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에피소드 1: 그림자 속 장미의 춤

**프롤로그**

**(장면: 낡고 어두운 작업실. 한유진이 캔버스 앞에 앉아있다. 붓을 든 손은 섬세하고 아름답지만, 눈빛은 깊은 상처와 복잡한 감정으로 가득하다. 캔버스에는 반쯤 그려진, 하지만 숨 막히게 아름다운 꽃 – 마치 피어오르는 장미 같지만, 가시가 돋아난 듯 날카로운 인상을 주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유진 (내레이션):** 사람들은 날 재능이라 불렀어. 캔버스 위에서, 무대 위에서, 내 손이 닿는 모든 곳에서 마법이 일어난다고 했지. 빛이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아래, 난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별이었다. 그때는 그랬어. 세상이 내 발아래 있었고, 내 곁에는 언제나… 그녀가 있었으니까. 내 전부를 믿고 기댈 수 있는 단 한 사람.

**(장면 전환: 과거 회상. 화려한 갤러리 오프닝. 유진은 밝게 웃으며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그 옆에 최수아가 서서 따뜻하게 유진을 바라본다. 하지만 수아의 미소 뒤에는 알 수 없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유진 (내레이션):** 그 빛이 얼마나 눈부셨던지,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줄도 몰랐어. 가장 가까이, 가장 다정하게 속삭이던 목소리가… 내 모든 것을 갉아먹을 줄은 상상도 못 했지.

**(장면 전환: 현재. 유진은 작업실 벽에 걸린 찢어진 사진을 바라본다. 사진 속에는 환하게 웃는 과거의 유진과 수아가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하고 있다. 수아의 얼굴 부분은 심하게 훼손되어 있다.)**

**유진 (내레이션):** 믿었던 만큼의 배신은, 사람을 바닥까지 끌어내리는 가장 잔인한 형벌이야. 내 꿈, 내 열정, 내 삶…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났지. 난 이제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야.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생각은 없어. 최수아, 네가 훔쳐간 내 모든 것을, 난 반드시 되찾을 거야. 그리고 네가 짓밟은 내 삶의 대가를, 너에게 기필코 치르게 할 테니. 이제… 그림자 속에서, 새로운 춤이 시작될 차례다.

**[에피소드 시작]**

**(장면: 새벽 5시 30분. 낡은 반지하 오피스텔. 알람 소리가 시끄럽게 울리지만, 이불을 뒤집어쓴 한유진은 미동도 없다. 햇살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방은 어수선하고 눅눅한 기운이 감돈다. 창가에는 다 죽어가는 작은 화분 하나가 겨우 버티고 있다.)**

**유진 (짜증스럽게 뒤척이며):** 으으… 오 분만 더… 제발…

**(결국 알람을 끄고 간신히 몸을 일으킨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푹 자지 못한 흔적이 역력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맑은 눈빛만은 살아있다. 헝클어진 머리를 질끈 묶고 대충 세수를 한 뒤, 컵라면 하나를 끓여 허겁지겁 먹는다.)**

**유진 (혼잣말):** 젠장, 오늘은 지각하면 진짜 큰일인데… 또 그 잔소리를 들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린다.

**(컵라면 국물까지 깔끔하게 비우고, 어제저녁 겨우 빨아 널어둔 구겨진 유니폼을 꺼내 입는다. 한때는 고급 명품 옷만 입던 그녀였지만, 이제는 낡은 운동화와 구겨진 유니폼이 그녀의 일상이다.)**

**(장면 전환: ‘모먼트’ 카페. 북적이는 출근 시간. 유진은 능숙하게 커피를 내리고 주문을 받으며 손님들을 응대한다. 능숙한 솜씨와 달리, 그녀의 얼굴에는 미묘한 피로감이 맴돈다. 옆에서 파트타이머인 신입 알바생 민지가 어설프게 실수를 연발한다.)**

