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흑영의 맹세
**장르:** 대체 역사물, 처절한 복수극
**줄거리:**
가상의 왕국 ‘해온’의 영웅이자 천재적인 전략가 이진은 어린 시절부터 형제처럼 지내온 벗, 김우현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고 죽음의 문턱에 이른다. 조국은 무너지고, 충성했던 국왕은 시해당하며, 이진은 역적으로 몰려 버려진다. 그러나 그는 지옥 같은 고통 속에서 살아남아, 처절한 복수만을 위해 살아가는 ‘흑영’으로 다시 태어난다. 피와 눈물, 그리고 절망으로 얼룩진 과거를 되갚기 위해, 흑영은 멸망한 줄 알았던 해온 왕국의 수도, 경성에 돌아온다. 그곳에서 그는 권력의 정점에 선 배신자 김우현과 그를 둘러싼 부패한 세력들을 향해 칼날을 갈기 시작한다. 단 한 번의 자비도 없는, 숨 막히는 복수의 서막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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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 **이진 (李振) / 흑영 (黑影):**
* **과거:** 해온 왕국의 젊은 영웅이자 천재적인 전략가. 지혜롭고 충성스러우며, 의리와 정의를 중시했다. 동료들에게는 존경받고 백성들에게는 사랑받았다. 김우현을 친형제처럼 믿고 따랐다.
* **현재 (흑영):**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복수귀. 온몸에 상처를 새기고, 냉혹한 지략과 무시무시한 무력을 겸비한 그림자 같은 존재가 되었다. 그의 심장은 오직 복수만을 위해 뛰며, 표정은 언제나 얼음처럼 차갑다.
* **김우현 (金宇玄):**
* 이진의 오랜 벗이자 동료 장군. 겉으로는 겸손하고 충성스러워 보였으나, 내면에는 지독한 야망과 이진에 대한 열등감을 품고 있었다. 이진을 배신하고 왕국의 권력을 손에 넣어 현재는 대원수(大元帥)의 자리에 올랐다. 권력에 대한 집착이 강하며,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잔혹한 짓도 서슴지 않는다.
* **하연 (河姸):**
* 해온 왕국의 옛 정보 조직 ‘청월루(靑月樓)’의 잔당 중 한 명. 뛰어난 정보력과 통찰력을 지녔으며, 위장과 침투의 달인이다. 과거 왕실에 충성했던 가문 출신으로, 김우현에게 원한을 품고 흑영의 복수를 돕게 된다. 겉으로는 차갑고 현실적이지만, 내면에는 뜨거운 정의감을 품고 있다.
* **노사부 (老師傅):**
* 흑영을 구원하고 새로운 무예와 지식을 전수한 의문의 노인. 심산유곡에 은거하며 세상의 이치와 무예의 극치를 터득한 현자. 흑영의 스승이자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준다.
* **폐하 (陛下):**
* 해온 왕국의 현명하고 자비로운 선왕. 이진과 김우현을 아꼈으나, 김우현의 배신으로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 이진의 복수심을 불태우는 핵심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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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낙화(落花)의 기억**
**[장면 1] 프롤로그: 푸른 초원의 맹세 (과거 – 플래시백)**
* **배경:** 해온 왕국의 수도 경성 외곽, 푸른 초원.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는 평화로운 풍경.
* **등장인물:** 어린 이진 (10세), 어린 김우현 (10세).
* **스토리보드:**
* **컷 1:** (와이드 샷) 드넓게 펼쳐진 푸른 초원 위, 작은 언덕에 두 아이가 앉아있다. 바람에 풀들이 흔들리고, 저 멀리 경성 성벽이 아득히 보인다.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 화면 상단에 ‘십 년 전…’이라는 자막이 뜬다.
* **컷 2:** (클로즈업) 어린 이진과 어린 김우현이 서로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고 있다. 이진이 들꽃으로 만든 화관을 우현에게 씌워준다. 우현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화관을 받아 쓴다.
* **컷 3:** (바스트 샷) 이진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하늘을 가리킨다. “우리가 해온을 지키는 두 기둥이 되는 거야!” 우현도 고개를 끄덕이며 굳건히 맹세하듯 이진의 손을 잡는다.
* **컷 4:** (몽타주, 빠른 전환)
* 어린 이진과 우현이 함께 목검을 휘두르며 훈련하는 모습.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도 즐거운 표정. 경쟁하듯 서로를 격려한다.
* 책상에 마주 앉아 붓글씨를 쓰거나 병법서를 탐독하는 모습. 복잡한 지도를 펼쳐놓고 서로 논쟁하며 웃기도 한다.
