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툴루 신화 상세한 애니메이션 대본 및 스토리보드

## 벽 속의 숨결

**장르:** 크툴루 신화, 도시 공포

**시놉시스:**
지루하고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던 청년 김민준의 작은 아파트에서 시작된 기괴한 폴터가이스트 현상. 처음엔 피로 탓이라 치부했던 사소한 소동은 점차 상상을 초월하는 공포로 변모하며, 벽 속 깊이 잠들어 있던 미지의 존재가 서서히 그 그림자를 드리운다.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고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아비규환 속에서, 민준은 자신의 아파트가 고대부터 이어져 온 거대한 무언가의 일부였음을 깨닫게 된다.

**장면 1**

**1. 아파트 외관 – 저녁, 비 내리는 도시**

(카메라가 빗방울이 유리창을 타고 흘러내리는 고층 아파트 단지를 천천히 훑는다. 회색빛 도시에 빛나는 네온사인들이 번져 보이고, 어딘가 무미건조하고 차가운 현대 도시의 풍경이다. 그중 한 건물의 중층, 불이 켜진 작은 창문 하나에 줌인된다.)

**2. 민준의 아파트 거실 – 밤**

(낡고 조금은 좁은 원룸형 아파트 거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김민준(20대 후반)이 흐트러진 소파에 몸을 파묻고 리모컨으로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고 있다. 화면에서는 의미 없는 드라마 대사만 흘러나온다. 테이블 위에는 먹다 남은 배달 음식 용기와 캔맥주가 놓여있다. 그의 눈은 초점이 없고, 미간에는 깊은 주름이 패어 있다.)

**민준 (독백)**
“하아… 또 하루가 이렇게 가는구나. 사는 게 이거라고 누가 그랬지? 끝없는 반복.”

(그가 한숨을 쉬며 캔맥주를 들어 한 모금 마신다. 순간, 천장의 형광등이 ‘찌이잉’ 소리와 함께 짧게 깜빡인다. 민준은 대수롭지 않게 눈만 찌푸린다.)

**민준 (독백)**
“벌써 갈 때 됐나. 이 낡아빠진 건물은.”

(그가 고개를 돌려 TV를 다시 보려는데, 탁자 끝에 놓여 있던 연필 한 자루가 ‘스르륵’ 소리를 내며 테이블 모서리를 넘어 바닥으로 굴러떨어진다.)

**민준**
“젠장.”

(그는 귀찮다는 듯 몸을 일으켜 연필을 주우려다 말고, 다시 소파에 주저앉는다. 너무 피곤해서 신경 쓸 기력조차 없는 듯하다.)

**3. 민준의 아파트 침실 – 밤**

(밤늦은 시간. 민준은 침대에 누워 뒤척인다. 잠이 오지 않는 듯 눈을 감았다 떴다 반복한다.)
(주변은 고요하지만, 어딘가에서 아주 미세한, 마치 나뭇가지가 긁히는 듯한 ‘사각사각’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너무 희미해서 착각인지 아닌지 분간하기 어렵다. 민준은 무심코 고개를 돌려 벽 쪽을 바라본다. 텅 빈 벽. 아무것도 없다.)

**민준 (독백)**
“피곤한데 잠도 안 오고… 환청까지 들리네.”

(그가 옆으로 돌아눕자, 소리는 멎는다. 민준은 결국 잠이 든다.)

**[시간 경과 – 며칠 후]**

**4. 민준의 아파트 주방 – 아침**

(민준이 잠이 덜 깬 얼굴로 주방에서 컵에 물을 따르고 있다. 어제 저녁에 싱크대에 놓아두었던 컵과 식기들이 미묘하게 정돈되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컵받침에 컵이 정확히 놓여 있고, 식기들도 가지런하다.)

**민준**
“내가 이렇게 깔끔했었나?”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이내 ‘무의식 중에 정리했겠지’ 하고 넘겨버린다.)

**5. 민준의 아파트 거실 – 점심 (주말)**

(주말 오후, 민준이 소파에 앉아 휴대폰 게임을 하고 있다.)
(그의 뒤편, 벽에 걸린 액자가 아주 미세하게 기우뚱거린다. 처음엔 거의 눈치챌 수 없을 정도다.)
(민준은 게임에 열중해 있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액자는 좀 더 눈에 띄게 기울어진다. 민준은 여전히 게임 중이다.)
(그가 잠시 고개를 들어 스트레칭을 하다가 우연히 액자를 발견한다.)

**민준**
“음? 액자가 왜 저러지? 어제 분명 똑바로 걸어뒀는데.”

(그가 일어나 액자를 똑바로 맞춰둔다. 다시 소파에 앉아 게임을 시작한다.)
(민준이 다시 게임에 집중하는 순간, 액자가 다시 ‘삐걱’ 소리를 내며 기울어진다. 이번에는 아까보다 더 확연하게. 민준은 이를 눈치채지 못한다.)

