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 영겁의 잔영

“정복자 호”가 심우주의 검은 심연을 가르고 있었다. 그곳은 지도에도 없는 미지의 영역, 오직 인간의 호기심만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깊은 끝이었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서, 우리는 그것을 발견했다.

투명한 특수 합금으로 된 격리실 안에, 그것은 마치 거대한 알처럼 떠 있었다. 완벽한 구형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비정형적인 덩어리도 아니었다. 짙은 옥색과 검은색이 뱀처럼 뒤엉켜 부드러운 곡선을 그렸고, 표면은 흡사 물결치듯 미묘하게 움직이는 듯 보였다. 내부는 온통 알 수 없는 빛으로 가득 차 있어, 마치 우주의 비밀을 품고 있는 심장 같았다.

함장 서진호는 팔짱을 낀 채 그것을 응시했다. 그의 미간에는 깊은 주름이 패어 있었다.
“분석 결과는 여전히 ‘알 수 없음’ 뿐인가, 이 박사?”

수석 연구원 이아린은 신경질적으로 머리카락을 쓸어 올렸다. 그녀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네, 함장님. 모든 프로토콜을 다 써봤지만, 재래식 센서로는 아무것도 측정되지 않습니다. 에너지 반응도, 물질 구성도, 방사능 수치도, 하다못해 시간-공간 왜곡 현상조차 감지되지 않아요. 이 유물은… 이 우주의 물질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우주의 물질이 아니라?” 부함장 겸 조종사 박준영이 냉소적으로 말했다. “그럼 어떤 우주의 물질이라는 겁니까? 차원 이동이라도 한 겁니까?”
“확언할 수는 없지만…” 아린의 목소리가 뚝 끊겼다. 격리실 안의 유물이 아주 미미하게, 마치 심장이 고동치듯 맥동했다. 그 순간, 함교의 메인 스크린에 경고음이 울렸다.

「경고! 주 동력 시스템, 미세한 불안정 감지!」

기관장 김철우가 마른침을 삼키며 보고했다.
“함장님, 유물을 가져온 이후로 계속 이럽니다. 미약하지만 꾸준히 에너지 코어에 부담을 주고 있어요. 대체 녀석이 뭘 빨아먹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흡수?” 진호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이 박사, 유물의 표면에서 에너지 흡수 징후는 없었나?”
“전혀요! 오히려 주변의 마이크로 플라즈마 입자들이 유물에 의해 ‘밀려나는’ 현상만 관측될 뿐입니다.” 아린은 혼란스러움에 미간을 찌푸렸다. “마치 주변 공간을 자체적인 에너지로 채우고 있는 것 같아요.”

그때, 통신 담당 최수현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다.
“함장님! 미약하지만… 미지의 주파수가 감지됩니다! 어떤 통신 프로토콜과도 일치하지 않는… 파동 같은 겁니다.”

“파동?” 준영이 미심쩍게 물었다. “외계 생명체의 신호인가?”
“아뇨… 그냥… ‘느낌’ 같은 거예요.” 수현은 자신의 이마를 짚었다. “머릿속이 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명확한 신호는 아닌데, 계속 제게 말을 거는 것 같아요.”

진호는 수현의 상태를 살폈다. 그녀는 평소에도 감각이 예민했지만, 지금은 거의 환각에 가까운 증상을 보이는 듯했다.
“최 대원, 무리하지 마라. 격리실 근처는 당분간 접근 금지다.”

하지만 수현은 이미 유물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유물의 옥색 부분에서 뿜어져 나오는 희미한 빛이 그녀의 눈동자에 반사되었다. 그녀의 표정이 경이로움으로 물들었다.
“아니에요… 이건 위험한 게 아니에요. 오히려… 절 부르는 것 같아요. 저 안의… ‘기운’이…”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격리실 안의 유물이 한 번 더 강하게 맥동했다. 이번에는 함교 전체가 흔들릴 정도였다. 메인 스크린의 경고음이 더욱 격렬해졌다.

「경고! 주 동력 시스템, 임계점 근접! 시스템 오버로드 위험!」
「함선 외벽, 미세 균열 감지!」

철우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말도 안 돼! 이렇게 심할 리가!”
아린은 급히 유물 쪽으로 달려갔다. “함장님! 유물의 파장이 갑자기 증폭되고 있습니다! 미지의 에너지가 격리장을 뚫고 있어요!”