* 성년이 된 이진과 우현이 병사들을 지휘하며 훈련하는 모습. 늠름하고 당당한 두 장군의 모습이 교차된다. 병사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른다.
* 폐하 앞에서 함께 무릎 꿇고 충성을 맹세하는 모습. 폐하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축복하듯 손을 내민다.
* **컷 5:** (클로즈업) 성년의 이진과 우현이 전장에서 서로의 등을 맞대고 웃고 있다. 수많은 적군을 물리친 후의 벅찬 승리의 환호성이 배경에 깔린다. 이진의 눈빛에는 우현에 대한 깊은 신뢰와 우애가 가득하다.
* **대사 (이진의 내레이션 – 성인 목소리):**
(부드럽고 회상에 잠긴 목소리)
“그 시절, 우리는 같은 꿈을 꾸었다. 해온의 영광을 위해, 백성의 평안을 위해… 세상 그 어떤 것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으리라 믿었지. 너와 나의 맹세는, 저 푸른 하늘 아래 영원할 줄 알았다…”
**[장면 2] 전운(戰雲): 피로 물든 어둠의 그림자 (현재 – 전환)**
* **배경:** 경성 왕궁, 비상 군사 회의실.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 창밖으로는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보인다.
* **등장인물:** 폐하 (병색이 완연하다), 이진 (절도 있는 장군의 모습), 김우현 (차분하지만 어딘가 야심이 느껴지는 표정), 대신들.
* **스토리보드:**
* **컷 1:** (와이드 샷) 회의실 전체를 비춘다. 중앙에는 거대한 지도 탁자가 놓여있고, 주변으로 대신들과 장군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서 있다. 공기마저 무겁게 가라앉아 숨쉬기조차 버겁다.
* **컷 2:** (클로즈업) 지도 위에 북방 오랑캐들의 진격로가 붉은 선으로 표시되어 있다. 국경 지대의 마을들이 불타는 그림과 함께 ‘함락’이라는 붉은 글씨가 선명하다.
* **컷 3:** (미디엄 샷) 폐하가 용상에 앉아있다. 창백한 얼굴에 깊은 피로감이 역력하다. 마른기침을 옅게 토하며 손으로 입을 가린다. 그의 눈은 깊은 근심으로 가득하다.
* **컷 4:** (클로즈업) 이진의 눈동자. 결의와 비장함이 스쳐 지나가지만, 그 안에는 폐하에 대한 안쓰러움과 나라에 대한 책임감이 엿보인다.
* **컷 5:** (바스트 샷) 이진이 지도를 손가락으로 짚으며 설명한다. 그의 목소리는 차분하지만 단호하다. 그의 등 뒤로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다.
* **컷 6:** (클로즈업) 김우현의 표정. 이진의 설명을 경청하는 듯하지만, 그의 눈빛은 묘하게 빛난다. 그의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을 포착한다. 그의 시선은 이진의 어깨 너머 폐하의 용상을 향한다.
* **대사:**
**대신 1:** “폐하, 북방 오랑캐들이 국경을 넘어 내륙으로 침공해 오고 있습니다! 벌써 서쪽 삼개 마을이 불타고,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듯합니다!”
**대신 2:** “전하! 속히 대응하지 않으시면, 이대로라면 경성마저 위태로울 것입니다! 백성들의 동요가 심상치 않습니다!”
**폐하:** (희미한 목소리, 힘겹게) “짐이… 짐이 너무나 약해졌구나… 이진 장군.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해온의 운명이 그대 어깨에 달려있소.”
**이진:** (단호하게, 무릎을 꿇으며) “폐하. 소신, 이진. 철저한 분석 끝에 한 가지 계책을 올리고자 합니다.”
(이진, 지도 위를 가리키며)
“오랑캐들은 우리의 허를 찌르기 위해 기습적인 속도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는 곧 그들의 보급선이 취약하다는 뜻이옵니다. 소신이 선봉에 서서 적의 주력을 정면에서 압박하고, 우현 장군이 이끄는 별동대가 우측 산악 지대를 우회하여 적의 보급선을 끊는다면, 그들은 고립되어 자멸할 것입니다!”
**김우현:** (미소를 지으며, 즉시 고개를 숙인다) “이진 장군의 계책은 언제나 한 수 위로군. 과연, 빈틈없는 전략이오. 소신, 목숨을 걸고 별동대를 이끌어 폐하의 명에 따르겠나이다! 이진과 함께라면 어떤 적도 두렵지 않습니다!”
