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 액션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31화: 깊은 곳의 그림자, 붉은 눈의 각성**

어둠은 끈적했고, 공기는 마치 수천 년 동안 썩어온 듯한 곰팡내와 희미한 오존, 그리고 알 수 없는 철컥거리는 기계음이 뒤섞여 있었다. 놈들이 가까스로 뚫고 들어온 마지막 마법 장벽 너머의 공간은 차라리 아득한 심연에 가까웠다. 진우의 헬멧 라이트가 닿는 곳마다, 거대한 종유석처럼 늘어진 케이블과 알 수 없는 금속 구조물들이 기괴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낡고 거대한 파이프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천장을 가로질렀고, 그 사이에서 간간이 새어 나오는 푸른 빛은 마치 죽어가는 별의 섬광 같았다.

“젠장, 민준. 여기가 진짜 ‘그곳’이라고? 설마 우리 엘리트 마법학교 지하에 이런 게 숨겨져 있었다니…” 세라피나의 목소리는 평소의 호들갑스러운 톤 대신, 숨을 죽인 듯 낮고 불안했다. 그녀의 지팡이 끝에서 희미한 마법의 빛이 피어올라 주변을 더듬었다.

민준은 허리에 찬 마력 탐지기를 든 채 고개를 저었다. “내 예측이 맞는다면, 이건 단순한 유적이 아니야. 고대 아케인 문명의 봉인 마법과 현대 마법의 동력원이 기형적으로 얽혀 있어. 게다가… 이 에너지 반응은 처음 봐.” 그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미세하게 떨리는 손끝이 그의 긴장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탐지기의 바늘은 광기 어린 춤을 추듯 끊임없이 솟구쳤다.

진우는 조용히 주변을 살폈다. 그의 손은 무의식중에 허리춤의 공간 포켓에 저장된 자신의 메카, ‘천둥매’의 활성화 크리스탈을 만지고 있었다. 이곳의 공기는 어딘가… ‘잘못’ 되어 있었다. 피부가 따끔거리고,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무언가가 자신들을 응시하는 듯한 불쾌한 감각이 온몸을 휘감았다.

“진동이… 느껴져.” 진우가 중얼거렸다. 발밑의 차가운 금속 바닥에서 미세한 떨림이 올라왔다. 흡사 거대한 심장이 뛰는 듯한 규칙적인 고동이었다.

쿵. 쿵. 쿵.

처음엔 미약했던 진동이 점차 강해졌다. 동시에 거대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던 파이프들과 금속 구조물들이 불규칙적으로 깜빡이기 시작했다. 푸른 빛은 붉은 빛으로 변해갔고, 곧이어 쇠사슬이 긁히는 듯한 소름 끼치는 금속음이 메아리쳤다.

“이건… 깨어나고 있어.” 민준이 굳은 표정으로 탐지기를 쳐다보며 말했다. “에너지 반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폭되고 있어! 봉인이 풀리고 있는 건가?!”

바로 그 순간,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거대한 형체가 어둠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한 공간의 중앙, 지름 수십 미터에 달하는 원형 구덩이 위에서, 그것은 마치 오랜 잠에서 깨어나는 듯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금속과 유기체가 뒤섞인 듯한 기괴한 형상이었다. 끔찍하게 뒤틀린 촉수들이 얽혀 거대한 기둥을 이루고 있었고, 그 표면은 마치 살아있는 근육처럼 불규칙하게 수축하고 이완했다. 파이프와 케이블들이 그 형체에 달라붙어 마치 피를 공급하는 혈관처럼 보였다.

그리고… 빛이 터져 나왔다.

**콰아앙!**

수많은 파이프와 연결된 케이블들이 끊어지며 불꽃과 함께 폭발했다. 그와 동시에, 거대한 형체의 한가운데에서 섬뜩하리만큼 선명한 붉은색 눈동자가 천천히 열렸다. 마치 수만 년 동안 감겨 있던 눈꺼풀이 마침내 들어 올려지는 것 같았다. 그 붉은 눈은 세 명의 침입자를 정확히 응시했다.

그것은 단순히 눈이 아니었다. 존재 그 자체였다.
진우의 뇌리에 끔찍한 이미지가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다. 고대의 비명이, 절망이, 그리고 끝없는 갈증이 붉은 눈동자 너머에서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

**[너희는… 침범했다.]**

목소리가 아니었다. 직접 뇌리에 울리는, 차갑고 건조한 전언이었다.

“젠장, 물러서! 모두 도망쳐!” 세라피나가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지팡이 끝에서 격렬한 마법 구슬이 날아갔지만, 붉은 눈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거대한 촉수 하나가 마치 채찍처럼 맹렬하게 휘둘러져 마법 구슬을 간단히 쳐내버렸다.

“안 돼! 저건 물리적인 공격이 통하는 존재가 아니야! 저건… 마나를 흡수하고 있어!” 민준이 비틀거리며 외쳤다. 그의 탐지기가 미친 듯이 삐걱거렸다. “학교 전체의 마나 흐름이 불안정해지고 있어! 저놈이 학교의 마력 심장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그것의 정체, 학교 지하에 숨겨진 금기—그것은 단순한 괴물이 아니었다. 거대한 마력 흡수체, 혹은 그 이상이었다. 오래전 고대 문명이 만들려 했던 ‘궁극의 마력 동력원’이 폭주하여 살아있는 재앙이 된 것, 아니면… 마력을 먹어치우는 새로운 생명체였다.

