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심장의 톱니, 배신의 흉터

**에피소드 1: 깨어난 그림자**

**[장면 1: 어둠 속, 증기 끓는 작업실]**

**# 묘사:**
도시의 가장 깊은 곳, 퀴퀴한 기름 냄새와 뜨거운 증기가 뒤섞인 좁은 작업실. 벽에는 복잡한 설계도와 녹슨 톱니바퀴, 정체 모를 부품들이 어지럽게 걸려 있다. 탁한 공기 속에서 증기기관의 규칙적인 펌프 소리가 마치 심장 박동처럼 울린다.
한 남자가 땀방울을 흘리며 정교한 기계 장치를 조립 중이다. 그의 얼굴은 기름때와 먼지로 얼룩져 있지만, 깊게 팬 눈빛만은 날카롭게 빛나고 있다. 그의 이름은 카이젠. 과거에는 희망에 가득 찬 천재 기술자였으나, 이제는 오직 복수심으로만 존재하는 그림자가 되었다.

**카이젠 (독백, 거친 숨소리):** “…젠장. 이 빌어먹을 증기 냄새. 5년 전, 그 지독한 밤부터 내 세상은 온통 이 증기처럼 탁해졌지.”

**# 회상: 5년 전, 찬란했던 꿈의 공간**

**# 묘사:**
화려하고 거대한 연구소. 유리벽 너머로 드넓은 도시의 전경이 펼쳐진다. 증기와 빛으로 가득 찬 공간에서, 카이젠은 지금보다 훨씬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다. 그의 옆에는 역시 환한 얼굴의 아드리안이 서 있다. 두 젊은 천재가 거대한 ‘크로노스 코어’의 설계도를 펼쳐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아드리안 (과거, 밝게 웃으며, 카이젠의 어깨를 치며):** “카이젠! 드디어 해냈어! 이 ‘크로노스 코어’만 완성되면, 우리는 증기 제국의 역사를 새로 쓸 거야! 이 도시의 모든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하늘을 나는 꿈을 현실로 만들 거라고!”

**카이젠 (과거, 흥분과 기대로 가득 찬 눈빛):** “그래, 아드리안! 우리의 꿈이… 이제 정말 현실이 되는 거야!”

**# 회상: 꿈이 산산조각 난 밤**

**# 묘사:**
어둠이 짙게 깔린 연구소. 바닥에 쓰러져 피를 흘리고 있는 카이젠의 모습이 보인다. 그의 시선 끝에는 아드리안이 서 있다. 아드리안의 손에는 카이젠의 가슴에서 뽑아낸 듯한 ‘크로노스 코어’의 핵심 부품이 들려 있다. 그의 얼굴은 차가운 달빛 아래서 섬뜩할 정도로 냉정하다.

**아드리안 (과거, 냉정하게, 비웃듯이):** “미안하다, 친구.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 하나의 왕좌에 두 명의 왕은 필요 없거든.”

**# 회상 끝**

**카이젠 (현재, 거친 숨소리):** “…하아… 그 밤, 내 모든 것을 앗아갔던 너의 얼굴. 잊을 수가 없다. 아드리안.”

**# 묘사:**
그가 조립하던 기계 장치가 마침내 완성된다. 손바닥만 한 크기지만, 작고 정교한 톱니와 밸브, 그리고 내부에 희미하게 빛나는 증기 압력계가 치명적인 위력을 암시한다. 그가 만들어낸 것은 정교하게 설계된 ‘시한 증기 폭탄’이었다.

**카이젠:** “이제… 네게 빚진 것들을 하나씩 돌려줄 시간이다. 나의 ‘크로노스 코어’를 훔쳐 빛을 가린 대가, 친구의 등을 찌른 대가… 모두 네게 돌려주마.”

**[장면 2: 뒷골목의 그림자, 정보상 엘라]**

**# 묘사:**
도시의 가장 어둡고 냄새나는 뒷골목. 낡은 증기 가로등이 희미하게 빛을 뿌리고, 좁은 골목길에는 그림자처럼 수상한 사람들이 오고 간다. 낡은 폐건물 안, 시끄러운 톱니바퀴 소리와 금속 마찰음이 요란하다. ‘엘라’가 복잡한 기계 장치들을 능숙하게 수리하고 있다. 그녀는 20대 중반의 날렵한 여성으로, 기름때 묻은 작업복과 영리하게 빛나는 눈빛이 인상적이다.

**엘라 (중얼거림):** “칫, 이 놈의 증기 펌프는 또 왜 고장이야? 어차피 이 도시도 곧 다 썩어 문드러질 텐데, 뭘 그렇게 아둥바둥 고치겠다고…”

**# 묘사:**
낡은 철문이 삐걱이는 소리와 함께 카이젠이 들어선다. 그의 그림자가 엘라의 작업실을 길게 드리운다.

**엘라 (고개도 돌리지 않고):** “오랜만이네, ‘그림자’. 이번엔 또 뭘 부술 계획이야? 지난번엔 공작의 사설 비행선 엔진을 고장 내더니, 이번엔 대공이라도 암살할 참인가?”

**카이젠 (낮고 가라앉은 목소리):** “정보가 필요해, 엘라. 아드리안 폰 브란트… 요즘 그의 동향은 어떤가?”

**엘라 (피식 웃으며, 그제야 카이젠을 돌아본다):** “그 거만한 영감 얘기? 여전히 도시에 똥칠을 하고 다니지. 최근엔 ‘신성 증기 제국’의 총독 자리를 노리고 있다더군. 그 자리를 위한 비장의 무기가 있다더라. ‘크로노스 코어’의 완성형이라나 뭐라나.”