“모든 인원, 격리실에서 떨어져!” 진호가 소리쳤다. “에너지 실드 최대로 올려! 유물을 우주 밖으로 방출 준비!”

“불가능합니다!” 아린이 비명을 질렀다. “유물이 격리장을 역류시키고 있어요! 함선 전체의 에너지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그 순간, 수현이 홀린 듯이 격리실의 통제판으로 다가갔다.
“최 대원! 뭐 하는 건가!” 준영이 그녀를 막기 위해 손을 뻗었지만, 그녀의 움직임이 비정상적으로 빨랐다.
그녀의 손이 통제판에 닿는 순간, 유물에서 섬광이 터져 나왔다. 함교 전체가 눈부신 빛에 잠겼다.

“으악!”
“내 눈!”

번개가 치는 듯한 섬광과 함께, 강력한 진동이 함선을 뒤흔들었다. 모든 시스템이 먹통이 되고, 비상등마저 깜빡이며 꺼졌다. 암흑 속에서 오직 격리실 안의 유물만이 옥색의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빛은 수현을 휘감고 있었다.

“크아아악!” 수현의 비명이 암흑을 갈랐다.
그녀의 몸이 활처럼 휘었다. 비명과 함께 그녀의 몸에서 희미한 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내부에 잠들어 있던 무언가가 깨어나는 듯한 섬뜩한 광경이었다.

“수현!” 진호가 더듬거리며 손전등을 켜 수현을 비췄다.
수현의 눈은 형형하게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눈은 더 이상 평범한 인간의 눈이 아니었다. 푸른빛이 감돌며, 마치 우주의 깊은 곳을 꿰뚫어 보는 듯한 초월적인 기운을 뿜어냈다.

그녀의 몸을 감싸던 빛이 서서히 잦아들었다. 빛이 걷히자, 수현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똑바로 서 있었다. 그녀의 숨소리는 고요했고, 그녀의 얼굴에는 기이한 평온함이 감돌았다.

“최 대원… 괜찮은가?” 진호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수현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유물을 바라봤다. 그리고 유물은, 그녀를 보답하듯, 더욱 강렬한 옥색 빛을 뿜어냈다. 마치 둘 사이에 보이지 않는 끈이 연결된 듯했다.

“함장님…” 수현의 목소리는 이전과 확연히 달랐다. 깊고, 차분했으며, 어딘가 모르게 초월적인 울림이 있었다.
“이것은… 유물이 아닙니다.”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이것은… ‘도(道)’의 정수입니다. 우주의 모든 ‘기(氣)’를 담고 있는… 영겁의 심장입니다.”
그녀는 유물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 유물은 환영하듯 더욱 빛났다.
“그리고, 이것이… 제게… ‘길’을 보여주었습니다.”

진호는 경악했다. 수현은 이전에 들어본 적 없는 고대 무림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길이라니? 무슨 소리인가, 최 대원!”

수현은 유물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그녀의 손끝에서 푸른빛의 섬광이 터져 나왔다. 그 빛은 격리실의 특수 합금벽을 마치 종잇장처럼 뚫고 지나가, 저편의 공간에 정확히 원형의 구멍을 만들어냈다. 날카로운 칼로 베어낸 듯한 완벽한 원이었다.

모두의 입이 떡 벌어졌다. 저건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함장님, 저는 이제… 들을 수 있습니다.” 수현의 시선이 먼 우주를 향했다. “우주 저편에서 들려오는… ‘태동’의 소리를. 그리고… 저 심장의 힘을 통해… 저 소리를 잠재울 ‘방법’도요.”

그녀의 눈빛은 우주 전체를 담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동시에, 알 수 없는 광기가 서려 있었다.
“이제… 저는… 이곳에서 시작될 새로운 ‘시대’를 위해… 준비해야 합니다.”

격리실의 유물은 여전히 강렬하게 빛나고 있었고, 그 빛은 이제 수현의 푸른 눈동자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정복자 호는 짙은 암흑 속에서 홀로 빛나는 유물처럼, 미지의 힘에 잠식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힘은, 이제 한 인간의 몸을 빌려, 이 우주에 새로운 운명을 선포하려 하고 있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영겁의 잔영이 우주에 드리운 지금,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기운’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