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협 (신선) 만화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 웹툰 에피소드 스토리 대본

**제목: 아파트 1204호: 봉인된 균열**

**에피소드 1: 균열의 시작**

**[장면 #1] 아파트 1204호 거실, 이른 아침**

(패널 1)
– 햇살이 창을 비집고 들어와 먼지 낀 공기를 가른다. 거실은 깔끔하지만 어딘가 텅 비어 있는 느낌. 낡은 소파, 작은 커피 테이블, 책 몇 권이 꽂힌 벽장.
– 주인공 김민준 (20대 후반, 평범한 회사원)이 피곤한 얼굴로 침대에서 일어난다. 흐트러진 머리, 잠옷 차림.

**민준 (내레이션)**
매일 똑같은 아침. 매일 똑같은 풍경.
월세는 비싸고, 물가는 오르고, 내 통장은 항상 바닥을 기는 세상.
그 와중에도 이 집은 유일하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었다.
적어도, 그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패널 2)
– 민준이 주방으로 향한다. 낡은 커피포트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그는 물을 끓여 컵라면에 붓는다.
– 테이블 위에는 어제 먹다 남은 배달 음식 용기들이 놓여 있다.

**민준 (내레이션)**
아침은 늘 간편식.
바쁜 현대인의 삶이라지만, 솔직히… 그냥 귀찮은 거다.
아, 어제 키는 어디다 뒀더라?

(패널 3)
– 민준이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는다. 출근 복장.
– 현관 옆 선반 위, 늘 키를 두는 자리에 그의 차 키가 보이지 않는다.
– 민준이 눈살을 찌푸린다.

**민준**
어? 이상하다. 분명 여기에 뒀는데.
(두리번거리며)
…침대 위? 설마.

(패널 4)
– 민준이 다시 침실로 돌아간다. 침대 협탁 위에 차 키가 놓여 있다.
– 민준은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이내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민준**
요즘 잠이 부족해서 건망증이 심해졌나.
피곤하다, 피곤해.

**[장면 #2] 아파트 1204호 부엌, 저녁**

(패널 1)
– 저녁 식사 시간. 민준이 간단히 볶음밥을 해 먹으려 프라이팬을 달구고 있다.
– 가스레인지 불꽃이 갑자기 ‘푸슈슉!’ 소리를 내며 흔들린다.
– 민준이 눈을 가늘게 뜬다.

**민준**
흠? 가스 압이 약한가.

(패널 2)
– 민준이 무심코 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려는데, 식용유 병이 미끄러지듯 그의 손에서 빠져나가 바닥에 떨어진다.
– ‘쨍그랑!’ 소리와 함께 유리병이 깨지고, 식용유가 사방으로 튄다.

**민준**
아악! 뭐야!
(짜증 섞인 목소리)
이런 망할! 하루 종일 재수 없더니…
손에 기름 묻었다고 나까지 미끄러지는 건 또 뭐야!

(패널 3)
– 민준이 한숨을 쉬며 깨진 유리 조각과 식용유를 치운다.
– 그 순간, 주방 선반 위에서 컵 하나가 미세하게 ‘드르륵’ 소리를 내며 움직이는 것을 민준이 포착한다. 아주 작고 느린 움직임이라 착각할 정도.

**민준**
…?
(움직임이 멈춘 컵을 응시하며)
내가 잘못 봤나?

(패널 4)
– 민준은 잠시 컵을 노려보다가, 다시 고개를 젓는다.
– 그는 청소 도구를 들고 바닥을 닦는 데 집중한다.
– 그가 보지 못하는 사이, 싱크대 아래 배수구 쪽에서 아주 미세한 ‘삭, 삭…’ 하는 긁는 소리가 짧게 울린다. 민준은 듣지 못한다.

**[장면 #3] 아파트 1204호 침실, 한밤중**

(패널 1)
– 늦은 밤. 민준이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방은 어둡고, 스마트폰 화면만이 그의 얼굴을 비춘다.
– 갑자기 침실 스탠드 등이 ‘깜빡, 깜빡’거리기 시작한다.

**민준**
또 시작이네.
(귀찮다는 듯)
이 아파트 전기 공사가 영 시원찮단 말이지.

(패널 2)
– 민준이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스탠드 끄려 손을 뻗는 순간, 침대 아래에서 ‘스윽…’ 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 미끄러지는 느낌이 든다.
– 그는 순간적으로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을 느낀다.

**민준**
…뭐지?
(숨죽인 채 침대 아래를 내려다본다)

(패널 3)
– 침대 아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뿐이다.
– 민준이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서 비춰보지만, 먼지 낀 바닥 외엔 아무것도 없다.
– 스탠드 불빛은 여전히 깜빡인다.

**민준**
(심장이 쿵쾅거린다)
착각이겠지. 너무 피곤해서 헛것이…

(패널 4)
– 민준이 다시 누우려 하는 순간, 벽 너머에서 ‘툭, 툭, 툭…’ 하는 규칙적인 소리가 들려온다.
– 마치 손가락으로 벽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
– 민준은 숨을 멈추고 귀를 기울인다. 소리는 점점 더 또렷해진다.

**민준**
(속삭이듯)
옆집인가? 이 시간에?

(패널 5)
– 소리가 갑자기 멈춘다. 그리고 침묵.
– 민준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는 찰나, 그의 머리맡 벽에서 ‘타닥!’ 소리와 함께 작은 균열이 생긴다.
– 균열은 거미줄처럼 빠르게 퍼져나간다.

