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판타지 연재 웹소설의 첫 번째 챕터

## 붉은 밀실의 밤

천둥이 엘라노르 저택의 낡은 지붕을 때리고, 빗줄기는 사정없이 창문을 후려쳤다. 검은 숲 깊숙이 박힌 이 고독한 석조 건물은 마치 살아있는 괴물처럼 헐떡이는 밤바람에 맞춰 신음했다. 저택의 주인, 엘드윈 경은 은둔 생활을 즐기는 학자이자 연금술사로, 그 기이한 기벽만큼이나 희귀하고 불온한 지식에 대한 탐욕으로 유명했다. 오늘 밤의 폭풍은 그의 냉랭한 서재의 분위기를 더욱 음산하게 만들 뿐이었다.

자정을 넘긴 시각, 저택의 늙은 집사 가브리엘은 주인의 서재 문을 조심스럽게 두드렸다. “경, 취침 시간이 늦으셨습니다. 따뜻한 차를 가져왔습니다.”

안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고요, 그 침묵은 평소 엘드윈 경의 고독한 작업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불길한 정적이었다. 가브리엘은 두 번, 세 번 더 문을 두드렸지만, 돌아오는 것은 오직 빗소리와 천둥소리뿐이었다. 불안감이 그의 심장을 옥죄어왔다. 엘드윈 경은 종종 기이한 실험에 몰두하느라 밤을 새웠지만, 응답이 전혀 없는 경우는 없었다.

가브리엘은 떨리는 손으로 문고리를 잡았다. 굳게 잠겨 있었다. 안에서 빗장이 걸린 듯 견고하게 닫힌 문이었다. 그는 최후의 수단으로 비상 열쇠를 꺼내 들었지만, 열쇠는 헛돌 뿐이었다. 안에서 걸린 빗장은 외부에서 열 수 없었다. 등골을 타고 한기가 흘러내렸다. 그는 황급히 저택의 경비대장 코르빈을 불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둔탁한 발걸음 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건장한 체구의 코르빈 대장은 병사 몇을 대동하고 서재 앞에 섰다. “무슨 일이냐, 가브리엘?”

“경비대장님, 엘드윈 경께서 응답이 없으십니다. 문이 안에서 잠겨 있어 열 수도 없습니다.” 가브리엘의 목소리는 공포로 떨렸다.

코르빈은 굳은 얼굴로 문을 살펴보았다. 두꺼운 참나무 문에는 육중한 철제 빗장이 안에서 걸려 있었다. 창문은 높은 곳에 위치했으며, 쇠창살로 견고하게 막혀 있었다. 굴뚝은 사람 한 명이 드나들기에는 너무 좁았다. “부숴라!”

병사들이 둔탁한 도끼로 문을 내리찍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찢어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문이 안쪽으로 뜯겨 나갔다. 문이 열리자마자 눅진한 피비린내가 코를 찔렀다.

안은 참혹했다. 서재는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수많은 고서들과 연금술 장비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가운데, 엘드윈 경의 시체가 책상 앞에 쓰러져 있었다. 푸른 벨벳 가운은 피에 흠뻑 젖어 있었고, 그의 등에는 정체불명의 정교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마치 칼날보다는 송곳에 가까운, 깨끗하고 깊은 상처였다. 주변에는 피가 흥건했지만, 시체 자체에서는 피가 굳어가는 냄새가 진동했다. 그러나 더 기이한 것은, 그 어떤 무기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세상에…!” 코르빈 대장은 경악하며 뒷걸음질 쳤다. 병사들 역시 창백한 얼굴로 서재 안을 바라보았다.

코르빈은 즉시 방의 모든 것을 점검했다. 창문은 안에서 빗장으로 굳게 잠겨 있었고, 쇠창살은 휘어진 곳 하나 없었다. 문은 안에서 잠겨 있었다는 것이 확실했다. 환기구도, 비밀 통로도 찾을 수 없었다. 모든 것이 밀폐되어 있었다.