**민지:** 선배, 저, 저기… 라떼아트… 이렇게 하는 거 맞아요?

**(민지가 내민 라떼는 라떼아트라기보다는 누가 우유를 쏟은 듯한 비주얼이다. 유진은 작게 한숨을 쉬지만, 애써 미소를 짓는다.)**

**유진:** 괜찮아, 민지야. 처음엔 다 그래. 자, 이렇게…

**(유진이 능숙하게 스팀 피처를 들고 재빠르게 우유를 부어내자, 순식간에 하트 모양의 라떼아트가 완성된다. 민지는 감탄한 듯 눈을 반짝인다.)**

**민지:** 와, 선배 진짜 금손이세요! 저도 선배처럼 멋지게 그림 그리고 싶어요!

**(유진의 손이 순간 멈칫한다. 그림… 그녀에게는 잊고 싶지만 잊을 수 없는 단어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 짓는다.)**

**유진:** 나도 옛날엔… 그런 거 좀 했었지. 자, 다음 손님!

**(그때, 카페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선다. 모델처럼 길고 시원시원한 피지컬에, 완벽하게 재단된 고급스러운 수트를 입었다. 얼굴은 조각 같았지만, 날카로운 눈매와 차가운 표정은 얼음장 같았다. 주변의 모든 시선이 그에게 집중된다.)**

**유진 (내레이션):** 이런 한적한 동네 카페에 어울리지 않는, 마치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 같았다. 저런 남자는 아마 에스프레소도 에스프레소 머신한테 직접 타달라고 할 것 같은 포스를 풍겼지.

**(남자는 망설임 없이 카운터로 걸어온다. 유진은 본능적으로 긴장하며 자세를 고쳐 잡는다.)**

**유진:** 어서 오세요. 주문하시겠어요?

**남자:** (차분하고 나지막한 목소리) 아메리카노, 샷 추가.

**(그의 목소리는 낮지만 묘하게 힘이 있었다. 유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주문을 입력하려는데, 그 남자가 손에 들고 있던 고급스러운 잡지 하나를 테이블에 무심하게 내려놓는다. 잡지 표지에는 화려한 조명 아래 환하게 웃고 있는 한 여자의 모습이 보인다. 바로… 최수아였다.)**

**유진 (심장이 쿵 내려앉는 듯한 충격):** ……!

**(잡지 표지에는 ‘최수아 디자이너, 젊은 거장의 탄생! K-패션의 미래를 이끌다’ 라는 거창한 문구가 적혀 있다. 그녀의 화려한 드레스와 자신감 넘치는 미소는, 유진의 현재 처지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유진 (내레이션):** 수아… 최수아. 저 얼굴, 저 미소… 가증스럽기 짝이 없었다. 마치 내 모든 것을 훔쳐 달아난 뒤, 그 전리품을 자랑스럽게 펼쳐 보이는 것 같았다. 핏줄이 울컥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 난 그저 카페 알바생 한유진일 뿐.

**(유진은 애써 표정을 관리하며 잡지를 힐끗 쳐다본다. 남자는 그녀의 시선을 눈치챘는지 잡지를 스윽 돌려놓는다.)**

**남자:** (시큰둥하게) 죄송합니다. 정신이 없어서.

**유진:** 아, 아뇨. 괜찮습니다.

**(아메리카노를 내리면서 유진의 손은 미묘하게 떨린다. 커피를 건넬 때, 남자의 손과 그녀의 손이 살짝 스친다. 남자의 손은 차갑고 단단했다. 유진은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듯한 기분이었다. 왜인지 모르게, 그에게서 묘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남자:** 감사합니다.

**(남자는 커피를 받아들고 돌아서려다, 컵홀더에 적힌 ‘한유진 바리스타의 특별한 라떼아트!’ 라는 문구를 흘끗 본다. 그의 차가웠던 표정에 아주 미세한 변화가 스쳐 지나간다.)**

**남자:** 라떼아트도 하십니까?

**(뜬금없는 질문에 유진은 당황한다.)**

**유진:** 네? 아, 네. 뭐… 가끔 손님들이 원하시면…

**남자:** (아주 짧게 입꼬리를 올렸다 내리며) 그렇군요.

**(그는 더 이상 말없이 카페를 나선다. 그의 뒷모습을 보면서 유진은 왠지 모를 답답함을 느낀다. 최수아의 얼굴과 그 남자의 싸늘한 시선이 머릿속에서 교차하며 묘한 불안감을 자아낸다.)**

**(장면 전환: 밤. 유진의 반지하 오피스텔. 샤워를 마치고 나온 유진은 낡은 노트북 앞에 앉아있다. 노트북 화면에는 최수아가 출연한 인터뷰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 영상 속 수아는 자신감 넘치게 자신의 성공 스토리를 늘어놓고 있다.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비수처럼 유진의 가슴에 박힌다.)**

