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펑크 연재 웹소설의 첫 번째 챕터

# 1화. 심연을 부르는 톱니바퀴

아르젠텀의 허파는 끊임없이 쉭쉭거렸다. 거대한 증기기관들이 내뿜는 흰 연기는 하늘을 가리고, 금속성의 삐걱거림과 웅웅거림은 도시의 자장가였다. 나는 그 소리들이 가장 가까이 들리는, 도시의 밑바닥, 지상의 빛 한 조각이라도 간절히 바라는 낡은 공방에서 살았다. 이름은 카이. 사람들은 나를 ‘넝마주이 발명가’라 불렀고, 나는 그 호칭을 싫어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 도시에서 발명은 꿈이자 곧 넝마가 되는 일의 반복이었으니까.

오늘도 나는 낡은 작업대 앞에서 잔뜩 기름때 묻은 손으로 돋보기를 들고 있었다. 눈앞에는 방금 고물상에서 들고 온, 용도를 알 수 없는 황동 조각이 놓여 있었다. 여느 때와 같은 넝마 중 하나였지만, 왠지 모르게 끌렸다. 손때 묻은 금속은 차가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미세한 균열 사이로 희미한 빛이 깜빡이는 것 같았다. 환영인가? 아니면 내 눈이 드디어 닳아버린 건가?

“카이, 점심은 언제 먹을 겁니까? 벌써 오후 두 시를 넘었다고요.”

곁에서 쪼그리고 앉아 톱니바퀴를 닦던 작은 증기 동력 오토마톤, 톱니가 특유의 삐걱거리는 목소리로 재촉했다. 톱니는 내가 만든 몇 안 되는 성공작 중 하나였다. 내 작업대 위에서 굴러다니는 수많은 실패작들 – 한 번 돌면 멈추지 않는 시계, 물만 끓이는 커피포트, 날아오르다 추락한 오리 모양 비행선 – 에 비하면 톱니는 내 유일한 친구이자 조수였다.

“조용히 해, 톱니. 뭔가 특별한 걸 찾은 것 같으니까.”

나는 톱니의 잔소리를 무시하고 황동 조각을 다시 들어 올렸다. 빛은 여전히 깜빡였다. 나는 서랍을 열어 정교하게 만들어진 나만의 도구들을 꺼냈다. 증기 드릴, 미세한 와이어, 광학 렌즈, 그리고 각종 규격의 나사들. 내 손은 익숙하게 움직였다. 이 조각의 표면에 붙은 녹과 먼지를 제거하고, 보이지 않던 미세한 문양들을 찾아냈다. 마치 고대어처럼 보이는 복잡한 기호들이 황동 조각 전체를 휘감고 있었다.

“흥미롭군.”

혼잣말이 튀어나왔다. 단순한 장식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정교하고, 규칙적이었다. 나는 증기식 분석기를 조립했다. 작은 증기가 ‘쉬이익’ 하고 뿜어져 나오며 분석기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황동 조각을 분석기에 넣고, 액정화된 렌즈를 통해 확대된 이미지를 바라봤다.

분석기는 낡은 금속의 조성 외에는 특별한 것을 감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내가 느낀 그 희미한 빛, 그 묘한 끌림은 분명 의미가 있었다. 어쩌면 이 조각은 열쇠일지도 모른다. 아주 오랜 옛날, 세상의 근원이 사라진 시대를 열어줄 열쇠.

갑자기 작업실 천장의 낡은 전구가 깜빡였다. 아르젠텀의 전력 공급은 항상 불안정했다. 나는 한숨을 쉬며 낡은 증기 랜턴에 불을 붙였다. 희미한 호박색 불빛이 작업실을 채웠다. 다시 황동 조각을 손에 들었다. 그 순간이었다.

내 손가락이 미세한 홈을 스쳤다. 마치 숨겨진 스위치를 누른 것처럼, 황동 조각 전체가 섬광을 내뿜으며 빛나기 시작했다. 톱니가 놀라서 ‘끼이익’ 소리를 냈다.

“이, 이건…!”

