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소드 1: 밀실의 그림자: 죽음의 코드
**프롤로그 – 어둠 속 한 줄기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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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먼지가 내려앉은, 어두운 연구 시설 복도. 비상등이 깜빡이며 간신히 길을 밝힌다. 낡은 컴퓨터 모니터에서 지지직거리는 노이즈가 들려온다. 복도 저편에서 좀비들의 울부짖음이 희미하게 들려온다.
**지아 (N)**: (담담하게) 세상이 끝났다고들 했다. 도시는 불탔고, 희망은 재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남았다. 이곳, ‘방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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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방주 내부, 생존자들의 생활 공간. 낡은 침낭, 간이 주방, 허름하지만 질서정연하게 놓인 물품들. 모두 피곤하지만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 아이들이 작은 곰인형을 안고 잠들어 있다.
**지아 (N)**: 이곳은 한때 국가 보안 연구 시설이었다. 견고하고, 폐쇄적이며… 완벽하게 고립된. 덕분에 우리는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 완벽한 고립은, 때로는 독이 되기도 했다. 가장 치명적인 독으로.
[3컷]
**장면**: 이건이 낡은 안경을 코끝에 걸친 채, 찢어진 역사책을 읽고 있다. 주변의 소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책에만 몰두하는 모습. 그의 옆에는 낡은 커피잔이 김을 내고 있다. 그의 표정은 세상만사에 흥미를 잃은 듯 무심하다.
**지아 (N)**: 그리고 이 괴팍한 천재는, 이 모든 혼돈 속에서도 마치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었다. 적어도… ‘그 사건’이 터지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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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 – 밀실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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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요란한 경고음이 시설 전체에 울려 퍼진다. 비상등이 붉게 깜빡이며 더욱 혼란을 가중시킨다. 사람들의 비명과 발소리가 뒤섞인다.
**SFX**: (사이렌) 삐요오오오- 삐요오오오-!
**생존자 A**: 무슨 일이야?! 또 ‘그것’들이 온 건가?!
**생존자 B**: 아니, 박사님 연구실 쪽이야! 무슨 소란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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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박사의 개인 연구실 앞. 강 팀장이 철제 문 앞에서 초조하게 서성이고 있다. 문은 견고하게 닫혀있고, 문틈조차 보이지 않는 정교함이 느껴진다. 주변에는 몇몇 생존자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웅성거린다.
**강 팀장**: (거친 숨소리) 망할…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문이 열리지 않아!
**윤 연구원**: (창백한 얼굴로) 아까 박사님이 들어가신 뒤로… 통신도, 내부 CCTV도 전부 먹통이에요. 며칠 전부터 박사님께서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신다고 하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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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지아가 강 팀장에게 다가간다. 그녀의 얼굴에도 걱정이 역력하다. 손에 든 소총을 꽉 쥐고 있다.
**지아**: 강 팀장님, 상황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박사님이 안에 계신 건 확실한가요?
**강 팀장**: (이를 악물고) 오전 내내 저 안에서 중요한 연구를 하고 계셨어.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나오지 않으시길래 확인하러 왔는데… 문이 잠겨있더군. 그것도… 명백하게 ‘안에서’ 잠긴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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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이건이 사람들 틈을 비집고 천천히 걸어온다. 그의 표정은 여전히 무심하고 귀찮다는 듯하다. 지아가 그를 발견하고 반색한다.
**지아**: 이건 씨! 마침 잘 오셨어요! 이 상황 좀 봐주세요!
**이건**: (하품하며) 왜 이렇게 시끄러워. 책 읽는데 방해되잖아. 설마 좀비가 침투한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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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강 팀장이 이건을 쏘아본다. 그의 눈에 분노가 번득인다.
**강 팀장**: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박사님께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 이곳의 핵심 인물이시란 말이다! 이 방주의 총 책임자라고!
**이건**: (어깨를 으쓱하며) 핵심 인물이시니 중요한 정보가 많을 테고, 그래서 자물쇠가 굳건한 거겠지. 별일 아니야. 박사님이야 알아서 잘 하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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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강 팀장이 이건의 멱살을 잡으려 손을 뻗지만, 지아가 재빨리 가로막는다.