**수아 (영상 속에서):** 저는 늘 꿈을 꿔왔어요. 하지만 혼자서는 절대 이룰 수 없는 꿈이었죠. 감사하게도 제 주변에는 저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특히 제 멘토이자 친구였던 한유진 씨가 많은 영감을 주셨죠. 그분 덕분에 제가 이렇게… 저만의 브랜드를 런칭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수아의 ‘감사하다는’ 말은 오히려 유진에게는 조롱처럼 들린다. 유진은 주먹을 꽉 쥐고 부들부들 떨린다. 노트북 화면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다.)**

**유진:** (낮게 으르렁거리듯이) 한유진 씨… 감사? 이 쓰레기 같은 년! 네가 훔쳐간 내 아이디어, 내 디자인, 내 이름… 그걸 가지고 위선적인 웃음을 짓다니!

**(그녀는 화면 속 수아의 얼굴을 향해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할퀴듯이 움직인다. 그때, 화면 오른쪽 하단에 작은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기사 헤드라인:** ‘KJ 엔터 강태현 대표, 미스터리 디자이너 ‘블랙 로즈’와 협업 예고! 패션계의 새로운 지각변동 예고!’

**(유진은 순간 숨을 멈춘다. ‘강태현’? 어딘가 익숙한 이름이다. ‘미스터리 디자이너 블랙 로즈’? 그리고 기사 아래에는 흐릿하게 찍힌 남자의 옆모습 사진이 있다. 아침에 카페에서 만났던 그 남자…!)**

**유진 (경악):** 강태현… 그 사람이었어? KJ 엔터 대표? 그리고… ‘블랙 로즈’?

**(유진은 빠르게 검색창에 ‘최수아 강태현’을 검색한다. 수많은 기사와 소셜 미디어 포스팅이 쏟아져 나온다. 최수아가 KJ 엔터와 협업하기 위해 강태현 대표에게 적극적으로 로비 중이라는 내용들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수아가 강태현 대표의 사무실 앞에서 찍힌 파파라치 사진까지 있었다.)**

**유진 (내레이션):** 하필… 그 남자였다니. 최수아가 그토록 기를 쓰고 매달리는 그 남자. 그리고 그 남자가 찾고 있다는 ‘블랙 로즈’… 예전에 내가 공모전에 제출했다가, 최수아가 자기 거라고 우겨서 빼앗아 간 그 익명의 디자인 스케치 이름이… ‘블랙 로즈’였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모든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듯했다. 그녀의 눈빛에 섬광이 스친다. 억눌렸던 분노와 좌절감이 한순간에 뒤섞여 폭발할 듯한 에너지를 뿜어낸다. 하지만 그 속에는 묘한 결심의 빛이 서려 있었다.)**

**유진 (내레이션):**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어. 내가 최수아에게 잃은 모든 것을 되찾기 위해, 내 그림을, 내 이름을, 내 삶을 되찾기 위해… 난 무슨 짓이든 할 거야. 최수아, 네가 탐하는 그 남자가… 내 복수의 칼날이 될 줄은 꿈에도 모르겠지.

**(유진은 강태현의 사진을 다시 한번 바라본다. 차갑고 도도한 그의 얼굴. 그녀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진다. 그 미소는 슬픔과 분노, 그리고 결연한 의지가 뒤섞인, 마치 피어나는 장미의 날카로운 가시 같았다.)**

**유진:** (화면 속 강태현을 향해 나지막이 읊조리듯) 강태현 씨…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미안해요. 당신은 이제… 내 복수의 무대가 될 거야.

