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증기 도시의 톱니바퀴: 강철 장미의 밀실 (상)

**[장면 #1]**

**[장소]** 아이젠부르크 시내, 번화가

**[시간]** 오후 2시, 안개 자욱한 늦가을

**[PANEL 1]**
(아이젠부르크의 전경. 거대한 황동색 톱니바퀴들이 맞물려 돌아가며 도시 전체에 육중한 증기음을 울린다. 높다란 건물들 사이로 증기선들이 유유히 떠다니고, 거리에는 증기 마차가 바쁘게 오간다. 하늘은 연회색 증기로 가득하고, 도시 전체가 살아있는 거대한 기계처럼 움직인다.)

**[PANEL 2]**
(세아와 류신이 탄 증기 마차가 연기를 뿜으며 거리를 질주한다. 마차 내부. 류신은 낡았지만 잘 관리된 다크 그레이 코트를 입고, 한 손에는 황동 외눈경을 든 채 창밖을 응시하고 있다. 그의 얼굴은 날카롭고 이지적인 인상이며, 흐트러진 흑발이 바람에 살짝 흩날린다. 옆에는 세아가 휴대용 증기 기록 장치 — 작고 정교한 놋쇠 상자에 종이와 펜이 연결된 — 를 들고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세아**
(걱정스러운 목소리)
류신 탐정님, 헤르츠 저택이라니… 또 그 난해한 밀실 사건인가요? 어제 밤새 한숨도 못 주무셨잖아요.

**류신**
(창밖을 보며 무표정하게)
밀실 사건이라면, 잠을 설친 보람이 있을 거다, 세아. 잠든 두뇌는 녹슨 톱니바퀴와 같지.

**세아**
(한숨을 쉬며)
하지만 알렉산더 폰 헤르츠 경이라면… 그분은 괴짜 천재로 소문난 분이셨잖아요. 평소에도 경호원들 없이 외딴 연구실에 틀어박혀 지내셨다고 들었어요. 그런 분이 왜…

**류신**
(외눈경을 살짝 들어 눈에 가져다 대며)
괴짜 발명가에게는 괴짜 살인 방식이 따르는 법. 기대되는군.

**[장면 #2]**

**[장소]** 헤르츠 저택 외관 및 내부 홀

**[시간]** 오후 2시 30분

**[PANEL 3]**
(헤르츠 저택의 웅장한 외관. 거대한 황동 문이 굳게 닫혀있고, 벽면에는 복잡한 증기 파이프와 톱니바퀴 장식들이 얽혀 있다. 창문마다 정교한 기계 장치들이 보인다. 저택 앞에는 경찰 증기차 두어 대가 서 있고, 제복을 입은 경비대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PANEL 4]**
(저택 내부 홀. 높은 천장에는 거대한 태엽 시계와 연결된 샹들리에가 희미한 가스등 불빛을 뿌린다. 홀 중앙에는 헤르츠 저택의 집사이자 비서인 카렐이 초췌한 얼굴로 서 있고, 그의 옆에는 알렉산더의 조카인 에블린이 굳은 표정으로 서 있다. 그들을 둘러싸고 경찰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서 있다.)

