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계 전생 (Isekai)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작품명:** 이세계 회귀 탐정록
**에피소드 제목:** 백작 저택의 밀실 살인 (상)

[장면 1: 새벽녘, 제국의 수도 ‘아스테라’ 외곽의 작은 서재]

[어둠이 걷히고 희미한 여명이 창을 통해 스며든다. 낡았지만 잘 정돈된 서재. 책상 위에는 밤새 읽던 고서들이 펼쳐져 있고, 촛대는 거의 다 타들어갔다. 책상에 기댄 채 잠들어 있던 소년, 이안이 천천히 눈을 뜬다. 그의 얼굴은 아직 앳되지만, 눈빛만은 깊은 세월을 담고 있는 듯하다.]

**이안:** (나직하게 혼잣말) 흐음… 또 그 꿈인가. 전생의 기억은 여전히 선명하군. 이세계의 삶도 벌써 17년째인데…

[이안이 기지개를 켜며 몸을 일으킨다. 낡은 창문을 열자 신선한 새벽 공기가 폐부를 채운다. 멀리 도시의 실루엣이 보이고, 아직 잠들어 있는 듯 조용하다.]

**이안:** (독백) 이곳의 마나는 전생의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현상들을 가능하게 하지만, 인간의 본성까지 바꾸진 못했지. 살인… 탐욕… 증오… 여전하군.

[그때, 문밖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리고 문이 거칠게 두드려진다.]

**시종 (목소리):** 이안 도련님! 도련님! 큰일 났습니다!

[이안이 미간을 찌푸린다. 새벽부터 이 정도 소란이라니, 예사로운 일은 아닐 터.]

**이안:** (차분하게) 무슨 일이야, 벤? 문 열려있어.

[문을 벌컥 열고 들어선 것은 젊은 시종 벤이었다. 그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 있었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벤:** (헉헉대며) 백작저택에서… 루카스 백작님께서… 살해당하셨답니다! 밀실에서!

[이안의 눈매가 순간 날카로워진다. ‘밀실 살인’이라는 단어에 전생의 감각이 번개처럼 깨어난다.]

**이안:** (나직하게) 밀실이라고? 자세히 말해봐.

**벤:** 네, 그… 새벽에 백작님의 서재 문을 열려고 했는데 잠겨 있었고, 아무리 불러도 대답이 없으셔서… 결국 문을 부수고 들어갔더니… 백작님께서 책상에 엎드린 채 피를 흘리고 계셨답니다! 문은 안에서 걸쇠로 잠겨 있었고요! 창문도 모두 닫혀 있었고, 쇠창살까지 단단히 막혀 있었다고 합니다!

[이안은 벤의 설명을 들으며 이미 머릿속으로 사건 현장을 그려나가고 있었다. 낡은 사건 파일들이 그의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밀실’. 이세계에서 처음 마주하는 진짜 ‘밀실 살인’ 사건이다.]

**이안:** 경비대장은? 이미 현장을 봉쇄했겠지?

**벤:** 네! 그레이엄 경비대장님이 이미 병사들을 풀어서 저택을 봉쇄하고 아무도 드나들지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백작님의 조카이신 데미안 경께서 도련님을 꼭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 도련님이라면… 이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 거라고요!

[이안은 씁쓸하게 웃는다. 자신의 전생 지식을 빌려 그동안 몇몇 크고 작은 사건들을 해결해왔다. 그 명성이 여기까지 퍼졌을 줄이야.]

**이안:** 알았어. 옷을 준비해 줘. 그리고 내 말.

[장면 2: 루카스 백작의 저택]

[아스테라의 번화가에 위치한 웅장한 백작 저택. 이미 저택 주위에는 경비병들이 에워싸고 있고, 침울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이안이 벤과 함께 저택 앞에 도착하자, 경비대장 그레이엄이 다가와 경례한다.]