**민준**
(경악)
이, 이게 뭐야?!

**[장면 #4] 아파트 1204호 거실, 다음 날 저녁**

(패널 1)
– 민준은 어제 밤의 충격으로 잠을 설쳤다.
– 벽의 균열은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있다. 손으로 만져보니 매끄럽던 벽지가 약간 들떠있다.
– 민준이 관리사무소에 전화하고 있다.

**민준 (전화 통화)**
네, 1204호인데요… 어제저녁부터 벽에 금이 가기 시작해서요. 네, 벽지 문제라기보다는… 내부에서 뭔가 터진 것 같은데…
(상대방 말 듣는 중)
아니, 새 아파트도 아닌데 뭘 그런 걸로… 네? 원래 살던 집 아니냐고요? 저 작년에 이사 왔는데요?

(패널 2)
– 민준이 전화를 끊고 한숨을 쉰다. 관리사무소는 별것 아니라는 식으로 대충 얼버무린다.
– 그가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캔을 따는 순간, 거실 천장의 샹들리에가 ‘덜컹!’ 하고 흔들린다.
– ‘짤랑, 짤랑’ 유리 장식들이 부딪히는 소리.

**민준**
(입이 떡 벌어진다)
…미쳤나 봐.

(패널 3)
– 샹들리에는 더욱 격렬하게 흔들린다. 천장에서 희미한 먼지가 후두둑 떨어지고, 샹들리에의 불빛이 미친 듯이 ‘번쩍, 번쩍’거린다.
– 민준은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 친다.
– ‘휘이잉-‘ 어딘가에서 바람 소리 같은 것이 들려오는 듯하다.

**민준**
(얼굴이 창백하다)
이건… 이건 그냥 고장이 아니잖아.

(패널 4)
– 거실 바닥에 놓여 있던 리모컨이 ‘스르륵’ 소리를 내며 저절로 움직인다.
– 멈췄던 TV가 ‘지지직!’ 소리와 함께 저절로 켜진다. 화면은 온통 노이즈뿐이다.
– 노이즈 속에서, 마치 희미한 형체가 일렁이는 듯하다.

**민준**
(몸이 굳어 움직일 수 없다)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패널 5)
– TV 화면 속 노이즈가 잠시 걷히는 순간, 찰나의 순간이지만 어딘가 섬뜩한, 기이한 문양 같은 것이 스쳐 지나간다.
– 마치 고대 문자와도 같은 복잡하고 이해할 수 없는 도형.
– 그리고 다시 노이즈로 뒤덮인다.

**[장면 #5] 아파트 1204호 복도, 깊은 밤**

(패널 1)
– 민준은 불안감에 잠 못 이루고 거실 소파에 앉아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아 있다.
– 모든 불을 다 켜놓았지만, 어둠이 쫓겨나지는 않는 기분이다.
– 그는 방금 본 TV 속 문양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돈다. 기묘하고도 잊히지 않는 형상.

**민준 (내레이션)**
그냥 지쳐서 환각을 본 거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불안한 심리 때문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거라고 애써 합리화했다.
하지만…

(패널 2)
– 민준이 주방 쪽을 쳐다본다. 싱크대 개수대에서 ‘뚝, 뚝’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 수도꼭지를 제대로 잠그지 않은 것 같아, 그는 천천히 주방으로 향한다.

**민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이번에는… 또 뭐야…

(패널 3)
– 주방에 도착한 민준. 수도꼭지는 꽉 잠겨 있다. 그런데 물방울 소리는 여전히 들려온다.
– 소리의 근원을 찾으려 고개를 숙인 순간, 싱크대 하수구에서 ‘칙… 칙…’ 하는 작은 기포 소리가 들려온다.
– 그리고 하수구 구멍에서 아주 희미한, 푸른빛이 깜빡인다.

**민준**
(눈을 비빈다)
파란… 불빛?

(패널 4)
– 푸른빛이 점점 더 선명해지고, 그 빛을 따라 ‘쉬이이이익-‘ 하는 낮은 바람 소리가 하수구에서 새어 나온다.
– 마치 어딘가 깊은 곳에서 거대한 것이 숨 쉬는 듯한 소리.
– 그 소리가 점점 더 커지면서, 아파트 전체가 미세하게 ‘웅-‘ 하고 울리는 것을 민준은 느낀다.

**민준**
(숨을 헐떡인다)
이건… 대체…

(패널 5)
– 갑자기 ‘콰아아앙!’ 하는 굉음과 함께 아파트 현관문이 안쪽으로 ‘덜컥’ 열린다.
– 민준이 비명을 지르며 뒤돌아본다.
– 텅 빈 복도, 어둠 속에 열린 현관문. 그리고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아주 섬뜩한, 기이한 속삭임.

**속삭임 (알 수 없는 언어)**
“봉인… 균열… 개방…”
(사람의 목소리라기보다, 금속이나 돌이 부딪히는 듯한, 혹은 아주 오래된 바람 소리 같은 불쾌한 울림)

(패널 6)
– 민준은 공포에 질려 주저앉는다.
– 열린 현관문 너머, 어둠 속에서 아주 희미하게, 사람의 형상을 한 그림자가 일렁이는 것을 그는 본다.
– 그림자는 팔을 뻗어 민준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는 듯하다.
– 그림자의 끝에서, 아주 희미하고 이질적인, 비늘 같은 것이 번뜩인다.

**민준 (내레이션)**
그 순간 깨달았다.
이건 그저 고장이나 착각, 옆집 소음 따위가 아니라는 것을.
내 아파트에, 그리고 내 삶에…
어딘가 알 수 없는 곳에서 온, 거대한 균열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균열은… 나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었다.

(에피소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