**경감 (장발, 콧수염)**
(류신과 세아가 들어오자마자 경례하며)
탐정님, 오셨군요! 상황이 영 좋지 않습니다. 알렉산더 경은…

**류신**
(경감의 말을 끊으며)
밀실인가?

**경감**
(곤란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네, 그렇습니다. 완벽한 밀실입니다. 사방이 꽉 막혀있어요.

**[PANEL 5]**
(류신이 홀에 서 있는 카렐과 에블린을 훑어본다. 에블린은 류신을 차가운 눈으로 응시하고, 카렐은 고개를 숙인 채 불안하게 손을 만지작거린다.)

**류신**
(낮은 목소리로)
피해자는?

**경감**
알렉산더 폰 헤르츠 경. 그분의 연구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장면 #3]**

**[장소]** 알렉산더의 연구실 앞

**[시간]** 오후 2시 40분

**[PANEL 6]**
(연구실 문 앞에 도착한 류신 일행. 육중한 황동 문은 굳게 닫혀 있다. 문틈 사이로 굵은 증기 파이프들이 지나간다. 문 앞에는 두 명의 경비대원이 지키고 서 있다.)

**경감**
보십시오, 탐정님. 이 문입니다. 내부에서 빗장이 걸려있었고, 열쇠는… 안에 있었습니다.

**[PANEL 7]**
(류신이 문에 다가간다. 그는 코트 주머니에서 작은 태엽 장치 도구 세트를 꺼내든다. 도구는 정교한 톱니바퀴와 스프링으로 이루어진 여러 개의 핀셋과 드라이버들이다.)

**류신**
(문을 꼼꼼히 살피며)
내부에서 걸쇠가 채워져 있었다는 건, 누가 안에서 잠그고… 흔적 없이 사라졌다는 뜻이군. 전형적인 밀실 살인의 양상입니다. 문틀의 이 미세한 틈… 증기압 조절 장치인가.

**세아**
(메모하며)
문이 특이하네요. 잠금장치가 단순하지 않은 것 같아요.

**[PANEL 8]**
(류신이 문고리를 잡고 살짝 흔들어본다. 묵직한 황동 문은 꼼짝도 않는다. 그는 외눈경을 눈에 대고 문틈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외눈경의 렌즈가 미세하게 회전하며 확대된다.)

**류신**
흠… 이 섬세한 장치들. 헤르츠 경의 취향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군.

**[장면 #4]**

**[장소]** 알렉산더의 연구실 내부

**[시간]** 오후 2시 50분

**[PANEL 9]**
(연구실 내부. 가스등이 희미하게 빛나는 어둡고 복잡한 공간이다. 사방에는 온갖 종류의 증기 동력 기계, 톱니바퀴 장치, 설계도, 그리고 미완성된 자동 인형들이 널려 있다. 바닥에는 흩어진 공구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방 한가운데 놓인 거대한 황동제 작업대 위에는 복잡한 부품들이 가득하다.)

**[PANEL 10]**
(알렉산더 폰 헤르츠 경의 시신. 작업대 의자에 기댄 채 상체를 구부리고 쓰러져 있다. 가슴팍에 선명한 탄흔이 보인다. 그의 손 근처 바닥에는 화려하게 장식된 증기식 권총 한 자루가 놓여 있다. 방 안에는 비릿한 피 냄새와 함께 기름, 증기의 냄새가 섞여 있다.)

**세아**
(놀란 듯 입을 가리며)
세상에…!

**경감**
발견 당시와 그대로입니다. 외부인은 아무도 들이지 않았습니다.

**[PANEL 11]**
(류신은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시신을 내려다본다. 그의 시선은 권총, 그리고 피해자의 표정, 옷차림, 주변의 작은 물건들을 놓치지 않고 훑는다. 외눈경의 렌즈가 다시 한 번 회전한다.)

**류신**
(낮은 목소리로)
사인은?

**경감**
정황상 증기식 권총에 의한 총상입니다. 발사된 탄환도 발견되었습니다.

**[PANEL 12]**
(류신이 권총에 다가간다. 그는 손에 끼고 있던 얇은 가죽 장갑을 벗고, 주머니에서 작은 황동제 집게를 꺼내 조심스럽게 권총을 들어 올린다. 권총은 증기압 게이지와 복잡한 밸브로 이루어져 있으며, 정교한 무늬가 새겨져 있다.)

**류신**
헤르츠 경의 개인 소장품인가요?

**경감**
네, 그렇다고 합니다. 직접 개조한 것이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PANEL 13]**
(류신이 권총의 총구를 확인하고, 증기압 게이지를 살펴본다. 이어서 권총을 내려놓고는 작업대를 꼼꼼히 살핀다. 작업대 위에는 사용 흔적이 있는 납땜 인두, 여러 종류의 톱니바퀴, 그리고 ‘강철 장미’라고 쓰인 복잡한 설계도가 펼쳐져 있다.)