**폐하:** (옅게 미소 지으며, 안도하는 듯) “그래… 너희 둘이 함께라면… 짐은 안심할 수 있겠구나. 하늘이 아직 해온을 버리지 않으셨어…”
**이진:** “명을 받잡겠나이다, 폐하!”
**김우현:** “충성을 다하겠나이다, 폐하!”
(두 장군이 동시에 깊이 고개를 숙인다. 우현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그러나 섬뜩한 미소가 스쳐 지나간다. 그의 그림자가 이진을 덮는 듯하다.)
**[장면 3] 피바람 부는 대평원: 배신의 칼날 (전투)**
* **배경:** 국경 지대의 넓은 평원, ‘혈풍평(血風坪)’. 사방이 먼지와 핏빛으로 물든 전쟁터. 하늘은 먹구름으로 뒤덮여 있고,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 **등장인물:** 이진, 해온 군사들, 북방 오랑캐들, 그리고 뒤늦게 등장하는 김우현의 부대 (혹은 등장하지 않음).
* **스토리보드:**
* **컷 1:** (익스트림 와이드 샷) 혈풍평 전체를 보여준다. 수많은 병사들이 뒤엉켜 싸우는 거대한 전장. 흙먼지가 하늘을 뒤덮고, 비가 섞여 핏빛 진흙탕이 되어간다. 해온 군의 깃발이 위태롭게 흔들린다. 천둥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 **컷 2:** (미디엄 샷) 이진이 검을 휘두르며 적군을 베어 넘긴다. 그의 움직임은 빠르고 정확하며, 망설임이 없다. 그의 뒤를 따르는 병사들도 필사적으로 싸운다.
* **컷 3:** (클로즈업) 이진의 얼굴. 빗물과 땀, 그리고 흙먼지로 뒤범벅이 되어 있다. 그의 눈빛은 흔들림 없이 전장을 주시한다. 그의 입술은 굳게 다물려 있다.
* **컷 4:** (몽타주, 점차 빨라지는 전환)
* 이진의 지휘 아래 해온군이 오랑캐들을 밀어붙이는 모습. 전세가 역전되는 듯하다. 해온 병사들의 사기진작 함성이 울려 퍼진다.
* 이진이 손을 들어 신호를 보낸다. (우현 부대가 올 것이라는 신호, 붉은색 연기가 피어오른다.)
* 멀리서 우현 부대의 깃발이 보여야 할 산악 지대를 비춘다. 아무것도 없다. 텅 비어있다. 이진의 신호탄 연기만이 허공에 흩어진다.
* 이진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진다. 불안감이 그의 눈을 스친다. “왜… 아직 오지 않는 것이냐…?”
* **컷 5:** (와이드 샷) 이진이 이끄는 본대가 적들에게 포위되기 시작한다. 오랑캐들이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온다. 병사들의 비명이 전장을 뒤덮는다.
* **컷 6:** (클로즈업) 이진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그는 멀리 산악 지대를 다시 한번 바라본다. 그곳에는 여전히 아무것도 없다. 그의 입술에서 “우현…”이라는 소리가 터져 나올 듯하다. 그의 얼굴에는 깨달음과 함께 절망이 드리운다.
* **컷 7:** (미디엄 샷) 이진이 필사적으로 싸우지만, 수적으로 압도당한다. 병사들이 속속 쓰러진다. 그의 검에 이미 피가 덕지덕지 엉겨 붙어 있다.
* **컷 8:** (슬로우 모션) 이진이 적의 칼에 옆구리를 깊숙이 찔린다. 고통에 찬 신음이 터져 나온다. 그의 검이 빗속에서 힘없이 바닥에 떨어진다.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 **컷 9:** (클로즈업) 이진의 시야가 흐려진다. 그 순간, 멀리 산악 지대에서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물러나는 해온 군의 깃발이 보인다. 그것은 분명 김우현의 부대 깃발이다. 이진의 눈이 충격과 배신감으로 크게 뜨인다. 그의 머릿속에서 우현의 미소와 맹세가 스쳐 지나간다.
* **컷 10:** (익스트림 클로즈업) 이진의 얼굴. 모든 희망이 사라진 절망적인 표정. 빗물이 눈물처럼 그의 얼굴을 타고 흐른다. 그의 입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 **컷 11:** (미디엄 샷) 이진이 쓰러진다. 쓰러지는 그의 시선은 멀리, 불타는 경성 방향을 향한다. 그의 눈앞에 폐하의 자애로운 미소가 스쳐 지나간다. “이진, 너라면… 해온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 **컷 12:** (와이드 샷) 피로 물든 대평원에 쓰러진 수많은 병사들 사이로, 의식을 잃어가는 이진의 모습. 밤이 찾아오고 비는 더욱 거세진다. 천둥 번개가 하늘을 가른다.