**지아**: 팀장님! 진정하세요! 이건 씨, 저 문 좀 봐주세요. 아무래도 심상치 않아요. 박사님께 정말 무슨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고요!
[10컷]
**장면**: 이건이 무관심한 듯 고개를 돌려 박사의 연구실 문을 바라본다. 낡았지만 견고한 철제 문. 문틈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게 닫혀있다. 옆에는 복잡한 전자식 잠금장치 패드가 붙어있다. 그의 눈이 잠시 멈춘다.
**이건**: (나지막이 중얼거린다) 안에서 잠겼다라… 흔한 일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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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잠시 후, 강 팀장이 보안코드를 입력하고 지문 인식을 시도하지만, ‘ACCESS DENIED’라는 붉은 글자가 패드에 번개처럼 번쩍인다. 패드에서는 날카로운 경고음이 울린다.
**SFX**: (전자음) 삑- 삐빅- DENIED!
**강 팀장**: (좌절한 듯) 제 코드가 먹히지 않습니다. 박사님이 직접 내부에서 잠그신 후, 외부 접근 코드를 변경하신 것 같아요. 아무리 높은 보안 등급이라도, 이런 적은 없었는데…
**윤 연구원**: 그럼… 지금 박사님 혼자 저 안에 갇혀 계신다는 거예요? 박사님은 지병도 있으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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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이건이 문에 바싹 다가가서 귀를 기울인다. 그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한다. 이내 손을 뻗어 문 표면을 가볍게 두드려본다. 몇 번의 두드림 끝에 멈춘다.
**이건**: (냉정한 목소리) 안에 갇혀 있는 건지, 아니면… 다른 상황인 건지.
**지아**: 다른 상황이라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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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이건이 문에서 떨어져 나와 주변을 둘러본다. 천장, 바닥, 벽면을 훑는 그의 눈빛이 날카롭다. 일반인에게는 보이지 않는 미세한 흔적들을 읽어내는 듯하다.
**이건**: 저런 완벽한 밀실은, 살인 사건의 완벽한 알리바이가 되기도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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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모두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든다. 윤 연구원은 두 손으로 입을 가린다.
**윤 연구원**: 설마요! 박사님은… 자살하실 분이 아니에요! 절대!
**강 팀장**: 그럼 누가… 대체 누가 저 안에서 박사님을 해친다는 말인가?! 우리 중엔 박사님을 해칠 만한 사람이 없어!
[15컷]
**장면**: 이건이 한숨을 쉬며 안경을 고쳐 쓴다.
**이건**: 일단 문을 열어야 진실이 보일 테지. 문을 부술 도구는?
**강 팀장**: (정신을 차리고) 망치와 전기톱을 가져오겠습니다! 하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겁니다. 문이 특수 강철로 제작된 거라… 최소 한 시간은 족히 걸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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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이건이 고개를 젓는다.
**이건**: 아니. 그럴 필요 없어. 박사님이 죽었다면, 그 시간은 너무 길고. 살아있다면, 역시 그 시간은 너무 길어.
**지아**: 그럼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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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이건이 전자 잠금장치를 다시 한번 유심히 들여다본다. 이내 그의 눈동자가 특정 부분에 꽂힌다. 그는 낡은 칼날 하나를 주머니에서 꺼내 잠금장치의 틈새에 조심스럽게 집어넣는다. 미세한 흠집을 피해 조심스럽게, 그러나 주저 없이.
**이건**: 이런 낡은 시설에 최신식 잠금장치를 달았다 해도, 기본적인 안전장치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지. 특히… 박사님처럼 섬세한 분이라면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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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전자 잠금장치의 패널 일부가 열린다. 그 안에는 비상용 수동 개방 버튼이 숨겨져 있었다. 이건이 그 버튼을 누르자, ‘철컥’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비상등의 붉은 불빛이 어두운 내부를 비춘다.
