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밀실 속 수선화 (Narcissus in the Locked Room)

**등장인물:**
* **강지훈 (Kang Jihoon):** 30대 초반.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이자 타고난 관찰자. 모든 것에 시큰둥하고 지루해하는 듯 보이지만, 사건 앞에서는 그 누구보다 날카롭다. 시크한 도시 남자 비주얼.
* **박서윤 (Park Seoyun):** 20대 후반. 열정 넘치는 신참 형사. 강지훈을 존경하지만, 가끔 그의 비꼬는 듯한 말투에 욱하기도 한다. 밝고 긍정적인 성격.
* **김회장 (Chairman Kim):** 60대. 대기업 회장. 독선적이고 냉정한 성격. (피해자)
* **최형사 (Detective Choi):** 40대 중반. 박서윤의 선배 형사. 경험 많고 믿음직하지만, 밀실 사건 앞에서는 한계를 느낀다.

**#1. 회장실 앞 – 오전 10시**

**[1컷]**
어둡고 웅장한 회장실 문 앞에 경찰 통제선이 쳐져 있다. 문은 고풍스러운 디자인에 금색 손잡이가 달려있다. 문 앞에 초조하게 서성이는 박서윤 형사.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내부를 들여다보려고 애쓰는 표정.

**서윤 (내레이션):** (두근거리는 효과음) 망했다. 첫 단독 현장인데… 이런 희대의 난제가 나에게 떨어질 줄이야. 김회장 살인 사건! 그것도… 밀실 살인!

**[2컷]**
서윤의 휴대폰이 울린다. 발신자는 ‘강지훈’. 서윤은 화들짝 놀라며 전화를 받는다. 목소리가 잔뜩 긴장되어 있다.

**서윤:** 네, 강… 강탐정님! 오시는 중이시죠?

**지훈 (전화음):** (하품하는 소리) 응. 지금 막 택시에서 내렸어. 근데 내가 오늘 아침 일찍 브런치 약속이 있었는데, 이 시간에 날 부를 정도면, 최소한 외계인이 범인이라거나… 아니면 시체가 걸어서 나갔다거나… 그 정도는 돼야 하는 거 아니야?

**[3컷]**
서윤은 어이가 없어 입을 떡 벌린다. 옆에서 최형사가 고개를 젓고 있다.

**서윤:** (속으로, 땀방울 효과음) 외계인이라뇨! 시체가 걸어 나가다뇨! 이 천재 탐정님은 정말…

**서윤:** (억지로 미소 지으며) 아니요, 그 정도는 아니지만… 정말 심각한 상황입니다! 완벽한 밀실이에요!

**지훈 (전화음):** (피식 웃는 소리) 완벽한 밀실이라. 그럼 내가 할 일은 없겠네. 집에 가서 브런치나 먹어야겠다.

**서윤:** (황급히) 아니요! 제발… 와서 한 번만 봐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제발요!

**[4컷]**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지훈의 얼굴. 깔끔한 수트 차림에 무심하게 흘러내린 앞머리, 날카로운 눈매가 매력적이다. 그의 뒤로 김회장의 대저택 정문이 보인다.

**지훈:** 하아… 박 형사님 부탁이라면야. 그럼. 아주 지루하겠지만, 한번 봐줄게. 내 브런치 값은 나중에 쏴. 아주 비싼 걸로.

**서윤 (내레이션):** (안도의 한숨) 살았다! 저 변덕스러운 천재 탐정님을 모셔오지 못했으면 나는 아마 경위님한테 죽었을 거야… (하트 이모티콘) 역시 능력 있는 남자는 최고!

**#2. 밀실 안 – 오전 10시 30분**

**[5컷]**
김회장의 회장실 내부. 화려하지만 어딘가 차갑고 어두운 분위기. 책상에 엎어져 피를 흘리고 있는 김회장의 시체. 등에는 날카로운 칼이 박혀 있다.
방 안에는 최형사와 몇몇 과학수사대 요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형사:** (한숨 쉬며) 도대체 어떻게 들어와서, 어떻게 나간 거지? 창문은 굳게 닫혀 잠겨 있었고,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어. 열쇠도 시체 근처에 그대로 있었고… 벽에 구멍이라도 뚫린 게 아닌 이상… 이건 답이 없어.