**그레이엄:** 이안 도련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레이엄은 굳은 얼굴로 이안을 안내한다. 저택 안은 분주했지만, 모두 숙연한 표정이었다.]

**이안:** 상황은?

**그레이엄:** 보시다시피… 현장은 그대로 보존했습니다. 서재는 3층 가장 안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백작님께서는 어제저녁 늦게까지 서재에 계셨던 것으로 보입니다. 가신 엘리엇이 마지막으로 백작님을 뵙고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이안이 고개를 끄덕이며 계단을 오른다. 3층 복도 끝, 서재 앞에는 이미 데미안 경이 초조한 표정으로 서성이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슬픔보다는 불안과 초조함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데미안:** 이안! 자네가 와주었군! 어서 이 끔찍한 진실을 밝혀내 주게! 루카스 백작님은… 내게 유일한 혈육이었단 말일세!

[이안은 데미안의 말에 진심이 없는 것을 한눈에 알아챈다. 그의 눈은 슬픔보다는 재산과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번뜩이는 듯했다. 그러나 이안은 내색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답했다.]

**이안:** 일단 현장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레이엄이 서재 문을 가리킨다. 문은 부서진 흔적이 역력했다. 튼튼한 참나무 문은 안쪽에서 걸쇠로 잠겨 있었고, 결국 부수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레이엄:**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습니다. 부서진 걸쇠 조각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습니다.

[이안은 그 문을 잠시 응시한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섰다.]

[장면 3: 서재 안, 밀실 살인의 현장]

[서재 안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했다. 앤티크 가구와 벽을 가득 채운 고서적들, 벽난로 위에는 백작의 가문을 상징하는 휘장이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한가운데에… 끔찍한 진실이 놓여 있었다.]

[책상에 엎드린 채 피를 흘리고 있는 루카스 백작. 그의 등에는 크고 날카로운 상처가 선명했다. 옆에는 백작이 늘 소지하던 의례용 단검이 떨어져 있었다. 단검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이안:** (나직하게) 흐음…

[이안은 무릎을 꿇고 백작의 시신을 살폈다. 등에 난 상처는 단검의 날과 정확히 일치하는 듯했다. 사망 시각은 대략 새벽 2시에서 3시 사이로 추정된다. 시신의 경직도를 확인한 이안은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안:** 창문은?

**그레이엄:** 보시는 바와 같습니다. 안에서 빗장으로 굳게 잠겨 있었고, 외부에는 쇠창살이 박혀 있습니다. 사람 하나 드나들 틈조차 없습니다.

[이안은 창문을 확인한다. 그레이엄의 말대로 쇠창살은 단단했고, 빗장은 안에서 걸려 있었다. 먼지조차 거의 없는 깨끗한 창문틀을 보아하니 최근에 열렸을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이안:** 다른 출입구는 없나? 숨겨진 문이라든지.

**엘리엇 (백작의 가신, 늙고 수척한 모습):** (떨리는 목소리로) 없습니다, 도련님. 이 서재는 백작님만의 공간이었습니다. 외부와 통하는 문은 저 문 하나뿐입니다.

[이안은 서재의 벽을 손으로 짚어가며 꼼꼼히 살폈다. 벽난로 뒤, 서가 뒤까지. 아무런 의심스러운 흔적도 발견되지 않았다. 완벽한 밀실. 전생에서 수십 번 보았던 그 광경이었다.]

**이안:** (백작의 시신을 다시 살피며) 시신을 발견했을 때, 단검은 어디에 있었지?

**엘리엇:** 백작님 옆… 바로 그 자리였습니다.

[이안은 단검을 바라본다. 백작의 것이라는 점이 신경 쓰였다.]

**이안:** 혹시, 루카스 백작님께서 자살하신 것은 아닐까?

[그레이엄과 엘리엇, 그리고 데미안까지 모두 놀란 표정으로 이안을 바라본다.]

**데미안:** 말도 안 되는 소리! 백작님은 결코 그런 분이 아니시다! 그리고 등에 칼을 꽂고 자살이라니!

**이안:** (고개를 끄덕이며) 물론이지. 등에 난 상처로 보아 자살은 불가능하군. 범인이 백작님을 살해하고, 이 완벽한 밀실에서 사라졌다는 말이 되는군.

[이안은 한숨을 쉬었다. 쉽지 않은 사건이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에는 오히려 흥미가 깃들었다. 그는 서재를 천천히 걸으며 바닥, 가구, 책들을 꼼꼼히 살폈다. 그리고 문 근처 바닥에서 그의 시선이 멈췄다.]

