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판타지 (현대 판타지)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작품명:** 균열 (The Rift)
**장르:** 어반 판타지
**핵심 줄거리:** 부패하고 거대한 제국에 맞서는 평민들의 반란

### **에피소드 1: 속삭이는 그림자**

**(시작)**

**1. 한낮의 그림자**

**[장면 1.1]**
**배경:** 빽빽한 고층 빌딩 숲 사이, 빛조차 제대로 들지 않는 좁고 허름한 골목길. 낡은 상점 간판들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고, 바닥은 쓰레기와 흙먼지로 지저분하다. 희미하게 ‘희망 상회’라고 쓰인 낡은 간판이 보인다.

**[인물: 서진]**
낡은 배달 오토바이를 세우고 헬멧을 벗는 청년, 서진. 그의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고, 셔츠는 축축하다. 피곤함이 역력하지만, 어딘가 날카로운 눈빛을 숨기지 못한다.

**서진 (독백, 생각):** (이 빌어먹을 제국 놈들은… 지들 배만 채우느라 아래쪽은 신경도 안 쓰지. 매일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워 죽겠는데.)

**서진:** 배달 왔습니다! 희망 상회 맞죠?

**[컷 전환]**
**[장면 1.2]**
**배경:** 골목 저편. 검은색 제복을 입은 ‘감찰관’ 두 명이 거만한 표정으로 걸어온다. 그들의 등 뒤에는 제국의 문양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감찰관들의 등장에 길 가던 시민들은 마치 투명 인간처럼 벽에 바싹 붙거나 황급히 고개를 숙인다. 공포와 경멸이 뒤섞인 시선들.

**[인물: 노점상 할머니, 감찰관 1, 2]**
감찰관 중 한 명이 멈춰 서서 낡은 손수레에 채소를 파는 노점상 할머니의 좌판을 지팡이로 툭툭 건드린다. 할머니는 잔뜩 겁먹은 표정이다.

**감찰관 1:** 할망구, 또 허가증 없이 불법 유통하다 걸렸어? 벌써 세 번째다. 이제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어.

**노점상 할머니:** 아이고, 감찰관님… 그게 아니라… 며칠째 벌이가 시원찮아서… 손주 먹일 쌀 살 돈이 없어서… 제발 한 번만…

**감찰관 2:** 변명은! 이 불결한 것들, 죄다 압수해! 제국에 불복하는 자들에게 자비란 없다. 이 물건들 전부 제국 소유로 귀속된다!

감찰관들은 거칠게 할머니의 좌판을 뒤엎는다. 싱싱하지는 않지만 정성껏 담긴 채소들과 낡은 옷가지들이 바닥에 뒹굴고 발에 짓밟힌다. 할머니는 주저앉아 주름진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흐느낀다. 주변 사람들은 안타까움과 분노가 서린 시선으로 그들을 보지만, 감찰관들의 눈치를 보며 애써 시선을 피한다.

**[인물: 서진]**
서진은 이를 악문다. 주먹이 꽉 쥐어진다. 그의 눈빛에 분노가 번진다. 배달 가방을 든 손이 미세하게 떨린다.

**[컷 전환]**
**[장면 1.3]**
**배경:** 희망 상회 문이 열리고, 인심 좋아 보이는 늙은 주인이 나온다.

**희망 상회 주인:** 아이고, 서진 씨. 또 그놈들이 난리네. 매일같이 사람 괴롭히는 게 낙인가 봐.

**서진 (억지로 미소 지으며):** 괜찮습니다. 어차피 매일 보는 풍경인데요, 뭐.

서진은 물건을 넘겨주고 돈을 계산한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여전히 울고 있는 할머니에게 머물러 있다. 그의 미소는 씁쓸하기만 하다.

**2. 잿빛 속의 작은 불씨**

**[장면 2.1]**
**배경:** 어두컴컴한 지하 술집. 간판도 없이 ‘구멍가게’라고만 쓰인 낡은 나무판이 전부다. 희미한 백열등 불빛 아래, 퀘퀘한 담배 연기와 술 냄새가 섞여 있다. 테이블마다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낮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제국의 감시를 피해 잠시나마 숨통을 트는 곳.

**[인물: 서진, 준영]**
서진은 준영과 마주 앉아 낡은 유리잔에 담긴 싸구려 탁주를 홀짝인다. 준영은 서진보다 몇 살 많은 듯 보이며, 서진보다 조금 더 신중하고 차분한 인상이다.

**준영 (한숨 쉬며):** 오늘 일은 어땠어? 또 그놈들 횡포 봤지? 네 표정이 아주 시궁창이네.

**서진 (술을 한 모금 마시며):** 말도 마. 노점상 할머니 물건을 아주 박살을 내버리더라. 손주 먹일 쌀 살 돈이 없다고 해도 씨알도 안 먹혀. 제국 놈들은 피도 눈물도 없어.

**준영:** 제국 놈들 원래 그런 거 하루 이틀인가. 우리 같은 놈들은 쥐새끼만도 못하지. 그들에겐 그저 도시에 기생하는 쓰레기일 뿐이야. 빛의 구역에 사는 그 잘난 귀족 나리들이 우리를 뭐라고 부르는 줄 알아? ‘진흙 벌레’래.

