 시간일 수 있지.
* **화면:** 류진은 다시 강태수의 시체로 시선을 돌린다. 그의 손가락이 데스크 표면을 미끄러지듯 스쳐 지나간다.
**류진**
(혼잣말처럼)
강태수 씨는 죽기 직전까지 이 데스크에서 무언가를 조작하고 있었군. 데스크에 남은 미세한 지문 잔상과 화면 잔상을 아크, 분석해.
**아크**
_분석 중…_
**한서연**
(류진의 옆에 다가서며)
탐정님,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셨나요? 저는 아무리 봐도 모든 게 완벽하게 제자리에 있는 것 같아요.
**류진**
(시선을 돌려 서연을 본다)
바로 그 ‘완벽함’이 문제야. 너무 완벽해. 이 방은 고도로 정밀한 환경 제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공기 한 점도 허용하지 않지. 그렇다면, 살인 도구는 어떻게 들어와서, 어떻게 사라졌을까?
**경위**
혹시 독극물 스프레이 같은 걸 사용하고, 시스템이 자동으로 정화한 걸까요?
**류진**
(고개를 젓는다)
만약 그랬다면, 시스템 로그에 ‘오염 물질 감지 및 제거’ 기록이 남았을 거야. 이 방은 먼지 한 톨도 놓치지 않는다고 박박사도 말했으니. 하지만 기록에는 아무것도 없어. 모든 것이 ‘정상’이지.
* **화면:** 류진은 다시 한번 천장을 올려다본다. 이번에는 그의 눈빛에 번뜩이는 무언가가 스친다.
**류진**
(아주 낮은 목소리로)
보통의 살인자는 증거를 없애려 하지만, 교활한 살인자는 증거가 없다는 것 자체를 증거로 사용하지.
(갑자기 허리를 굽혀 데스크 아래를 살핀다.)
아크, 이 데스크 아래, 이 미세한 균열, 그리고 주변의 아주 작은 스크래치, 이들의 연관성을 분석해.
**아크**
_분석 중…_
**(장면 전환)**
### SCENE 3: 용의자 심문 및 배경
**[3.1INT. 오리진 타워 – 보안국 심문실 – 아침]**
* **화면:** 심문실에 **최이사**가 앉아 있다. 그는 피곤해 보이지만, 냉정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류진과 한서연이 그를 마주하고 앉아 있다.
**한서연**
최이사님, 강태수 씨와는 어떤 관계였습니까?
**최이사**
(한숨 쉬며)
오랜 사업 파트너이자 동료였죠. 에덴 프로젝트를 함께 시작한 개척자입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좀… 마찰이 있었습니다. 투자 방향이라든지, 경영권 문제라든지.
**류진**
(최이사의 눈을 똑바로 보며)
죽이고 싶을 만큼?
**최이사**
(눈살을 찌푸리며)
탐정님! 제가 아무리 그와 의견이 달랐어도 살인까지 저지를 인물은 아닙니다. 저는 어제 밤 내내 오리진 타워 밖, 외부 도시에 있는 제 집에서 휴식 중이었습니다. 제 개인 운송 시스템과 주거지 보안 시스템이 완벽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알리바이는 완벽합니다.
**한서연**
(태블릿으로 그의 알리바이를 확인한다)
네, 확인됩니다. 최이사님은 어제 22시부터 오늘 07시까지 자택에 계셨습니다.
**류진**
(의미심장한 미소)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알리바이는 언제나 완벽해 보이지.
**[3.2INT. 오리진 타워 – 보안국 심문실 – 아침]**
* **화면:** 이번에는 **김비서**가 앉아 있다. 그녀는 눈가가 붉게 충혈되어 있지만, 표정은 굳어 있다.
**한서연**
김비서님, 강태수 씨 사망 직전 마지막으로 접촉한 인물이시죠?
**김비서**
네. 어제 저녁 21시에 저녁 식사 보고를 드리고 퇴근했습니다. 그게 마지막이에요. 회장님께서는 늘 밤늦게까지 연구실에 계셨어요.