[장면 4: 이안의 추리]

[문턱 바로 안쪽, 부서진 걸쇠 조각들이 흩어져 있는 그 틈새에서, 이안은 아주 미세하고 희미한 흔적을 발견한다. 육안으로는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의, 마치 실 같은 것이 스쳐 지나간 듯한 긁힘 자국. 그리고 그 옆에는 아주 작은, 손톱만큼도 안 되는 희미한 그을음 자국이 있었다.]

**이안:** (나직하게) 이거군…

[이안은 무릎을 꿇고 그 흔적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쓸어본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먼지나 흠집으로 보일 테지만, 이안의 눈에는 명확한 단서였다.]

**이안:** 그레이엄 경비대장님. 이 서재의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열쇠는…

[이안은 문을 잠시 노려본다. 문은 부서진 채 열려 있었지만, 부서지기 전에는 안에서 열쇠가 꽂힌 채 잠겨 있었을 것이다.]

**이안:** 열쇠는 분명 안에서 잠겨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범인은 이 방에 들어왔고, 백작님을 살해했으며, 문을 안에서 잠그고… 사라졌습니다. 대체 어떻게?

[그레이엄은 고개를 젓는다. 데미안은 초조함에 손톱을 물어뜯고 있었다. 엘리엇은 불안한 눈빛으로 서재를 훑어보고 있었다.]

**이안:** (시선을 한곳에 고정하며) 이곳은 완벽한 밀실이 아닙니다. 이 문에는… 아주 미세하지만 범인이 남긴 흔적이 있습니다.

[이안은 문턱 근처의 바닥을 가리킨다. 모두 그곳을 바라보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다.]

**그레이엄:** (눈을 가늘게 뜨고) 도련님, 저는 아무것도…

**이안:** (웃음기 없는 미소)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범인은 백작님을 살해한 후, 이 방을 나갔습니다. 그리고는 문을 닫고, 밖에서… 이 문을 안에서 잠갔습니다.

[모두가 경악한 표정으로 이안을 바라본다. 어떻게 문을 밖에서 안으로 잠근다는 말인가?]

**데미안:** 그게 무슨 말인가! 말도 안 돼! 문은 안에서 걸쇠로 잠겨 있었다고 하지 않았나! 열쇠는 안에 있었고!

**이안:** (차분하게) 그렇습니다. 열쇠는 안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범인은 얇고 질긴 실이나 줄을 이용했습니다. 아주 섬세하고 강한… 어쩌면 이세계의 마나로 강화된 특수한 실일 수도 있겠죠. 범인은 그 실을 열쇠 손잡이에 묶어 문틈으로 바깥으로 빼냈습니다. 그리고는 문을 닫고, 바깥에서 그 실을 당겨 열쇠를 돌려 문을 잠근 겁니다.

[엘리엇의 얼굴이 굳어진다. 데미안은 경악한 표정으로 이안을 바라본다.]

**이안:** 그리고… 실을 빼낼 때, 실이 끊어지거나, 혹은 태워버린 겁니다. 실이 문틈을 스쳐 지나가며 생긴 미세한 긁힘 자국과, 실이 끊어지며 생긴 작은 그을음 자국… 이 모든 것이 그 증거입니다.

[이안의 눈은 확신으로 빛났다.]

**이안:** 이 트릭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백작님을 살해할 동기가 있는 사람. 그 모든 것을 만족하는 사람은… 이곳에 있습니다.

[이안의 시선이 천천히 모두를 훑는다. 긴장감이 서재 안을 짓누른다.]

**이안:** 루카스 백작님의 서재에는, 백작님만이 알고 계셨던 비밀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이 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이겠죠. 그리고 그 비밀을 알던 사람이라면… 이 트릭을 시도할 용기와 수단을 가졌을 겁니다.

[이안은 데미안 경을 똑바로 응시한다.]

**이안:** 데미안 경. 혹시 백작님의 유언장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계십니까?

[데미안의 얼굴이 순간적으로 창백해진다. 그의 시선이 흔들린다.]