**서진:** 언제까지 이렇게 당하고만 살아야 해? 숨쉬는 것조차 감시받고, 조금만 벗어나도 끌려가서…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잖아!

**준영 (피식 웃으며):** 네가 요즘 들어 부쩍 거칠어졌네. 원래 그렇게 핏대 세우는 성격 아니었잖아? 옛날엔 그저 불평만 할 줄 알았지, 이렇게까지 분노하는 놈은 아니었는데.

**서진 (잔을 탁 내려놓으며):** 핏대 세우는 게 아니라, 분통 터져서 그래! 준영아, 너도 알잖아.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거. 언젠가는 터져버릴 거야.

준영은 잠시 침묵하다가 주위를 한 번 둘러본다. 그리고 조용히 낡은 코트 안에서 접혀진 쪽지 하나를 꺼내 서진에게 밀어 넣는다. 쪽지에는 이상한 문양과 함께 몇 개의 숫자가 흐릿하게 적혀 있다.

**서진 (쪽지를 보며):** 이게 뭐야? 새로운 아르바이트라도 생겼어? 제국 법에 안 걸리는 거겠지?

**준영 (낮은 목소리로, 진지하게):** 아니. 이건… 희망이야.

**서진:** 희망? (피식 웃으며) 이 도시에서 희망 같은 게 남아있을 리가. 제국은 모든 걸 짓밟았잖아. 우리들의 영혼까지도.

**준영 (서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아니. 아직 살아있어.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작은 불씨 같은 거. 너도 이제 알아야 할 때가 된 것 같아, 서진.

**서진:** 뭘?

**준영 (손가락으로 쪽지의 문양을 가리키며):** 이 문양… 어딘가에서 본 적 있지 않아? 제국 감시망을 피해 은밀히 움직이는 자들.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야. ‘회색 새벽’이 다가오고 있어.

**서진:** 회색 새벽…? 그게 뭔데? 반란군이라도 된다는 거야? 말도 안 돼! 제국은… 제국은 너무 거대해.

**준영:** 제국에 맞서 싸우는 이들. 우리가 속한 이 비참한 삶을 끝내려는 이들. 너도 그들과 함께 할 준비가 되었나, 서진? 네 속의 불꽃을 터뜨릴 준비가.

서진은 쪽지의 문양과 숫자를 다시 바라본다. 그리고 방금 전 노점상 할머니의 슬픈 얼굴, 짓밟힌 채소들, 그리고 쥐 죽은 듯 조용했던 시민들의 표정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그의 심장이 격렬하게 뛰기 시작한다. 마치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감정이 되살아나는 것처럼.

**서진 (독백, 생각):** (회색 새벽… 제국에 맞서는 불꽃… 내가 과연… 내가 감히 그런 일을…?)

**3. 선택의 기로**

**[장면 3.1]**
**배경:** 술집을 나선 서진은 인적이 드문 골목을 걷는다. 밤하늘은 제국의 거대한 빌딩들이 뿜어내는 인공 빛으로 오염되어 별 하나 보이지 않는다. 오직 차가운 금속과 콘크리트 냄새만 가득하다. 그의 손에는 준영이 건넨 쪽지가 땀으로 축축하다.

**서진 (중얼거림):** 회색 새벽… 말도 안 돼. 내가 어떻게… 감히…

그때, 저 멀리서 감찰관 순찰 차량의 사이렌 불빛이 번쩍인다. 붉고 푸른 섬광이 좁은 골목을 비추며 다가온다. 서진은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급히 낡은 쓰레기통 뒤에 몸을 숨긴다. 차량은 천천히 그의 앞을 지나쳐 간다. 차가 멀어지고, 서진은 크게 숨을 고르며 다시 걷는다. 그의 눈빛은 흔들림과 결심 사이에서 위태롭게 오간다.

**서진 (독백, 생각):** (평생 이렇게 비참하게 살 순 없어. 숨죽여 살기만 하다가 결국 쥐처럼 죽어갈 순 없어. 누군가는… 누군가는 나서야 해. 설령 그게 나일지라도.)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쪽지를 펴 본다. 쪽지에 적힌 숫자들은 마치 암호처럼 느껴진다. 그는 손가락으로 문양을 따라 그려본다. 그것은 마치 억압받는 자들의 절규를 형상화한 것 같았다. 어둠 속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 꽃 같기도 했다.

**서진 (결심한 듯, 나지막이):**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이대로는… 더 이상…

그는 쪽지를 조심스럽게 접어 땀으로 젖은 품속 깊이 넣는다. 그의 얼굴에는 더 이상 피곤함이나 망설임이 아닌, 잿빛 도시의 밤보다 더욱 깊고 결연한 의지가 서려 있다. 밤거리의 그림자가 그의 작은 몸을 더욱 길게 드리운다.

**(다음 화에 계속)**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