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하이 판타지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아르카나의 속삭임

**[장면 1]**

**#1. 아르카나 마법 아카데미 도서관 (낮)**

* 고풍스러운 나무 서가들이 끝없이 늘어서 있다. 햇살이 높은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지만, 도서관 특유의 고요함과 낡은 책 냄새가 공간을 감싼다.
* 가운데 놓인 거대한 고문서 테이블에 앉아, 리안이 두꺼운 양피지 책에 코를 박고 있다. 안경 너머로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눈빛은 형형하게 빛난다. 테이블 위에는 알 수 없는 고대 문자들이 가득한 책들이 펼쳐져 있다.

**리안 (독백):** (작게 중얼거리며) “음… 이 문양은 또 뭐야? 아르카나 개교 초기의 기록인데… 왜 이리 모호하게 쓰여 있을까.”

**#2. 같은 장소**

* 리안의 어깨 너머로 엘리아가 살짝 기대어 내려다본다. 엘리아는 리안보다 조금 더 생기발랄한 표정이다. 손에는 과일 몇 알이 담긴 작은 바구니를 들고 있다.

**엘리아:** “아이고, 리안! 또 그 난해한 고문서들이야? 며칠째 잠도 안 자고 파고들더니, 다크서클이 발끝까지 내려오겠네.”

**리안:** (책에서 눈을 떼지 않고) “쉿, 엘리아. 여기는 도서관이야. 그리고 난 중요한 실마리를 찾고 있어.”

**엘리아:** “실마리? 혹시 요즘 아카데미에 떠도는 그 이상한 소문 때문이야? 지하 어딘가에서 기묘한 소리가 들린다는… 그거 말이야?”

**리안:** (책에서 고개를 들고 엘리아를 쳐다본다. 눈빛에 호기심이 가득하다) “소문? 너도 들었어? 단순한 소문이라고 치부하기엔… 며칠 전부터 미세한 진동 같은 걸 느꼈어. 뭔가 심상치 않아.”

**엘리아:** “설마, 또 네 그 과도한 탐구심이 발동한 거야? 제발 평범한 학생처럼 지내자, 응? 졸업반이라고! 과제도 산더미잖아.”

**리안:** “평범한 건 지루해. 그리고 이 감각은… 마법사의 직감 같은 거야. 이건 간과할 수 없어.”

**#3. 리안이 펼쳐든 고문서 (클로즈업)**

* 오래된 양피지에 그려진 기괴한 문양과 함께, 희미하게 빛나는 글자들이 보인다. 그 중 특정 문장이 클로즈업된다.
* **문서의 글자 (음산하게):** “심연의 틈… 위대한 금기가 잠든 곳… 아카르나스 밑… 망각된 존재… 봉인…”

**리안:** (숨을 들이켜며) “이건… 이건 단순한 소문이 아니야. ‘아카르나스 밑에 봉인된 망각된 존재’라니… 이 문장, 분명 아카데미 지하를 말하는 것 같아. 하지만 이런 기록은 어디에도 없는데…?”

**[쾅-! 쿵-!]** (미세하지만 묵직한 진동이 느껴진다. 리안은 순간 몸을 움찔한다.)

**엘리아:** “방금… 지진이야?”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다른 학생들은 아무렇지 않은 듯 각자의 할 일을 한다.)

**리안:** (진동이 멈춘 후, 귀를 기울인다. 아주 희미하게, 마치 바람이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아니, 지진이 아니야. 들려? 이 소리…”

**엘리아:** “무슨 소리? 난 아무것도 안 들리는데? 리안, 피곤해서 헛것이 들리는 거 아니야?”

**리안 (독백):**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다른 이에게는 들리지 않는 이 소리. 분명히, 지하에서부터 올라오는 듯한… 묘한 울림이다.) “아니… 분명히… 무언가가… 속삭이고 있어.”

**[장면 2]**

**#4. 아카데미 복도 (오후)**

* 리안과 엘리아가 바쁘게 오가는 학생들 사이를 걷고 있다. 리안의 표정은 여전히 심각하다.

