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호러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에피소드 1: 망각의 틈새

**[1. 프롤로그 – 고물상 ‘시간의 궤적’]**

**(장면: 낡고 오래된 고물상 ‘시간의 궤적’. 어둠침침하고, 먼지가 켜켜이 쌓인 온갖 잡동사니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오래된 목재 가구, 빛바랜 책들, 녹슨 금속 조각품들이 뒤엉켜 마치 거대한 시간의 무덤 같다.)**

**내레이션 (지아):**
(차분하면서도 어딘가 염세적인 목소리)
이곳은… 시간이 멈춘 곳 같았다. 아니, 어쩌면 시간이 증오하는 곳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모든 것이 낡고, 닳아 해지고, 버려진 것들. 나 또한 언젠가는 저 무더기 속의 일부가 될 것 같은 기분으로, 이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장면: 지아, 스무 살 초반의 여대생. 낡은 앞치마를 두른 채 먼지떨이로 대충 주변을 털고 있다. 무심한 표정으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듯하지만, 눈빛은 어딘가 공허하다.)**

**내레이션 (지아):**
역사를 전공하는 내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싫어하는 건 과거였다. 덧없이 흘러가 버린 것들을 붙잡고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늘 지루하고, 허무했다. 그건 마치… 누군가의 잊힌 기억을 파헤치는 것과 같았으니까.

**[2. 사장님의 지시와 잊힌 서안]**

**(장면: 고물상 안쪽, 온갖 잡동사니에 파묻혀 잠들어있던 사장님이 ‘크어어어-‘ 하는 소리와 함께 기지개를 켠다. 덥수룩한 수염, 늘어진 티셔츠 차림이다.)**

**사장:**
으음… 지아 씨, 자고 있었나?

**지아:**
(무덤덤하게)
아니요. 사장님이야말로 잠꾸러기처럼 주무시고 계셨던 거 아니에요?

**사장:**
(껄껄 웃으며 머리를 긁적인다)
허허, 딱 걸렸네. 오늘따라 몸이 찌뿌둥해서 말이야. 아무튼, 지아 씨. 저 안쪽에 쌓인 잡동사니들 좀 정리해 줄 수 있나? 특히 저 오래된 서안(書案) 밑 좀 잘 봐줘. 전에 보니까 영 이상한 것들이 잔뜩 쌓여 있더라고.

**(장면: 사장님이 손으로 가리키는 곳은 고물상 가장 구석진 곳. 거대한 흑단나무로 만들어진 듯한 고풍스러운 서안이 먼지에 뒤덮인 채 덩그러니 놓여 있다. 그 주변으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이 무질서하게 쌓여 있어, 마치 작은 산을 이룬 것 같다.)**

**지아:**
(한숨을 쉬며)
네… 알겠습니다.

**내레이션 (지아):**
나는 그 서안을 싫어했다. 다른 물건들은 적어도 한 번쯤은 누군가의 손길을 탔을 법한 흔적이라도 있었지만, 그 서안은 마치 처음부터 고물상의 일부였던 것처럼, 모든 것에서 소외되어 있었다.

**[3. 뜻밖의 발견]**

**(장면: 지아, 툴툴거리며 서안 쪽으로 향한다. 주변의 잡동사니들을 치우기 시작한다. 낡은 신문지, 먼지 덮인 잡지들, 깨진 도자기 파편들이 굴러다닌다.)**

**지아:**
(작게 중얼거린다)
도대체 언제적 물건들이야… 이것들은 정말 버려야 하는 거 아니야?

**(장면: 지아가 손으로 서안 밑의 먼지를 쓸어내자, 손끝에 딱딱하고 이질적인 감촉이 닿는다. 뭔가에 걸린 느낌.)**

**지아:**
응?

**(장면: 지아가 잡동사니 더미를 더욱 힘껏 밀어내자, 그 밑에서 낡고 빛바랜 나무 상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손바닥 두 개를 합친 정도의 크기, 장정된 책과 비슷한 두께다. 겉은 몹시 닳아 있었지만, 희미하게 정교한 문양들이 새겨져 있다.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오래되어 흐릿하지만, 자세히 보면 마치 살아있는 듯 꿈틀거리는 형상들이다.)**

**지아:**
(상자를 들어 올리며)
이건 또 뭐야? 무슨 보물 상자라도 되나. 하긴, 여기 있는 모든 게 사장님한테는 보물이겠지.

**[4. 상자의 속삭임]**

**(장면: 지아는 무심하게 상자의 겉면을 손가락으로 훑어본다. 낡은 자물쇠나 경첩은커녕, 어떤 여는 부분도 보이지 않는다. 마치 하나의 덩어리처럼 매끄럽게 닫혀 있다.)**

**지아:**
흠… 어떻게 여는 거야, 이건? 열쇠 구멍도 없고.

**(장면: 지아가 이리저리 상자를 만져보며 돌리다가, 무의식적으로 상자 한가운데 희미하게 새겨진 특정 문양을 꾹 누른다. 그 순간, 상자에서 미세한 떨림이 느껴진다. 주변의 먼지들이 `스스스스…` 소리를 내며 갈라지는 듯한 착각.)**

**효과음:** 스스스스…

**(장면: 상자의 뚜껑이 아주 미세하게,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들썩인다. 그 틈새로 섬뜩한 한기가 훅 끼쳐 오른다. 지아의 손끝에서 시작된 차가움은 순식간에 팔 전체, 아니 온몸으로 퍼진다.)**

**지아:**
(숨을 들이켠다)
으읍…!

**(장면: 지아의 시야가 일순간 일그러진다. 마치 오래된 카메라 렌즈처럼 사물이 왜곡되고 흐릿해진다. 고물상의 어두운 구석이 순간적으로 붉은 빛이 일렁이는 심연으로 변하는 듯한 착각.)**

**내레이션 (지아):**
나는 보았다. 찰나의 순간, 붉은 어둠 속에서 수많은 눈동자들이 나를 응시하는 듯한 섬뜩한 환영을. 고대의 주술 의식을 연상시키는 어두운 그림자들이 흐느적거리며 내 쪽으로 손을 뻗어오는 것 같았다. 그곳은… 잊힌 세계의 틈새였다.

