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협 (신선) 연재 웹소설의 첫 번째 챕터

핏, 핏, 핏!

천무진의 입에서 쏟아지는 것은 더 이상 피가 아니었다. 찢어지고 너덜거린 육신 속에서 마지막 남은 생명력마저 붉은 포말이 되어 터져 나왔다. 그의 시선은 아득히 멀어지는, 저 위에서 자신을 내려다보던 하나의 그림자를 향하고 있었다. 그 그림자는 한때 그가 ‘친구’이자 ‘형제’라 불렀던 자였다.

“사마륜…!”

목에서 터져 나오는 것은 신음인지 울부짖음인지 알 수 없었다. 단전은 산산조각 났고, 영맥은 끊어졌으며, 영혼마저 찢겨나가는 고통이 온몸을 휘감았다. 저 밑바닥 없는 심연으로 추락하는 동안, 그 고통은 마치 수천 개의 칼날이 동시에 살점을 파고드는 듯했다.

수백 년간 쌓아 올린 그의 모든 것이, 단 한순간에 허물어졌다.

‘왜… 왜 나에게…!’

가슴을 쥐어뜯는 의문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사마륜은, 그와 함께 무수히 많은 시련을 넘고 생사를 넘나들었던 유일한 벗이었다. 천무진이 위험에 처했을 때 기꺼이 자신의 등을 내어주었고, 천무진이 좌절했을 때 기꺼이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워주었다. 그를 의심한다는 것은, 스스로의 심장을 도려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 모든 기억이 잔혹한 가면극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 * *

“하하하! 무진아, 오늘만큼은 마음껏 마시자꾸나! 우리 형제, 드디어 선문 최고의 영약을 손에 넣었으니 말이다!”

만 년에 한 번 피어나는 ‘천화영단(天花靈丹)’을 얻어 돌아온 날이었다. 서문(仙門) 전체가 떠들썩했고, 그중에서도 가장 기뻐했던 것은 사마륜이었다. 그는 무진의 어깨를 껴안고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동안 네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내가 모를 리 있느냐? 이제 이 영단으로 너의 영맥은 더욱 견고해질 것이고, 진정한 도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아,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구나!”

그의 눈은 진심으로 빛나고 있었다. 천무진은 친구의 진심에 감동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보다도 더 자신을 위하는 듯한 사마륜의 모습에, 세상 모든 시름이 녹아내리는 듯했다.

그날 밤, 사마륜은 직접 빚은 술이라며 영주(靈酒)를 건넸다. 은은한 향과 함께 그의 깊은 우정이 담긴 술이었다. 천무진은 아무런 의심 없이 잔을 비웠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것이 바뀌었다.

몸속에서 불길이 치솟는 듯한 고통과 함께 온몸의 힘이 빠져나갔다. 사마륜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고, 차가운 냉기가 맴돌기 시작했다.

“미안하다, 친구여. 허나 너의 모든 것은 이제 나의 것이 될 것이다.”

그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 기운이 천무진의 단전을 꿰뚫었다. 비명조차 지를 수 없는 엄청난 고통 속에서 천무진은 쓰러졌다. 사마륜은 천무진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속삭였다.

“너는 너무나 재능이 뛰어났다. 너무나 순수했고, 너무나 강했다. 네가 있는 한, 나는 결코 빛날 수 없었다. 천화영단? 그것은 네가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것이었다. 너의 모든 것을 흡수하여, 나는 이 선계의 가장 높은 곳에 설 것이다!”

그의 손은 주저함 없이 천무진의 단전을 파괴하고 영맥을 찢어 발겼다. 영단은 사마륜의 손으로 넘어갔고, 천무진의 마지막 남은 정신력은 그 모든 것을 생생히 기억하며 암흑 속으로 끌려 내려갔다.

