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스릴러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찬 공기는 폐부를 찢을 듯 날카로웠고, 잿빛 하늘은 언제나처럼 이 도시를 짓누르고 있었다. 제국의 수도 변방, 7구역의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에는 사람 그림자조차 드물었다. 며칠 전부터 시작된 제국 친위대의 대대적인 색출 작업 때문이었다. 매일같이 울려 퍼지던 처형대의 묵직한 종소리는 이제 귓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끔찍한 메아리가 되어 사람들의 영혼을 잠식했다. 공포는 들불처럼 번져, 살아남은 자들의 입술을 굳게 틀어막았다. 숨 쉬는 것조차 죄가 될 것 같은 나날이었다.

“또 한 명….”

어둠이 짙게 깔린 지하 은신처의 습한 공기를 가르며, 유리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녀의 목소리는 건조했지만, 촛불이 일렁이는 틈새로 보이는 눈빛은 활활 타오르는 불꽃 같았다.

“지난밤, 3구역의 양모상 주인이었어요. 식량을 숨겨뒀다는 혐의로 끌려갔습니다. 여덟 살, 다섯 살 아이 둘에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젖먹이까지, 굶주린 입이 셋이나 더 늘었죠.”

서진은 낡은 나무 탁자에 놓인 촛불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작은 불꽃이 흔들릴 때마다 그의 눈동자 속 고통스러운 그림자도 함께 춤을 추는 듯했다. 그는 고개를 들어 천장을 올려다봤다. 축축한 흙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이 지하 깊숙한 곳에서도 지상의 비명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자신이 이끌고자 했던 희망은 대체 어디에 있는가. 그가 이끄는 길은 왜 항상 더 많은 피와 절규로 이어지는가.

유리는 한숨처럼 얕은 숨을 내쉬며 계속 말을 이었다. “어제 새벽, 3구역의 비둘기집이 발각됐습니다. ‘진홍 기사단’이 들이닥쳤어요. 생존자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새로 배치된 ‘음파 파열기’ 때문이라더군요. 소리 없는 진동으로 사람의 내장 기관을… 터뜨려 버리는 무기랍니다.”

서진의 주먹이 저절로 꽉 쥐어졌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지만,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핏줄이 울퉁불퉁하게 솟아난 그의 손은 지난 몇 달간 그가 짊어진 짐의 무게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했다. 제국은 진화하고 있었다. 그들의 잔혹함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그 효율성은 소름 끼칠 정도였다.

“이제는 우리도 숨을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사령관님. 이대로는 서서히 말라 죽을 뿐이에요.” 유리의 목소리에는 단단한 결의와 함께 깊은 피로가 묻어 있었다.

“알고 있다.” 서진의 목소리는 갈라지고 메말랐다. “하지만 다른 대안이 있나? 더 많은 사람들을 불구덩이 속으로 던져 넣을 수는 없어.”

유리는 낡고 구겨진 양피지 지도를 탁자 위에 펼쳤다. 중앙 제국청사의 복잡한 구조가 세밀하게 그려져 있었고, 그 중심에는 붉은색으로 동그랗게 표시된 구역이 있었다. ‘태양의 눈’이라는 글자가 섬뜩하게 박혀 있었다.

“이겁니다. 제국이 최근 완성한 최첨단 감시 시스템, ‘헬리오스의 눈’입니다. 모든 감지 센서와 정보원, 심지어 평민들의 작은 속삭임까지 하나로 연결하는 거대한 신경망이죠. 이 시스템이 완전히 가동되면, 우리의 모든 움직임이 제국의 손바닥 안에 놓이게 될 겁니다. 반란군이고, 혁명이고, 그 무엇도 존재할 수 없게 될 거예요. 단 한 명도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

서진의 시선이 지도 위 붉은 점에 박혔다. 겹겹이 쌓인 보안망,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제국의 기술력이 응축된 심장부. 그곳은 침투가 불가능한 요새나 다름없었다.

“자살 행위다, 유리. 그 누구도 ‘핵심 망’을 뚫은 적 없어. 그곳은 제국 감시 체계의 심장부야.” 서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우리는 더 고통스럽게 죽어갈 겁니다. 굶주리고, 쫓기고, 산산이 부서져서. 어떤 죽음을 택하시겠습니까, 사령관님?” 유리의 눈빛은 흔들림 없었다. 흔들리는 건 서진의 내면뿐이었다.

그는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동료들을 둘러봤다. 촛불조차 제대로 켜지 못한 채, 희미한 그림자처럼 앉아 있는 그들의 얼굴에는 피로와 두려움, 그리고 간절한 기대가 뒤섞여 있었다. 조악한 무기들을 움켜쥔 그들의 손은 떨리고 있었지만, 그들의 눈빛에는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가 남아 있었다. 그들이 기댈 수 있는 건 이제 자신뿐이었다. 그들의 마지막 희망이자, 마지막 절망.

‘내가 이들을 어디로 이끌고 있는가.’ 서진의 가슴을 짓누르는 돌덩이 같았다. 자신은 그저 평범한 한 명의 인간일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그 이상이 되어야만 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그의 어깨에 달려 있었다.

결정의 순간, 그는 눈을 감았다. 살육당한 자들의 비명, 굶주림에 지친 아이들의 울음소리, 그리고 자신을 믿고 따랐던 이들의 맑은 눈빛이 스쳐 지나갔다.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이제 피할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팀원들을 소집해.”

서진의 목소리는 찢어지는 듯 갈라졌지만, 그 안에 담긴 결의는 단단했다.

“‘헬리오스의 눈’을 친다.”

그의 말이 끝나자, 지하 은신처에는 작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이내, 굳은 결심을 한 자들의 무거운 숨소리로 가득 찼다. 그들은 모두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었다. 거의 자살이나 다름없는 임무라는 것을.

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얇게 다문 입술은 그의 복잡한 감정을 애써 숨기는 듯했다.

“언제 실행하겠습니까?”

서진은 다시 지도를 바라봤다. 그리고 더러운 창문 너머의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시선을 던졌다.

“내일 밤. 오늘 밤은 준비한다.”

정적이 흘렀다. 그 침묵은 어떤 비명보다도 더 무겁게 모두를 짓눌렀다. 벼랑 끝에 선 사람들이, 마침내 스스로 몸을 던지기로 결심한 순간의 고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