**[장면 전환]**

**장면 2**

**1. 민준의 아파트 침실 – 밤**

(한밤중. 민준은 깊은 잠에 빠져 있다.)
(갑자기, 방 안 온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민준의 입에서 희미하게 입김이 새어 나온다.)
(그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더니, 이내 눈을 번쩍 뜬다. 추위 때문인 듯 몸을 웅크린다.)

**민준 (독백)**
“갑자기 왜 이렇게 추워… 보일러를 안 켰나?”

(그가 이불을 바싹 끌어당기는데, 침대 발치 쪽 벽에서 ‘똑… 똑… 똑…’ 하는 규칙적인 소리가 들려온다. 마치 손톱으로 벽을 긁는 듯한 소리.)

**민준**
“…누구세요?”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조심스럽게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간다. 벽에 귀를 대보니, 소리가 더욱 선명하게 들린다. 벽 너머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듯한 ‘스스스슥’ 하는 마찰음도 섞여 들린다.)

**민준**
“이웃인가? 이 밤중에 뭘 하는 거지?”

(그가 벽에 손을 대자, 벽이 비정상적으로 차갑다. 얼음을 만지는 듯한 냉기.)
(그때, 민준의 등 뒤에서 ‘쾅!’ 하는 굉음이 들린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거실 문이 활짝 열려 있다. 창문은 닫혀 있고 바람도 불지 않는데.)

**민준 (놀란 목소리)**
“뭐야?!”

(그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며 조심스럽게 거실로 향한다.)

**2. 민준의 아파트 거실 – 밤**

(거실에 들어서자, 탁자 위에 놓여 있던 잡동사니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다. 컵은 깨져 있고, 책들은 책장에서 곤두박질쳐 있다. 아수라장이다.)

**민준**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그의 목소리는 미세하게 떨린다. 누군가 침입한 것 같지는 않다. 창문도 잠겨있고, 현관문도 마찬가지다.)

**민준 (독백)**
“도둑… 아니, 도둑이 이렇게 난장판만 만들고 가진 않을 텐데… 아니면 내가… 몽유병?”

(그는 고개를 저으며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이해하려 애쓴다.)
(그때, 그의 휴대폰이 ‘지이잉’ 하며 진동한다. 액정에는 알 수 없는 발신 번호가 떠 있다.)

**민준**
“누구지?”

(그가 전화를 받으려 하는데, 휴대폰이 갑자기 손에서 튕겨 나가 바닥에 떨어지며 깨진다. 액정이 산산조각 난다.)

**민준**
“아악!”

(그는 뒷걸음질 치다가 소파에 엉덩방아를 찧는다.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민준 (독백)**
“이건… 분명 뭔가 이상해. 내가 미친 건가?”

(벽에 걸려 있던 액자가 ‘쨍그랑’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진다. 유리 파편이 사방으로 흩뿌려진다.)
(민준은 공포에 질린 눈으로 액자가 떨어졌던 벽을 응시한다.)
(그 벽에서, 희미하지만 분명히 들리는, 중얼거리는 듯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마치 아주 오래된 언어를 속삭이는 듯하다. 인간의 언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하고 불쾌한 음성이다.)

**기이한 속삭임 (SE)**
“…이이이… 아아아… 냐르… 라토텝…” (음향 효과: 아주 낮고 긁히는 듯하며, 어딘가 메아리치는 듯한 불쾌한 음성)

(민준은 귀를 막으려 하지만, 그 소리는 이미 그의 뇌리를 파고든다.)
(그의 시야가 흔들리는 듯하다. 거실 벽지 패턴이 순간적으로 일렁이는 것처럼 보인다. 마치 벽이 숨을 쉬는 것처럼.)

**민준 (독백)**
“아니야… 아니야… 말도 안 돼…”

(그의 눈동자가 좌우로 격렬하게 흔들린다.)

**[장면 전환]**

**장면 3**

**1. 민준의 아파트 거실 – 낮**

(시간이 흐른 뒤, 낮이 되었지만 아파트는 여전히 어둡다. 커튼이 반쯤 닫혀 있고, 바닥의 파편들은 그대로다. 민준은 넋이 나간 채 소파에 웅크리고 앉아 있다. 그의 얼굴은 피곤과 공포로 엉망이 되어 있다.)
(그는 밤새 한숨도 자지 못한 듯하다.)

**민준 (독백)**
“꿈… 악몽이었을 거야. 모든 게 다 꿈이었어.”

(그는 스스로를 다독이려 하지만, 바닥의 깨진 휴대폰과 액자 파편들이 현실을 증명한다.)
(그의 눈은 불안하게 주변을 훑는다. 아파트는 침묵에 잠겨 있지만, 그 침묵이 더욱 신경을 긁는다.)
(그때, 바닥에 떨어져 있던 책들 중 한 권이 저절로 펼쳐진다. 펼쳐진 페이지에는 고대 문양 같은 것이 인쇄되어 있다. 검은색 잉크로 그려진, 기괴하고 뒤틀린 형태의 도형. 어딘가 익숙한, 하지만 동시에 끔찍한 위화감을 주는 문양이다.)

