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툴루 신화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어둠 속 심해의 연가 (가제)

**[장면 #1]**

**배경:** 낡은 해안 오두막. 밤바람이 거칠게 창문을 두드린다. 탁자 위에는 오래된 해도, 알 수 없는 상형문자로 가득한 점토판 조각, 그리고 고대 신화를 다룬 너덜너덜한 책들이 어지럽게 펼쳐져 있다. 촛불이 흔들리며 지우의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녀는 돋보기를 들고 점토판의 글자를 해독하려 애쓰고 있다. 바깥의 파도 소리가 귀청을 때릴 듯하다.

**지우:** (나지막이 혼잣말) “…깊은 바다 아래, 별들이 잠든 곳… 잊힌 존재의 눈이… 우리를 기다린다…”

**[지문]** 지우가 고개를 들고 창밖을 응시한다. 거친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 너머로, 왠지 모를 멜로디가 들리는 것 같다. 단순한 바람 소리가 아니다. 깊고, 웅장하며, 동시에 섬뜩할 정도로 매혹적인 소리. 그녀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지난밤부터 그녀를 맴돌던 꿈속의 그림자가, 현실의 차가운 밤공기 속으로 스며드는 듯하다.

**지우:** (창백한 얼굴로) “또… 저 소리…”

**[지문]**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낡은 코트를 걸치고 랜턴을 든 채, 오두막 문을 열고 밤바다를 향해 걸어 나간다. 발밑의 모래가 차갑다.

**[장면 #2]**

**배경:** 칠흑 같은 밤바다. 파도가 거세게 모래사장을 때린다. 멀리 수평선은 어둠에 잠겨 있고, 구름 사이로 희미한 달빛만이 간간이 비춘다. 지우가 물가 가까이 다가서자, 그녀의 발이 차가운 파도에 잠긴다. 멜로디는 더욱 선명해지고, 이제는 하나의 부름처럼 들린다.

**[지문]** 파도 속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낸다. 처음에는 그저 암초인가 싶었지만, 이내 수면 위로 솟아오른 것은 거대한 비늘로 덮인 팔, 그리고 번들거리는 검은 피부였다. 지우는 랜턴을 떨어뜨릴 뻔했지만, 공포 속에서도 눈을 뗄 수 없는 압도적인 존재감에 그저 굳어버린다.

**카이론:** (낮고 깊은 목소리, 마치 바다 밑 심연에서 울려 퍼지는 듯하다. 텔레파시처럼 그녀의 머릿속에 직접 전달된다.) “왔구나… 나의 존재를 느끼는 인간…”

**[지문]** 거대한 존재, 카이론이 물속에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의 상반신은 마치 인간의 형상을 흉내 낸 듯하나, 그 피부는 어두운 비늘로 덮여 있고, 눈은 깊은 바다처럼 검푸르게 빛난다. 머리에는 지느러미 같은 장식이 달려 있고, 손가락 사이에는 물갈퀴가 희미하게 보인다. 그의 존재 자체가 이질적이고 위협적이지만, 그의 눈빛은 묘한 슬픔과 고독을 담고 있다.

**지우:** (목소리가 떨린다) “당신은… 대체… 무엇입니까…?”

**카이론:** “나는… 너희가 이름을 붙이지 못한 존재… 별이 태어나기 전부터 존재했으며, 바다가 마르지 않는 한 영원할 존재…”

**[지문]** 카이론이 천천히 지우를 향해 다가온다.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올 때마다 심해의 냉기가 지우를 감싸는 듯하다. 지우는 뒷걸음질 치려 했지만, 발이 모래에 박힌 듯 움직이지 않는다. 그의 눈동자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점점 작아지는 것을 본다.

**카이론:** “하지만… 너는 다르다. 너의 심장은 다른 인간들과는 다른 리듬으로 뛰고… 너의 정신은 나의 노래에 반응한다.”

**지우:** (자신도 모르게 한 발짝 더 다가선다) “당신은… 나의 꿈속에 나타났던 존재… 그 노래… 그 슬픔이… 내게 들려왔습니다.”

**카이론:** (지우의 얼굴을 응시하며) “그것은 너의 내면에 잠든 오래된 기억의 조각이다. 너의 선조들이 보았던 진실의 잔재… 그들은 감히 직면할 수 없었으나, 너는 다르군.”

**[지문]** 카이론이 자신의 거대한 손을 뻗어, 지우의 뺨에 닿을 듯 말 듯한 거리에 멈춘다. 그의 손에서 느껴지는 냉기와 압도적인 힘에 지우는 숨조차 쉬기 어렵다. 그러나 그 손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단순한 공포가 아니었다. 낯설지만, 어쩐지 익숙하고… 깊은 연민 같은 것이었다.