**[6컷]**
지훈이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방 안으로 들어선다. 팔짱을 낀 채 이리저리 둘러본다. 서윤은 지훈의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

**서윤:** (긴장한 목소리로) 보시다시피… 완벽한 밀실입니다. 외부 침입 흔적은 전혀 없고요. 창문은 안에서 이중으로 굳게 잠겨 있었습니다. 문은 회장님께서 직접 안에서 잠그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열쇠는 시체 바로 옆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요. (시체 옆 바닥을 가리킨다)

**지훈:** (하품하며) 흐음. 그래서? 밀실이라면 범인은 이 안에 남아있거나, 유령이 범인이라는 건가? 아니면 혹시… 회장님이 자살을 하신 건 아니고?

**서윤:** (얼굴이 붉어지며) 그, 그런 비과학적인 말씀은…! 자살이라고 보기엔 칼의 위치나 깊이가…

**[7컷]**
지훈은 시체와 주변을 꼼꼼히 살핀다. 그의 시선은 방 안의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는다. 그는 책상 위, 벽, 그리고 방 한쪽에 우뚝 서 있는 **고풍스러운 괘종시계**에 잠시 시선을 멈춘다. 그의 눈이 번뜩인다.

**지훈:** 시체는 이 자세 그대로 발견되었습니까?

**최형사:** 네. 책상에 엎드린 채로요. 사인은 등 부위의 칼에 의한 과다출혈입니다. 칼은 회장님 서재에 있던 장식용 나이프로 밝혀졌고요.

**지훈:** (시계 쪽을 향해 손짓하며) 저 괘종시계는 원래 저 자리에 있었습니까? 혹시 위치가 바뀌었다거나 하는…

**서윤:** 네. 김회장님께서 아끼시던 시계라고 들었습니다. 비서실장 진술로는 늘 저 자리에 있었다고 합니다. 특별한 건… 없어 보입니다만… 너무 커서 좀 거슬리긴 하네요.

**[8컷]**
지훈은 괘종시계 앞으로 다가간다. 시계는 화려한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고, 유리문 너머로 묵직한 추가 흔들리고 있다. 그는 시계 옆면에 손을 대보더니, 미묘한 미소를 짓는다.

**지훈:** 박 형사님. 이 시계를 자세히 보면, 다른 벽면과 달리 유독 반들반들한 부분이 있지 않나요? 이 부분 말입니다. (시계 옆면의 특정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서윤:** (눈을 가늘게 뜨고 살펴본다) 음… 그러고 보니 좀 더 광택이 나긴 하네요? 이 부분만 유독 손때가 많이 탔다고 해야 하나… 청소를 자주 해서 그런 걸까요?

**지훈:** (피식) 글쎄요. 이 시계는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물건이 아니니까.

**서윤:** 네? 그럼… 뭐죠? 시간을 알려주는 물건이 아니면…

**[9컷]**
지훈은 시계 옆면의 특정 부분을 톡톡 두드린다. 그러자 놀랍게도 괘종시계의 몸체가 스르륵 소리를 내며 옆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내 괘종시계 뒤에 숨겨져 있던 **좁은 통로**가 드러난다. 통로는 먼지가 쌓여있고, 한 사람이 겨우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폭이다.

**서윤:** (경악하며 눈을 크게 뜬다) 저, 저게 뭐죠?! 비밀 통로?! 말도 안 돼!

**최형사:** 말도 안 돼! 저런 게 있을 줄이야! 탐정님, 어떻게 이걸…!

**[10컷]**
지훈은 통로 안을 들여다본다. 통로는 김회장실 바로 아래층, 회장 비서실의 벽장과 연결되어 있었다. 통로 바닥에는 작은 발자국들이 희미하게 나 있었다.

**지훈:** 밀실은 없었습니다. 그저, 이 방에 들어오는 문이 하나 더 있었을 뿐이죠. 그것도 아주 교묘하게 숨겨진. 범인은 이 통로를 통해 들어와 회장님을 살해하고, 다시 이 통로로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11컷]**
지훈은 김회장의 시체 근처에 떨어져 있던 열쇠를 집어 든다.

**지훈:** 이 열쇠. 이건 범인이 살해 후, 밖에서 특수한 도구를 이용해 문틈으로 밀어 넣은 겁니다. 마치 회장님이 안에서 잠그고 열쇠를 놓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요. 안에서 잠갔다는 착각을 주기 위한 단순한 트릭이었을 뿐이죠. 그 특수한 도구는… 아마도 늘 이 통로를 오가며 시계 옆면을 밀고 당겼을 비서실장의 지팡이였을 테고요.

