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슬립 (시간여행)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제국의 그림자 아래, 첫 불씨

**[프롤로그]**

**#1. 현대, 밤. 현우의 자취방.**

**[장면 묘사]**
서울의 어느 좁은 자취방. 책상 위에는 사회 문제 관련 서적과 너저분한 뉴스 기사 스크랩, 먹다 남은 컵라면 용기가 널려 있다. 컴퓨터 모니터에서는 ‘MZ세대, 희망 잃어가는 사회에 분노 폭발’이라는 헤드라인의 기사가 떠 있다. 20대 후반의 현우는 지친 얼굴로 한숨을 쉬며 키보드를 두드리다 멈춘다. 그의 눈빛은 어딘가 무력감과 회의감으로 가득하다.

**현우 (내레이션):**
또 같은 기사. 또 같은 패턴. ‘세상은 변하지 않아.’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
수없이 반복되는 좌절감 속에서, 모두가 그렇게 말한다.
…정말 그럴까?

**[장면 묘사]**
현우가 모니터 화면을 응시한다. 화면 속 불평등에 맞서 싸우는 현대인들의 시위 모습과 함께, 고대 반란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상의 한 장면이 오버랩된다. 핍박받는 민중들이 들고일어나는 모습. 분노와 희망이 교차하는 듯한 그들의 눈빛에, 현우의 눈동자에 잠깐의 섬광이 스친다.

**현우 (내레이션):**
역사는 반복된다고들 하지만, 때로는 아주 작은 불씨 하나가 거대한 폭풍을 일으키기도 했어.
그 불씨가… 과연 존재했을까? 아니면, 그냥 꺼져버렸던 걸까?
그리고, 만약… 그 불씨가 내 앞에 있다면,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장면 묘사]**
현우가 책상에 엎드려 잠이 든다.
그 순간, 방 안의 전등이 ‘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거친 스파크를 튀기며 터진다. 컴퓨터 모니터가 번쩍, 눈이 멀 것 같은 하얀 빛을 내뿜으며 깨진다. 방 전체가 백색 섬광으로 가득 차고, 현우의 몸이 허공으로 떠오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고막을 찢는 듯한 굉음이 모든 것을 삼킨다.

**#2. 어둠 속, 혼돈의 공간.**

**[장면 묘사]**
현우의 의식이 혼미한 상태. 빛과 어둠, 시공간이 뒤섞인 듯한 파편적인 이미지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언어로 속삭이는 소리, 차가운 공기, 타는 듯한 냄새.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몸을 뒤척이는 현우의 모습이 클로즈업된다.

**현우 (내레이션, 단편적인 생각들):**
…머리 아파… 깨질 것 같아…
여긴… 어디지?…
차갑고… 축축하고… 이상한 냄새… 흙과… 피 냄새?…
꿈인가?… 악몽?… 제발…

**#3. 낯선 숲 속, 여명의 시간.**

**[장면 묘사]**
현우가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으며 눈을 뜬다. 시야가 흐릿하다가 서서히 선명해진다. 주변은 울창한 숲이다. 이름 모를 거대한 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고, 낯선 새들의 울음소리가 깊은 정적을 깨뜨린다. 공기는 차고 숲 특유의 흙냄새, 풀냄새, 그리고 희미하게 타는 냄새가 코를 찌른다. 그의 옷은 현대의 것이지만 흙투성이가 되어 찢겨 있고, 몸 여기저기가 긁히고 멍든 듯 아리다.

**현우:**
(콜록거리며 간신히 일어난다) 읏… 머리야… 여긴… 어디야?

**[장면 묘사]**
현우가 주위를 둘러본다. 익숙한 풍경이 하나도 없다. 눈을 비비고 다시 봐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을 찾아 주머니를 뒤지지만, 없다. 대신 낯선 흙먼지와 나뭇가지 조각들만 만져진다.

