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원점 (Ground 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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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1**
(새하얀 병실. 차가운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강민준은 뼈만 남은 손으로 시트를 꽉 쥐고 있었다. 창밖은 잿빛 도시가 펼쳐져 있었지만, 그의 눈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생명유지장치의 규칙적인 기계음만이 그의 존재를 증명하는 듯했다.)
**강민준 (내레이션):**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다. 내 몸은 이미 모든 기능을 상실한 폐기물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 지옥 같은 삶을 붙잡고 있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민준의 눈빛이 흔들린다. 그의 시야에 섬광처럼 과거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간다. 화려한 기자회견장, 환하게 웃는 이선우의 얼굴, 그리고 무너져 내리는 자신의 모습.)
**강민준 (내레이션):**
그날의 악몽은, 단 한 순간도 내 머릿속을 떠난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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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2**
(회상 속 과거. 햇살 가득한 연구실. 민준과 선우는 젊고 열정적인 얼굴로 복잡한 기계 장치 앞에서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그들의 눈빛에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가득하다.)
**이선우:**
민준아, 이거 정말 대박이야! 우리 아이디어, 세상을 바꿀 거라고!
**강민준:**
(웃으며) 대박도 이런 대박이 없지. 밤샘 작업한 보람이 있네. 이제 시제품만 성공하면…
**이선우:**
성공할 거야. 당연히 성공하고말고! 우리가 누군데? 대한민국 최고의 듀오잖아!
(선우가 민준의 어깨를 툭 친다. 민준은 그의 진심 어린 격려에 미소 짓는다. 그들의 눈빛에는 순수한 꿈과 우정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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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3**
(회상 속 과거에서 현재로 빠르게 전환. 분위기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어두운 회의실. 민준은 초췌한 얼굴로 앉아 있고, 건너편에는 냉정하고 싸늘한 표정의 선우가 있다.)
**이선우:**
(무심하게) 미안하지만, 민준아. 이젠 네 자리가 없어.
**강민준:**
(떨리는 목소리) 선우야, 이게 무슨 소리야? 우리가 같이 만든 프로젝트잖아! 내 아이디어, 내 기술이 대부분 들어갔어!
**이선우:**
(비웃듯이) 아이디어? 기술? 전부 서류상으로는 내 명의로 되어 있지 않나? 네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모든 걸 정리했어. 넌 이제 이 프로젝트에서 완벽하게 제외된 거야.
(민준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든다.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린다.)
**강민준:**
너… 설마 그때 내가 쓰러진 것도… 네가 꾸민 짓이었어?
**이선우:**
(어깨를 으쓱하며) 글쎄? 피곤해서 쓰러진 게 아니었을까? 어쨌든,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이 이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는 건 무리지. 난 그저 네게 더 나은 미래를 선물했을 뿐이야. 편안한 요양 생활, 어때?
(선우의 얼굴에 잔인한 미소가 번진다. 민준은 배신감과 분노에 휩싸여 말을 잇지 못한다. 그의 눈에 눈물이 고인다.)
**강민준:**
이… 이선우… 너… 어떻게…
**이선우:**
(자리에서 일어나며) 너무 그렇게 비극적인 표정 짓지 마. 덕분에 난 모든 걸 손에 넣었으니. 내 이름을 걸고, 이 기술로 세상을 바꿀 거야. 아, 물론… 네 존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만.
(선우는 비웃음을 남기고 돌아서서 나간다. 민준은 홀로 남겨진 회의실에서 절규한다.)
**강민준 (내레이션):**
그 순간, 내 심장은 갈가리 찢기는 듯했다. 믿었던 친구의 칼날이 가장 깊숙한 곳을 꿰뚫은 고통.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 배신은 내 모든 것을 빼앗아갔다. 명예도, 재산도, 심지어 살 의지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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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4**
(다시 현재의 병실. 민준은 고통스러운 회상에서 벗어나 거친 숨을 몰아쉰다. 그의 눈은 분노와 증오로 이글거린다.)
**강민준 (내레이션):**
그래, 그랬었지. 그렇게 나는 서서히 죽어갔다.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는데도, 그 자식은 나를 잊고 승승장구했겠지. 하지만…
(갑자기 민준의 시야가 일렁인다. 병실의 희미한 불빛이 번쩍이며 꺼지고, 다시 들어오는 것을 반복한다. 기계음이 불규칙적으로 변하더니, 이내 ‘삐이이익-‘ 하는 굉음과 함께 모든 것이 정지한다.)
**강민준:**
(힘겹게) 뭐… 뭐지?
(민준의 몸이 침대 위에서 부르르 떨린다. 알 수 없는 에너지가 그의 몸을 감싸는 듯하다. 시야는 격렬하게 왜곡되고, 병실의 풍경은 찢겨나가는 그림처럼 변형된다.)