* * *

추락은 끝이 없었다. 차가운 공기는 살을 에는 듯했고, 온몸의 뼈마디는 비명조차 지를 수 없을 만큼 부서졌다. 어디쯤에서 떨어지는 것일까? 이 선계의 가장 깊은 나락일까?

마침내, 끝이 보였다. 거대한 충격과 함께 몸이 바닥에 처박혔다. 으스러진 뼈들이 비명을 질렀고, 피가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차가운 대지가 그의 체온을 집어삼켰다.

이곳은…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지배하는 공간이었다. 사방은 검은 기운으로 뒤덮여 있었고, 썩은 흙냄새와 함께 섬뜩한 냉기가 심장을 얼렸다.

‘끝인가… 이렇게 허무하게…?’

숨을 쉬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다.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의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어린 시절, 사마륜과 함께 수련하며 미래를 꿈꾸던 빛나는 순간들. 그 모든 것이 이제는 독으로 변해 그의 정신을 잠식했다.

그는 믿었다. 굳건히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그를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젠장…!”

갈라진 목소리가 겨우 터져 나왔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었다. 이대로 모든 것을 놓아버릴 수는 없었다. 사마륜의 비웃음이 귓가에 맴도는 듯했다.

‘복수…!’

오직 그 단어만이 그의 뇌리를 찢고 들어왔다. 그의 몸이 찢기고 영혼이 파괴되어도, 그 단어는 생생하게 타올랐다.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고통은 여전했지만, 그 고통 위에 복수의 불꽃이 덧씌워졌다.

“사마륜… 네놈에게… 내가 당한 고통의… 천 배, 만 배를… 갚아주마…!”

그의 눈은 피로 물들었지만, 그 안에 꺼지지 않는 광기가 서렸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는 생에 대한 마지막 집착과 증오로 다시 눈을 떴다.

그때였다.

차가운 땅바닥에서 미세한 떨림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의 단전이 파괴된, 텅 비어버린 공간에서 기이한 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검은 기운이 휘몰아치는 이 심연 속에서, 마치 길을 잃은 영혼처럼 희미하게 빛나는 그것은, 거대한 어둠 속에 홀로 피어난 작은 불꽃 같았다.

그 빛은 점차 강해지며 천무진의 온몸을 휘감았다. 고통은 여전했지만, 빛이 닿는 곳마다 찢겨진 영맥이 미세하게 꿈틀거리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살고 싶으냐?…>

머릿속에서 낯선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깊고, 오래되었으며, 세상의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 음성이었다. 천무진은 눈을 감았다.

‘살고 싶다…!’

그의 내면에서부터 간절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죽어서는 안 된다. 이대로 무너져서는 안 된다. 사마륜에게 모든 것을 되갚아주기 전까지는.

<…그렇다면, 받아들여라… 나의 힘을… 나의 분노를… 그리고 나의 고통을…>

빛은 더욱 강렬해졌다. 그리고 그 빛 속에서, 마치 오래된 심장이 다시 뛰는 듯한 쿵, 쿵, 하는 묵직한 울림이 천무진의 몸속 깊은 곳에서부터 퍼져 나왔다. 파괴된 단전의 자리에, 차가운 어둠 속에서 피어난 새로운 생명처럼, 무언가가 태동하고 있었다.

그것은 더 이상 선문의 평범한 영력과는 다른 것이었다. 찢겨진 영혼의 조각들과, 지옥 같은 증오가 뒤섞인, 혼돈의 기운이었다.

천무진은 이를 악물었다. 이 힘이 어떤 대가를 요구할지 알 수 없었다. 그의 영혼을 좀먹을지, 그를 괴물로 만들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내가 괴물이 된다 한들… 이 나락에서 벗어나… 네놈의 목을 조르는 날까지… 결코 죽지 않으리라… 사마륜…!’

그의 눈빛이 다시 한번 이글거렸다. 깊은 심연 속에서, 복수를 위한 새로운 삶이 시작되고 있었다.

* * *

(2화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