“젠장… 여기서 끝낼 순 없어!”

진우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그의 손에 들린 활성화 크리스탈이 맹렬하게 빛났다.
“천둥매, 기동!”

**쉬이이이잉!**

공간이 일그러지며 거대한 균열이 갈라졌다. 그 균열 속에서 번개와 같은 섬광과 함께 진우의 퍼스널 메카, ‘천둥매’가 굉음을 내며 지상으로 솟구쳐 올랐다. 매끄러운 은빛 합금으로 이루어진 기체는 푸른색 아케인 룬이 새겨져 신비로운 빛을 발했고, 날렵한 팔과 다리는 어떤 지형에서든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전투용 바이저 너머의 두 눈은 붉은 섬광을 뿜어냈다.

**쿠구구궁!**

천둥매가 착지하는 순간, 강철 발바닥 아래의 바닥이 거세게 울렸다. 붉은 눈의 괴물, ‘금단의 심장’은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천둥매를 응시했다. 그 거대한 붉은 눈동자 속에서, 진우는 자신을 향한 무한한 증오와 함께, 오랜 시간 굶주렸던 존재의 집착을 느꼈다.

**[건방진… 피조물.]**

다시 뇌리를 꿰뚫는 음성. 금단의 심장의 촉수들이 한꺼번에 들썩이며 천둥매를 향해 맹렬하게 돌진했다. 거대한 금속 파이프와 유기체가 뒤섞인 촉수들은 굉음을 내며 진우의 메카를 휘감으려 했다.

“네놈에게 잡힐 성싶으냐!”

진우는 조종석 안에서 재빨리 조작간을 움직였다. 천둥매의 후방 제트 엔진에서 푸른 불꽃이 뿜어져 나오며 기체가 폭발적인 가속도로 회피 기동했다. **슈우우웅!** 촉수들이 진우가 서 있던 자리를 거세게 강타하며 바닥을 박살냈다.

“민준! 저놈의 약점은 없어? 마나 흡수를 막을 방법은?” 진우가 급박하게 외쳤다.

“저놈은… 마력을 생명 에너지로 삼고 있어! 마력 공급원을 끊거나, 아니면… 저놈이 흡수하는 것보다 더 많은 마력을 퍼부어서 과부하를 일으켜야 해! 하지만 그건 사실상 자살 행위야!” 민준의 목소리는 절망적이었다.

바로 그때, 금단의 심장이 다시 한번 몸을 뒤틀더니, 그 거대한 몸체 중앙에서 붉은빛 에너지가 응축되기 시작했다. **위이이잉!** 주변의 파이프들이 진동하다 못해 휘어지고, 금속 조각들이 비 오듯 떨어져 내렸다.

“젠장, 놈이 마나 폭발을 준비하고 있어! 범위가 너무 넓어! 피할 수 없어!” 세라피나가 자신의 지팡이로 방어막을 쳐보려 했지만, 그녀의 마나가 순식간에 빨려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진우는 이를 악물었다. 천둥매의 팔에 장착된 아크 블레이드가 번개처럼 펼쳐졌다. “물러서, 세라피나! 민준! 내가 시간을 번다!”

**쿠구구구궁!**

금단의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거대한 붉은 에너지 파동이 공간을 집어삼키려 했다. 진우는 천둥매를 앞으로 내세웠다. 기체 전면의 방어막 제너레이터가 한계까지 작동하며 푸른 빛을 뿜어냈지만, 붉은 에너지의 압도적인 힘에 밀려 지지직거렸다.

**끼이이이잉- 쾅!**

방어막이 파괴되는 순간, 천둥매는 거대한 충격을 받고 수십 미터 뒤로 밀려났다. 기체 곳곳에서 스파크가 튀고 경고음이 울렸다.

“진우! 괜찮아?!” 세라피나가 비명을 질렀다.

“젠장… 놈이 진화하고 있어! 학교 전체의 마나가 빨려 들어가고 있다고!” 민준이 패닉에 빠진 목소리로 외쳤다. “초당 흡수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곧 학교의 마나 코어가 마르게 될 거야! 그러면… 모든 마법 장치가 정지하고, 최악의 경우엔 학교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어!”

진우의 조종석 스크린이 경고음과 함께 붉게 번쩍였다. 그의 눈앞에 나타난 금단의 심장은 이전보다 훨씬 거대해져 있었다. 몸체에 수백 개의 작은 붉은 눈들이 동시에 떠오르더니, 그 눈들이 일제히 천둥매를 향했다.

그리고 그 순간, 금단의 심장의 거대한 코어에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거대한 촉수 하나가 끔찍한 소리를 내며 솟아올랐다. 그것은 마치 용의 머리처럼 생긴 거대한 파괴의 병기였다. 강력한 마력으로 번뜩이는 그것은, 마치 먹이를 노리는 뱀처럼 천둥매를 향해 맹렬한 속도로 돌진해왔다.

“젠장… 여기서 끝낼 순 없어!” 진우의 입술 사이로 피가 새어 나왔다.

**[다음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