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판타지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차가운 밤공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달빛조차 들지 않는 숲의 심장부, 오래된 고목이 기괴한 그림자를 드리운 그곳에서 시아는 몸을 웅크렸다. 손가락 끝이 시려왔지만, 그보다 더한 것은 심장을 조여오는 불안감이었다. 기다림은 언제나 공포의 다른 이름이었다.

“……카엘.”

나지막이 이름을 불렀다. 대답 대신 잎사귀 스치는 소리, 그리고 등 뒤에서 느껴지는 기척. 익숙한 암향이 그녀의 코끝을 간질였다. 시아는 돌아볼 필요도 없이 몸을 맡겼다. 억센 팔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고, 거친 숨결이 귓가를 스쳤다.

“오랜만이다, 시아.”

카엘의 목소리는 밤처럼 낮고 깊었다.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그의 붉은 눈이 시아의 불안한 눈동자를 붙잡았다. 그는 인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피부 아래로 흐르는 비정상적인 냉기와 어둠에 동화된 듯한 존재감만이 그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끊임없이 상기시켰다. 밤의 종족. 인간들이 저주받은 그림자라 부르는 존재들.

“더 일찍 오지 못했어. 순찰이…….” 시아의 목소리가 떨렸다. “감시가 더 삼엄해졌어. 인간 마을의 수호 기사단이 숲을 더 자주 드나들고 있어. 오늘은 외곽에서 그들의 기척을 느꼈어.”

카엘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알고 있다. 그들이 밤의 짐승이라 부르는 사냥개를 더 많이 풀어 놓은 것 같더군. 놈들의 악취가 숲 전체를 더럽히고 있어.” 그의 목소리에 날카로운 분노가 서렸다. “혹시 마주쳤느냐?”

“아니, 다행히. 하지만…… 그들이 수색하는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어. 우리를 찾고 있는 것 같아, 카엘.”

“우리를? 아니. 그들은 그저 그림자를 두려워할 뿐이다.” 카엘은 시아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의 손은 얼음처럼 차가웠지만, 그 손길에 담긴 애정은 어떤 불꽃보다 뜨거웠다. “내 연인은 건드리지 못하게 할 것이다.”

시아는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의 심장은 인간처럼 고동치지 않았다. 대신, 차가운 돌처럼 단단한 가슴 속에서 알 수 없는 힘이 웅장하게 울리고 있었다. 그에게 기대어 있으면 세상의 모든 위험이 잠시나마 잊히는 듯했다.

“이러면 안 되는 걸 알잖아….” 시아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인간과 밤의 종족은… 섞일 수 없어. 발각되면…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따를 거야.”

“고통이라… 이미 충분히 고통스럽지 않나?” 카엘은 씁쓸하게 웃었다. 그의 눈에 깃든 심연이 더욱 깊어졌다. “서로의 온기를 갈망하면서도 단 한 번의 밀회조차 죄악이 되는 삶. 이게 우리가 택한 길이라면, 그 고통조차 달게 받을 것이다.”

시아는 고개를 들었다. 그의 붉은 눈동자 속에서 자신의 불안한 모습이 일렁였다. “난 두려워. 당신을 잃는 것도, 그리고… 내가 당신으로 인해 변할까 봐도.”

“변해? 네가 변하는 것은… 오직 나에 대한 사랑 때문일 것이다.” 카엘은 시아의 턱을 들어 올렸다. “나는 네 어둠이 되어줄 것이고, 너는 내 빛이 되어줄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그림자가 될 뿐.”

그때였다.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단순한 사냥개의 울음소리가 아니었다. 훈련된 추적견의 날카롭고 집요한 소리. 그것은 숲의 정적을 찢으며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시아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방금… 들었어? 저건… 기사단이 쓰는 추적견이야.”

카엘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그는 시아를 더욱 단단히 끌어안고 주변의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그의 존재 자체가 그림자가 되어 숲의 일부로 동화되는 듯했다. 시아는 눈을 감았다. 살갗을 스치는 냉기가 더욱 거세졌다. 그의 존재와 하나가 되어 주변의 모든 빛과 소리가 차단되는 듯한 기분.

개 짖는 소리는 코앞까지 다가왔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근처다! 놈의 기운이 여기까지 뻗쳐 있어!”
“제길, 밤의 그림자들이 다시 출몰하는군. 마을을 습격이라도 했나?”
“아니, 대장님은 다른 걸 수색하라고 했다. 최근 발견된 ‘오염된 자’의 흔적을 쫓는 거다.”

‘오염된 자’. 그 말을 듣는 순간, 시아의 심장이 발작적으로 뛰었다. 오염된 자는 밤의 종족과 접촉하여 저주를 받은 인간을 뜻했다. 그들은 보통 격리되거나, 아니면… 처형당했다.

“저 개새끼들, 이번엔 끝장을 보려는 모양이군.” 카엘의 목소리가 귓가에 낮게 울렸다. 그의 품에 안긴 시아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꼼짝 마라. 만약 놈이 여기에 숨어 있다면… 이 밤에 끝을 내야 한다!”

발소리가 점점 더 가까워졌다. 흙먼지 밟는 소리, 거친 숨소리, 그리고 추적견의 킁킁거리는 소리까지 선명하게 들렸다. 그들은 바로 그들이 숨어 있는 고목 주변을 수색하고 있었다. 카엘은 그림자 속에 완벽하게 녹아들었지만, 시아는 인간이었다. 그녀의 체온, 그녀의 숨결. 미세한 흔적조차 이 훈련된 사냥개들에게는 충분한 단서가 될 수 있었다.

카엘은 시아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눌렀다. 짧고 강렬한 키스. 그리고 그의 차가운 손이 시아의 목 뒤로 스쳐 지나갔다. 마치 어둠의 기운을 불어넣는 것처럼, 그녀의 몸을 일시적으로 밤의 일부로 만드는 행위였다.

몸의 모든 감각이 무뎌지는 듯했다. 시아는 의식이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카엘의 마지막 속삭임이 그녀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남아야 한다, 시아.”

그리고 모든 것이 암전으로 변했다. 의식이 희미해지는 순간, 멀어져가는 기사단의 발소리 너머로 숲의 가장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섬뜩한 울음소리가 시아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그것은 밤의 종족만이 낼 수 있는, 깊은 슬픔과 분노가 뒤섞인 절규였다. 그리고 그 소리의 끝에서, 시아는 카엘의 품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그녀를 위해, 스스로 어둠 속으로 뛰어들었다.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