**리안:** “도서관의 기록을 전부 뒤져봤어. 아카데미 지하에 존재하는 공간은, 공용 서고와 비상용 식량 창고, 그리고 마나 발전실 정도가 전부라고 나와 있어. ‘망각된 존재’ 따위는 없어.”

**엘리아:** “봐, 내가 뭐랬어? 그냥 도시 전설 같은 거야. 아니면 누가 장난치는 거겠지.”

**리안:** “하지만 아까 그 고문서… 너무나 생생했어. 그리고 그 진동과 목소리. 다른 학생들이 못 느꼈다는 게 더 이상해.”

**#5. 교장실 앞**

* 웅장한 문 앞에서 리안이 망설이는 기색 없이 문을 두드린다. 엘리아는 불안한 듯 리안의 소매를 잡아당긴다.

**엘리아:** “정말 교장 선생님께 여쭤볼 생각이야? 위험할 수도 있어! 어른들은 항상 ‘모르는 게 약’이라고 하잖아.”

**리안:** “모르는 게 독이 될 때도 있어. 아카데미의 안전이 걸린 일일 수도 있잖아.”

**교장 (목소리):** “들어오게.”

**#6. 교장실 내부**

* 인자해 보이는 교장이 책상에 앉아 차분하게 그들을 맞이한다. 따뜻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리안은 어딘가 모를 미묘한 벽을 느낀다.

**리안:** “교장 선생님, 실례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아카데미 지하에 대한 질문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교장:** “음? 지하 말이로군. 공용 서고나 마나 발전실에 궁금한 점이라도 생겼나?”

**리안:** “아니요. 좀 더 깊은 곳에… 혹시 ‘봉인된 구역’ 같은 곳이 존재하나요?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금기 같은 것과 연관된…?”

**교장 (미소는 유지하지만 눈빛이 순간 흔들린다):** “하하, 리안 자네는 역시 탐구심이 남다르군. 그런 이야기는 그저 오래된 미신일 뿐이야. 아카데미 지하에는 학생들이 접근할 만한 특별한 장소는 없네. 자네의 상상력이 풍부한 건 좋지만, 너무 엉뚱한 곳에 집중하진 말게나.”

**리안 (독백):** (교장 선생님의 미소 뒤에서 뭔가 불편한 기색을 읽었다. 확실히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알겠습니다, 교장 선생님. 바쁘신데 죄송합니다.”

**#7. 복도 (엘리아와 리안이 다시 걷는다)**

**엘리아:** “봐, 내가 뭐랬어! 괜히 걱정만 했잖아.”

**리안:** “아니, 교장 선생님은 뭔가 감추고 있어. 마치 나를 돌려보내려는 듯한… 그런 느낌이었어.”

**엘리아:** “그럼 이제 어떡할 건데? 정말 포기할 거야?”

**리안:** (결심한 듯 눈을 빛낸다) “포기? 절대. 오히려 확신이 생겼어. 뭔가 엄청난 비밀이 지하에 잠들어 있다는 확신이. 그리고… 그걸 직접 확인해야만 해.”

**[장면 3]**

**#8. 아카데미 지하 통로 (밤)**

* 자정을 넘긴 시간, 아카데미의 지하 통로는 어둡고 으스스하다. 낡은 석벽과 거미줄, 그리고 희미한 마나 램프의 불빛만이 길을 비춘다.
* 리안과 엘리아가 조심스럽게 발소리를 죽이며 걷고 있다. 엘리아는 잔뜩 겁먹은 표정으로 주위를 살핀다.

**엘리아:** “리안… 진짜 여기 맞을까? 너무 어두워.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아.”

**리안:** “도서관 기록실에서 찾은 자료에 따르면, 개교 초기의 도면이 현재와는 조금 달랐어. 이쪽 통로 끝에 오래된 서고가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지도에 나와 있지 않아.”

**#9. 어두운 통로 끝**

* 그들의 앞에는 다른 석벽과 다르게, 두꺼운 철문으로 봉인된 듯한 거대한 문이 나타난다. 문 주변으로는 희미하게 마법진의 잔해가 그려져 있고, 낡은 쇠사슬이 얽혀 있다.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찌른다.