**세아**
(메모하며)
총상이라니… 밀실에서 총이라니… 어떻게 범인이…

**류신**
(설계도를 유심히 보며)
강철 장미… 새로운 발명품인가.

**경감**
예, 경의 야심작이었다고 합니다. 외부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당한 기술적 가치를 지닌 발명품이라고 들었습니다.

**[PANEN 14]**
(류신이 시신의 팔을 살짝 들어 본다. 그의 시선은 피해자의 소매 끝, 그리고 손등에 있는 미세한 흠집에 멈춘다.)

**류신**
피해자의 사망 시각은?

**경감**
대략 어젯밤 자정에서 새벽 1시 사이로 추정됩니다.

**[장면 #5]**

**[장소]** 연구실 내부, 용의자 심문

**[시간]** 오후 3시 30분

**[PANEL 15]**
(연구실 한쪽에서 류신이 용의자들을 심문한다. 먼저 에블린이 차분하지만 냉정한 표정으로 서 있다. 류신은 그녀를 날카롭게 응시한다.)

**류신**
알렉산더 경의 조카 에블린 양. 어제 밤, 어디에 계셨습니까?

**에블린**
(담담하게)
저택의 제 방에 있었습니다. 제 방은 이 연구실과 두 층 떨어져 있습니다. 밤에는 항상 닫혀 있었고요.

**류신**
삼촌과의 관계는 어떠했습니까?

**에블린**
(잠시 침묵하더니)
원만했습니다. 그분은 저를 아끼셨고… 유산 상속과 관련해서도 문제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최근에는 저에게 ‘강철 장미’의 특허를 양도하시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세아**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며)
특허 양도요?

**류신**
(에블린을 뚫어지게 보며)
알겠습니다. 다음, 닥터 오토 경.

**[PANEL 16]**
(닥터 오토가 에블린 옆에 선다. 그는 알렉산더와 비슷한 연배의 남성으로, 학자풍의 안경을 쓰고 다소 긴장한 표정이다. 그의 손은 불안하게 떨리고 있다.)

**류신**
닥터 오토 경. 알렉산더 경과의 관계는?

**닥터 오토**
(떨리는 목소리로)
오랜 연구 파트너이자… 어찌 보면 라이벌 관계였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증기 공학 분야에서 함께 했습니다.

**류신**
어제 밤에는 어디에 계셨습니까?

**닥터 오토**
저택을 떠나 제 개인 연구실에 있었습니다. 알렉산더 경과 어제 저녁, ‘강철 장미’의 설계 문제로 다소 격론을 벌인 것은 사실이지만… 밤에는 제 연구실로 돌아갔습니다. 저택 열쇠는 제게 없으니, 저는 밤에 이 안으로 들어올 수 없었습니다.

**류신**
헤르츠 경의 연구실 열쇠는 없다고요?

**닥터 오토**
네, 그렇습니다. 연구실 열쇠는 오직 경만 가지고 계셨습니다.

**[PANEL 17]**
(마지막으로 카렐이 류신 앞에 선다. 그는 계속해서 불안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다.)

**류신**
카렐 씨. 당신은?

**카렐**
(고개를 숙인 채)
저는… 저는 어제 밤늦게까지 저택의 다른 층에서 서류 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알렉산더 경의 지시로요. 그 이후에는 제 숙소로 돌아가 잠들었습니다. 저는 이 연구실의 위치를 알고 있지만… 열쇠는 만져본 적도 없습니다.

**류신**
알렉산더 경과는 불화는 없었습니까?

**카렐**
(말끝을 흐리며)
경은… 가끔 변덕스러운 분이셨지만, 저는 충실히 보필했습니다.

**[장면 #6]**

**[장소]** 연구실 내부, 류신의 최종 수색

**[시간]** 오후 4시

**[PANEL 18]**
(모든 진술을 들은 류신은 다시 연구실 내부를 꼼꼼히 살피기 시작한다. 그의 시선은 바닥의 흩어진 부품들, 벽면의 증기 파이프,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과 잠금장치에 집중된다.)

**세아**
(작게 속삭이며)
모두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게다가 밀실인데… 정말 불가사의한데요.

**류신**
(문가로 다가가 무릎을 꿇고 앉아 문틀과 바닥 사이의 미세한 틈새를 외눈경으로 다시 살핀다. 그의 눈이 번뜩인다.)
불가사의는 없다, 세아. 다만, 우리가 아직 보지 못한 톱니바퀴가 있을 뿐.

**[PANEL 19]**
(류신이 문틈의 아주 작은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거의 눈에 띄지 않는 미세한 흠집, 그리고 그 흠집 주위에 극히 미세한 기름 얼룩이 보인다. 류신은 코트 주머니에서 작은 휴대용 현미경을 꺼내 흠집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류신**
이것이군.

**세아**
(다가가며)
무엇을 발견하셨나요, 탐정님?

**[PANEL 20]**
(현미경으로 확대된 흠집의 클로즈업. 아주 날카롭고 가는 금속체가 문틀을 긁고 지나간 듯한 자국이다. 주위에는 미세한 압력으로 인해 눌린 자국도 보인다.)

**류신**
(낮은 목소리로)
밀실은 깨졌다, 세아. 아니, 애초에 밀실은 없었다. 다만, 밀실처럼 *보이게 만드는* 완벽한 트릭이 있었을 뿐.

**[PANEL 21]**
(류신이 고개를 들고 경감과 용의자들을 바라본다. 그의 눈빛은 확신에 차 있다.)

**류신**
범인은 이 방 안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알렉산더 경을 살해한 후, *자신이 밖으로 나갔다는 것을 알리지 않기 위해* 교묘한 술수를 썼습니다.