**민준 (경악)**
“이… 이건?”

(민준은 그 문양을 보는 순간, 머릿속으로 섬뜩한 그림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어둡고 축축한 동굴, 비명 지르는 듯한 형상들, 그리고 벽에서 들려왔던 그 기이한 속삭임이 다시 들리는 듯하다.)

(그는 책을 들어 페이지를 넘기려 한다. 하지만 책이 갑자기 그의 손에서 튕겨 나가 벽으로 날아가 박힌다. ‘퍽!’ 소리와 함께 책이 벽에 충돌한 자리에, 검은색 자국이 선명하게 남는다. 마치 곰팡이처럼 꿈틀거리는 듯한 검은 자국이다.)

**민준**
“흐읍!”

(그는 숨을 들이켜며 뒷걸음질 친다.)
(그 검은 자국이 서서히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벽지를 타고,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꿈틀거리며, 바닥으로, 천장으로 뻗어 나간다.)

**민준 (독백)**
“저게 뭐야… 저게 뭐야!”

(패닉에 빠진 민준의 눈에, 벽과 바닥의 경계선이 살짝 들떠 있는 것이 보인다. 어딘가 틈이 벌어진 듯한 느낌. 그는 무언가에 이끌린 듯, 망설임 끝에 그 틈새로 손을 뻗는다.)
(손가락 끝이 틈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손끝에 닿는 것은 차가운 돌이나 콘크리트가 아니다. 축축하고 끈적이는, 마치 살덩어리 같은 감촉이다.)

**민준**
“으아아악!”

(그는 손을 황급히 빼낸다. 손가락 끝에는 검은색 이물질이 묻어 있다. 시커멓고 끈적이는 점액질. 역겨운 비린내가 코를 찌른다.)

(그때, 벽에서 다시 속삭임이 들려온다. 이번에는 더욱 선명하고, 더욱 가깝게. 마치 벽 자체가 말을 하는 듯하다.)

**기이한 속삭임 (SE, 더욱 명확하고 깊게)**
“찾았구나… 나를… 나의 문을… 너는… 들어와야 한다… 영원히…”

(벽의 검은 자국들이 더욱 빠르게 퍼져나가며, 벽면 전체를 뒤덮기 시작한다. 벽지가 일그러지고 찢어지면서, 그 아래에 감춰져 있던 끔찍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내려 한다.)
(벽 속에서 거대한 심장이 뛰는 듯한 ‘쿵… 쿵…’ 하는 둔탁한 진동이 울려 퍼진다. 아파트 전체가 흔들리는 것 같다.)
(거실 한가운데 놓여 있던 작은 탁자가 ‘뿌드득’ 소리를 내며 서서히 공중으로 떠오른다. 그리고는 ‘쾅!’ 하고 천장으로 부딪힌다.)

**민준 (비명)**
“안 돼! 안 돼!”

(그는 현관문으로 달려가려 하지만, 현관문이 저절로 닫히며 굳게 잠긴다. 아무리 손잡이를 돌려도 열리지 않는다.)
(창밖은 이미 어두컴컴한 밤이다. 빗줄기가 더욱 거세지고, 번개가 번쩍인다. 창문 너머의 도시가 멀리 느껴진다.)

(민준은 벽에 등을 기댄 채 주저앉는다. 그의 눈앞에는 벽에서 튀어나온 수많은 촉수들이 보인다. 검고 축축하며, 꿈틀거리는 촉수들이 사방에서 튀어나와 그를 향해 뻗어온다.)
(촉수들은 벽과 바닥, 천장에서 불거져 나오며 아파트 내부를 일그러진 촉수의 미궁으로 바꾼다.)

**민준 (절규)**
“도와줘…!”

(그의 절규는 곧 기괴한 속삭임과 거대한 진동, 그리고 촉수들의 움직임에 파묻힌다.)
(그의 눈동자에 비친 아파트의 풍경이 뒤틀리고, 창밖 도시의 불빛들이 길고 기이한 형상으로 늘어난다.)

**[장면 종료]**

**장면 4**

**1. 아파트 외관 – 새벽, 비 내리는 도시**

(카메라가 다시 아파트 외관을 비춘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새벽의 어둠이 짙게 깔려 있다.)
(민준의 아파트 창문은 여전히 불이 켜져 있지만, 창문 너머로 보이는 것은 기괴하게 일렁이는 그림자와 섬광뿐이다.)
(아파트 건물 전체에서 희미하지만 불쾌한 진동이 느껴지는 듯하다.)
(카메라가 천천히 줌아웃하며, 아파트 건물이 도시의 다른 건물들 사이에서 마치 거대한 유기체의 일부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창문 너머로 민준의 희미한 비명이 스쳐 지나가는 듯하다. 이내 모든 소리는 빗소리에 묻힌다.)
(카메라는 건물을 뒤로 한 채 점점 더 멀리, 도시의 어둠 속으로 빠져나간다.)

**[장면 종료]**

**[이야기 끝]**