**엘리아:** (문을 보자마자 질겁하며) “세상에… 여, 여기야… 여기 분명해! 소름 끼쳐…!”

**리안:** (눈을 가늘게 뜨고 문을 응시한다. 문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한 차가운 기운이 느껴진다.) “이 문… 뭔가 특별한 마법으로 봉인되어 있어. 일반적인 서고 문이 아니야.”

**[쉬이이익… 스스스…]** (문틈 사이로, 마치 뱀이 기어가는 듯한 기분 나쁜 소리가 들린다. 동시에 리안의 몸이 다시 미세하게 떨려온다.)

**리안:** (속삭임이 더 선명해진다.) “들려? 저 안에서… 저 안에서 무언가가 반응하고 있어.”

**엘리아:** (귀를 막고 몸을 움츠린다) “아무것도 안 들려! 제발 리안, 우리 돌아가자! 여긴 너무 위험해!”

**#10. 봉인된 문 (클로즈업)**

* 문틈 사이로 아주 희미하게, 검붉은 기운이 새어 나오는 듯한 묘사가 보인다. 리안은 그 기운에 이끌린 듯 손을 뻗으려 한다.

**리안 (독백):** (온몸의 신경이 곤두선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있다. 공포와 동시에 거부할 수 없는 호기심이 밀려온다.) “이건… 이건… 분명…”

**#11. 리안의 손**

* 그 순간, 리안의 눈에 봉인된 문에 새겨진 고대 마법 문양 중 일부가 눈에 띈다. 다른 문양과 달리, 시간의 흐름 속에 마모되어 희미해진 부분이다. 마치 봉인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처럼.

**리안:** “이 문양… 고문서에서 봤던… 봉인을 약화시키는 역행 마법진의 일부야. 오랜 세월에 걸쳐 에너지를 잃고 있어.”

**엘리아:** “리안! 뭘 하려고!”

**리안:** (엘리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마모된 문양에 손을 댄다. 차가운 금속의 감촉과 함께, 손끝에서 찌릿한 마나의 역류가 느껴진다.)

**[쉬이이이이이익-!! 와르르르릉-!!]** (리안의 손이 닿자마자, 봉인된 문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거세게 떨린다. 쇠사슬이 녹아내리는 듯한 소리, 마법진이 깨지는 소리가 지하를 울린다.)

**엘리아:**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선다) “안돼! 리안! 멈춰!”

**#12. 문이 열리기 시작하는 순간**

* 봉인이 파괴되면서, 문틈 사이로 칠흑 같은 어둠과 함께 끔찍한 압력이 뿜어져 나온다. 어둠 속에서 섬뜩한 붉은 빛이 일렁인다.
* **어둠 속 목소리 (수수께끼):** “…자유… 드디어… 너희의… 세상에…”

**[끼이이이이이이이익-!!!!]** (오랜 봉인에서 풀려나는 끔찍한 소리가 지하 전체를 뒤흔든다.)

**[경고음-!!!!]** (아카데미 전체에 비상 경고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붉은 비상등이 점멸한다.)

**리안:** (쏟아져 나오는 어둠의 압력에 몸이 휘청인다. 얼굴에 경악과 함께 알 수 없는 공포가 스친다.) “이럴 수가… 대체… 저 안에 뭐가…!”

**#13. 아카데미 복도 (동시에)**

* 경고음에 놀란 교장이 다급하게 뛰쳐나온다. 그의 얼굴은 평소의 인자한 미소는 사라지고, 창백한 경악과 함께 깊은 고통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교장:** (흐트러진 모습으로 지하 통로 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린다) “안 돼… 그 봉인이… 풀렸다고…?! 말도 안 돼…!”

**#14. 지하 통로 (클로즈업)**

* 문은 이제 절반 가까이 열렸고, 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어둠은 리안과 엘리아를 집어삼킬 듯이 확장된다. 엘리아는 공포에 질려 눈을 감고, 리안은 그 거대한 어둠 앞에서 얼어붙은 채 눈을 부릅뜨고 있다.

**리안 (독백):** “대체… 저 안에 뭐가 있었던 거야?”

**[에피소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