**카이젠 (눈빛이 흔들린다):** “크로노스 코어… 감히 내 이름을 더럽히는군.”

**엘라:** “젠장, 그 기분 나쁜 표정 좀 치워. 그래서 뭘 알아내고 싶은데?”

**카이젠:** “그의 사유지, ‘하늘 요새’의 보안 시스템. 그리고 다음 주말, 그가 주최할 성대한 연회 정보. 모든 것을 상세하게 알고 싶어.”

**엘라 (눈을 가늘게 뜬다):** “하늘 요새? 미쳤어? 거긴 쥐새끼 한 마리도 못 지나간다고. 뭐, 돈만 준다면야… 하지만 이건 단순한 정보 수집이 아닌 것 같은데. 뭔가 불길한 냄새가 나.”

**# 묘사:**
카이젠이 낡았지만 빛나는 금화 몇 개를 탁자 위에 던져 놓는다. 금화는 쨍그랑 소리를 내며 엘라의 손끝에서 굴러간다.

**카이젠:** “단순한 정보 수집이 아니지. 이건… 오랜 친구에게 보내는 첫 번째 초대장이야.”

**엘라 (금화를 받아들고 씨익 웃는다):** “좋아, 초대장이 아주 두둑하군. 내일 밤까지, 모든 정보를 가져다줄게. 하지만 조심해, 그림자. 아드리안은 예전의 그 철없는 도련님이 아니야.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니라고. 지금은 이빨을 더욱 날카롭게 간 맹수지.”

**카이젠 (차가운 미소):** “걱정 마. 내가 직접 그 이빨을 하나씩 뽑아줄 테니까.”

**[장면 3: 아드리안의 ‘하늘 요새’, 균열의 시작]**

**# 묘사:**
도시 상공에 웅장하게 떠 있는 아드리안의 요새. 거대한 톱니바퀴와 황동 파이프가 외부로 노출되어 있으며, 끊임없이 증기를 뿜어낸다. 금빛 장식과 정교한 시계탑이 위용을 자랑하며, 가장 높은 첨탑에는 ‘브란트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깃발이 펄럭인다. 도시의 모든 시선이 그곳에 집중된다.

**아드리안 (독백, 만족스러운 미소):** “총독의 자리… 이 도시의 왕좌.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오는군. 카이젠… 네 시체는 내가 묻어버렸지만, 네 머리는 여전히 쓸모가 있었지. 그 천재적인 설계는, 나의 것이 되었으니까.”

**# 묘사:**
아드리안은 호화로운 서재에서 고급스러운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그의 옆, 화려하게 장식된 받침대 위에는 ‘크로노스 코어’의 축소 모형이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다. 그의 눈빛에는 오만과 야심이 가득하다.

**하인 (급히 들어온다, 숨을 헐떡이며):** “각하! 큰일 났습니다! 방금 전, 각하의 주력 증기선 ‘브란트의 자존심’ 호가 항구에서 폭발했습니다!”

**아드리안 (눈썹을 찌푸리며,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폭발? 단순한 사고인가? 정비 불량이라도 있었단 말인가?”

**하인:** “아닙니다! 현장에서… 이것이 발견되었습니다!”

**# 묘사:**
하인이 작은 금속 조각을 내민다. 그 조각에는 ‘K’라는 글자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다. 아드리안은 그 조각을 받아들자마자 얼굴이 굳어진다.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한다.

**아드리안 (낮게 으르렁거린다):** “K… 이건… 말도 안 돼.”

**# 묘사:**
금속 조각은 카이젠이 과거에 자신의 발명품에 새겨 넣던 시그니처 마크였다. 아드리안의 눈빛에 당혹감과 함께 깊은 분노가 떠오른다.

**아드리안:** “살아있었다니… 감히 내게 도전하는 건가? 젠장, 카이젠!”

**# 묘사:**
아드리안이 의자를 박차고 일어선다. 그의 분노로 인해 서재 안의 공기가 싸늘하게 변한다.

**아드리안:** “모든 경비 태세를 강화해라! 도시의 모든 증기선을 점검하고, 항구를 봉쇄해! 이 도시에 침입자가 있다. 그리고… 그 침입자는 반드시 찾아내, 두 번 다시 빛을 보지 못하게 만들어라!”

**[장면 4: 굴뚝 위의 그림자, 카이젠의 맹세]**

**# 묘사:**
카이젠이 도시의 가장 높은 건물 중 하나, 거대한 증기 굴뚝 꼭대기에 서 있다. 매캐한 증기가 그의 주변을 휘감고 지나간다. 그의 눈에 아드리안의 ‘하늘 요새’가 들어온다. 요새에서는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고, 비상 사이렌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도시 전체가 불안하게 술렁이는 것이 느껴진다.

**카이젠 (피식 웃으며, 그 웃음에는 차가운 승리와 서글픔이 함께 담겨 있다):** “놀랐겠지, 아드리안. 이제 시작일 뿐이다. 네가 내게서 앗아간 모든 것을… 피와 증기로 되갚아주겠어.”

**# 묘사:**
카이젠의 손에 들린 낡은 회중시계가 탁, 하고 시간을 알린다. 그의 눈빛은 복수심으로 불타오르며, 앞으로 다가올 피바람을 예고하는 듯하다. 그의 입술은 굳게 다물려 있고, 심장의 톱니는 차갑게 회전하고 있었다.

**카이젠 (독백):** “심장의 톱니가 멈출 때까지… 나의 복수는 계속될 것이다.”

**# 장면 전환 (페이드 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