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액션 라이트 노벨의 흥미진진한 챕터

# 제1장: 강철 늑대, 비상하다

거대한 돔형 경기장은 광대한 우주선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 수억 명의 관중들이 홀로그램 스크린과 좌석에 빼곡히 들어차 있었고, 그들의 뜨거운 함성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가 내뿜는 고동 소리 같았다. 최상층의 VIP 관람석에서는 각 세력의 수장들이 묵묵히 전장을 주시하고 있었다. 이 대회의 결과에 따라 천하의 운명이, 아니, 이 우주적 혼란기의 주인이 결정될 터였다.

“다음 경기를 소개합니다! 제7조 3회전! 천랑성 강우진 선수와, 흑사류의 맹장, 칠흑 거미 조철현 선수의 대결입니다!”

경기장의 중앙, 지름 수백 미터에 달하는 원형 플랫폼이 쩌렁쩌렁 울리는 사회자의 목소리에 맞춰 서서히 지상으로 솟아올랐다. 그 위에는 이미 두 명의 무인이 자신들의 강철 갑주, 즉 메카를 소환하고 있었다.

“후으읍….”

강우진은 깊게 숨을 들이켰다. 그의 눈앞에는 수많은 데이터 창이 떠 있었지만, 그의 시선은 오직 정면에 서 있는 거대한 기체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의 강철 갑주, ‘천랑(天狼)’. 날렵하면서도 견고한 은빛 동체는 마치 살아있는 늑대가 웅크린 듯한 형상이었다. 등에는 육중한 추진기가 날개처럼 솟아 있었고, 팔다리 관절은 극도의 기동성을 자랑하는 설계로 되어 있었다. 이 갑주는 그의 ‘천랑신속권(天狼迅速拳)’을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제작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병기였다.

“드디어… 내 차례인가.”

강우진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어린 시절, 그저 약소 문파의 일개 제자에 불과했던 자신이, 이렇게 수많은 이들의 시선을 받으며 천하제일무도대회(天下第一武道大會)의 결전에 나서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사부의 가르침, 그리고 혹독한 수련의 나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사부의 염원이었던 ‘정의로운 무림’을 이룩할 힘을 손에 넣는 것이었다.

“상대는 흑사류의 조철현인가….”

강우진은 상대방 메카를 응시했다. 조철현의 ‘칠흑 거미(漆黑巨靡)’는 이름 그대로 검은색 장갑으로 뒤덮인 육중한 기체였다. 8개의 거대한 기계 다리가 마치 거미처럼 땅에 박혀 있었고, 그 끝에는 날카로운 갈고리와 흡착판이 달려 있었다. 육중함과는 다르게 끈적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 흑사류의 특징인 ‘질기고 끈끈한 힘’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흑사류는 한 번 붙잡으면 절대 놓지 않고, 상대를 산산조각 낼 때까지 짓누르는 것으로 악명 높았다.

“천랑신속권의 민첩함으로 저 육중한 거미를 상대해야 한다라… 흥미롭군.”

강우진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패기 넘치는 그의 눈빛은 도리어 더욱 빛났다. 강자에게 굴복하는 법을 몰랐고, 압도적인 상대일수록 그의 투지는 불타올랐다.

“양 선수, 준비 완료! 3, 2, 1… 대결 시작!”

사회자의 외침과 동시에 경기장 전체를 뒤흔드는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 시스템에서 발사된 거대한 빛의 기둥이 두 메카 사이를 갈랐고, 그것이 사라지자마자 경기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비상 사이렌이 울렸다.

“크하하하! 풋내기 녀석! 내 칠흑 거미의 먹잇감이 될 준비나 해라!”

조철현의 거친 목소리가 강우진의 통신망을 통해 울려 퍼졌다. 칠흑 거미는 8개의 다리를 움직여 마치 전차처럼 묵직하게 전진하기 시작했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경기장 바닥이 쿵, 쿵 울렸다. 녀석의 다리 끝에 달린 갈고리들이 번뜩였다.

“느려.”

강우진은 냉정하게 중얼거렸다. 그의 천랑은 지면에 박혀 있던 발을 한순간에 떼어냈다. 등 뒤의 추진기가 굉음을 내며 불꽃을 뿜었고, 은빛 기체는 마치 번개처럼 순식간에 조철현의 사각으로 파고들었다.

콰아앙!

칠흑 거미가 막 강우진이 있던 자리를 갈고리로 찍어 내렸지만, 이미 그곳은 텅 비어 있었다. 거대한 잔상이 허공에 흩어졌다.

“뭐… 뭐야?! 벌써 사라졌다고?!” 조철현의 목소리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강우진은 천랑의 기동성을 최대한 활용했다. 고속 이동 모드에 들어간 천랑은 경기장 바닥을 스치듯 날아다녔다. 푸른빛 섬광이 번쩍일 때마다 은빛 기체가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반복했다. 그의 천랑신속권은 눈으로 쫓기 어려울 정도의 움직임을 기본으로 했다. 상대방의 허를 찌르고, 빈틈을 파고들어 치명적인 일격을 날리는 것이 그의 스타일이었다.

“어디 있느냐, 이 비겁한 녀석! 정면으로 승부하지 못할 망정 쥐새끼처럼 도망만 다니는 것이냐!”

조철현은 자신의 거대한 몸을 회전시키며 사방으로 갈고리를 휘둘렀다. 쩌저적! 갈고리가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섬뜩했다. 하지만 천랑은 그의 공격 범위를 아슬아슬하게 벗어나며 계속해서 칠흑 거미를 농락했다.

‘저 녀석은 근접전 위주의 힘 싸움에 특화되어 있어. 섣불리 붙었다간 내공 에너지가 역으로 흡수될 수도 있다.’