**(그녀는 노트북을 닫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비좁은 오피스텔 방안, 칙칙한 벽면이 그녀를 감싸고 있지만, 그녀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겁고 날카로웠다.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한유진’이라는 이름이, 어둠 속에서 다시 한번 깨어나고 있었다.)**

**(장면 전환: 다음 날 아침. 유진은 평소보다 훨씬 일찍 출근해 카페 문을 연다. 평소와 다르게 옅은 화장을 하고, 전보다 조금 더 단정하고 세련된 모습이다. 그녀는 거울을 보며 살짝 미소 짓는다.)**

**유진 (내레이션):** 로맨틱 코미디… 지랄하고 있네. 내 인생은 지금부터 블랙 코미디야. 다만, 시청률을 위해 아주 잠깐… 로맨틱한 가면을 써줄 뿐.

**(카페 문이 열리고, 어제와 같은 시각, 같은 남자가 들어온다. 강태현. 그는 여전히 차갑고 완벽한 모습이었다. 유진은 그를 보자마자 싱긋 웃으며 먼저 말을 건다.)**

**유진:** 어서 오세요, 강태현 대표님. 오늘도 아메리카노, 샷 추가 맞으시죠?

**(강태현은 조금 놀란 듯 유진을 바라본다.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미묘한 경계심이 스친다.)**

**강태현:** 제 이름을…

**유진:** (상큼하게 웃으며) 이 동네 사람이라면 다 알걸요? 유명인이시잖아요. 사실 저 어제 대표님 나가시고 나서야 알았어요. 깜짝 놀랐지 뭐예요. 제가 매일 아침 커피를 타드리던 분이… 그 강태현 대표님이라니!

**(그녀는 능청스럽게 말하며 아메리카노를 내린다. 강태현은 그녀의 말에 작게 헛웃음을 짓는 듯 보인다.)**

**강태현:** 제가 그렇게 유명합니까.

**유진:** 그럼요! 그나저나… ‘블랙 로즈’ 디자이너와 협업하신다면서요? 기사로 봤어요. 정말 대단하시더라고요. 저도 예전부터 그분의 작품들을 참 좋아했거든요. 정말 천재적이지 않아요?

**(유진의 눈빛이 반짝인다. 강태현은 그녀의 갑작스러운 관심에 흥미를 느끼는 듯했다. 그의 차가운 표정에 미세한 균열이 생긴다.)**

**강태현:** 블랙 로즈의 팬이셨군요. 과찬입니다. 그분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 난감한 상황입니다만.

**유진:** (커피를 건네며) 어머, 그래요? 음… 제가 감히 주제넘게 말씀드려도 될까요? 어쩌면 제가, 대표님께 그분을 찾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강태현은 컵을 들고 있던 손을 멈춘다. 그의 시선이 유진의 눈과 마주친다. 유진의 눈빛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 안에는 마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깊이와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서려 있었다.)**

**강태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무슨 뜻이죠?

**유진:** (환하게 미소 지으며) 비밀이에요. 하지만… 대표님께서 원하신다면, 제게 단 한 번의 기회를 주실 수 있지 않을까요? 아마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강태현은 유진을 잠시 응시한다. 그의 뇌리에는 어제 보았던 잡지 속 ‘한유진 바리스타의 특별한 라떼아트!’ 문구가 스쳐 지나간다. 이 여자… 뭔가 있다. 그리고 그 ‘뭔가’가 자신에게 필요한 퍼즐 조각일지도 모른다는 직감이 스친다.)**

**강태현:** (피식 웃으며) 좋습니다. 흥미롭군요. 내일도 이 시간에 오겠습니다. 그때 저를 납득시킬 만한 무언가를 가져오시죠.

**(강태현은 커피를 들고 돌아서 카페를 나선다. 유진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승리의 미소를 짓는다. 드디어 첫 단추를 꿰었다. 복수의 무대가 펼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유진 (내레이션):** 계획대로다. 강태현. 네가 바로 내 로맨틱 코미디의 남자 주인공이 될 거야. 그리고… 최수아. 네가 훔쳐간 모든 것을 되찾는 대가로… 난 네게 가장 달콤한 지옥을 선사할 테니. 이제 막, 그림자 속에서 진짜 춤이 시작되었을 뿐이다.

**(유진의 눈빛은 결연함과 함께 예측 불가능한 불꽃으로 가득하다. 그녀의 미소 뒤편에는 복수의 칼날이 번뜩이고 있었다. 그녀의 손끝에는 다시 한번 마법이 깃들기 시작한다.)**

**[에피소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