**SFX**: 딸깍-! 철컥-!
**강 팀장**: (놀란 얼굴) 이런 방법이… 박사님이 이런 장치를 만드셨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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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문이 천천히 열리며 어두운 연구실 내부가 드러난다. 악취와 함께 섬뜩한 침묵이 흐른다. 피비린내가 코를 찌른다.
**지아**: (입을 틀어막는다) 으윽…! 이건…!
[20컷]
**장면**: 연구실 내부. 박사가 의자에 앉은 채 축 늘어져 있다. 그의 목에는 깊은 자상이 선명하다. 주변 바닥에는 핏자국이 흥건하다. 책상 위에는 정체불명의 장비들과 의료 기구들이 어지럽게 놓여있다. 창문은 모두 두꺼운 강철판으로 막혀있다. 완벽한 밀실 그 자체다.
**강 팀장**: (충격받은 표정으로 주저앉으며) 박사님…!
**윤 연구원**: (흐느끼며) 오, 세상에… 정말… 살인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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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이건은 한 치의 동요도 없이 방 안으로 들어선다. 그의 시선은 박사의 시체, 그리고 방 구석구석을 스캔하듯 훑는다. 그의 눈은 살아있는 스캐너 같다.
**이건**: (나지막이) 완벽한 밀실 살인이군. 예술적이기까지 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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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지아가 이건에게 다가온다.
**지아**: 이건 씨, 보십시오. 창문은 모두 막혀있고, 환기구는 사람이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작아요.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고… 이건 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범인은 대체 어떻게 나가고 문을 잠근 거죠? 귀신이라도 움직인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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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이건이 바닥에 흩뿌려진 핏자국을 응시한다. 그리고 박사의 손가락 끝을 자세히 살핀다. 그의 손에는 피가 묻은 작은 종이 조각이 쥐여 있었다. 고통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남기려 한 흔적이다.
**이건**: (종이 조각을 집어 들며) 흥미롭군. 박사님은 마지막 순간까지 무언가를 남기려 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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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종이 조각에는 찢어진 글씨가 남아있다. ‘…선…내부…CCTV…’ 글씨가 번져 읽기 어렵다.
**지아**: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게 뭔가요? 무슨 암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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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이건은 종이 조각을 주머니에 넣고는, 다시 방의 구조를 살핀다. 특히, 문 주변을 집중적으로 본다. 문 아래 틈새, 문틀의 작은 흠집들… 그의 시선이 미세한 파편을 포착한다.
**이건**: (생각에 잠긴 듯) 밀실… 갇힌 공간… 그리고… 끔찍한 죽음. 이 모든 것이… 한 사람의 의지로 만들어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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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그의 시선이 문손잡이 아래쪽에 닿는다. 아주 미세한, 거의 보이지 않는 긁힌 자국이 있다. 그리고 그 옆 바닥에는 작고 투명한, 실 같은 것이 발견된다. 빛을 받아 희미하게 반짝이는.
**이건**: (작은 실을 집어 들며) 찾았다. 이것이 바로, 범인이 남긴 흔적이자… 밀실의 트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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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지아와 강 팀장이 이건에게 다가온다. 강 팀장의 얼굴은 더욱 창백해져 있다.
**지아**: 뭘 찾으셨다는 거죠? 그게 뭐예요? 그냥 실 조각 같은데요?
**이건**: (실을 들어 보이며) 범인이 나가는 순간, 완벽하게 밀실을 만들 수 있었던 도구. 아주 흔하지만, 동시에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것. 특수 강화 섬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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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강 팀장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실을 바라본다.
**강 팀장**: 저런 얇은 실 하나로 어떻게… 문을 잠근단 말입니까? 말도 안 돼!
**이건**: (냉소적인 미소를 짓는다) 말도 안 되는 일은 없어. 이 죽음의 세상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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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이건이 말을 이어간다.
**이건**: 간단해. 이 방의 전자 잠금장치는 외부에서만 코드를 입력할 수 있지만, 내부에는 수동으로 잠글 수 있는 레버가 있지. 박사님은 혹시 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해, 내부에서 문을 잠그는 장치를 만들어두셨을 거야. 그것도… 아주 교묘하게.