**카이론:** “나는 네게 이 세상의 감춰진 아름다움과 진실을 보여줄 수 있다. 네가 갈망하는 지식… 그 모든 것을.”

**[지문]** 카이론의 눈동자가 깊은 바다처럼 일렁이며, 그 속에 거대한, 빛나는 도시의 환영이 스쳐 지나간다. 고대 건축물들이 빛을 발하고, 기이한 생명체들이 유영하는 모습. 지우는 눈을 감았다 뜬다. 환영은 사라졌지만, 그 잔상은 그녀의 마음에 강렬하게 박혔다.

**지우:** “그것은… 무엇이었죠…?”

**카이론:** “너희가 잊어버린 세계… 우리 종족이 수천 년 동안 지켜온 낙원.”

**[장면 #3]**

**배경:** 여전히 밤바다. 파도가 거칠게 부서지는 소리만이 두 존재 사이의 대화를 감싼다. 카이론은 물속에 서 있고, 지우는 모래사장에 서 있다. 서로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지우:** “하지만… 당신은… 인간이 아니잖아요.”

**카이론:** (희미하게 웃는 듯하다. 그 웃음은 섬뜩하면서도, 어딘가 비극적이다) “그렇지. 나는 너희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존재… 너희의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이형의 생명.”

**지우:** “두렵습니다… 당신의 존재가… 내가 알던 모든 것을 뒤흔들어요.”

**카이론:** “두려움은 미지의 그림자일 뿐. 너의 내면의 빛이 강렬하다면, 그 그림자는 사라질 것이다.”

**[지문]** 카이론이 조금 더 지우에게 다가선다. 이제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겨우 몇 발짝에 불과하다. 그의 눈동자는 깊은 심연과도 같지만, 그 속에는 지우를 향한 복잡한 감정이 깃들어 있다.

**카이론:** “나는 오랜 세월 동안 홀로였다. 나의 존재는 이 깊은 어둠 속에서 고독하게 명멸해왔다. 하지만 너는… 너의 따뜻한 생명력은… 이 심장을 다시 뛰게 한다.”

**지우:** (숨을 들이킨다. 그의 말에서 느껴지는 진심에 가슴이 저린다) “나도… 나도 오랫동안 혼자였어요. 이 세상에 내가 찾는 진실을 이해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당신을 만나고… 이 모든 게 현실이 되었어요.”

**카이론:** “우리의 만남은 운명이다. 그러나… 위험하다.”

**지우:** “위험? 무엇이요?”

**카이론:** “나의 존재는 너희의 세계에 균열을 낼 것이다. 너희의 종족은 우리의 존재를 알게 되면 공포에 떨고, 파괴하려 들겠지. 그리고… 나의 동족들도… 너와 나의 관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지문]** 카이론의 목소리에 깊은 우려가 담겨 있다. 그의 눈동자가 잠시 어둠 속으로 흐려지는가 싶더니, 이내 다시 지우에게로 향한다.

**카이론:** “나는 너를 나의 세계로 끌어들이고 싶지만… 그것은 너에게 고통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너의 손을 놓을 수 없다.”

**지우:** (망설임 없이) “고통이든 파멸이든… 당신과 함께라면 두렵지 않아요. 내가 지금껏 찾아 헤매던 진실이 당신이라면… 나는 그 길을 갈 거예요.”

**[지문]** 지우는 천천히 카이론에게로 다가간다. 그녀의 손이 그의 거대한, 비늘 덮인 손에 닿으려 한다. 차가운 물속에서 솟아난 거친 피부, 그러나 그 안에서 뜨거운 생명력이 느껴진다.

**[장면 #4]**

**배경:** 밤바다, 두 존재 사이의 거리 제로.

**[지문]** 지우의 따뜻한 손이 카이론의 차가운 손등에 닿는다. 이질적인 감촉이지만, 그 순간 두 존재 사이에 전류가 흐르는 듯한 전율이 인다. 언어와 종족의 장벽을 넘어선, 영혼의 맞닿음이었다. 카이론의 눈동자에서 깊은 감정이 일렁인다. 그의 비늘 덮인 손이 조심스럽게 지우의 손을 감싼다.