**현우:**
핸드폰?… 내 핸드폰 어디 갔지?…
(자신의 손을 본다. 손은 여전히 자신의 손이지만, 더 거칠고 푸석해진 느낌이다.)
이, 이게 뭐야? 나 분명히… 내 자취방에 있었는데… 잠들었었는데…

**[장면 묘사]**
멀리서 희미하게 사람들의 비명과 쇳소리가 들려온다. 현우의 얼굴에 긴장감이 서린다. 본능적으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 몸을 숙여 은밀하게 다가간다. 숲의 깊은 곳에서 발소리가 들려오지 않도록 조심하며 움직인다.

**#4. 폐허가 된 마을 입구.**

**[장면 묘사]**
현우가 숲의 가장자리에 몸을 숨기고 밖을 내다본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참혹하기 그지없다.
숲 바로 옆에는 작고 황량한 마을이 있다. 마을의 절반은 불에 타 무너져 있고, 검은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른다. 쓰러진 집들의 잔해 위로 ‘아스타르 제국’의 상징인 검은 독수리 문양이 박힌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끌어내고 있다. 병사들의 무기는 햇빛에 번쩍이는 강철로 만들어져 위압감을 더한다. 그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냉혹하다.

**제국 병사 1 (우두머리 격):**
(고함을 지른다) 이봐! 숨은 자들은 모두 나와라! 황제 폐하의 세금을 체납한 죄는 중하다! 당장 곡물 창고를 열어라!

**제국 병사 2:**
(쓰러진 노인을 발로 찬다) 게으른 놈들! 꼬박꼬박 바쳤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을! 황제 폐하께 감사하며 살아야 할 것들이!

**[장면 묘사]**
마을 사람들은 헐벗고 굶주린 모습이다. 초점 없는 눈빛, 앙상한 팔다리. 몇몇은 필사적으로 저항하려 하지만, 병사들의 압도적인 무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끌려가거나 얻어맞는다. 아이들이 울부짖고, 여인들이 절규하는 소리가 황량한 바람을 타고 들려온다.

**현우 (내레이션):**
이게… 뭐야? 영화 촬영장인가? 아니, 너무 생생해…
피 비린내… 연기 냄새… 사람들의 비명…
이건… 현실이야? 설마… 내가…

**[장면 묘사]**
한 병사가 겁에 질린 젊은 여인의 팔을 거칠게 잡아끌고 있다. 여인은 몸부림치며 놓아달라고 애원한다. 옷은 이미 찢어져 있고, 눈물과 콧물이 뒤범벅이다.

**여인:**
(울면서) 제발… 제발요! 저희는 정말 아무것도 없어요! 가져갈 게 없다고요! 며칠째 굶었어요…!

**제국 병사 3:**
(비웃듯이) 아무것도 없다고? 그럼 네 몸으로 갚아야지. 따라와! 오늘 밤은 병영에서 우리를 즐겁게 해 줘야겠다!

**[장면 묘사]**
바로 그때, 숲 속 깊은 곳에서 빠른 그림자 하나가 튀어나온다. 날카로운 나뭇가지로 만든 투박한 창이 ‘휘익!’ 소리를 내며 병사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 나무 기둥에 ‘퍽!’ 하고 박힌다.

**제국 병사 3:**
(비명을 지르며) 으악! 뭐야?!

**[장면 묘사]**
현우의 눈에 비친 인물은 윤이었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그녀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한 손에는 투박한 나무 창을, 다른 손에는 작은 돌도끼를 쥐고 있다. 얼굴에는 굳은 결의와 분노가 서려 있으며, 뺨에는 오래된 흉터 자국이 선명하다.

**윤:**
(차가운 목소리로, 숨을 고르며) 더 이상은… 안 돼.

**[장면 묘사]**
윤의 등장에 다른 병사들이 일제히 그녀에게 무기를 겨눈다. 마을 사람들은 놀란 토끼처럼 얼어붙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일부는 희미한 희망을 품은 듯 윤을 바라본다.