**윤 연구원**: (놀라며) 하지만 저희는 그런 장치가 있는 줄 몰랐는데요? 저희에게는 한 번도 알려주지 않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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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이건이 문손잡이 아래,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작은 구멍을 가리킨다.
**이건**: 일반인들에게는 보이지 않겠지. 하지만 이 특수 강화 섬유는, 한쪽 끝을 내부 잠금 레버에 묶고, 다른 한쪽을 문틈으로 빼낸 다음… 범인은 밖으로 나가 문을 닫고, 이 실을 잡아당겨 내부 잠금 레버를 조작한 거야. 그리고 실을 다시 안으로 집어넣거나, 아니면… (손에 든 실을 보여주며) 애초에 짧게 잘라놓았겠지. 마치 저절로 안에서 잠긴 것처럼 보이도록. 문손잡이 아래의 미세한 긁힘, 그리고 이 실 조각이 그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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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모두가 충격에 휩싸인다. 지아가 이건의 말에 소름이 돋은 듯 팔을 문지른다.
**지아**: 그럼… 범인은 이미 우리 밖으로 나갔고, 이 실 조각만 남긴 거군요? 그렇다면… 범인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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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이건이 고개를 젓는다.
**이건**: 아니. 애초에 이 실은 문틈으로 빼낼 수 있을 만큼 가늘지만, 그 끝을 다시 안으로 완벽하게 되돌리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최소한의 흔적은 남지. 이처럼. 게다가, 박사님은…
**이건**: (박사의 손에 있던 종이 조각을 다시 꺼내며) 그리고 박사님은 마지막으로, 범인이 이 장치를 어디에 사용했는지 알려주려 하셨어. ‘내부 CCTV’… 박사님의 연구실에는 개인 CCTV가 없었지. 하지만 이 시설의 복도에는… 딱 한 곳, 사각지대가 없는 CCTV가 설치되어 있는 곳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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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이건이 윤 연구원과 강 팀장을 번갈아 본다. 그의 눈이 번뜩인다.
**이건**: 범인은 이 방에 들어왔다가 나갈 때, 반드시 이 문을 통해야만 했어. 그리고 이 실을 사용한 방식은… 이 시설의 구조와 잠금장치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해. 박사님과 가장 가까이 있었던 사람. 그리고… 박사님 연구실 외부의 보안을 책임지는 사람. 강 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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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강 팀장의 얼굴이 급격히 굳어진다. 그의 시선은 바닥을 향하고 있다. 온몸의 핏기가 가신 듯 창백하다.
**이건**: 강 팀장님. 박사님께서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으로 연구하던 ‘안전장치’는 대체 무엇이었을까요? 그리고 왜 그것이 ‘내부 CCTV’와 연결되어 있다고 암시하신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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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강 팀장이 고개를 든다. 그의 눈은 절망과 체념, 그리고 분노로 가득하다. 굳게 다문 입술이 떨린다.
**강 팀장**: (떨리는 목소리로) 박사님은… 혼자만 살려고 했어. ‘그것’을. 그 백신을… 혼자만 가지고 가두어두려 했어! 모두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을!
**지아**: 백신이요?! 정말 백신이 있었단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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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강 팀장이 울부짖듯 외친다.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강 팀장**: 내 딸이… 내 아내가 밖에서 죽어가고 있어! 박사님은 그걸 이용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고! 미친 소리를 지껄였단 말이다! 그래서… 그래서 난… 백신을 가져가야만 했어…!
**SFX**: (강 팀장의 주먹이 벽을 내리치는 소리) 쾅-!
[37컷]
**장면**: 이건은 아무 말 없이 강 팀장을 응시한다. 그의 표정에는 판단이나 감정이 없다. 그저 관찰만 있을 뿐.
**이건**: 당신의 알리바이, 복도를 순찰 중이었다는 것. 박사님의 연구실 앞 복도에는 유일하게 ‘보안 사각지대’가 존재했지. 당신이 직접 만든. 그곳에 숨어 있다가 박사님이 방에 들어간 후, 잠시 후 당신의 손에 들려 있던 그 실과 칼을 이용해서… 당신은 이 모든 것을 계획했어.