**류진**
강태수 씨는 당신에게 어떤 존재였습니까?
**김비서**
(목소리가 떨린다)
…까다롭고, 때론 무정했지만, 저에게는 은인이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저를 고용해주셨으니까요.
**한서연**
혹시 강태수 씨의 개인적인 비밀이나 약점을 알고 있는 것이 있습니까?
**김비서**
(순간적으로 얼굴이 굳어지며)
…아뇨, 저는 그저 비서일 뿐입니다.
**류진**
(날카롭게)
‘그저 비서’가, 회장의 모든 스케줄과 비밀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뜻인가?
(김비서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응시한다)
그리고, 혹시 회장님에게 원한을 품을 만한 사람에 대해 아는 것은?
**김비서**
(고개를 떨구며)
…모르겠습니다. 회장님은 워낙 많은 사람들과 얽혀 계셨으니까요.
* **화면:** 김비서의 손이 떨리고 있다. 뭔가 숨기는 것이 있는 듯하다.
**[3.3INT. 오리진 타워 – 보안국 심문실 – 아침]**
* **화면:** 마지막으로 **박박사**가 앉아 있다. 그는 여전히 방어적인 태세다.
**한서연**
박박사님, 강태수 씨와의 관계는 어떠했습니까?
**박박사**
그분은 제 연구의 가장 큰 후원자였습니다. 덕분에 에덴의 환경 시스템을 완성할 수 있었죠. 저희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동지였습니다.
**류진**
(팔짱을 끼고)
모든 후원자가 ‘동지’가 될 수는 없지. 혹시 강태수 씨가 당신의 연구를 착취하거나, 통제하려 한 적은 없습니까? 당신의 기술을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 했다거나.
**박박사**
(흠칫하며)
…그분은 늘 비즈니스적 마인드가 강하셨습니다. 때로는 제 연구 방향에 간섭하기도 하셨지만… 그것은 후원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한서연**
어제 강태수 씨가 사망한 시간, 어디에 계셨습니까?
**박박사**
저는 제 연구실에서 연구 중이었습니다. 강태수 회장님 연구실과는 물리적으로 꽤 떨어져 있습니다. 제 연구실의 시스템 기록에도 제가 밤새 연구에 매진했음이 명확히 남아 있습니다. 역시 완벽한 알리바이죠.
**류진**
(피식 웃음)
이젠 알리바이가 ‘완벽’하다는 말을 들으면 오히려 의심스러워지는군. 박박사, 당신은 강태수 씨의 연구실 환경 제어 시스템의 핵심 설계자지. 그 시스템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겠군.
**박박사**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 그렇지만, 제가 그 시스템을 악용할 리가 없습니다! 그건 제 명예와 직결된 일입니다!
**류진**
(나른한 목소리로)
명예는 때론 탐욕이나 원한보다 더 강력한 동기가 될 수 있지.
**(장면 전환)**
### SCENE 4: 진범의 트릭 파헤치기
**[4.1INT. 오리진 타워 펜트하우스 – 연구실 – 저녁]**
* **화면:** 어두워진 연구실. 류진은 홀로 방 중앙에 서 있다. 주변의 모든 조명은 꺼져 있고, 오직 류진의 손에 들린 태블릿에서 나오는 푸른빛만이 그를 비춘다. 한서연은 그의 옆에 서서 태블릿 화면을 주시하고 있다.
* **음악:** 긴장감이 고조되는 미스터리 음악.
**류진**
(데스크를 응시하며)
강태수는 죽기 직전까지 이 데스크의 ‘자동 정비 시스템’을 활성화하고 있었어. 데스크 아래의 미세한 균열, 그리고 주변의 스크래치는 그 흔적이다.
**한서연**
(태블릿에 나타난 데이터 그래프를 보며)
자동 정비 시스템이요? 그게 뭘 의미하죠?