**(장면: 지아,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숨이 막힌 채 상자를 놓칠 뻔한다. 심장이 격렬하게 두근거리고 온몸의 피가 얼어붙는 듯한 공포에 휩싸인다.)**

**[5. 잊힌 양피지]**

**(장면: 환영이 사라지고, 지아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겨우 정신을 차린다. 고물상은 여전히 평범하고, 환영은 온데간데없다. 하지만 손끝의 한기는 여전히 남아있고, 상자는 아까보다 조금 더 열려 있다.)**

**지아:**
(떨리는 목소리로)
내가… 뭘 본 거지? 피곤해서 헛것을 봤나…?

**(장면: 지아가 조심스럽게 열린 상자 안을 들여다본다. 상자는 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바닥에 고대 문자가 새겨진 낡은 양피지 한 장이 놓여 있다.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다.)**

**내레이션 (지아):**
텅 빈 상자 안에 홀로 놓인 양피지 한 장. 고작 저것 때문에 내가 그런 환영을 본 걸까? 아니, 그럴 리가 없지.

**(장면: 지아가 사장님 쪽을 힐끗 쳐다본다. 사장님은 여전히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져 있다. 주변은 고물상의 냄새와 함께 적막만이 감돈다.)**

**내레이션 (지아):**
사장님에게 물어봐야 할까? 하지만 왠지 모르게… 이 상자를 다른 사람이 보면 안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동시에, 거부할 수 없는 묘한 호기심이 나를 지배했다.

**(장면: 지아는 상자와 양피지를 조심스럽게 가방에 넣어 몰래 숨긴다. 퇴근 시간이 되자, 지아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고물상을 나선다.)**

**[6. 깨어나는 그림자]**

**(장면: 지아의 자취방. 좁고 평범한 방이다. 지아는 가방에서 나무 상자를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방 안은 이미 어둠이 내려앉아 침침하다.)**

**지아:**
(한숨을 쉬며 상자를 응시한다)
대체 뭐냐, 넌…

**(장면: 아까보다 상자의 문양이 더 또렷하게 보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어둠 속에서 문양들이 마치 희미한 빛을 내는 것 같다.)**

**내레이션 (지아):**
피곤해서 그런 거라고, 분명 그랬는데. 왜 자꾸만 이 상자에서 눈을 뗄 수 없는 걸까?

**(장면: 지아가 양피지를 꺼내 펼친다. 양피지는 낡고 바싹 말라 있었고, 알아볼 수 없는 고대 문자들과 기이한 그림 같은 형상들이 빼곡히 새겨져 있다. 인간의 형상을 닮았지만 어딘가 뒤틀리고 기괴한 형상들이다.)**

**내레이션 (지아):**
도대체 무슨 글자인지, 무슨 그림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효과음:** 스으으읍… (차가운 공기가 흐르는 소리)

**(장면: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내려가는 것을 지아가 느낀다. 몸의 털이 곤두서는 듯한 한기. 창밖은 완전히 어두워졌고, 방 안은 상자의 기운으로 인해 더욱 음침하게 느껴진다.)**

**지아:**
(몸을 웅크리며)
뭐야… 에어컨도 안 틀었는데 왜 이렇게 추워…?

**(장면: 양피지에서 아주 희미하게, 검붉은 기운이 피어오르는 듯한 시각적 착각. 지아가 양피지를 응시하자, 양피지에 새겨진 문자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는 듯한 착각에 사로잡힌다.)**

**효과음:** 쉬이이익… (귓가에 속삭이는 듯한, 그러나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

**[7. 에피소드 엔딩 – 저주의 시작]**

**(장면: 갑자기 방 안의 전등이 `지직!` 소리를 내며 깜빡이다가 완전히 꺼진다. 방은 암흑 속에 잠긴다. 창밖의 희미한 가로등 불빛만이 방을 비추지만, 그것마저도 상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한 검은 그림자에 잡아먹히는 듯하다.)**

**지아:**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얼어붙는다. 눈동자가 흔들린다.)
흐읍… 뭐… 뭐야…?

**(장면: 양피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붉은 기운이 더욱 선명해지며, 마치 살아있는 그림자처럼 지아를 향해 꿈틀거리며 뻗어오는 듯한 모습.)**

**내레이션 (지아):**
나는 직감했다. 이건… 단순한 오래된 물건이 아니었다. 잊힌 시간의 틈새에서 잠들어 있던, 어떤 존재의 일부였다.

**(장면: 검붉은 기운이 지아의 손끝을 스치는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한순간 붉게 섬광한다. 온몸을 옥죄어오는 섬뜩한 감각에 지아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진다.)**

**지아:**
(두려움에 떨리는 목소리로, 거의 속삭이듯)
이건… 저주야.

**(마지막 컷: 어둠 속에서 상자와 양피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붉은 기운이 지아의 방을 집어삼키는 듯한 모습. 지아의 공포에 질린 얼굴이 클로즈업되며 에피소드 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