**제국 병사 1:**
(코웃음 치며, 검을 뽑아 든다) 또 너냐, 반란군의 잔당! 감히 제국의 군대에 맞서는가! 이 더러운 시궁창 쥐 같은 것들!

**윤:**
(분노에 찬 눈빛으로 병사들을 노려본다) 너희야말로 약한 자들을 괴롭히는 추악한 폭군들이다! 제국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어! 오직 고통과 죽음뿐! 너희의 탐욕은 끝이 없고, 우리의 인내는 바닥났다!

**[장면 묘사]**
윤이 재빠르게 움직이며 병사들에게 달려든다. 그녀의 움직임은 거칠지만, 경험이 느껴진다. 나무 창을 휘둘러 병사의 공격을 막고, 돌도끼로 빈틈을 노린다. 그러나 병사들은 숫자가 많고, 무기도 훨씬 좋다. 숙련된 병사 두 명이 동시에 덤벼든다.

**현우 (내레이션):**
저 여자… 싸우고 있어? 혼자서?
이건 꿈이 아니야. 진짜 전쟁터잖아…
저 병사들… 진짜로 사람을 죽이려고 해…

**[장면 묘사]**
윤이 한 병사를 쓰러뜨리지만, 동시에 다른 병사의 검에 팔을 스치며 깊은 상처를 입는다. 피가 붉게 흘러내린다. 그녀는 고통을 참으며 이를 악문다. 쓰러진 병사는 곧장 다시 일어서 칼을 휘두른다.

**제국 병사 2:**
(조롱하듯) 고작 이런 걸로 제국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 같으냐! 어리석은 것! 순순히 죽음을 받아들여라!

**[장면 묘사]**
윤은 지쳐간다. 숨이 가빠지고, 상처에서 흐르는 피가 기력을 앗아간다. 점점 병사들에게 포위당하는 상황. 그녀는 마지막 힘을 짜내어 주위를 둘러본다.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겁에 질려 아무도 나서지 못하고, 여인과 아이들은 울고만 있다. 절망적인 상황이다.

**윤:**
(핏발 선 눈으로, 이를 악물고) 크흑… 이대로… 끝인가…

**[장면 묘사]**
바로 그때, 멀리서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온다. 다급하지만, 젊은 기세가 느껴지는 목소리다.

**찬 (목소리):**
윤 누님! 저희도 왔습니다! 버티세요!

**[장면 묘사]**
숲의 또 다른 방향에서 10대 후반으로 보이는 찬과 20대 중반의 미아, 그리고 몇 명의 젊은 사람들이 나무 막대기와 돌멩이를 들고 뛰쳐나온다. 그들의 얼굴에는 불안감과 동시에 굳은 결의가 서려 있다. 미아는 작은 주머니를 허리에 차고 있다.

**미아:**
(급하게 달려오며, 윤에게 달려가려는 듯) 윤! 괜찮아?! 다쳤잖아!

**[장면 묘사]**
찬이 거친 기합을 내지르며 병사들에게 돌진한다. 아직 미숙한 움직임이지만, 그의 용기는 병사들을 잠시 주춤하게 한다. 병사들의 검이 번쩍인다.

**찬:**
이 폭군들아! 이젠 더 이상 당하고만 있지 않을 거다! 너희의 피로 우리의 땅을 되찾을 것이다!

**[장면 묘사]**
병사들은 당황하지만, 이내 전열을 가다듬고 이들을 포위한다. 병사들의 수는 여전히 압도적으로 많고, 무기도 훨씬 치명적이다. 작은 불씨가 꺼지기 직전의 위태로운 상황이다.

**현우 (내레이션):**
…저 사람들은… 싸우고 있어.
정의감? 아니면 절박함?
압도적인 힘에 맞서서… 싸우고 있어.
나는… 뭘 해야 하지? 그냥 보고만 있을 건가?

**[장면 묘사]**
현우의 시선이 윤의 상처 입은 팔과, 겁에 질려 떨고 있는 마을 사람들에게, 그리고 서툰 몸짓으로도 용감하게 싸우는 찬의 뒷모습으로 향한다. 그의 심장이 ‘쿵, 쿵, 쿵’ 격렬하게 뛰기 시작한다. 무력감에 젖어 있던 그의 눈빛에 알 수 없는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한다.