**데미안:** 유언장이라니!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인가! 백작님은… 건강하셨다!

**이안:** 건강하셨지만, 늘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분이셨죠. 특히, 당신이 겪었던 지난번 큰 빚 문제 이후에는 더욱이요.

[데미안은 입술을 깨문다. 엘리엇은 침묵한 채 데미안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안:** 범인은 백작님이 잠든 틈을 타 서재에 침입했습니다. 어쩌면 그 실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단검은 백작님의 것이었으니, 미리 준비할 필요도 없었겠죠. 그리고 목적은… 백작님을 살해하는 것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이안은 다시 한번 서재를 훑어본다. 그리고는 백작의 책상 서랍을 가리킨다. 서랍은 약간 열려 있었다.]

**이안:** 그 서랍… 원래 저렇게 열려 있었습니까?

**엘리엇:** (힘없이) 아니요… 늘 잠겨 있었습니다. 백작님의 중요한 문서들이 보관되어 있었죠.

**이안:** 그렇다면, 범인은 백작님을 살해하고, 그 서랍에서 무언가를 가져갔습니다. 그게 무엇인지는 짐작이 가는군요.

[이안은 데미안을 다시 바라본다. 데미안은 식은땀을 흘리며 뒷걸음질 쳤다.]

**이안:** 데미안 경. 백작님은 당신이 자신의 유언을 뒤엎으려는 시도를 이미 알고 계셨던 겁니다. 새로운 유언장을 작성하셨을 수도 있고, 혹은 당신의 탐욕을 막기 위한 어떤 장치를 해두셨을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서재에 침입했고, 백작님께 발각되었겠죠. 그리고 우발적으로… 혹은 계획적으로 백작님을 살해했습니다. 그리고는 유언장을 없애고, 밀실 트릭으로 범행을 은폐하려 한 겁니다.

**데미안:** (떨리는 목소리로) 말도 안 돼! 근거 없는 추측일 뿐이야!

**이안:** 근거는 있습니다. 당신의 발자국이 다른 사람의 발자국보다 유독 문 근처에 많이 남아 있었죠. 마치 서성인 것처럼. 그리고… 당신의 옷깃에 아주 희미하게, 타고 남은 실 조각 같은 것이 묻어 있습니다. 이 서재에서 발견된 그을음 자국과 동일한 종류의…

[데미안의 얼굴은 이미 백지장이 되어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안:** 그리고 이 트릭은, 백작님이 쓰시던 책 중 하나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을 겁니다. ‘마법사의 비술과 기묘한 장치들’이라는 책 말이죠. 저는 어릴 적 백작님 서재에서 그 책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그 책에는 얇은 실을 이용해 문을 잠그는 오래된 트릭에 대한 묘사가 있었죠. 백작님은 당신이 그 책에 관심을 가졌던 것을 기억하셨을 겁니다.

[데미안은 무너져 내리듯 주저앉았다. 그의 얼굴은 절망과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레이엄 경비대장이 다가와 데미안의 어깨를 잡았다.]

**그레이엄:** 데미안 경, 당신을 루카스 백작님 살해 혐의로 체포합니다.

[데미안은 발버둥 치며 소리쳤지만, 그의 외침은 이미 힘을 잃었다. 서재는 다시 침묵에 잠겼다. 이안은 창밖의 아침 햇살을 바라보았다. 또 하나의 사건이 해결되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전생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이안:** (독백) 이세계의 마나조차, 인간의 어둠을 완전히 지워내진 못하는군. 아니, 어쩌면 더 깊어지고 있는지도 모르지.

[장면 5: 서재 창밖, 아침 햇살]

[아침 햇살이 서재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이안은 조용히 창밖을 응시한다. 도시의 풍경은 어제와 다름없지만, 한 영혼은 영원히 침묵했고, 다른 영혼은 파멸을 맞았다.]

[이안의 눈동자에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간다. 전생의 기억, 현생의 임무, 그리고 이세계의 비밀.]

**이안:** (나직하게) 다음은… 어떤 퍼즐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화면 페이드 아웃]
[에피소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