“불가능해…” 코르빈의 목소리는 떨렸다. “외부의 침입 흔적은 전혀 없어. 그렇다면 내부 소행이어야 하는데, 누가 이런 짓을… 밤새 저택의 모든 이는 잠들어 있었다!”

병사들은 공포에 질려 수군거렸다. “유령인가요, 대장님?” “엘드윈 경의 기이한 실험이 악마를 불러낸 건 아닐까요?”

사건은 곧 해결 불가능한 미스터리로 낙인찍혔다. 엘드윈 경의 죽음은 저택을 넘어 인근 도시 전체를 공포와 혼란에 빠뜨렸다. 누구도 감히 이 ‘밀실 살인’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 여겼다. 코르빈 대장은 좌절감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는 한 가닥 희망을 놓지 않았다. 그는 북쪽 변경 지역에 숨어 산다는, ‘검은 숲의 그림자’라 불리는 한 남자를 떠올렸다.

이안.

그는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동시에 가장 불가해한 탐정으로 알려져 있었다.

***

며칠 후, 폭풍이 멎고 잿빛 하늘 아래 젖은 땅에서 안개가 피어 오르던 새벽. 엘라노르 저택의 고요를 깨고 검은 망토를 두른 한 남자가 도착했다. 그의 용모는 평범했지만, 걷는 방식과 주위를 둘러보는 시선에는 예리한 칼날 같은 지성이 번뜩였다. 그가 바로 이안이었다.

코르빈 대장은 그를 맞이하며 허둥지둥 상황을 설명했다. “탐정님, 오셨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이 사건은 도저히… 초자연적인 현상이거나, 저희가 알지 못하는 뭔가 거대한 음모가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안은 아무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에는 어떤 감정의 동요도 읽히지 않았다. 그는 가브리엘에게 안내를 받아 엘드윈 경의 서재로 향했다. 뜯겨 나간 문은 아직 그 자리에 남아 있었고, 핏자국은 미처 다 치워지지 못한 채 얼룩으로 남아 있었다.

이안은 서재 안으로 들어섰다. 퀴퀴한 피 냄새와 오래된 종이 냄새가 섞여 독특한 악취를 풍겼다. 그는 코르빈의 설명을 귀 기울여 듣는 척했지만, 그의 시선은 이미 방의 모든 것을 스캔하고 있었다. 핏자국, 엎질러진 잉크, 흐트러진 책들, 연금술 장비들, 그리고 엘드윈 경의 시체 모형이 놓인 바닥까지.

다른 이들이 간과했던 작은 균열, 희미한 먼지 자국, 빛이 비추는 각도, 공기의 미묘한 흐름까지도 그의 눈은 놓치지 않았다. 코르빈은 그에게 창문과 문의 잠금 상태, 발견 당시의 시체 상태 등을 다시 한번 자세히 설명했다. 이안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서서히 방 안을 맴돌았다.

그의 발걸음은 소리 없이 이어졌다. 책상 위를 지나는 그의 시선은 피 묻은 양피지와 찢겨진 고서들을 스쳐 지나갔다. 그러다 문득, 그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은 다른 모든 이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혹은 너무 높아서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서재의 천장으로 향했다. 정확히는, 천장 중앙에 매달려 있는 거대한 철제 샹들리에의 가장 윗부분이었다. 그곳에는 희미한, 그러나 분명한 긁힌 자국과 함께, 아주 미세한 먼지 흐트러짐이 보였다. 너무 높아서 아무도 자세히 보지 않았던 흔적이었다.

이안은 천장을 한참 올려다보았다. 그리고는 입가에 희미한 냉소가 걸렸다.

“시체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방은 늘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이 방은… 아주 유능한 거짓말쟁이로군.”

코르빈 대장은 그 말에 경악했다. “탐정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이 방은… 분명히…”

이안은 그의 말을 자르며, 여전히 천장을 바라보며 읊조렸다.

“혹은, 우리 모두가 천장을 땅으로 착각했을 뿐이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