**현우 (내레이션):**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고?
아니. 변할 수 있어.
누군가 아주 작은 불씨를 던진다면.
그리고… 그 불씨가 혼자가 아니라면.
지금… 바로 지금이야.

**[장면 묘사]**
현우가 숲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나뭇가지 하나를 줍는다. 길고 투박한, 무기라기보다는 막대기에 가까운 그것을 꽉 움켜쥔다. 그의 손아귀에 힘이 들어간다. 그의 눈빛은 더 이상 방관자의 것이 아니다. 그곳에는 두려움과 함께 새로운 결의가 피어오르고 있다.

**현우:**
(나지막이, 그러나 단호하게 중얼거린다)
이건… 현실이야. 그럼… 나도… 현실 속으로… 뛰어들어야지…

**[장면 묘사]**
현우가 숲에서 뛰쳐나올 준비를 한다. 그의 발걸음은 망설임이 없다. 거대한 제국의 병사들과 그들 앞에 선 작은 반란군들. 그리고 그들 사이에, 현대에서 온 낯선 이방인이 합류하려는 순간이다.

**[에필로그]**

**#5. 마을 입구, 긴장감 가득한 대치.**

**[장면 묘사]**
제국 병사들이 포위망을 좁혀오고, 윤과 찬, 미아는 서로의 등을 맞대고 선다. 그들의 눈빛은 지쳐 있지만, 결코 꺾이지 않았다. 병사들의 칼날이 차갑게 번득인다.
그리고, 숲의 그림자 속에서, 한 존재가 그들을 향해 달려 나온다. 그의 발소리가 흙바닥을 힘껏 박차고 나가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현우 (내레이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이 불씨가 꺼지게 둘 순 없어. 내가…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장면 묘사]**
현우가 숲에서 뛰쳐나오는 클로즈업. 그의 얼굴에는 두려움과 함께 생경한 결의가 뒤섞여 있다. 그의 손에는 투박한 나뭇가지가, 마치 검처럼 단단하게 쥐어져 있다. 땀방울이 그의 이마를 타고 흘러내린다.

**제국 병사 1:**
(새롭게 등장한 현우를 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또… 뭐야? 어디서 나타난 놈이냐!

**현우:**
(숨을 헐떡이며, 윤과 찬 일행의 뒤에 서서 나뭇가지를 높이 치켜든다. 그의 목소리는 떨리지만, 분명하다)
…그만둬!!! 이 비겁한 놈들!

**[장면 묘사]**
현우의 등장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한다. 병사들은 어이없어하고, 윤과 찬, 미아는 놀라움과 의아함이 뒤섞인 얼굴로 현우를 돌아본다. 그들의 눈에는 ‘저 사람은 대체 누구지?’라는 물음표가 가득하다.

**윤:**
(낮은 목소리로, 경계심과 호기심이 섞인 눈으로) 당신은… 누구지? 여기서 뭘 하는 거야?

**현우 (내레이션):**
나는… 이제… 더 이상 방관자가 아니었다.
이 거대한 제국의 그림자 아래에서,
꺼져가는 희망의 불씨를… 다시 피워 올릴 한 조각의 불꽃.
어쩌면… 바로 내가.

**[장면 묘사]**
현우, 윤, 찬, 미아가 제국 병사들과 대치하는 구도가 웅장하게 그려진다. 뒤로는 불타는 마을과 황량한 풍경. 그들 위로 핏빛 노을이 지는 하늘이 펼쳐진다. 현우의 나뭇가지가 희미하게 빛나는 듯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