**서윤:** (충격과 경외감에 휩싸여) 대박… 천재…! 강탐정님… 어떻게 그걸…! 저 흔한 괘종시계 뒤에 이런 비밀이 숨어있을 줄은…

**[12컷]**
지훈은 서윤의 얼굴을 보더니 묘한 미소를 짓는다.

**지훈:** 박 형사님은 너무 겉만 봐요. 세상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게 더 많다고요. 그리고…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밀실이라는 건, 대개 눈을 가리는 트릭에 불과합니다. 진짜 범인은 항상 우리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숨어있죠.

**서윤 (내레이션):** (얼굴이 새빨개진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효과음) 으아아아! 얼굴이 너무 가깝다! 이 사람 정말… 잘생겼어! 저 눈빛 뭐야! 심장이 왜 이러지?!

**#3. 사건 종결 후 – 오후 2시**

**[13컷]**
경찰서 강력팀 사무실. 최형사가 통화를 끊으며 홀가분한 표정을 짓는다.

**최형사:** 결국 범인은 김회장 비서실장이었어. 회장에게 오랫동안 학대당하고 협박당한 것에 대한 복수심이었더군. 회장실과 비서실을 잇는 저 비밀 통로는 회장 혼자만 알던 비밀스러운 통로였고. 그걸 비서실장이 알아내서 범행에 이용한 거였어. 지팡이를 이용해 괘종시계를 옆으로 밀고, 살해 후에는 밖에서 문틈으로 열쇠를 밀어 넣어 밀실을 꾸몄다고 진술했어. 완벽한 자백이야.

**서윤:** (눈을 반짝이며) 역시 강탐정님이에요! 모든 걸 꿰뚫어 보셨어요! 저라면 열흘이 지나도 못 풀었을 거예요!

**[14컷]**
서윤은 옆자리에서 노트북으로 기사를 보고 있는 지훈에게 활짝 웃으며 다가간다. 지훈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커피를 홀짝이고 있다.

**서윤:** 강탐정님! 오늘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사건이 깔끔하게 해결됐어요! 제가 시원하게 브런치 쏘겠습니다! 제일 비싸고 맛있는 걸로요!

**지훈:** (픽 웃으며) 브런치? 에이, 박 형사님. 내가 이 귀한 시간을 밀실 따위에 허비했는데, 그 정도론 부족하지 않나? 내 오늘 하루가 통째로 날아갔다고.

**서윤:** (당황) 그럼… 그럼 뭘 원하세요? 제 모든 재산을 바치라면 바치겠어요!

**[15컷]**
지훈은 노트북 화면을 톡톡 두드린다. 화면에는 ‘고독한 천재 탐정, 완벽한 밀실 살인 풀다’라는 제목의 기사가 떠 있다. 기사 속 사진은 지훈이 사건 현장에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 있는 모습이다.

**지훈:**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내 다음 사건 때, 박 형사님이 조수 역할을 해주는 건 어때? 그럼 내 지루함도 좀 달래지고, 박 형사님은 ‘천재 탐정의 조수’라는 명예도 얻을 수 있을 테고. 윈윈 아니야?

**서윤 (내레이션):** (두근거리는 심장, 행복한 상상 효과음) 천재 탐정님의 조수?! 맙소사… 이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잖아! 게다가 저 능글맞은 미소… 설마 나한테 관심 있는 건가?!

**서윤:** (얼굴을 붉히며) 조… 조수요? 제가 감히… 탐정님께 누가 될까 봐…

**지훈:** (자리에서 일어나며 서윤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는다) 그럼. 박 형사님은 나의 완벽한… (잠시 뜸 들이더니) …가이드가 되어줄 것 같거든. 꽤 재밌을 거야. 다음 사건은 더 흥미로울 테니, 기대해도 좋아.

**[16컷]**
지훈이 피식 웃으며 사무실을 나간다. 서윤은 얼굴을 양손으로 가린 채 발을 동동 구른다. 사무실을 나서는 지훈의 어깨 위로 조그맣게 ‘다음은 어디로 갈까’라는 말풍선이 보인다.

**서윤 (내레이션):** (폭발하는 하트 효과음) 가이드…! 나의 가이드…! 흐아아앙! 강지훈! 이 남자… 정말 위험해!

**최형사:** (옆에서 서윤을 빤히 보며) 야, 박 형사. 너 방금 얼굴 엄청 빨개진 거 아냐? 혹시 강 탐정한테 무슨 일 있어?

**서윤:** (화들짝 놀라며) 아, 아니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햇빛이 좋아서요! 창문이 없어서 밝아서 그래요!

**최형사:** (의심 가득한 눈빛) 흐음… 햇빛? 여기 실내인데? 그리고 창문은… 저기 크게 있는데?

**서윤 (내레이션):** (망했다는 효과음) 젠장! 티 났나?!


**(에피소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