* **대사:**
**이진:** (괴로워하며, 피를 토한다) “모두… 후퇴하라! 내가… 시간을 벌겠다!”
**병사 1:** “장군님! 안 됩니다!”
**이진:** (고통스러운 신음) “우현… 어째서… 나를… 폐하를…!”
(멀리 퇴각하는 우현의 깃발을 보고 절규한다.)
**이진:** “김우현!!! 감히…!!! 폐하를…!!! 크아악!!!”
(적의 칼에 맞아 쓰러진다. 그의 눈은 아직 우현의 깃발을 쫓고 있다.)
**이진:** (의식을 잃어가며, 내레이션)
“그것은 단순한 배신이 아니었다. 내 삶을 통째로 부정하는, 지옥의 서막이었다. 나는 그렇게, 내가 지키려 했던 모든 것과 함께, 피와 진흙 속에 버려졌다. 내 조국은… 너의 손에 죽었다.”
**[장면 4] 심연(深淵) 속의 목숨 (생존과 각성)**
* **배경:** 혈풍평의 시체 더미, 그리고 깊은 산속의 은밀한 암자.
* **등장인물:** 이진 (만신창이), 노사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
* **스토리보드:**
* **컷 1:** (와이드 샷) 전장이 끝난 후의 혈풍평. 시체들이 즐비하다. 까마귀 떼가 하늘을 맴돌며 불길한 울음소리를 낸다. 밤이 지나고 새벽이 찾아온다. 빗물에 씻겨나간 시체들의 얼굴이 끔찍하다.
* **컷 2:** (클로즈업) 시체 더미 속에서 미세하게 움직이는 손가락. 그것은 이진의 손이다. 핏자국으로 뒤덮인 그의 손이 힘겹게 땅을 짚는다.
* **컷 3:** (미디엄 샷) 얼굴에 깊은 상처를 입고 피투성이가 된 이진이 간신히 몸을 일으키려 애쓴다. 그의 눈은 이미 희망을 잃은 채 공허하다. 고통스러운 신음소리.
* **컷 4:** (클로즈업) 이진의 시야에 정체불명의 인물들이 나타난다. 그들의 얼굴은 깊은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그중 한 명(노사부)이 주름진 손을 내민다. 그의 손에는 어두운 약초 다발이 들려있다.
* **컷 5:** (몽타주,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빠른 전환)
* 깊은 산속 암자. 이진이 침상에 누워 신음한다. 그의 몸에는 온갖 약초와 붕대가 감겨있다. 노사부가 약초를 다려 먹이며 그의 상처를 치료한다. 이진의 얼굴에는 생기가 돌아오지만, 깊은 흉터가 생긴다.
* 고통스러운 재활 훈련. 절벽에 매달리거나, 거친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이진의 모습. 그의 몸은 점차 강인해진다. 그의 표정은 고통 속에서도 독기를 품기 시작한다.
* 노사부와 이진이 마주 앉아 명상하는 모습. 이진의 정신 또한 단련된다. 그의 내면에서 차가운 기운이 솟아오른다.
* 이진이 새로운 무술을 익히는 모습. 그의 움직임은 과거보다 훨씬 더 절제되고 치명적이다. 낡은 검을 대신해 새로운 검을 손에 든다. 그의 표정은 무표정하고 차갑다. 그의 손놀림은 그림자처럼 빠르다.
*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는 이진. 얼굴의 깊은 흉터가 선명하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지우듯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흉터를 가리는 가면을 만지작거린다. 그의 눈빛은 차가운 복수심으로 가득하다.
* **컷 6:** (클로즈업) 이진이 암벽에 칼로 자신의 새로운 이름, ‘흑영(黑影)’을 새긴다. 칼날이 바위를 긁는 소리가 서늘하게 울려 퍼진다. 새겨진 글자에서 핏빛 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 **컷 7:** (바스트 샷) 흑영이 검은색 도포를 걸치고 산 정상에 서 있다. 석양이 그의 등 뒤를 붉게 물들인다. 그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다. 그는 더 이상 이진이 아니다.