**류진**
에덴의 모든 시설은 나노 로봇이나 초소형 드론을 이용한 자동 정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사람의 손이 닿기 어려운 곳, 혹은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한 곳을 위한 시스템이지. 이 연구실도 마찬가지다.
**아크**
_추가 분석 완료. 강태수 씨의 사망 직전, 자동 정비 시스템의 활성화 기록이 짧게 남아있습니다. 기록은 불과 0.003초간 지속되었으며, 곧바로 정상 종료되었습니다._
**류진**
(피식 웃음)
0.003초. 인공지능도 놓치기 쉬운 찰나의 순간이지. 하지만 그 찰나가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 **화면:** 류진이 손가락으로 천장의 특정 지점을 가리킨다.
**류진**
박박사의 말대로, 이 방은 최고 등급의 광학 위장막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완벽하게 밀폐’되어 있다고 강조했지. 하지만, ‘완벽’이라는 말 속에는 늘 맹점이 숨어 있어.
* **화면:** 류진이 손가락을 튕기자, 연구실의 중앙 제어 데스크 위로 홀로그램이 펼쳐진다. 연구실의 내부 구조가 정밀하게 투영된다.
**류진**
이 방의 ‘정비용 드론 포트’는 어디에 있지, 박박사?
* **화면:** 박박사가 초조한 표정으로 다시 연구실 안으로 들어온다. 그의 얼굴에는 불안감이 역력하다.
**박박사**
(목소리가 떨린다)
그… 그것은 천장의 환풍구 옆, 작은 패널 안에 숨겨져 있습니다. 평소에는 광학 위장막으로 완벽하게 감춰져 있어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초소형 정비 드론만이 출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곳이죠.
* **화면:** 류진의 홀로그램에 천장의 작은 패널이 붉은색으로 표시된다.
**류진**
그리고 그 정비용 드론 포트는, 오직 중앙 시스템의 허가 아래 0.003초 동안만 열렸다 닫힌다. 보안 기록에는 그저 ‘시스템 점검’으로 기록될 뿐, 외부 침입으로 간주되지 않는. 그렇지 않나, 박박사?
**박박사**
(입술을 깨문다)
…맞습니다. 하지만, 그곳으로 인간이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류진**
(비웃듯이)
인간이 아니라, 드론이라면 가능하지. 박박사, 당신은 에덴의 모든 시스템을 꿰뚫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야. 강태수 씨는 당신의 연구를 후원했지만, 동시에 당신의 연구를 통제하려 했겠지. 어쩌면 당신의 기술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했을 수도 있고. 그의 연구실 데스크 아래의 스크래치는 단순히 긁힌 자국이 아니야. 바로 그곳에 ‘나노 침투형 초음파 발생기’가 부착되어 있었던 흔적이다.
* **화면:** 류진의 홀로그램이 데스크 아래의 스크래치를 확대한다. 마치 어떤 장비가 강제로 부착되었다가 떼어진 듯한 미세한 흔적이 보인다.
**한서연**
나노 침투형 초음파 발생기요?
**류진**
(차분하게 설명한다)
강력한 고주파 초음파를 국소 부위에 방출하여, 세포 수준에서 영향을 미치는 장치다. 직접적인 외상은 없지만, 심장 박동을 급격히 교란시켜 심장 마비를 유발할 수 있지. 당신은 이 장치를 초소형 드론에 실어, 정비용 드론 포트를 통해 방으로 침투시켰어.
* **화면:** 홀로그램에 초소형 드론이 천장의 포트에서 나와 데스크 아래로 향하는 모습이 시뮬레이션된다.
**류진**
강태수 씨는 사망 직전, 자신의 데스크 아래에서 이상한 소음을 들었을 거야. 혹은 시스템 이상을 감지했을 수도 있지. 그래서 그는 ‘자동 정비 시스템’을 활성화시켜 그 원인을 제거하려 했어.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지. 당신은 0.003초의 찰나에 드론을 침투시켜 장치를 부착하고, 강태수 씨가 시스템을 활성화하는 바로 그 순간, 드론을 다시 회수했어. 광학 위장막의 아주 미세한 순간적 오류조차도 활용하여. 완벽한 밀실을 만든 건 바로 당신이야, 박박사.