**카이론:** (나지막이, 그러나 온 마음을 담아) “인간의 언어로는… 이 감정을 표현할 수 없군… 너는 나에게… 어둠 속에서 피어난 한 송이 빛과 같다.”

**지우:** (눈물을 글썽이며) “당신은 나에게… 내가 잊고 있던 나의 일부를 찾아준 존재예요. 나의 심장이 이렇게나 격렬하게 뛰는 건… 당신 때문이에요.”

**[지문]** 카이론은 고개를 숙여 지우의 이마에 자신의 차가운 이마를 맞댄다. 심해의 냉기가 스며들지만, 지우는 따뜻함을 느낀다. 두 존재의 의식이 깊이 연결되는 순간, 지우의 머릿속에 수많은 환영이 스쳐 지나간다. 고대 문명의 잔해, 깊은 바다의 압도적인 장엄함, 그리고 그곳을 유영하는 잊힌 신들의 그림자. 공포와 경외심이 동시에 밀려온다.

**카이론:** “두려워하지 마라… 너의 정신은 나의 세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너는… 나의 일부가 될 것이다.”

**지우:** (환영 속에서, 그러나 행복하게 미소 짓는다) “당신의 일부가… 될게요…”

**[지문]** 그 순간, 파도 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바다 저편에서 기괴한 울림이 들려온다. 마치 거대한 짐승이 울부짖는 것 같기도 하고, 혹은 수많은 존재가 동시에 외치는 것 같기도 하다. 밤하늘의 구름이 더욱 어둡게 뒤덮이며, 핏빛 섬광이 희미하게 번쩍인다.

**카이론:** (표정이 굳어지며, 지우의 손을 놓는다) “그들은… 우리의 만남을 알아챘다.”

**[장면 #5]**

**배경:** 갑자기 격동하는 밤바다.

**[지문]** 바다 저편에서 거대한 파도가 솟구쳐 오르고, 그 안에서 불길하고 검은 그림자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카이론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훨씬 더 기괴하고 뒤틀린 형상들이다. 그들의 눈은 붉게 빛나고, 입에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저주 같은 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그들은 빠르게 카이론과 지우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카이론:** (지우를 등 뒤로 감추며, 그의 비늘이 곤두선다) “어서 가라! 이곳을 떠나야 한다!”

**지우:** (겁에 질리지만, 움직이지 못한다) “아니요! 당신을 두고 갈 수 없어요!”

**카이론:** “이들은 너희의 세계에 속하지 않는 존재들이다. 너는 그들의 분노를 감당할 수 없다. 나는 그들을 막을 것이다. 너는 살아야 한다… 우리의 희망은 너에게 있다.”

**[지문]** 카이론의 몸에서 푸른빛이 일렁이기 시작한다. 그의 형상이 더욱 거대해지고, 그의 주변을 감싸는 심해의 기운이 더욱 강해진다. 그는 마치 바다의 군주처럼 위풍당당하게 서서 다가오는 그림자들을 노려본다.

**지우:** (울부짖듯이) “카이론!”

**카이론:** “어서! 뒤돌아보지 마라! 이 기억을 간직하고,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려라!”

**[지문]** 카이론이 마지막으로 지우를 향해 애틋하고도 비장한 눈빛을 보낸다. 그리고는 거대한 파도를 향해 몸을 던진다. 심해의 존재들과 카이론의 격렬한 전투가 시작된다. 파도가 솟구치고, 기이한 빛들이 번쩍인다.

**[장면 #6]**

**배경:** 지우가 필사적으로 오두막을 향해 달린다.

**[지문]** 지우는 뒤를 돌아보지 않으려 애쓰지만, 그녀의 귀에는 카이론과 심해의 존재들이 싸우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그녀의 심장은 찢어지는 듯 아프지만, 그의 마지막 말을 기억하며 오직 앞으로 나아간다. 낡은 오두막에 도착해 문을 걸어 잠근다. 몸을 웅크린 채, 떨리는 손으로 창밖의 격렬한 바다를 바라본다.

**[지문]** 바다는 여전히 격렬하게 요동치고 있다. 핏빛 번개가 번쩍이며, 거대한 그림자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그녀는 눈을 감고, 카이론의 차가웠던 손의 감촉과 그의 깊은 눈동자를 떠올린다.

**지우:** (흐느끼며) “카이론… 반드시… 당신에게 돌아갈 거예요… 반드시…”

**[지문]** 창밖의 바다는 여전히 어둡고 위험한 미스터리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이제 지우에게 그 바다는 더 이상 단순한 자연이 아니다. 그녀의 금지된 사랑이 숨 쉬는 곳이자, 언젠가 다시 만나리라 맹세한 희망의 공간이다. 그녀의 손에는 여전히 카이론의 차가운 온기가 남아 있는 듯하다.

**[장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