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소녀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아르카나 마법 학원, 그 웅장한 대도서관의 가장 깊숙한 곳. 햇빛 한 조각 들어오지 않는 고서적 보관소, 그중에서도 먼지 쌓인 잊힌 통로에 미나는 서 있었다. 손에 든 마법 램프의 희미한 빛이 낡은 나무판과 거미줄을 비췄다. 심장이 거칠게 뛰었다.

“이건… 꿈이 아니었어.”

어젯밤, 끔찍한 환영이 그녀를 덮쳤다. 학원 지하에서 울려 퍼지는 알 수 없는 비명, 그리고 피로 물든 듯한 붉은 빛. 잠에서 깨어난 순간부터 그녀의 직감은 이 학원의 어딘가에, 거대한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속삭였다. 그리고 그 실마리가 바로 이곳, 출입이 엄격히 금지된 도서관 최하층의 은밀한 통로 끝에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았다.

눅눅한 공기가 코끝을 스쳤다. 철분 섞인 비릿한 냄새가 희미하게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 통로 끝, 낡은 석벽이 나타났다. 다른 벽들과는 이질적인 문양이 희미하게 새겨져 있었다. 손가락으로 문양을 훑자 차가운 돌의 감촉이 소름 돋게 만들었다. 망설일 틈도 없이, 미나는 마법 에너지를 손끝에 모아 벽에 대었다.

‘제한된 접근 권한. 대상: 미등록 마법식.’

미나의 마법 팔찌에서 낮은 경고음이 울렸다. 학원의 중앙 마법 시스템이 접근을 거부하는 신호였다. 하지만 미나는 멈추지 않았다. 학년 수석이라는 타이틀은 단순히 성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타고난 재능으로 학원의 어떤 마법식이라도 해독하고 재구성할 수 있었다.

쉬익, 하는 소리와 함께 벽에 새겨진 문양이 푸른빛으로 반짝였다. 그리고 이내 거대한 석벽이 굉음을 내며 천천히 옆으로 밀렸다. 그 뒤에서 드러난 것은 어둠뿐이었다. 시야를 압도하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은 어둠.

“젠장… 진짜였어.”

미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계단조차 없는, 깎아지른 듯한 수직 통로였다. 그 끝은 어디일까? 그녀는 허리춤에서 마법 밧줄을 꺼냈다. 끝에 발광석을 매달아 던져보자 쨍그랑, 하는 소리가 한참 뒤에야 들려왔다. 최소한 지하 10층은 족히 넘어 보이는 깊이였다.

숨을 깊게 들이쉬고, 미나는 밧줄을 부여잡았다. 마법으로 몸을 가볍게 만들고, 그녀는 어둠 속으로 몸을 던졌다. 밧줄이 끊어질 듯 팽팽하게 당겨졌다. 내려갈수록 공기는 더욱 차갑고 무거워졌다. 귀를 찢을 듯한 침묵이 이어지다가, 이따금씩 어디선가 들려오는 희미한 물방울 소리만이 그녀의 불안감을 키웠다.

마침내, 그녀의 발이 차가운 바닥에 닿았다. 밧줄을 회수하고 램프를 높이 들자, 거대한 지하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거대한 동굴 같기도 했고, 정교하게 다듬어진 유적 같기도 했다. 천장은 너무 높아 램프 빛이 닿지 않았고, 사방에는 기이한 형태의 기둥들이 솟아 있었다. 기둥마다 알아볼 수 없는 고대 마법 문자들이 새겨져 있었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두통이 일었다.

“이게… 대체…”

미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램프 빛이 닿는 곳마다 미지의 그림자들이 꿈틀거리는 듯했다. 벽에는 무언가를 긁어낸 듯한 흔적들이 가득했다. 날카로운 손톱으로 긁은 자국 같기도 하고, 어떤 거대한 힘이 휘몰아친 흔적 같기도 했다. 마치 이곳에 갇혀있던 무언가가 필사적으로 탈출하려 몸부림친 흔적 같았다.

그리고 동굴의 가장 깊숙한 곳, 그녀의 시선이 한곳에 멈췄다.

