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 판타지 (현대 판타지) 긴장감 넘치는 연재 웹소설의 최신 화

## 03화: 새벽의 침입자

천장 모서리에서 거미줄처럼 번져가는 균열을 지훈은 멍하니 올려다봤다. 불쾌하고 익숙한 감각. 일주일째였다. 고작 일주일 만에 평범했던 그의 아파트가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낯선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똑똑.

현관문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지훈은 화들짝 놀라 몸을 돌렸다. 시계는 새벽 3시 1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 시간에 찾아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는 숨을 죽였다. 심장이 목구멍까지 치솟아 발버둥 치는 것 같았다.

똑. 똑. 똑.

이번에는 좀 더 가까이, 거실 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였다. 유리창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리는 듯한 간격. 지훈은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낡은 창문 틀이 바람에 흔들려서 나는 소리일 리 없었다. 방충망이 쳐진 창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누구세요?”

갈라진 목소리가 겨우 밖으로 새어 나왔다. 답이 없었다. 다만, 거실 창문 너머의 어둠 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듯한 착시가 느껴질 뿐이었다. 지훈은 손에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꽉 쥐었다. 손가락이 미끄러질 듯 땀으로 축축했다. 플래시를 켤까 말까 망설이던 그때였다.

달그락.

싱크대에서 컵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지훈은 거의 비명을 지를 뻔했다. 심장이 발작적으로 요동쳤다. 그는 재빨리 거실 창문에서 시선을 거두고 부엌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둠 속에 잠긴 부엌은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 듯 고요했다. 그러나 분명히 들었다. 방금 전 컵이 부딪히는 소리. 그는 어제 설거지한 컵들을 가지런히 엎어두었었다.

“이건 아니야…”

지훈은 중얼거렸다. 어제까지만 해도,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런 식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사소했다. 열쇠가 놓인 위치가 바뀌어 있다거나, 분명히 닫았던 방문이 열려 있다거나. 지훈은 피곤해서 착각했거나, 건망증이 심해졌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친구에게 농담 삼아 “요즘 가끔 귀신 들린 것 같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친구는 웃으며 “야근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거 아니냐? 헛것이 보이는 거야”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어제 밤부터는 달랐다.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벽장에서 무언가를 긁는 소리가 들렸다. ‘드르륵, 드르륵’ 마치 쇠붙이가 나무를 긁는 듯한 소리였다. 처음에는 위층 소리겠거니 생각했지만, 소리는 점점 커지고 선명해졌다. 결국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벽장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그 안에는 옷가지와 잡동사니들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을 뿐, 아무것도 없었다. 낡은 옷들이 바람 한 점 없이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지훈은 소름이 돋아 황급히 문을 닫았다.

그리고 오늘, 새벽 3시 17분.

지훈은 온몸의 근육이 경직된 채 부엌을 응시했다. 무언가 움직이는 기척은 없었지만, 마치 누군가 그곳에 숨어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듯한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천천히 손을 뻗어 거실 스탠드 램프의 스위치를 눌렀다. 희미한 전구색 불빛이 거실의 한쪽을 밝히고, 부엌 쪽으로 그림자를 길게 드리웠다.

아무것도 없었다.

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싱크대 안을 들여다봤다. 컵들은 여전히 엎어져 있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그는 분명히 식기 건조대에 컵 세 개를 엎어두었었다. 그런데 지금은 두 개뿐이었다. 나머지 하나는 어디로 간 거지?

그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순간이었다.

쨍그랑!

강렬한 굉음이 부엌에서 터져 나왔다. 지훈은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팔로 얼굴을 가렸다. 깨진 유리 파편이 바닥에 흩뿌려지고, 물이 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그가 조심스럽게 팔을 내리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싱크대 바로 아래, 바닥에는 깨진 유리컵 조각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물기가 흥건한 국그릇이 뒤집혀 있었다. 국그릇 안에는 지훈이 어젯밤 먹다 남긴 냉장고 속 밑반찬, 시금치나물이 질척하게 쏟아져 있었다.

지훈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릇은 분명히 식탁 위에 있었다. 그리고 그는 냉장고에 시금치나물을 넣어두었다. 하지만 지금, 그릇은 깨져 있었고 나물은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마치 누군가 국그릇을 식탁에서 꺼내 싱크대 위로 가져간 뒤, 컵을 그 위로 떨어뜨려 깨부순 것 같았다.

“이… 이건…”

지훈은 뒷걸음질 쳤다.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어가는 듯했다.
합리화할 수 없었다. 착각이라거나, 건망증이라거나, 피곤해서 그런 거라고 치부할 수 없는 명백한 현상이었다.

쿵!

그 순간, 그의 등 뒤에서 거대한 굉음이 터져 나왔다. 아파트 전체가 흔들리는 듯한 충격음이었다. 지훈은 놀라서 뒤를 돌아봤다.

현관문이었다.

분명히 닫혀 있던 현관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거실 스탠드 램프의 희미한 불빛이 열린 문틈으로 번져 들어가, 어두컴컴한 복도의 한쪽을 간신히 비췄다. 그 너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훈은 느낄 수 있었다. 문 밖에서, 어둠 속에서, 무언가 시선이 그를 끈질기게 응시하고 있다는 것을.

차갑고, 소름 끼치며, 끈적한 시선이.

쿵!

다시 한번 문이 크게 흔들리며 벽에 부딪혔다. 지훈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그는 온몸의 힘을 다해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목구멍에서는 찢어지는 듯한 쉰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때, 열린 현관문 틈새로, 아주 희미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아니, 그림자가 아니었다.

아파트 복도의 어둠 속에서, 무언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그림자 자체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처럼, 형태도, 윤곽도 불분명한 검은 덩어리가.
그리고 지훈의 귓가에, 아주 섬뜩하고 나직한 속삭임이 들려왔다.

— 왔어…

그것은 분명히 그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누군가, 아니, 무언가가 그의 바로 귓가에서 속삭인 소리였다.
지훈은 공포에 질려 눈을 감았다.
이젠 도망칠 곳조차 없었다.
아니, 이미 너무 늦어버린 걸지도 몰랐다.
그것은 이미, 그의 아파트 안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