* **대사:**
**이진:** (고통스러운 신음) “살아있는 것이… 고통이로구나…”
**노사부:** (나직한 목소리, 울림이 있다) “삶이 고통인 자에게 죽음은 휴식. 허나, 그 고통의 이유가 짓밟힌 정의라면, 살아남아 되갚는 것 또한 하늘의 뜻이리라. 너의 분노를, 칼날로 삼아라.”
**이진:** (내레이션, 낮은 목소리)
“죽음은 휴식일지언정, 나에게 허락된 것은 고통과 증오뿐이었다. 폐하의 원한, 스러져간 백성들의 비명, 그리고… 그자의 배신. 모든 것을 되갚아 줄 때까지, 나는 잠들 수 없었다. 나는 더 이상 이진이 아니었다. 나는… 흑영이었다. 지옥에서 돌아온 그림자.”
**[장면 5] 그림자, 경성으로 향하다 (귀환의 서막)**
* **배경:** 세월이 흐른 경성. 겉보기에는 화려하고 평화롭지만,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지는 거리. ‘십 년 후…’라는 자막이 화면 하단에 뜬다.
* **등장인물:** 흑영 (변장한 모습), 김우현 (대원수의 모습), 백성들.
* **스토리보드:**
* **컷 1:** (와이드 샷) 경성의 번화가. 과거와는 달라진 화려한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거리는 활기 넘치지만, 어딘가 모르게 억눌린 분위기가 감돈다. 상인들은 물건을 팔고, 사람들은 웃고 있지만, 그 웃음 뒤에는 불안감이 엿보인다. 화려함 속에 감춰진 쇠락의 기운이 느껴진다.
* **컷 2:** (미디엄 샷) 사람들 사이를 묵묵히 걷는 흑영의 뒷모습. 그는 평범한 행상인 복장을 하고 있지만, 그의 걸음걸이와 꼿꼿한 자세는 숨길 수 없는 강인함을 드러낸다. 그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다.
* **컷 3:** (클로즈업) 흑영의 눈동자. 번화한 거리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그의 시선은 날카롭고 예리하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하다.
* **컷 4:** (와이드 샷) 저 멀리서 화려한 대원수 김우현의 행렬이 다가온다. 금색 실로 수놓인 최고급 관복을 입은 김우현은 수십 명의 호위 병사들과 깃발에 둘러싸여 당당하게 말을 타고 있다. 백성들이 고개를 숙이거나, 그를 찬양하는 척 환호한다. 그러나 그들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깃들어 있다.
* **컷 5:** (클로즈업) 흑영이 사람들 틈에 섞여 김우현의 행렬을 바라본다. 그의 시선은 김우현에게 고정된다. 가면 아래 그의 얼굴은 무표정하지만, 그의 눈은 불꽃처럼 타오른다. 살기가 그의 주변을 감도는 듯하다.
* **컷 6:** (바스트 샷) 김우현이 거만한 미소를 지으며 백성들을 향해 손을 흔든다. 그의 얼굴에는 과거의 겸손함 대신 노골적인 권력욕과 오만함이 드러난다. 그의 눈빛은 차갑고 탐욕스럽다.
* **컷 7:** (익스트림 클로즈업) 흑영의 눈동자. 김우현을 향한 지독한 증오와 복수심이 응축되어 있다. 핏빛으로 번뜩인다. 그의 손이 허리춤에 감춰진 칼자루를 무의식적으로 움켜쥔다. 뼈마디가 하얗게 드러난다.
* **컷 8:** (오버 더 숄더 샷) 흑영의 어깨 너머로 멀어지는 김우현의 행렬을 비춘다. 김우현의 화려한 옷차림과 그를 찬양하는 척하는 백성들의 모습이 대비된다. 흑영의 입술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인다.
* **대사:**
**백성 1:** (억지로 밝은 목소리) “대원수 나리께서 납시셨다! 만수무강하시옵소서!”
**백성 2:** (작게 속삭이듯, 두려운 눈빛으로) “쯧쯧… 저 영감이 모든 걸 다 망치고도 저리 뻔뻔하게 활개 치는구나…”
**흑영:** (내레이션, 차갑고 단호한 목소리)
“십 년… 피와 눈물로 얼룩진 세월이었다. 너는 그 세월 동안 모든 것을 빼앗고, 모든 것을 누렸구나. 김우현. 네가 앉은 그 자리는, 내가 피 흘려 지키려 했던 왕의 것이었다. 이제… 모든 것을 돌려받을 시간이다. 네가 쌓아 올린 허망한 탑을, 내가 피로 물들여 무너뜨려 주리라. 너의 가장 소중한 것부터… 하나씩 빼앗아 주마.”
(흑영의 눈빛이 차갑게 번뜩이며, 복수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다. 그의 그림자가 경성 골목으로 스며든다.)
**[엔딩 크레딧]**
(어두운 화면 위로 흑영의 가면과 검의 실루엣이 나타난다. 강렬하고 비장한 음악이 흐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