**경감**
하지만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습니다! 열쇠도 안에 있었고요!

**류신**
(미소를 지으며)
그것이 바로 함정입니다. 이 문은… 외부에서 안으로 잠글 수 있는 구조로 개조되어 있었습니다.

**[PANEL 22]**
(류신이 문틈을 가리키며 설명을 시작한다. 그의 설명에 맞춰 상상도와 함께 트릭의 원리가 시각적으로 표현된다.)

**류신**
알렉산더 경은 자신의 연구실에 완벽한 보안을 원했습니다. 하지만 그 집착이 결국 그의 목숨을 앗아갔죠. 이 문 안쪽의 빗장은 단순한 빗장이 아닙니다. 보십시오, 문틀 가장자리를 따라 흐르는 이 미세한 증기압 조절 파이프들을. 그리고 여기, 문고리 근처에 숨겨진 아주 작은 구멍.

**[PANEL 23]**
(클로즈업: 류신이 가리킨 문고리 옆의 거의 보이지 않는 작은 구멍. 그리고 그 안쪽에 숨겨진 정교한 톱니바퀴 메커니즘이 보인다.)

**류신**
범인은 이 연구실 안에 알렉산더 경과 함께 있었습니다. 언쟁이 격화되었고, 분노를 참지 못한 범인은 알렉산더 경의 증기식 권총을 빼앗아 그를 살해했습니다. 그리고… 범인은 알렉산더 경이 죽은 후, 재빨리 시신 옆에 권총을 놓아 자살처럼 보이게 했습니다.

**[PANEL 24]**
(류신이 직접 문을 잠그는 시늉을 하며 설명한다. 그의 손은 문틀의 미세한 구멍을 향한다.)

**류신**
그리고 방을 나선 범인은 이 작은 구멍을 통해 특수한 도구를 삽입했습니다. 이 도구는 문 안쪽에 숨겨진 미세한 톱니바퀴와 맞물려 돌아가고, 그 톱니바퀴는 다시 증기압을 이용해 내부의 빗장을 밀어 넣도록 설계되어 있었죠. 완벽하게, *외부에서 내부의 빗장을 잠근* 것입니다.

**세아**
(경악하며)
외부에서 안쪽을 잠갔다고요?!

**경감**
말도 안 돼…!

**[PANEL 25]**
(닥터 오토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다. 그의 손은 다시 떨리기 시작한다. 그는 류신의 시선을 피하려 한다.)

**류신**
이 미세한 흠집은 그 도구가 문을 잠그면서 남긴 흔적입니다. 그리고 도구에 묻어 있던 극히 미세한 기름 얼룩. 이 얼룩은 이 저택의 다른 증기 장치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오직… *특정 연구실에서만* 사용되는 특수한 윤활유였습니다.

**[PANEL 26]**
(류신이 닥터 오토를 똑바로 가리킨다. 닥터 오토는 움찔하며 뒷걸음질 친다.)

**류신**
닥터 오토 경. 당신은 알렉산더 경의 오랜 연구 파트너였죠. 이 저택의 증기압 시스템과 기계 장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강철 장미’의 특허를 에블린 양에게 양도하려 한다는 말에 분노하여 살해를 저지른 후, 이 교묘한 트릭으로 밀실을 꾸몄습니다. 당신의 개인 연구실에서만 사용되는 특수 윤활유가 묻은… 그 도구는 어디에 숨겨두셨습니까?

**닥터 오토**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다급하게 부정한다)
말도 안 돼…! 그럴 리가…!

**[PANEL 27]**
(류신의 마지막 패널. 그의 눈빛은 여전히 날카롭고 확신에 차 있다. 뒤로는 충격에 휩싸인 경감과 세아, 그리고 절망한 닥터 오토의 모습이 보인다.)

**류신**
녹슨 톱니바퀴는 결국 제자리를 맴돌지만, 완벽한 톱니바퀴는 기어이 진실을 드러내는 법. 당신의 범행은 정교했지만, 기계 장치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자, 닥터 오토 경. 이제 남은 이야기는… 경찰서에서 계속하시겠습니까?

**(에피소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