강우진은 침착하게 상대방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흑사류의 내공은 상대의 에너지를 빨아들이는 특성이 있었다. 칠흑 거미의 장갑에는 ‘흑사 내공’이 담겨 있어, 물리적인 타격과 동시에 내공 흡수까지 노리는 위험한 기술이었다.

‘일단… 저 다리들을 무력화시켜야 해.’

강우진은 목표를 정했다. 칠흑 거미의 움직임을 봉쇄하기 위해서는 거미 다리를 파괴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터였다. 그는 추진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며 순식간에 칠흑 거미의 측면으로 파고들었다.

“섬광비각(閃光飛脚)!”

천랑의 왼쪽 다리가 번개처럼 뻗어 나갔다. 강력한 내공이 실린 발차기는 칠흑 거미의 가장 바깥쪽 다리 관절 부분을 정확하게 노렸다.

콰아앙!

금속과 금속이 부딪히는 굉음이 경기장을 뒤흔들었다. 조철현은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다리 하나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의 메카가 휘청거렸다.

“크헉! 이 녀석! 제법인데!”

하지만 칠흑 거미의 장갑은 생각보다 훨씬 단단했다. 강우진의 섬광비각에도 불구하고, 다리 관절은 움푹 들어갔을 뿐 완전히 파괴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칠흑 거미는 즉시 반격에 나섰다. 휘청거리던 다리를 다시 땅에 박아 넣으며 몸을 지탱한 뒤, 거대한 팔을 휘둘러 강우진을 향해 강력한 에너지 그물을 발사했다.

슈우우우욱! 촤아아악!

검은색의 에너지가 그물처럼 펼쳐지며 천랑을 향해 날아들었다. 칠흑 거미의 고유 기술, ‘흑사망(黑蛇網)’이었다. 이 그물에 한 번 걸리면 내공까지 빨려 들어가며 움직임을 봉쇄당하고, 결국 거대한 힘에 압착되어 부서지게 된다.

“칫!”

강우진은 순간적으로 판단했다. 피할 수 없다면, 부순다!

“천랑쇄파(天狼碎破)!”

천랑의 전신에서 푸른빛 내공이 폭발하듯 뿜어져 나왔다. 강우진은 두 주먹을 앞으로 내질렀다. 그의 내공 에너지가 양 주먹에 집중되며 마치 두 개의 푸른 늑대 머리 형상을 만들었다. 늑대 머리는 흑사망을 향해 맹렬히 돌진했다.

콰앙! 콰콰쾅!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흑사망이 산산조각 났다. 하지만 그 여파로 강우진의 천랑 역시 뒤로 몇 걸음 밀려났다. 조철현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이제 도망갈 곳은 없다! 흑사압착(黑蛇壓縮)!”

칠흑 거미는 8개의 다리를 마치 용수철처럼 움츠렸다가 순식간에 튀어 오르며 엄청난 속도로 강우진에게 달려들었다. 거대한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는 민첩함이었다. 녀석의 목표는 강우진을 자신의 몸 아래 깔아뭉개는 것이었다.

쿠구궁! 쿠구구궁!

칠흑 거미가 강우진이 서 있던 자리로 돌진해 왔다. 경기장 바닥이 조철현의 육중한 몸무게와 함께 푹 꺼지며 거대한 먼지구름이 피어올랐다.

“강우진 선수! 위험합니다!” 사회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다.

관중들은 숨을 죽였다. 이대로 끝나는 것인가?

먼지구름 속에서 조철현의 거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크하하하! 풋내기는 역시 풋내기! 내 칠흑 거미의 위력을 감당할 수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의 웃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먼지구름이 서서히 걷히자, 칠흑 거미의 거대한 몸체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뭐… 뭐냐?!” 조철현이 당황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바로 그때였다.

칠흑 거미의 등 뒤, 가장 높은 곳에… 은빛 섬광이 번쩍였다.

“천랑신속권, 오의! 낙뢰멸강(落雷滅强)!”

강우진은 천랑의 추진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칠흑 거미의 머리 위, 가장 높은 지점까지 날아올랐던 것이다. 마치 번개처럼 빠르게, 조철현이 예측할 수 없는 궤적으로. 그리고는 온몸의 내공을 한 점에 집중시켜 아래를 향해 내리찍었다.

푸른빛 내공이 천랑의 발끝에 집중되었고, 거대한 늑대의 형상을 띤 에너지가 생성되었다. 그것은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번개와도 같았다.

“젠장! 말도 안 돼!” 조철현의 비명과 함께, 강우진의 천랑이 칠흑 거미의 가장 취약한 부위, 바로 중앙 동체 상단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했다.

콰아아아앙!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굉음과 함께 푸른빛 에너지가 폭발했다. 칠흑 거미의 검은색 장갑이 종잇장처럼 구겨지고 찢겨 나갔다. 거대한 기체가 순식간에 땅에 처박히며 엄청난 충격파를 일으켰다. 경기장 바닥에 거대한 균열이 생겼고, 조철현의 메카는 마치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크아아악!” 조철현의 단말마가 통신망을 찢었다.

강우진의 천랑은 착지하는 순간에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은빛 동체에서 희미한 연기가 피어올랐지만, 그의 자세는 완벽했다. 그는 파괴된 칠흑 거미를 내려다보며 묵묵히 서 있었다.

관중들은 잠시 정적에 휩싸였다가, 이내 열광적인 환호를 터트리기 시작했다. 경기장은 강우진의 이름과 함께 지축을 흔들었다.

“승자! 천랑성 강우진 선수입니다!”

사회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폐허가 된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강우진은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닦으며, 아직 끝나지 않은 대회의 끝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천하의 운명을 건 진정한 싸움은 이제부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