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오페라 라이트 노벨의 흥미진진한 챕터

**망각의 별에서**

몸이 삐걱거렸다. 낡은 금속 침대 스프링이 부서질 듯 신음했고, 등에는 녹슨 파이프의 차가운 감촉이 선명했다. 라엘은 간신히 눈을 떴다. 칙칙한 격납고 깊숙이 자리한, 간이 숙소라고 부르기 민망한 공간이었다. 기름때와 먼지, 그리고 희미하게 퍼지는 금속 냄새가 이곳의 주인이 누구인지 명확히 알려주었다. 그는 한때 ‘세라핌’의 함장이었다. 은하계 변경을 탐사하며 수많은 위업을 쌓고, 누구보다 자유롭고 자랑스럽게 별들 사이를 누비던 사나이. 이제는 망각의 별, 이름조차 없는 소행성 깊숙한 곳에 숨어 상처를 핥는 처지였다.

거친 손으로 얼굴을 쓸어 올렸다. 뺨을 가로지르는 흉터가 손끝에 까칠하게 걸렸다. 그건 단순한 상처가 아니었다. 핏빛으로 아로새겨진 배신의 증거였다. 라엘의 눈은 아직도 그날의 잔상에 갇혀 있었다.

— *미안하다, 라엘.*

귓가에 울리는 목소리는 마치 비웃음처럼 들렸다. 그 순간, 푸른색 에너지 장막이 라엘의 함선 ‘세라핌’의 브릿지를 덮쳤다. 눈앞에서, 믿었던 친구의 손에 의해 동료들이 찢겨져 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의 조함사, 용감한 항해사, 그리고 웃는 얼굴이 영원히 기억될 통신병까지. 모두가 파편이 되어 우주로 흩어졌다.

— *하지만… 이젠 내 세상이야.*

카엘렌, 네가 그렇게 말했다. 천진난만한 미소 뒤에 숨겨진 악의를 알아차리지 못했던 건 순진했던 자신이었다. 라엘은 간신히 파손된 비상 탈출정을 조종해 그 지옥에서 벗어났다. 그의 눈앞에서 ‘세라핌’은 거대한 불꽃과 함께 산산조각 났다. 영광스러웠던 그의 함선이, 그의 모든 것이, 카엘렌의 손에 의해 사라졌다. 그날 이후, 라엘의 심장은 차갑게 굳어버렸다.

“함장님, 상태는 좀 어떠십니까?”

나지막한 목소리가 정적을 깼다. 작은 홀로그램 프로젝터에서 푸른빛을 발하는 작은 구체가 떠올랐다. 라엘의 유일한 동반자, 인공지능 ‘시리우스’였다. 시리우스는 라엘이 위급 상황에서 겨우 건져낸 유일한 조각이었다.

“견딜 만해.”

라엘은 쉰 목소리로 답하며 몸을 일으켰다. 침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발밑에 깔린 차가운 금속 바닥이 현실을 일깨웠다. 격납고 한가운데에는 뼈대만 남은 낡은 전투기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행성 간 무역선에서 겨우 건져낸 고물이었다. 라엘은 몇 달째 저 전투기에 매달려 있었다. 망가진 엔진을 수리하고, 부서진 날개를 용접하고, 거의 모든 부품을 직접 조립하며 생명을 불어넣고 있었다.

“오늘 예상 작업량은 98% 달성했습니다. 주 엔진의 출력 조절기가 완전히 재조립되었고, 보조 동력원의 효율은 70%까지 복구되었습니다. 이 속도라면 닷새 안에 비행 테스트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리우스의 보고는 언제나처럼 정확하고 군더더기가 없었다. 라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카엘렌. 그가 세운 거대한 ‘신성 제국’이라는 이름의 폭압적인 권력을 무너뜨리고, 그 심장을 꿰뚫어 버리는 것. 친구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었지만, 그 상실감은 이제 거대한 증오의 연료가 되어 불타오르고 있었다.

“남은 부품 리스트는? 특히 장거리 은닉 점프 드라이브와 교란 장치.”

“목록은 업데이트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암시장에서 해당 부품들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겁니다. 함장님의 현상금은 여전히 높은 상태이며, 제국의 감시망은 이전보다 훨씬 촘촘합니다.”

시리우스의 목소리에는 미약한 염려가 깃들어 있었다. 라엘은 비릿하게 웃었다.

“걱정 마. 내가 직접 나설 필요는 없을 테니.”

라엘의 시선은 낡은 전투기의 조종석에 닿았다. 검은색으로 도색된 날렵한 동체는 이제 그의 새로운 그림자이자 무기였다. 그의 손에 들린 렌치가 낡은 금속에 부딪히며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시리우스, 이 근방에서 움직이는 운송선 중에… 제국과 연관은 없지만, 충분히 탐욕스러운 녀석들을 찾아.”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필터링 조건 입력 중… 유사한 활동 패턴을 보이는 선박 3개를 확인했습니다. 가장 적합한 것은 ‘붉은 혜성’ 호입니다. 선장은 과거 제국에 불만을 품은 이력이 있으며, 대담하고… 탐욕스럽습니다.”

라엘은 렌치를 허리에 차고는 조종석으로 향했다. 좁은 공간에 몸을 밀어 넣자 익숙한 조작 패널이 손끝에 닿았다. 아직 완벽하진 않았지만, 이 고철덩어리는 곧 그의 날개가 될 터였다.

“좋아, ‘붉은 혜성’ 호의 위치를 파악하고… 최대한 은밀하게 접촉해. 나는 카엘렌의 모든 것을 부술 거야. 그가 나에게서 빼앗아 간 모든 것들을, 수십 배로 돌려줄 때까지는 멈추지 않아.”

그의 눈빛은 더 이상 방황하지 않았다. 차갑게 가라앉은 심연 속에서, 복수의 불꽃이 섬뜩하게 일렁였다. 낡은 전투기의 엔진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희미하게 빛났다. 망각의 별, 그 어둠 속에서 마침내 라엘의 복수극이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