[38컷]
**장면**: 윤 연구원이 경악한 표정으로 강 팀장을 바라본다. 그녀의 눈에도 눈물이 고인다.
**윤 연구원**: 팀장님… 그럴 리가… 박사님과 그렇게까지 대립하고 있었을 줄은…
[39컷]
**장면**: 이건이 박사의 시신을 다시 한번 돌아본다. 그의 목에 남은 자상.
**이건**: 죽음에 이르게 한 흉기는, 박사님의 실험대에 놓여있던 고주파 미세 절단기였지. 일반적인 칼보다 훨씬 날카롭고 정교하게 절단할 수 있는. 그리고 강 팀장님은… 과거 특수 부대 출신으로, 이런 정교한 도구 사용에 능숙하다고 들었습니다. 이 시설의 모든 장비를 다룰 줄 아는 유일한 사람이었지.
[40컷]
**장면**: 강 팀장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그저 눈물과 후회, 그리고 어쩌면 약간의 해방감이 뒤섞인 표정으로 서 있을 뿐이다. 그의 손에서 낡은 칼이 툭, 하고 떨어진다. 바로 이건이 처음에 문을 열 때 사용했던, 그와 같은 종류의 칼이었다.
**SFX**: (칼 떨어지는 소리) 쨍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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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이건이 떨어진 칼을 내려다본다.
**이건**: 칼날의 미세한 마모 패턴이… 이 문틈을 열 때 사용된 것과 일치합니다. 잠금장치 패널에 남아있는 미세한 흔적과도. 당신은 이 방에 대한 정보, 도구,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동기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있었어. 당신은 박사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기에…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거야.
[42컷]
**장면**: 지아가 침통한 표정으로 강 팀장에게 다가간다. 좀비 아포칼립스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끼리의 살인은 더욱 비극적이다. 그녀는 강 팀장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지아**: 팀장님… 결국… 모두를 위해서였다는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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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이건이 박사의 시신을 지나, 그의 책상에 놓인 낡은 사진 한 장을 발견한다. 어린아이와 행복하게 웃는 박사의 모습. 그리고 그 옆에는 ‘생존을 위한 기록’이라는 제목의 암호화된 파일이 열려있는 모니터가 있다. 백신의 상세 데이터가 흐릿하게 보인다.
**이건**: (사진을 들여다본다) 모두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세상. 어떤 죽음은 막을 수 있고, 어떤 죽음은… 피할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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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이건이 천천히 돌아서며 방을 나선다. 그의 뒤로, 지아가 강 팀장을 연행하는 모습이 보인다. 윤 연구원은 충격에 잠긴 채 박사의 시신을 바라본다. 연구실 문은 다시 닫히고, 적막만이 남는다. 이제 백신을 손에 넣었지만, 그 대가는 너무나 크다.
**지아 (N)**: 우리는 박사를 잃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동료를. 하지만 이건 씨는… 우리에게 진실을 보여주었다. 그 진실이 비록 잔혹할지라도, 혼돈 속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해줄 한 줄기 빛처럼. 박사가 남긴 기록이 희망이 될 수 있을까.
[45컷]
**장면**: 복도를 걸어가는 이건의 뒷모습. 그는 다시 낡은 책을 꺼내 들고 읽기 시작한다. 주변의 경고음도, 사람들의 수군거림도 그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는 듯하다. 그의 옆모습이 햇빛 한 줄기가 비추는 어둠 속에서 오묘하게 빛난다. 그의 어깨 위로, 작게 비치는 ‘살아남은 자들의 방주’라는 낡은 문구가 보인다.
**이건 (N)**: (조용히 읊조리듯) 인간은 가장 큰 위협이 아니면서도, 가장 예측 불가능한 존재다. 이 죽음의 세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 아마도… 신뢰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살아가야 한다.
**에피소드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