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소드 1: 심연의 메아리
**[장면: 우주선 ‘아르테미스 호’의 함교. 통유리 너머로 칠흑 같은 우주와 그 속에서 보석처럼 박힌 수억 개의 별들이 펼쳐져 있다. 함교 내부에는 최첨단 장비들이 질서 정연하게 배치되어 있으며, 은은한 조명이 공간을 감싼다. 전반적으로 차분하지만, 심우주 탐사라는 임무의 무게가 느껴지는 긴장감이 감돈다.]**
**윤하람 (함장):** (메인 모니터에 표시된 항성 지도를 응시하며) “목표 지점, 알파 섹터 7922까지 앞으로 32시간. 항로 이탈률 0.001%. 양호.”
**박세미 (오퍼레이터):** (컨트롤 패널을 능숙하게 조작하며) “네, 함장님. 모든 시스템 정상 작동 중입니다. 생체 신호 및 환경 제어 모두 안정적이고요.”
**최지훈 (탐사대장):** (옆자리에서 홀로그램 자료를 띄워놓고 몰두하다가 고개를 든다) “이 광활한 우주에서 우리가 처음으로 발을 내딛는다는 건… 정말 흥분되는 일이야.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뭔가 위대한 것을 찾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
**강민준 (보안팀장):** (묵묵히 자신의 무기를 점검하던 손을 멈추고) “기대감은 좋습니다만, 늘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박사님. 미지의 존재는 언제나 위험을 동반하니까.”
**최지훈:** “물론이지. 그게 과학자의 숙명이니까. 하지만 이번만큼은… 뭔가 대단한 걸 찾을 것 같은, 강렬한 예감이 든단 말이지.”
**[장면: 몇 시간 후, 함교는 여전히 고요하지만, 박세미의 콘솔에서 날카로운 경고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모니터에는 이전에 본 적 없는, 불규칙하고 기이한 파형이 붉은색으로 깜빡이고 있다.]**
**박세미:** (목소리가 다급해진다) “함장님! 미확인 에너지 신호 포착! 이전에 기록된 어떤 파형과도 일치하지 않습니다! 진원지는… 여기입니다!”
**윤하람:** (곧바로 박세미의 콘솔로 다가간다. 표정은 침착하지만 눈빛에는 긴장감이 서려 있다) “무슨 소리야? 상세 정보 띄워.”
**[박세미가 조작하자, 메인 모니터에 신호의 발생지가 나타난다. 우리가 탐사하던 항로에서 멀리 떨어진, 항성계 외곽의 이름 없는 행성이다. 희미한 보랏빛 대기에 감싸인, 황량해 보이는 행성.]**
**최지훈:** (눈을 크게 뜨고 모니터로 다가간다) “이런… 여기는… 우리가 탐사 계획에도 없던 곳인데? 미개척 행성 X-7… 대체 저곳에서 무슨 신호가?”
**강민준:** “혹시 우주 해적이나 불법 탐사선의 잔해일 가능성은 없습니까? 조난 신호일 수도 있고요.”
**박세미:** “아뇨. 신호의 패턴이… 지능적인 생명체의 메시지라기보단… 구조물에서 지속적으로 발산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것도 엄청나게 오래된 것 같아요. 탄소 연대 측정으로는 도저히 분석이 안 될 정도로요.”
**윤하람:** (턱을 만지며 깊이 생각한다) “정체불명의 신호라… 그리고 이 정도의 에너지 방출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항로 변경, 신호 발원지로. 전 대원, 비상대기 태세 돌입.”
**강민준:** “알겠습니다, 함장님. 보안팀 전원, 무장 준비시키겠습니다.”
**[장면: 수 시간이 더 흐른 뒤, 아르테미스 호는 황량하고 붉은색 대지가 펼쳐진 행성 X-7의 상공에 도착한다. 대기는 희미한 보랏빛을 띠고 있으며, 거대한 바위 기둥들이 불규칙하게 솟아난 기괴한 풍경이다. 모선에서 분리된 소형 착륙선 ‘가루다’가 지표면으로 천천히 하강한다.]**