내 눈앞에서 황동 조각은 형태를 바꾸기 시작했다. 여러 개의 톱니바퀴들이 맞물려 돌아가며 복잡한 내부 구조를 드러냈다. 마치 작은 도시의 모형처럼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빛이 가장 강렬해졌을 때, 황동 조각의 중심에서 푸른색 홀로그램이 솟아올랐다.

그것은 지도였다. 그것도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르젠텀의 지하를 그린 지도. 지도는 기존의 지하 수로, 전력선, 지하철 노선과 완전히 달랐다. 오히려 훨씬 더 깊은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지도의 중앙에는 정교한 문양이 박힌 원형의 공간이 그려져 있었고, 그곳에서 수많은 빛줄기가 뻗어 나와 알 수 없는 기호들을 표시하고 있었다.

“심층의 회랑…?”

홀로그램 지도 아래에, 고대어로 보이는 글자가 떠올랐다. 나는 몇 년 전 낡은 고문서에서 본 기억이 있는 기호들을 더듬어 읽었다. ‘깊은 곳의 통로’ 혹은 ‘심연의 길’이라는 뜻이었다.

“카이, 저, 저것은… 아르젠텀 지하의 전설입니다!” 톱니가 흥분해서 제자리에서 깡총거렸다. 톱니는 오래된 고물상에서 내가 찾은 낡은 서적들을 읽고 저장하는 역할을 했다. 그 저장된 지식 중 하나였을 것이다.

“전설?”

“네! 아르젠텀이 건설되기 전,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거대한 지하 도시의 폐허라고 합니다. 아무도 그곳의 정확한 위치를 모르고, 그 존재 자체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많죠. 심층의 회랑이라고 불리는 곳의 끝에는… 세상의 모든 지식이 담긴 장소가 있다고도 합니다.”

나는 지도를 응시했다. 고대 지하 유적. 세상의 모든 지식. 내 심장이 쿵쾅거렸다. 넝마주이 발명가로 살며 꿈꿔왔던, 바로 그 모험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 같았다.

“톱니, 우리는 지금부터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나는 황동 조각을 조심스럽게 다루며 말했다. 조각은 여전히 은은한 빛을 내고 있었다.

“심층의 회랑. 우리가 그곳을 찾아낼 거야. 그리고 그곳에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야지.”

톱니는 내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고, 몸속의 톱니바퀴들이 요란하게 돌아가는 소리를 냈다. 하지만 곧 톱니의 표정 감지 센서가 나를 향했다.

“하지만 카이, 전설에 따르면 심층의 회랑은… 단단히 봉인되어 있고, 그곳을 찾으려는 자들을 막기 위한 위험한 장치들이 가득하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그곳은 이미 다른 자들의 표적이 되어 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나는 씨익 웃었다. 위험? 다른 자들? 오히려 더 흥미로웠다. 내 손에 들린 황동 조각은 단순한 유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심층의 회랑으로 향하는 나침반이자, 어쩌면 그 문을 열어줄 열쇠일지도 몰랐다.

“톱니, 우리가 누구냐. 아르젠텀 최고의 넝마주이 발명가와 그의 조수가 아니던가. 위험은 언제나 기회와 함께 오는 법이다. 게다가… 다른 자들이 먼저 찾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지.”

나는 지도를 다시 한번 자세히 들여다봤다. 홀로그램 지도의 특정 부분에, 마치 지름길을 표시하듯 다른 색깔의 점들이 깜빡이고 있었다. 그 점들을 따라 시선을 옮기자, 아르젠텀 외곽의 잊힌 폐공장 지역이 보였다. 그곳은 오랫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음침한 곳이었다.

“내일 새벽, 폐공장으로 간다. 심층의 회랑으로 향하는 첫 번째 통로가 그곳에 있을 것 같으니까.”

내 가슴속에서 잊혀졌던 모험심이 다시 끓어올랐다. 낡은 작업실의 증기 냄새가 새로운 탐험의 시작을 알리는 듯했다. 황동 조각은 내 손안에서 여전히 신비로운 빛을 발하고 있었다. 나는 이 작은 조각이 아르젠텀의 밑바닥을 뒤흔들 거대한 모험의 시작임을 직감했다. 그리고 내일, 그 모험의 첫 번째 톱니바퀴가 드디어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