**강민준 (내레이션):**
온몸의 감각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죽음인가? 아니, 죽음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강렬한, 알 수 없는 힘이 나를 휘감고 있었다. 마치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정신을 잃어가는 민준의 눈앞에,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 터져 나온다. 빛은 점점 더 강렬해지며 그의 모든 시야를 집어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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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5**
(어둠과 빛의 격렬한 전환 후, 민준은 눈을 뜬다. 천장이 익숙하지만 어딘가 낯설다. 병실의 차가운 흰색 대신, 따뜻한 나무 질감의 천장이 보인다.)
**강민준:**
(희미하게) 으음…
(몸을 일으키려 하지만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간신히 손을 들어 자신의 몸을 확인한다. 앙상하게 말라붙었던 팔이, 비교적 혈색이 도는 건강한 팔로 변해있다. 손끝에는 잔 상처 하나 보이지 않는다.)
**강민준 (내레이션):**
이… 이럴 수가…
(민준은 주변을 둘러본다. 익숙한 방이다. 작은 원룸. 어수선하게 쌓인 책들과 노트북, 그리고 벽에 붙어있는 스케치들. 그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자, 아직 재개발되지 않은 낡은 건물들이 보인다. 분명 자신이 과거에 살았던 그 동네의 모습이다.)
**강민준:**
(혼잣말) 여기가… 어디지…?
(침대 옆 작은 협탁에 놓인 휴대폰이 눈에 들어온다. 구형 모델이다. 낯선 듯 익숙한 기종에 손을 뻗어 화면을 켠다.)
**강민준 (내레이션):**
화면이 켜지는 순간, 내 심장이 쿵 하고 떨어졌다. 액정에 선명하게 박힌 날짜.
(휴대폰 화면 클로즈업. 날짜가 **’20XX년 5월 12일’** 로 표시되어 있다. 이는 선우에게 배신당하기 *몇 년 전*의 날짜다. 아직 그들이 막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순수한 열정만 가지고 있던 시점이었다.)
**강민준:**
(눈을 크게 뜨며) 말도 안 돼… 이게… 이게 대체…
(민준의 머릿속에 혼란이 휘몰아친다. 과거의 기억들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방금 전 겪었던 병실에서의 죽음 직전의 상황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강민준 (내레이션):**
나는… 돌아온 건가? 지옥 같던 과거를 끝내고, 이 배신이 시작되기 전으로?
(민준은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뺨을 거칠게 만져본다. 뜨거운 체온이 느껴진다. 꿈이 아니다. 현실이다.)
**강민준 (내레이션):**
죽음의 문턱에서, 나는 기적처럼 과거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건 단순한 회귀가 아니었다. 뼈에 사무친 증오와 복수심을 안고 돌아온, 두 번째 기회였다.
(민준의 얼굴에 섬뜩한 표정이 스친다. 그의 눈빛은 더 이상 절망으로 가득 차지 않았다. 대신 차갑고 날카로운 복수의 칼날이 번뜩였다.)
**강민준:**
(나지막이, 그러나 단호하게) 이선우… 네놈이 내 모든 걸 빼앗아갔지. 이번엔 내가 네 모든 걸 부숴버릴 거야. 하나도 남김없이, 처절하게…
(민준은 이를 악문다. 그의 주먹이 침대 시트를 구길 듯 꽉 쥐어진다. 그의 눈빛은 이미 미래의 복수를 향해 있었다. 이 지옥 같은 회귀는, 새로운 재앙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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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6**
(민준의 방. 며칠 후. 민준은 노트북 앞에 앉아 멍하니 화면을 응시하고 있다.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어둡고 비장한 기운이 감돈다. 그는 현재의 시간대에서 선우와의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강민준 (내레이션):**
내가 사라진 미래에서 이선우가 누렸던 모든 영광. 그 모든 것이 바로 이 시점에서 시작되었다. 우리의 꿈, 우리의 기술, 우리의 열정… 그것들은 이선우의 발판이 되었고, 나의 나락이 되었다.
(민준이 검색창에 ‘이선우’라는 이름을 입력한다. 현재 시점에서는 그저 평범한 청년의 이름일 뿐, 미래의 ‘천재 사업가’라는 수식어는 어디에도 없다.)
**강민준:**
(나지막이) 선우야… 네가 나에게 그랬듯이, 나는 네 존재 자체를 지워버릴 거야. 그 시작은…
(민준의 시선이 노트북 화면에 있는, 자신과 선우가 공들여 개발했던 핵심 기술 코드를 향한다. 그의 눈빛은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번뜩인다.)
**강민준 (내레이션):**
가장 빛나던 순간에, 가장 처절하게 짓밟아 주마. 네가 상상할 수 없는 방법으로.
(화면 속 코드들이 민준의 눈동자에 반사된다. 차가운 복수의 서막이 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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