**박박사**
(얼굴이 창백해진다. 몸을 떨기 시작한다)
아… 아닙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류진**
(가까이 다가서며)
당신의 연구실 시스템 기록에, 0.003초간 당신의 개인 연구용 드론이 위치 이탈을 시도한 기록이 남아있어. 일반적인 오류로 치부될 만한 아주 사소한 데이터지. 하지만, 내 아크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어. 그리고 강태수 씨의 데스크 주변 공기 샘플에서는 미세하게 휘발된 고주파 초음파 제어 물질 잔여물이 검출되었고. 이제 무엇으로 부정하겠나?
* **화면:** 박박사는 주저앉으며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그의 어깨가 떨린다.
**박박사**
(흐느끼는 목소리로)
그는… 그는 저의 모든 것을 앗아가려 했습니다! 제 연구를, 제 미래를! 저를 단순한 기술자로 전락시키려 했어요!
**(장면 전환)**
### SCENE 5: 진범 체포
**[5.1INT. 오리진 타워 – 연구실 – 저녁]**
* **화면:** 경위와 수사관들이 박박사를 체포한다. 박박사는 여전히 흐느끼고 있지만, 더 이상 부정하지 못한다.
**경위**
(류진에게 고개를 숙이며)
류진 탐정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저희는 상상조차 못 했습니다.
**류진**
(무표정하게)
인간의 지능은 늘 다른 인간을 속이는 데 사용되지. 발전된 기술도 마찬가지고.
**한서연**
(태블릿을 들여다보며)
정말 0.003초라니… 상상도 못할 트릭이네요. 인간의 눈으로는 절대 볼 수 없었을 거예요.
**류진**
(창밖의 우주를 바라보며)
인간의 눈은 한계가 있어. 하지만 기술은 그 한계를 넘어설 수 있지. 그리고 살인자는 언제나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을 이용한다. 박박사는 자신의 시스템의 맹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
**(장면 전환)**
### SCENE 6: 에필로그
**[6.1EXT. 우주 – 궤도 도시 에덴 – 밤]**
* **화면:** 에덴 도시가 밤하늘의 별들 사이에서 고요히 빛나고 있다. 그 위로 작은 셔틀이 지나간다.
**[6.2INT. 셔틀 – 밤]**
* **화면:** 류진과 한서연이 셔틀 안에 앉아 있다. 류진은 창밖의 우주를 응시하고 있고, 한서연은 태블릿을 닫으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한서연**
이번 사건은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이렇게나 발전된 기술이 인간의 어두운 욕망을 충족시키는 데 사용될 수 있다니… 왠지 슬프네요.
**류진**
(시선을 돌리지 않고)
기술은 칼과 같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요리 도구가 될 수도, 무기가 될 수도 있지. 인간의 본성은 변하지 않아. 겉껍데기만 바뀌었을 뿐.
**한서연**
하지만 탐정님 덕분에 정의는 밝혀졌잖아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류진**
(옅은 미소)
정의? 그건 그저 시스템이 다시 제자리를 찾은 것뿐이야. 인간의 어리석음은 언제나 새로운 방식으로 고개를 들 테고. 내 일은 언제나 끝나지 않겠지.
* **화면:** 류진이 다시 창밖을 바라본다. 에덴의 불빛이 아득하게 멀어진다. 그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그림자가 스쳐 지나간다.
**한서연**
(류진을 보며 나직이 말한다)
그래도, 탐정님이 계셔서 다행이에요.
* **화면:** 류진은 아무 말 없이 창밖의 우주를 응시한다. 무한한 우주의 어둠 속에서, 에덴의 빛은 작지만 분명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인간의 기술과 욕망, 그리고 그것을 꿰뚫는 천재의 시선이 교차하는 순간이다.
**(장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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