거대한 제단이었다. 낡고 오래된 돌로 만들어진 제단 위에는 거대한 구 형태의 구조물이 놓여 있었다. 투명한 수정인지, 아니면 다른 차원의 물질인지 알 수 없는 그것은 은은한 푸른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 빛은 살아있는 것처럼 맥동하고 있었다.

맥동.
그것은 마치 심장이 뛰는 소리처럼, 웅, 웅, 하는 낮은 진동을 온몸으로 전달했다.

미나는 저도 모르게 구 앞으로 다가섰다. 투명한 구체 안쪽으로 시선을 던지자, 그녀의 심장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구체 안에는… 무언가가 있었다.
아니, 무언가’들’이었다.

수많은 빛의 잔영들이 구체 안에서 떠다니고 있었다. 그것들은 마치 작은 반딧불이처럼 빛났지만, 그 빛의 형태는 어딘가 기괴했다. 사람의 형상 같기도 하고, 짐승 같기도 했다. 그리고 그 빛의 핵에서는 희미하게, 너무나 희미하게, 무언가가 들려오는 듯했다.

울부짖음.
비명.
애원.

그것은 그녀가 어젯밤 꿈속에서 들었던 바로 그 소리였다.

미나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이 학원의 지하에, 이런 것이 숨겨져 있었다니. 이 빛의 잔영들은 무엇인가? 왜 저 구체 안에 갇혀 있는가? 이 거대한 마법 장치가 내뿜는 기이한 에너지는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가?

그때였다.
구체 안의 맥동이 한층 강렬해졌다. 푸른빛이 번쩍이며, 잔영들이 일순간 선명해졌다.

소년의 얼굴. 소녀의 얼굴. 알 수 없는 마법 생명체의 형태.
그들의 눈동자에는 한결같이 절망과 공포가 가득했다.
그리고 그들의 입모양은 똑같은 한 단어를 외치고 있었다.

*살려줘.*
*살려줘!*

미나의 온몸에서 피가 식는 듯한 한기가 느껴졌다.
이것은… 생명의 에너지를 뽑아내는 장치였다.
아르카나 마법 학원의 찬란한 마법력은, 바로 이 지하에 갇힌 수많은 존재들의 절규 위에서 피어난 것이었다.

“말도 안 돼… 이게… 이 학원의 진짜 힘이었단 말인가?”

그 순간, 구체에서 뻗어 나온 한 가닥의 푸른 빛줄기가 미나를 향해 쏜살같이 날아왔다. 미처 피할 새도 없이, 빛은 그녀의 손등에 닿았다.
찌릿한 통증과 함께, 잊히지 않을 끔찍한 진실이 미나의 정신을 강타했다.

그것은 마치 구체 안의 모든 절규가 그녀에게 직접 전달되는 듯한 감각이었다.
수많은 존재들이 어떻게 붙잡혀 왔는지, 어떻게 이 안에 갇혔는지,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고통받았는지… 그들의 기억, 그들의 감정, 그들의 모든 것이 한꺼번에 미나의 의식 속으로 밀려들어왔다.

환영 속에서 그녀는 보았다.
아르카나 마법 학원의 상징인 고요한 마법진이, 사실은 생명을 묶어두는 족쇄였음을.
교장과 원로들이 환한 미소 아래서 얼마나 끔찍한 음모를 꾸며왔는지.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것은, 이 구체가 바로…

쿠우우우우우웅!

갑자기 거대한 진동이 온 지하를 뒤흔들었다. 천장에서 거대한 바위 조각들이 떨어져 내렸다.
경고음이었다.
누군가 미나의 침입을 감지한 것이다.

“젠장!”

미나는 이를 악물고 몸을 돌렸다.
도망쳐야 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이미 달라져 있었다.
공포와 충격 속에서도, 그녀의 심장 한구석에서는 분노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이 끔찍한 진실을, 세상에 밝혀야만 했다.

그녀는 어둠 속으로 다시 뛰어들었다.
뒤에서는 여전히 구체의 맥동 소리가, 그리고 그 안에서 울려 퍼지는 희미한 비명 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맴돌았다.

아르카나 마법 학원의 아름다운 환상 아래,
끔찍한 금기가 숨 쉬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미나는 그 금기의 존재를 알아버렸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녀의 마법소녀로서의 운명은, 이제 완전히 뒤바뀌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