**[장면: ‘가루다’ 착륙선 내부. 최지훈, 강민준, 박세미, 그리고 몇 명의 보안 대원이 완전 방호복을 착용하고 탑승해 있다. 내부는 조용하지만, 엔진의 진동과 대원들의 거친 숨소리가 긴장감을 더한다.]**
**박세미:** (착륙선 내부 모니터를 주시하며) “착륙 지점 확인. 신호 강도, 최대치입니다. 오차 범위 0.01%.”
**최지훈:** (숨을 고르며) “이런 황무지에서… 이런 강도의 신호가… 도대체 뭘까? 상상조차 되지 않아.”
**강민준:**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며) “정신 바짝 차려. 박사님. 미지의 것에 대한 흥분은 항상 위험을 동반하는 법이지. 긴장을 늦추지 마.”
**[장면: 착륙선 문이 ‘쉬익’ 하는 소리와 함께 열리고, 탐사대원들이 황량한 지표면에 발을 딛는다. 발밑에서 붉은색 먼지가 흩날린다. 바람 소리인지 알 수 없는 낮고 음산한 소리가 들려온다. 멀리서도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거대한 구조물이 희미하게 보인다.]**
**최지훈:** (스캐너를 들어 올리며) “저기야… 저게 신호의 근원지인가 봐. 어마어마한 크기군…”
**[탐사대원들이 조심스럽게 구조물 쪽으로 이동한다. 몇 걸음 옮길 때마다 방호복 내부에서 발걸음 소리가 울린다. 구조물은 마치 오랜 세월 풍파를 겪은 거대한 돌기둥 같기도 하고, 동시에 인공적인 곡선과 유기적인 형태를 띠고 있기도 하다. 표면은 짙은 금속 질감이지만, 중간중간 알 수 없는 고대 문양들이 희미하게 각인되어 있다.]**
**박세미:** (휴대용 분석기를 구조물에 가까이 대며) “근접 스캔 결과, 구성 물질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원소 조합입니다. 게다가… 이 표면은 외부 환경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것 같아요. 수십만 년 이상 된 것 같은데도 마치 어제 만들어진 것처럼 완벽합니다.”
**최지훈:** (경외심 어린 눈으로 구조물을 올려다본다.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으려다 멈칫한다) “믿을 수가 없군… 이건 분명 인공 구조물이야. 그것도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래된…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강민준:** (총을 단단히 잡으며 주위를 경계한다) “섣불리 접촉하지 마십시오, 박사님.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경계심을 늦추지 마세요.”
**[장면: 최지훈이 휴대용 스캐너를 꺼내 구조물 표면에 가까이 댄다. 스캐너는 곧바로 요란한 경고음을 울리며 알 수 없는 데이터를 쏟아낸다. 그때, 구조물의 표면, 각인된 문양들 사이에서 희미한 푸른빛이 깜빡인다. 그리고 구조물 전체에서 아주 낮은, 심장 박동 같은 진동음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박세미:** (패닉에 빠진 목소리로) “진동 감지! 주파수가… 제어 불능입니다! 제 기기가 과부하 걸리고 있어요! 이런 수치는 처음 봐요!”
**강민준:** (소리친다) “모두 뒤로 물러나! 방어 태세!”
**[구조물의 빛이 점점 강해지고, 진동음은 고막을 찢을 듯한 불쾌한 저음으로 변한다. 구조물에 각인된 고대 문양들이 선명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최지훈은 경이로움과 섬뜩한 두려움이 뒤섞인 표정으로 그것을 응시한다.]**
**최지훈:** (무언가에 홀린 듯, 넋 나간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이건… 깨어나고 있어… 마치 잠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갑자기, 구조물에서 뿜어져 나온 강력한 에너지 파동이 주변 대기를 흔들고, 붉은 먼지를 격렬하게 흩뿌린다. 탐사대원들은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난다. 박세미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고, 최지훈의 스캐너는 터져버린다. 강민준은 필사적으로 방벽을 세우려 하지만, 역부족이다.]**
**[마지막 장면: 구조물에서 뿜어져 나오는 거대한 푸른빛의 섬광이 탐사대원들을 덮치려 한다. 최지훈의 눈동자에 섬광이 가득 차오른다. 그의 시야는 완전히 푸른빛으로 가득 찬다.]**
**(에피소드 종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